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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치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 열전 : 불꽃 궁주

웹소설 > 자유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눈먼치
작품등록일 :
2023.05.10 15:33
최근연재일 :
2023.07.21 15:26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1,405
추천수 :
103
글자수 :
150,472

작성
23.05.25 17:19
조회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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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0쪽

1부_16화 : 깨지는 항아리

DUMMY

■ 승자의 저주



멋진 체격의 사나희 먹쇠,

그는 사랑의 경쟁자 자근노미를

화끈하게 물리치고

당당하게 막금의 남자가 되었다.


모든 장병들이 술에 취해

돌아 갈 곳이 있는 사람들은 가고

병영에 자야하는 사람들이 모두 잠든 사이

막금과 먹쇠는 병영 뒤편에 있는

허름한 창고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며칠 뒤 막금이 일라를 포천에

데려다 주기 위해 이성계 집엘 들르니

이성계가 돈을 주면서

살림살이 장만에 쓰라고 했다.


그렇게 일라를 데리고 도원역에서

말을 받고 출발했다.


"언니! 사랑이 뭐야?

사랑하면 혼례를 올려야 하는거야?

그럼 한 집에서 한 이불 덮고 사는 거야?

어떻게 하면 아기가 생겨?"


"오호 우리 애기씨 마음에

드는 녀석이 생겼나 보구나?


(막금이 얼굴이 빨개지며)


네가 조금 더 크면 언니가

알려 줄께! 아직은...."


일라는 한 달에 한 번씩 볼 때 마다

한뼘씩 자라는 느낌이었는데

키가 벌써 170이었다.


소요산 주막에 들르니 먹쇠 어미가

반가워한다.


막금이 부엌에 들어가

밥을 직접 챙기려 하자


"얘가 안하던 짓을 하네?

너 이상한데? 무슨 일 있니?"


"어머니!"


"징그럽게 왠 어머니?"


막무가내로 막금을 부엌에서 쫒아 내고

자신도 점심을 안 먹었다며

막금과 일라와 겸상을 하여 눈치를

쓰윽 보고는


"우리 아들 놈하고 잤냐?"


일라가 당황하여 두 사람 눈치를

살피자


막금이 옆에 있는 일라를 눈짓을

하고는 얼굴이 발개진다.


"난 반대다! 귀얇은 사내 만나면...

마누라가 아닌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쓰는 놈과 살면

마누라만 평생 고생한다.


나는 네가 참 마음에 든다.

하지만 그 머저리 놈에게 네가

가당키나 하냐?"


"아주머.. 어머니 아들을 그리도

못믿으시면 어떡해요"


"그 놈의 애비가 그랬거든!

자기 일도 아닌데 나서는 오지랖에

귀는 얇아서 창호지가 울고갈 정도....


다른 여자에게는 후하고

정작 마누라에게는 야박하고...

그래서,

결국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주는..."


"그래도 아들이 아버지와

똑 같이 살까요?"


"글쎄다, 나중 일은 모를 일이긴 하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어느날, 걔 아비가 갓난 애기를

데리고 집엘 오더군!


그때 어느 대감집 가병으로 있었단다.


그 집 여종이 그 아이를 낳고

3일 만에 죽었는데 우리가 키우자더군.


그 때만해도 나는

'또 오지랖을 부리는 구나' 생각했고

나는 좋다고 그랬어. 우리 사이엔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가 안 생겼거든"


주모가 한숨을 푹 쉬고는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 놈이 커가면서

하는 짓이며 성격이며 애비와 똑 같길래

짚이는 게 있어서 사실대로

말하라고 삼일 밤낮을 시위를 했지!


결국,

남편이 죽은 그 집 여종을 동정했고

여종은 내 남편의 호의가 사랑이라

착각해서 바람이 났고........

그 여종은

출산 후 삼일만에 죽은 건 맞고..!"


