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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치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 열전 : 불꽃 궁주

웹소설 > 자유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눈먼치
작품등록일 :
2023.05.10 15:33
최근연재일 :
2023.07.21 15:26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1,407
추천수 :
103
글자수 :
150,472

작성
23.05.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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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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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부_7화 : 사부를 찾아서

DUMMY

그러던 차에

서당에서 돌아온 아들이 집에 왔다.

오랜만에 아버지에게 절을 한다.


나이는 13살,

햇살처럼 밝고 맑은 아들이었다.


할머니는 아이에게 작은 어머니라

소개하고 절을 하게 했다.


어리둥절해서 절을 하는 그 아이를 보고

젊은 마님은 느꼈다.


이 아이야 말로 이 집안을

가장 빛나게 할 아들이라는 것을,

이 집의 자랑이 될 아들이라는 것을..


"너는 공부 열심히 하고 있느냐?"


장군은 그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어른들끼리 긴히 할 이야기가 있다며

'일라'를 데리고 놀러 가라고 내 보냈다.


그리고 늙으신 모친과 본처에게

현재 조정에서의 자신의 입지와

일라의 소문까지 설명을 했다.


분위기는 무거웠다.

본처가 입을 뗀다.


"그리하시구려!"


"얘야! 괜챦겠느냐?"


시 어머니는 괜히 걱정이 되었다.


어른들이 방안에서 심각한 사이

밖에서는 일라의 손을 잡은

13살 짜리 소년이 대문 밖에 핀

여러 꽃들을 보여 주고 말을 시킨다.


"일라야! 난 누구인지 알아?"


"오라비! 업어줘!"


"임마! 본지 몇 시간되었다고

친한 척이냐?"


일라는 그 까만 눈동자로

그 소년을 올려다 보았다.


소년이 핀잔을 주었으나

그래도 해맑게 웃는

예쁜 동생을 업고는 이리저리 다니며

이 꽃이 예쁘다 저 꽃이 예쁘다 한다.


서당을 같이 다니는

이웃 동생이 놀러 왔다.


머리는 불그레했고 눈은 깊고,

콧날은 우뚝하며,

피부는 하얀 그리고

그 소년 보다 키가 컸다.


"형! 이 예쁜 아가는 누구야?"


"내 동생!"


"내가 한 번 업어 봐도 돼?"


아기는 잔 말없이 순순히 업힌다.

키가 더 컸고 덩치가 좋아서

아기가 더 좋아했다.


어른들의 의논은 끝이 났다.

그리고 종들에게 저녁을 준비

시키려 이 집 안 주인이

마당으로 나오다가


이제 대문 안으로 들어 온

아이들을 보고는


"아! 국춘이 왔구나!

넌 가지 말고 저녁을 먹고 가거라!"


"예 숙모!”


이 소년들의 방에

종들이 밥상을 넣었다.


일라는 숟가락 질이 서툴렀다.


이 집 아들이 답답했던지

자신의 숟가락을 놓고


아기의 숟가락을 집어 밥을 떠 먹였지만

고개를 도리도리 한다.


무언가가 불만인가 보다.


"형! 줘봐! 내가 해볼게!"


그 국춘이라는 소년이 숟가락을 받아

밥을 떠서 '반찬'이라고 하자 그 아기가

손가락 질을 한다.


젓가락으로 그 반찬을 집어

밥 위에 얹어 주니

새 새끼가,

어미 새가 주는 먹이를 받아 먹듯

입을 딱 벌려 냉큼 받아 먹는데,

얼마나 예쁜지 깨물어 주고 싶다.


아기가 입에 밥을 넣어 씹는 동안

자신들도 빠르게 밥을 먹는다.


국춘이 숭늉 한 사발을 시원하게

들이켜고는 어두워진 마당으로 나와


어른들에게 인사하고 집으로 가고

젊은 마님이 아기를 데리러 와서는


"방원이라 했지? 어른들이

안방으로 건너 오라시는구나!"


