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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fl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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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201,540
추천수 :
2,609
글자수 :
1,493,079

작성
16.10.12 13:00
조회
715
추천
10
글자
12쪽

102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2)

DUMMY


‘이런, 이런.’


하지만 그 안의 내용을 본 아인즈는 실소를 흘렸다.

사출기의 길이가 짧아 조준이 까다로운 데다가 마력석 없이 사출장치가 머금을 수 있는 한도에서 마력을 담다 보니 매직 애로우의 위력 역시 약해진 상태.

아마 상당한 수준의 마법사가 한다 한들 곤란을 겪을 것이 뻔한 일이었지만 아인즈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여기 둘······아니, 네명 하지요.”


“아이구, 가족이신가 봐요? 자제분들이 하나같이 미남미녀들이시네.”


“하하, 감사합니다.”


몸에서 느껴지는 마력장을 보아 분명 숙련된 마법사가 분명했지만 그 넉살이 이미 아드리아에서 만났던 상인에 비견될 정도였다.


“자, 에아. 그리고 이건 아니마, 실리, 그리고······옛다. 네이라일.”


“와아아아아!”


“재미있겠다!”


“······”


“감사합니다. 스승님.”


그리고선 곧장 경쟁하며 쏘기 시작한 에아와 네이라일의 모습에 아인즈의 입술이 부드러운 호선을 그렸다.

둘 모두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성적은 대 실패.


“에엑? 이게 뭐야!”


“아빠아! 이거 이상해. 너무 약하잖아!”


“어, 확실히 조금 이상하네요. 제가 처음 배울 때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봐! 아저씨! 대답해봐! 여기에 뭐했어!”


“아하하하하. 뭘 하긴요. 원래 그런 건데요. 게다가 아저씨라뇨. 전 아직 서른도 안 된······”


“아, 몰라몰라! 이렇게 된 거. 내가 직접 죄 작살을······!”


딱!


“아파!”


“그러면 되겠냐. 네가 그러면 반칙이지.”


“그렇지만!”


“쓰읍!”


“씨잉.”


마구 날뛰려는 네이라일을 간단하게 잠재워 놓고 나니 어색하게 웃고 있는 상점 마법사가 보였다. 그의 이마에서 땀이 솟아 오르는 것 같았지만 일단은 무시.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려보니 에아가 입술을 비죽이 내민 채 아인즈를 바라보고 있었다. 두눈 가득 무언의 압박을 담고서.


“하하······응?”


“······”


당겨지는 소매에 시선을 내리니 솔리투도가 그 손에 든 사출기를 아인즈에게 내밀고 있었다. 아인즈가 얼떨떨해서 받아 들자 작은 검지를 펴서 한쪽 방향을 가리키고는


“아빠, 저거, 가지고, 싶어.”


“아.”


그 손끝을 따라가 보니 제법 큰 인형이 보였다. 곰은 곰인데 여기저기 기워진, 말하자면 키메라를 귀엽게 만들어 놓은 것 같은 곰인형.

어떻게 보면 지극히 마왕스럽고, 또 어떻게 보면 지극히 소녀스러운 그 취향에 아인즈가 피식 웃고는 솔리투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이 아빠가 가져다 주마.”


“······응, 믿어.”


“그래.”


아인즈가 사격선 안에 들어오자 마법사가 웃으며 물어왔다.


“어떻게 해 드릴까요? 어렵게? 아니면 죽을 만큼 어렵게?”


그 역시 마법사. 아인즈의 로브를 보고, 로브의 자락에 새겨진 포이멘의 증표와 고위 마법사의 증표를 보고 아인즈가 상당한 수준의 마법사라는 것을 파악했던 참이었다.


“난이도에 따라 상품이 달라지나요?”


“물론, 점수별로 결정되는 것이지만 아무래도 높은 난이도가 점수가 높지 않겠습니까?”


“흐음······”


물론 어떤 난이도를 한다 한들 크게 어려움은 없겠지만 아인즈는 태생이 귀찮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생각에 잠길 즈음 스피카의 영언이 들려 왔다.


-아인즈. 저, 저기 있는 귀걸이가 가지고 싶은데요.


“음?”


그 말에 곧장 시선을 돌려보니 아니나 다를까, 과연 정교하게 세공 된 귀걸이 하나가 상품진열대에 고고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저건 몇점이나 있어야 하나요?”


“아, 귀걸이 말씀이시군요.”


마법사의 얼굴에 단박에 화색이 돌더니 목소리에마저 활기가 감돌았다. 그 표정을 해석해 보자면 ‘월척이다!’정도?


“이번에 걸린 최고가의 상품입니다. 요정왕국에서 들어온 몇 안 되는 작품급 귀걸이 중 하나죠.”


“그래서 점수는요?”