"그 애가 먹쇠로군요"


"먹쇠는 아직 모른다. 하긴 알면

어쩔거야! 달라지는 건 없어.

막금아! 난 네가 싫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네가 너무 좋아서 내 딸이

되어 주면 좋겠어.


그 혼례 내가 말린다고 되겠냐만

하늘에 뜻이 있다면

하늘이 말릴 것이다.


그때에는 뒤도 보지말고

달아 나거라!

지긋지긋 할 지옥으로 부터!

너는 나와 같은 삶을 살아선 안된다."


먹쇠 어미는 진심으로

막금을 위해주고 있었다.


"가면서 먹어라! 그놈과 헤어지더라도

나와는 계속 보자!"


하며 눈물을 보이며

주먹밥 보자기를 주었다.


"어머니, 잘 해 볼께요.

걱정 마시고 혼례 날짜 잡히면

연락 드릴께요."


그 주막을 나오는 막금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일라가 묻는다.


"언니 시집가? 그럼 누가 나

포천 데려다 줘?"


"걱정마. 내가 시집가도

병영은 안 떠날거니까!"



그리고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둘은 병영과 가까운 곳에 있던

먹쇠의 옛집에 살림을 차렸고

관가에 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거의 부부나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


가끔씩 포천에서 어미가 오면

며느리로써의 예의를 다했다.


막금을 걱정스런 눈으로

먹쇠는 우려되는 경고와 다짐의 말로

주모 스스로를 속이려고 했다.


'이 들은 행복할거야 행복해야돼'


그런데 이상한게

이 둘이 혼례날만 잡으면 느닷없이

왜구가 나타나

막금이 울면서 작전을 나가야했다.


운명이란 원래 공평하지 않지만

특히 이들에게 유독 잔인했다.


그러다가 2년째 접어 들자

애도 안 생기고 서로 다투는 일이

잦았다.


주로 다투는 것으로는

다른 젊은 여자들에게는

대게를 까주면서


막금에게는 안 까준다는....


다른 여자에게는

온갖 오지랖을 다 부리고는

정작 마누라에게는 야박하게 구는.....


화가 난 막금이 몇번이나

멱살을 잡아 올렸지만

고쳐지지가 않았다.


한 번은 작전 갔다가 돌아 와

휴가 중에 개성 십자대로에

둘이 나들이를 한 적이 있었다.


만두집에 들러 점심을 먹는데

먹쇠가 자꾸 옆 상에 시선을 준다.


옆 상에 놓인 예쁜 노리개를

유심히 보는 것 같았다.


막금의 눈에도 예뻐 보이고

먹쇠가 그런 선물을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며


만두를 다 먹고 화장실을 가는데

먹쇠가 말을 거는 것을 들었다.


막금이 걸음을 멈추고 들어 보니


"그 노리개가 참 예쁜데

어디서 팔고 있소?"


"유기 골목 다음 골목에

있답니다."


막금은 자신의 생일은 지났고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선물하려나

생각하고 화장실을 다녀 오니

그 옆 자리의 여자들은 가고

먹쇠는 막금을 기다리고 있었다.


막금은 그 날의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까맣게 잊고 있었다.


먹쇠놈 평소 행동이라면

그런 노리개를 막금에게 선물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날 병영이 쉬는 날 빨래 거리를

가지고 개울로 가다가 젊지만

남편을 잃고 친정에 돌아 와 있는

청상 과부를 만났다.


평소 안면을 트고 인사하는 정도....


나드리를 하려고

머리에는 푸른 너울을 쓰고

녹색 치마에 맵시있는 붉은 저고리를

입었는데 만두 가게에서 보았던

그 노리개를 차고 있는 것을 보았다.


순간 막금 머리를 스치는

불안하고 불편한 생각!


막금은 평소에 인사하던 그 여자에게

웃으며 다가 가서


"어머! 이 예쁜 노리개는 어디서

구하셨어요.