그 소년의 이름은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조선의 태조 이성계 아들, 태종 이방원이다.


방원이 방안에 들어 서니

할머니가 제일 상석에 앉아있고

왼쪽에 아버지 이성계가

오른쪽에 두 어머니가 앉았다.


일라는 할머니 품에 안겨서

방원을 보고 있다.


방원은 이미 근처의 서당에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다.


서당의 선생이 어머니에게 전하는 말로는

이미 또래 아이들을 넘어 썼고

선생 자신이 가르칠 것이 없다고 했다.


할머니가 입을 뗀다.


"우리 집은 무인 집안이다.

그러나 그 잔혹한 칼의 시대는

이제 끝을 내었으면 한다.


방원이는 총명하고 공부를

잘 한다 하니 너의 작은 어미를 따라

송도로 가서 공부를 하도록 해라"


"예 할머니!"


방원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시원하게 대답했다.


그의 열망이 이 지긋지긋한

함흥을 떠나는데 있었는데


그 것도 개성이라면...!


함흥 어머니가 일라를 맡고

서울 어머니가

방원의 글 바라지를 하겠다고 했다.


할머니의 남편 이자춘은

평생을 전장에서 살았고

아들 성계 또한 전장을 누비고 있고,

장성한 손자들 또한 전장을 누비는데


언제나 살 얼음판 위의 인생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며느리가 자신과 똑 같은

인생을 사는 게 이제는

너무 안쓰럽기도 했다.


그런데 이 노마님(할머니)은

기도만 하지 않았다.


젊은 시절 노마님은 직접

갑옷과 투구를 쓰고

창과 활 쓰는 법을

그야 말로 혹독하게

가르칠 만큼 여장부였다.


또한 성격도 괄괄하여


누군가가 잘못된 생각으로

잘못된 이야기를 하면


"거! 데데한 생각으로

그 따우 얘기할꺼면 집어 치우라!"


할 정도로 대가 세고 무서웠다.


또한 자신의 핏줄에 대해서는

섬세함이 넘치는 여장부였다.


이성계의 현업을 유지케 하기 위해

일라는 시골에 숨고,


지긋지긋한 무인 집안의 가업을

끝내기 위해 이방원은 서울 개성에서

공부를 하기로 했다.


젊은 마님은 자신이 바라는 대로 되어

일단 기쁘기는 했으나


이제 겨우 한 살 된 일라와

떨어 진다는 게 슬퍼서 울었다.


부엌에 들어 온 함흥의 본처가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다독였다.





■ 함흥을 떠나는 사람들


다음날, 아침 일찍 병영에서

사람이 왔다.


“주군을 뵈러 왔습니다.”



방안의 공기는 무거웠다.


“장군! 재고 하십시오!”


“어제 이야기 끝났쟎아!”


“만일, 두만강 건너에 있는 부족 중에

배신하는 부족들이 생긴다면, 여기는 다 죽습니다.

개경에서 따로 침투조 병력을 모집하세요.


곶감 빼 먹듯이 병력을 빼가면

저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미안하네! 이제 안정을 되찾고 있네.

조금만 기다리게··· 곧 병력을 이리로

돌려 놓음쎄···”


“주군! 저는 전쟁은 알아도 정치는 모릅니다.”


그리고 긴장된 목소리로


“저는 여기서 그만하렵니다.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편안 하십시오.”


절을 하려는 그 사람을 붙잡아 일으키려 하며


“야! 도길아! 왜 이러나 이 사람아!”


도길이 절을 하고는 방을 나선다. 여러분들도

이 박도길을 기억하실게다.


만득이 함흥으로 와서 배속된 곳이 침투조였는데

그 침투조 조장이이고 태선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침투조에서 가장 우수한 병사가 만득이었는데

개성으로 차출되어 갈 때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침투조 전체를 데리고 간다고 하니


침투조 조장은 개성에 무슨 원한이 있는지

자신은 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다.


