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를 치료해드리겠습니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해도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것이 대머리.
머리카락을 심는 것도 한계가 있을 뿐 더러 부작용으로 두피만 손상되는 A에게는 혹할 수밖에 없는 문구였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사기인 점도 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은 A
"그래, 무슨 수로 대머리를 치료하는 겁니다."
"못하는데요?"
뭐라고?
귀가 잘못 된 것인가?
A는 화가 나기 보다는 당황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며 상대를 바라봤다.
태도를 보니 잘못 말한 것도 아니요 자신의 귀가 잘못 된 것도 아님이다.
"아니!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대머리 놀리나! 이 대머리 새끼야!!!"
대머리이기에 대머리를 대머리라고 부르는 것은 대머리의 특권이다.
그 특권을 악센트를 넣어 강하게 내뱉는 A에게 대머리인 상대가 태연하게 답했다.
"말은 끝까지 들으셔야죠. 누가 대머리 아니랄까봐 대머리스럽게 행동하시네요."
듣는 대머리를 잘 빡치게 만드는 대머리였다.
"후우"
A는 한마디 더 뱉을까 하다가 상대를 노려봤다.
어디 한 번 어디까지 개소리를 하나 들어보겠다는 태도.
그런 A에게 대머리는 서류같은 것을 보여주며 말했다.
"냉동인간이 되는 겁니다. 미래에는 대머리도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
A는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이었다.
대머리의 치료 방법으로 약이나 수술같은 것이 아닌 처음으로 듣는 해결방법
"냉동인간이라니..."
허탈한 웃음을 흘리며 A는 서류를 무심코 읽게 되었고, 읽을수록 가능하겠노라는 믿음까지 생기게 되었다.
물론, A가 대머리가 아니었다면 개소리로 치부하고 넘어갈테지만 대머리라서 안 넘어갈 수 없었다.
그렇게...
A는 대머리 냉동인간이 되었고 수많은 대머리들이 절망하는 나날을 지나 먼미래에 눈을 떴다.
"여긴 어디요?"
자기 눈에 보이는 미래의 대머리에게 A는 물었고
"미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무심코 자신의 머리를 만졌지만 여전히 맨들맨들 나리나리빛나리 대머리
A는 투덜거렸다.
"도대체 대머리 치료는 언제 되는 거요?"
미래 대머리는 자신의 머리를 찰지게 쳐보이며 답했다.
"대머리가 아닌 인류를 숙청했습니다. 이제 모든 인류는 평등한 대머리입니다. 대머리 만세."
실로 완벽한 대머리 치료방법이었다.
- 작가의말
대머리 혐오 아닙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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