저도 하나 장만 해야하는데!"


"아! 저도 선물을 받아서... 다만

십자대로 유기 골목 다음 번이라는

소리만..."


하는데 당황한 눈치에다

얼굴이 붉어 진다.


여자의 육감은 무서웠다.


이윽고 먹쇠가 평소에 입지 않던

두루마기에 검은 대나무 갓을 쓰고

나타났다.


둘이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는

화들짝 놀란다.


"오늘 집에 있겠다더니?"


"험! 그랬지... 근데 갑자기 오늘

동무들 만나기로 한 것을 잊었지 뭔가!

허허허"


그러고는 둘을 빠르게 지나쳐서

급히 높은 담장 모서리를 돌아 갔다.


"산원 김막금이 명한다.

병사 조먹쇠는 이리 온다!"


기다려도 아무런 기척이 없자


"새끼야! 갓 끝이 모퉁이에

보이쟎아! 사내새끼가

뭐가 궁금해서.... 엿듣고 있냐?

오냐! 오늘 그냥 잔인한 운명의

민낯을 까자!"


덩치가 산 같은 여자 막금....

키는 이제 2미터의 거인이고

들려 있는 빨래 바구니는 앙증 맞다.


"오빠! 왜 그러고 있어?"


소홍과 소비가 막금 집에 오다가

담벼락에 붙은 먹쇠를 보고

소홍이 소리 친 것이다.


"이래도 안 나오냐?"


그제야 쭈뼛쭈뼛 나와서는

불쌍한 표정을 짓는다.


"야! 병사 먹쇠야! *산원이란 계급이

우습냐? 집 구석에 있더라도

전시 상황이면

내 명령을 들어야 하는 거 아냐?"


"전쟁 상황이 아닌데...."


소비가 "요!"하자


"전시상황이 아닌데요!"


"자! 일일이 내가 널 깨우치는 수고를......

자! 잘들어!

내가 알고 있는 노리개가 왜 저 여자가

가지고 있나? 미적 대지 말고 대답해라!

이런 것이 전시상황이 아니면

어떤게 전시상황이지?"


"무슨 말인지 이해가...?"


"그래? 그럼 넌 모른다 치자.

저기 거기! 그 노리개 누구에게서 선물 받았냐?

머리채를 잡고 물어야 하나?"


"............"


그 과부는 먹쇠를 자꾸 곁눈으로

보며 부들부들할 뿐 말을 못한다.


막금이

"이 새끼가 오다가 주웠다고 하던가?"


그 순진한 과부가 고개를 끄덕인다.

소비가 막금의 의도를 눈치 채고


"고려에 숨길 수 없는게 몇 있지.

사랑과 눈물!"


막금이 들고 있던

빨래가 든 함지박을 내 던지며


"야! 이 새끼야!

너는 마누라 모르게 사랑을 하고

마누라는 너의 군복을 빨며 눈물을

흘려야 하는거냐?"


그리고 그 여자의 노리개를 낚아 채서

담에다 분노의 속도 만큼 던지자 노리개는

산산조각이 난다.


그제야 먹쇠가


"조장! 여보! 내 설명할께! 자세히

설명할께!"


"해!"


"지금?"


"죽어서 할래?"


말을 못 하는 먹쇠!


막금이 눈물을 흘리며

먹쇠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고

흐느끼는 목소리로


"이렇게 끝나는 구나! 이렇게!

엎어! 무얼 미적거려! 이 새끼야!"


"여기서?"


"그럼? 어떤 아니 어느 꽃밭에서 할래?"


먹쇠는 이미 이 소동을 듣고 몰려든

동네 사람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길위에 엎드렸다.


그리고 마침 그 길에

옹기장수가 옹기를 가득 지고

지나 가고 있다.