“우린 잠시 서로 생각이 다르네.

나랑 이야기 조금만 더하자!”


거구의 노마님이 급히 일어난 소란을

듣고 부축을 받으며 나와서 소리친다.


“이 놈! 도길아!

나에겐 인사도 안하고 가려 했더냐!”


그 도길이라는 장수가 소리 나는 곳을 보고는

급히 마당에 무릎을 꿇고 울며


“노마님! 제 아비는 주군에게 충성을

다하라 명령하셨습니다.


하지만, 만득을 개성으로 데려갈 때에는

주군의 뜻이 큰 것이라 여겨

더 말리지 않았습니다.

이제 남은 침투조 마저 빼 버리면···.”


"그러니 자네가 개성으로 와서

그 침투조를 지휘하란 말일쎄!"


"그럼 여기 사람들은 어찌합니까?"


노마님이 그들의 대화에 끼어 든다.

“사실이냐?”


“예! 어머니! 사실입니다.”


"병영의 일은 내가 더 이상 간섭않기로 했고

주군이 결정한 것은 번복하지 않는다! 다만!"


노마님은 노여운 얼굴로

그 장수를 기다리게 하고는

자신의 방에서 무엇인가를 가져 온다.


“이것은 내가 가진 금 전부이다.

네가 가려는 곳에서 요긴하게 쓰거라!”


“어머니 마저 왜 이러십니까?”


“도길아! 넌 내 아들이나 다름없었다.

어디 가서든 배 곯지 말고 잘 살아라!

내 바라는 것은 그 것 뿐이다.”



그렇게 박도길 집안은

그 날로 모든 것을 정리하여

개성으로 떠났다.


그렇게 태선은 아버지를 따라 서해를 건넜고

2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고려로 돌아오는

참으로 긴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국춘은 태선에게 가면서 먹으라고

어머니 몰래 그 귀한 꿀 한 단지를 주어

이별을 안타까워 했다.



함흥의 많은 가별초 사람들은 일부는

예전 처럼 농사를 짓다가

전쟁이 나면 무기를 잡는 군사가 되었고


침투조원 가족들은 개성으로 옮겨 가서

전문적인 군사 집단이 되었다.


더러는 태선 가족 처럼

어딘지 모를 곳으로 옮겨 갔다.




■ 머리에 꽃은 꽂고 다니자


함흥을 떠난 방원은 개성에 도착해서

개성 시내 구경도 마다하고

젊은 어미가 소개 해주는 사부들부터

만나러 다녔다.


개성의 여러 사부들을 만나 보니

함흥의 사부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적잖게 실망하였다.


그 날도, 늦은 시간에

한 명의 사부를 만나 보고 실망하여

툴툴거리며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어두운 동네 입구를

막 들어 섰을 때였다.


"네 이놈!, 예가 어디라고

함부로 다니느냐!"


방원이 쳐다 보니


소나무 그림자 사이로

자신 또래로 보이는 여자애가

하얀 소복을 입고 머리는 산발을 했고

발은 맨발이다.


방원이 그 귀신 형상에 놀라

뒷덜미가 빳빳해지고 머리가 쭈뼛 선다.


"살고 싶으면···.. 뒤로 두 발자국!

오른쪽으로 다섯 발자국!"


무엇에 홀린 듯 방원이 그대로 하자


박수를 치며

"똥 밟았는데! 똥 밟았는데! 히!" 한다.


그런데 어디선가

40대쯤 된 여자가 바람처럼 달려 와서는

그 귀신의 머리끄덩이를 거칠게 잡아 챈다.


"야! 이 미친년아 기도 하다 말고

뭐 하는 짓이냐!"


끌려 가는데 보니

달빛이 환한 곳으로 나온 그 귀신의

피부가 거짓말처럼 뽀얗다.


심지어 심장을 멈추게 할 만큼 예쁘다.


"밖에 다닐 때는 머리에

꽃은 꽂으라고 몇 번을...!"


