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란 영웅전] 이게 다 XX 때문이다!
몸이 미친 듯이 욱신욱신 거리는 게 새삼 자신이 늙었다. 노쇠했다. 왜 이런 짓거리를 하고 있담.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이렇게 뜬금없이 마왕 같은 게 나오는 걸 보면 역시 장비. 그것도 검 같은 건 챙겨서 들고 다녀야 했나?
그건 그렇고 별 상처도 아닌데 시끄럽군. 백부장. 보기보다 말이 많다니까.
“백부장님”
“말하지 말라니까요. 상처가...”
그러니까 별 거 아니라니까. 이번에는 그래도 사지 말짱하다고.
‘그래도 피를 좀 흘렸더니 배가 고프군.’
“백부장님 제 바지 주머니에 든 것 좀 꺼내주세요.”
“바지 주머니요?”
백부장은 무슨 약이라도 있나? 라는 표정으로 주머니를 뒤지고는 실망한 기색으로 말했다.
“이건 건빵이잖아요?”
아무 말 없이 입을 벌렸다.
백부장은 잠시 가만히 있더니 이내 고개를 내젖고는 입에 건빵을 넣어줬다.
- 으물으물
음, 우유가 필요해. 이거 생각보다 뻑뻑한데?
“클로세 섬에 오기 전에 미키와 후앙에게 약속했거든요. 이거 다 먹고 돌아갈꺼라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백부장에게 뭔지 모를 뻘쭘함으로 이곳에 없는 미키와 후앙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약간 안심한 듯
“여기서 기다리세요. 제가 치료가 되는 사람을 찾아 올게요. 조금만 더 버텨요!”
그리고는 부리나케 어딘가로 사라졌다. 그렇게 신경 안 써도 되는데
- 꿀꺽
응?
목구멍에서 건빵이 막혔다. 이런!
- 컥, 켁, 커헉
안 돼 막힌 것이 넘어가질 않는다. 뱉어지지도 않아! 도와줘요 백부장...아니, 이렇게 필요할 때 왜 없는거야? 수, 숨이 막힌다.
‘미, 미키. 이 건빵...’
환상인지 미키의 주점이 보인다. 나를 바라보는 미키의 모습도. 차츰 정신이 흐려져 가는 가운데 백부장과 다른 사람이 온 것이 느껴졌다.
‘살았다!’
“이미 숨을 거두었습니다.”
멀쩡한 사람 죽이지마! 가슴이라도 한 대 쳐주면 된다고! 정말 죽겠다!
여러 사람이 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살 수 있어! 살 수 있다고!
“뭐야 이건...?”
-푸슉, 푸슉
이봐, 그딴 마왕 지꺼기 감상 그만하고 나한테 신경 좀 써! 이러다 정말 죽겠어!
“차원문이 붕괴되어 힘을 잃어 죽어가는 겁니다. 악마는 마계로 돌아갔어요.”
백부장이 상황을 설명하는 모양이다.
“용사님이 모두를 구한거에요.”
그러니까 나 좀 살려줘!
살려달라는 이 마음 속 외침은 무시된 체 다른 사람들도 지들 할 말만 하는 것 같다.
“2인 1조로 탑을 수색한다. 생존자가 있는지 철저히 찾아!”
“예!”
...그러니까 내가 생존자라고!
-텁, 화악
뭐야? 내 몸에 뭘 덮는거야?
“콜로세 수비대 백부장 겔리산 바스토가 전 콜로세 주민을 대표해서 용사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야!
“그대의 이름은 역사에 남게 될 겁니다!”
역사고 나발이고 살려달라니까!
“악마로부터 세상을 구한 용사 아랑 소드”
...시발. 이렇게 죽나보다. 이제 더 이상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아
- 작가의말
네이버웹툰 : 아스란 영웅전
마지막 화를 감상하신 후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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