막금이 그 옹기장수의 지게 작대기를

빼앗아 들고 엎어 있는 먹쇠의

그 찰진 엉덩이를 풀 스윙으로 치자


먹쇠는 '큭' 소리를 내며 풀썩 무너졌고

너울 쓴 그 여자가 달려 들어

먹쇠를 자신의 몸으로 덮으며


"살려 주시오!

제발 살려 주시오!"


그 모습을 보고

막금이 울며 바로 집에 와서 자신의

짐을 챙기고 나선다.


"미친! 둘이 정이 얼마나 깊길래

서로 목숨을 지켜 주고 지랄이지?"


내동댕이 쳐진

옹기장수는 자신의 지게 작대기를

잡으며


"한 번 깨진 항아리는

붙여 쓸수가 없는 편이지!"


소비와 소홍은 막금이 챙긴 짐을

받아 들고 병영으로 와서 막금을 위로했다.


작가의말

*산원 - 고려시대 8품의 무관직, 

낭장, 별장 아랫 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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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부_12화 : 은사시 나무가 뿌리 내릴 곳을 찾아서 +2 23.06.13 30 2 10쪽
29 2부_11화 : 만득의 모금 활동과 만득 처의 사연 23.06.13 30 2 23쪽
28 2부_10화 : 사람 새끼로 태어나 개 새끼로 죽으려는가? +2 23.06.12 34 2 11쪽
27 2부_9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3 23.06.11 34 2 9쪽
26 2부_8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2 23.06.11 30 2 10쪽
25 2부_7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2 23.06.11 36 2 13쪽
24 2부_6화 : 소비와 꾹쇠 드디어 신혼을 시작하다. +4 23.06.10 30 2 10쪽
23 2부_5화 : 독한년과 미친년 +2 23.06.09 27 2 10쪽
22 2부_4화 : 꾹쇠와 소비 사랑하게 된 사연 +4 23.06.08 35 3 11쪽
21 2부_3화 : 소비는 스물 꾹쇠는 열여섯 23.06.07 40 2 10쪽
20 2부_2화 : 미인이 장수를 낚다 +6 23.06.01 58 4 9쪽
19 2부_1화 : 난 지금 죽어도 호상인께 나부터 베어 야! +4 23.05.30 48 4 10쪽
18 1부_18화 : 번외편 - 도길과 마씨 부인의 사랑 2 +6 23.05.26 56 4 11쪽
17 1부_17화 : 번외편 - 도길과 마씨 부인의 사랑 1 +2 23.05.26 37 3 12쪽
» 1부_16화 : 깨지는 항아리 +12 23.05.25 53 5 10쪽
15 1부_15화 : 막금의 첫사랑 +4 23.05.24 47 4 13쪽
14 1부_14화 : 먹쇠의 사연 +6 23.05.23 42 4 9쪽
13 1부_13화 : 입으로 똥을 싸는 놈들 +8 23.05.22 52 5 10쪽
12 1부_12화 : 주댕이로 산적질을 하다 +2 23.05.20 35 3 13쪽
11 1부_11화 : 은혜를 원수로 혹은 은혜로 +2 23.05.20 46 3 10쪽
10 1부_10화 : 스승을 만나다 +6 23.05.18 48 4 10쪽
9 1부_9화 : 객귀를 물리다 +2 23.05.18 32 4 11쪽
8 1부_8화 : 미친 꽃이 나불대다 +4 23.05.17 38 4 10쪽
7 1부_7화 : 사부를 찾아서 +6 23.05.16 36 4 10쪽
6 1부_6화 : 쌍지랄의 탄생 +6 23.05.16 42 5 9쪽
5 1부_5화 : 먼치킨들의 등장 +6 23.05.15 39 4 10쪽
4 1부_4화 : 미블개와 귀덕의 불행 +6 23.05.15 47 3 11쪽
3 1부_3화 : 만득과 그의 아버지 +4 23.05.12 47 4 9쪽
2 1부_2화 : 이리와 새끼야 제사는 지내 줄께 +4 23.05.11 7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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