아인즈의 물음에 마법사는 후후, 하는 웃음을 흘리고는 하늘을 향해 팔을 펼쳤다. 그리고선 언제 마법을 사용한 것인지 날리기 시작하는 꽃잎들.


“본 게임, 마법사수 2.04의 경우 난이도는 총 일곱개! 그 중 1단계의 만점이 100점! 2단계 1,000점! 3단계 10,000점! 4단계 100,000점! 5단계 1,000,000점! 6단계 10,000,000점! 7단계 100,000,000점! 그리고 지명하신 귀걸이의 경우 필요 점수는 99,000,000점! 자아! 지금까지 단 한명도 성공하지 못한 상품에 도전하시는 당신의 운명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를 중심으로 내리비치는 빛 효과에 미묘하게 사람의 신경을 자극하는 말에도 불구하고 아인즈는 덤덤하게 다시 질문했다.


“한번에 복수의 상품을 수령하는 것도 가능한가요?”


“네! 몰론! 획득한 포인트를 어디에 쓰건 그건 유저의 자유이니까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7단계로 하죠.”


“훌륭하신 선택입니다.”


어딘지 모르게 비열한 미소를 지은 마법사가 아인즈에게 과장된 모습으로 허리를 숙여 보이고는 사격선 안으로 안내했다.

동시에 구역이 구분되어 있던 사격필드가 통합되기 시작하고 그런 아인즈의 주변으로 구경꾼들이 모여들었다.

사실, 아인즈는 알지 못했지만 이 게임은 연합세미나에서 제법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다.

벌써 10년째, 매년 찾아오는 인챈트 학파의 괴짜들. 게다가 게임의 난이도는 3단계부터는 고위마법사조차 헤맬 정도로 지독했다.

실제로 라벨학파의 탑주가 7단계에 도전했다가 처참하게 실패했을 정도.

그런 탓에 7단계 도전자는 지금까지 단 여섯명만이 있었지만 지금에 와 새로운 도전자가 탄생하자 모두가 모여들었다.


“새로운 봉이 나타났군.”


“얼마나 쓸까?”


“점수를 받기나 하면 다행이지.”


“꽤 젊은데? 거기에 포이멘? 쯧쯧. 영혼까지 털리겠군.”


여기저기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들려왔지만 아인즈의 신경은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파악하고 있었다.

사출구의 위치, 풍향, 풍속, 사출기의 사양 등등.

그리고 공중에 떠오른 숫자가 하나둘 사라지며 마침내 게임이 시작되었다.

파파파팟!

총 31곳의 사출구에서 약간의 텀과 불규칙적인 순서, 속도로 튀어오르기 시작한 표적들에 아인즈의 감각이 마력과 연결되어 하나하나 파악해 나가기 시작했다.


‘속도는 13m/s~49m/s. 평균적으로 초당 7개의 표적이 발사되고 방향은 모두 외부가 아닌 내부를 향하지만 제각각. 사출기에 내장된 장탄수는 27발. 출력은 최하. 표적은 모두 외부 충격에 의해 변색되면 점수로 인정. 한발에 적어도 열개 이상의 표적을 잡아야 하는데······’


계산을 마친 아인즈의 입꼬리가 슬며시 말려 올라가고 사출기에서 마력이 발산되기 시작했다.


“간단한 일이지.”


푸슝.

약간의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사출된 매직 애로우가 날아오던 표적과 부딪혔다. 그래, 매직 애로우가 ‘맞힌’ 것이 아니다. ‘맞은’것이지.


“무슨?!”


매직 애로우를 맞힌 표적이 셋. 그 셋이 튕겨 나가며 맞춘 것이 일곱. 그런 식으로 한순간에 허공에 떠있던 표적들의 색상이 모두 잿빛으로 변했다.

그리고 다시금 발사되어 허공을 채우기 시작한 표적들.

그리고 다시금 발사되는 매직 애로우.

5발, 14발, 20발, 그리고 마침내 27발.

더 이상 남아있는 장탄수는 없었다. 그리고 더 이상 남아있는 표적도 없었다. 결과는 전 표적 획득. 점수는 100,000,000만점.

하지만 끝나지 않았다.

BOUNUS STAGE!

허공에 떠오르는 문자와 함께 사출되는 큼지막한 금빛 표적. 게다가 속도마저 느릿느릿한 모양새에 피식 웃은 아인즈는 사출기를 던져 표적을 맞추었다.

펑!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요란한 색종이를 날리며 터지는 표적과 함께 문구가 떠올랐다.

NEW RECORD!

110,000,000!

허공을 수놓은 그 빛나는 문자를 보고는 아인즈가 마법사에게 돌아섰다. 멍하게 넋을 놓고 있는 모양이 제법 충격이 큰 듯 싶었다.


“저기요.”


“······”


“저기요?”


“아! 아, 네네!”


“약속했던 상품, 받아가겠습니다.”


“예? 예, 예 그러셔야죠. 예.”