딸려 가면서도 그 예쁜 입은

잠시도 가만 있지를 않는다.


"똥 밟은 너! 역적이 될 놈이로구나!

게다가 임금을 배신하고

아비 마저 배신할 호로 새끼로구나!

어? 근데 임금이 될 팔자네!"


끌고 가던 어미가 방원을 돌아 보고는


"어느 댁 도련님인 지 모르겠으나

지금 들은 것은 사실이 아니니 잊어라!

실성한 계집아이가 뻘로 지껄이는 것이니..."


어머니인듯한 여자가

애써 무마를 한다.


"빨리 신 내림을 받던 지 해야지 원!"



봉변을 당한 방원은 서둘러 집에 들어가

어미에게 오늘 만난 사부의 학식에 대해

평하기를


"아는 것은 많지만 깊이가 깊지 않아

제가 사부로 모실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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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부_12화 : 은사시 나무가 뿌리 내릴 곳을 찾아서 +2 23.06.13 30 2 10쪽
29 2부_11화 : 만득의 모금 활동과 만득 처의 사연 23.06.13 30 2 23쪽
28 2부_10화 : 사람 새끼로 태어나 개 새끼로 죽으려는가? +2 23.06.12 35 2 11쪽
27 2부_9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3 23.06.11 34 2 9쪽
26 2부_8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2 23.06.11 30 2 10쪽
25 2부_7화 : 만득과 미블개의 사랑 +2 23.06.11 36 2 13쪽
24 2부_6화 : 소비와 꾹쇠 드디어 신혼을 시작하다. +4 23.06.10 30 2 10쪽
23 2부_5화 : 독한년과 미친년 +2 23.06.09 27 2 10쪽
22 2부_4화 : 꾹쇠와 소비 사랑하게 된 사연 +4 23.06.08 35 3 11쪽
21 2부_3화 : 소비는 스물 꾹쇠는 열여섯 23.06.07 40 2 10쪽
20 2부_2화 : 미인이 장수를 낚다 +6 23.06.01 58 4 9쪽
19 2부_1화 : 난 지금 죽어도 호상인께 나부터 베어 야! +4 23.05.30 48 4 10쪽
18 1부_18화 : 번외편 - 도길과 마씨 부인의 사랑 2 +6 23.05.26 56 4 11쪽
17 1부_17화 : 번외편 - 도길과 마씨 부인의 사랑 1 +2 23.05.26 37 3 12쪽
16 1부_16화 : 깨지는 항아리 +12 23.05.25 53 5 10쪽
15 1부_15화 : 막금의 첫사랑 +4 23.05.24 47 4 13쪽
14 1부_14화 : 먹쇠의 사연 +6 23.05.23 42 4 9쪽
13 1부_13화 : 입으로 똥을 싸는 놈들 +8 23.05.22 52 5 10쪽
12 1부_12화 : 주댕이로 산적질을 하다 +2 23.05.20 35 3 13쪽
11 1부_11화 : 은혜를 원수로 혹은 은혜로 +2 23.05.20 46 3 10쪽
10 1부_10화 : 스승을 만나다 +6 23.05.18 48 4 10쪽
9 1부_9화 : 객귀를 물리다 +2 23.05.18 32 4 11쪽
8 1부_8화 : 미친 꽃이 나불대다 +4 23.05.17 38 4 10쪽
» 1부_7화 : 사부를 찾아서 +6 23.05.16 37 4 10쪽
6 1부_6화 : 쌍지랄의 탄생 +6 23.05.16 42 5 9쪽
5 1부_5화 : 먼치킨들의 등장 +6 23.05.15 39 4 10쪽
4 1부_4화 : 미블개와 귀덕의 불행 +6 23.05.15 47 3 11쪽
3 1부_3화 : 만득과 그의 아버지 +4 23.05.12 47 4 9쪽
2 1부_2화 : 이리와 새끼야 제사는 지내 줄께 +4 23.05.11 7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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