그가 챙겨주는 상품들을 받아 들고 꾸벅. 작게 고개를 숙인 아인즈가 돌아서자 그의 입에서 작은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짱이다······”


* * *


축제 같은 분위기에 잔뜩 들떠 여기저기 이끄는 에아를 따라다니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저녁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이리저리 놀러 다니느라 거른 점심도 때울 겸, 지친 걸음도 쉴 겸 광장 근처에 있는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오늘 하루는 자유로이 다니라고 한 탓에 아인즈를 따르는 것은 고지식한 루나와 케이난 정도. 그마저도 편하게 다니고 싶다는 아인즈의 말에 멀찍이서 지켜보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흐아아아아. 지친다.”


“괜찮아?”


“아뇨······힘들어요······”


“시끄러. 사내자식이 왜 이렇게 깡가 없어! 명색이 대마도사의 제자라면 그 위용을 보여.”


“저기······마법사는 체력이랑은 아무런 상관도 없는데요.”


“맞아! 그리고 우리 아니마는 몸으로 직접 뛰는 마법사랑은 달라! 위대한 죽음의 지배자가 될 몸이라구!”


“아니, 그것도 좀.”


“시끄러! 내 반려라면 그 정도는 해야지!”


“······”


“후후.”


원체가 몸을 움직이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아니마와 그런 아니마를 감싸는 이나니스. 그리고 네이라일이 나누는 만담을 보며 나직이 웃던 아인즈는 곧 에아와 솔리투도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예의 그 곰인형을 소중히 품에 안은 채 조용히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솔리투도와 갖가지 경품을 늘어놓고는 하나하나 솔리투도에게 설명을 늘어놓는 에아의 모습이 보였다.

한껏 욕심 부려서 주문한 14단 점보 아이스크림이 녹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만의 세계의 빠져서 신나게 설명하는 에아나 그에 하나하나 고개를 끄덕여 주는 솔리투도의 모습에 슬며시 웃음이 배어 나왔다.

그렇게 진하게 미소를 그리고 있을 무렵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시선을 돌리자 스피카가 탐탁지 않은 얼굴로 아인즈를 응시하고 있었다.

턱을 괴고 있는 손, 반쯤 감긴 눈, 살짝 위를 향하고 있는 입술까지. 한눈에도 무언가 불만이 있어 보였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음······스피카?”


“왜요.”


“하하······”


역시나의 퉁명스러운 대답. 하지만 이유가 무엇일까.


“어, 내가 잘못한 거라도 있어?”


“······”


“아니, 뭔가 불만스러워 보여서.”


아인즈의 말에 스피카는 이 남자를 어떻게 할까, 하는 시선으로 응시하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애초에 연애에 경험도 없는 남자에게 그런 섬세한 배려를 바라는 게 무리였다.


“하아, 내가 굳이 이런 말은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요.”


그녀의 손이 올라오더니 아인즈의 양 볼을 잡고는 이리저리 주무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손을 따라 이리저리 뭉개지는 그의 얼굴을 보고는 마음이 풀렸는지 표정이 약간 누그러진 스피카는 아인즈의 얼굴을 자신의 얼굴 쪽으로 당겨왔다.


“이거 봐요. 지금 애들 밖에 안보이죠? 언제나 애들, 애들. 도대체 난 왜 데리고 다니는 거에요? 단순히 가족이니까?”


“어······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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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116화-부녀(父女)(1) 16.11.01 416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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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114화-암류(暗流)(5) +1 16.10.28 535 11 14쪽
114 113화-암류(暗流)(4) 16.10.27 533 10 12쪽
113 112화-암류(暗流)(3) 16.10.26 443 11 12쪽
112 111화-암류(暗流)(2) +1 16.10.25 583 10 12쪽
111 110화-암류(暗流)(1) 16.10.24 453 9 12쪽
110 109화-마법의 여섯 별(4) +1 16.10.21 611 9 14쪽
109 108화-마법의 여섯 별(3) +2 16.10.20 620 11 12쪽
108 107화-마법의 여섯 별(2) +3 16.10.19 525 10 13쪽
107 106화-마법의 여섯 별(1) +2 16.10.18 696 10 12쪽
106 105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5) +1 16.10.17 642 9 14쪽
105 104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4) 16.10.14 658 8 12쪽
104 103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3) +1 16.10.13 585 10 12쪽
» 102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2) +1 16.10.12 716 10 12쪽
102 101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1) 16.10.11 625 9 12쪽
101 100화-유렐 아이스(Julell Ice)(2) +1 16.10.10 712 9 12쪽
100 99화-유렐 아이스(Julell Ice)(1) +3 16.09.25 755 10 14쪽
99 98화-마법사의 의무(2) +2 16.09.24 748 10 12쪽
98 97화-마법사의 의무(1) 16.09.23 666 9 11쪽
97 96화-토리스(Torris)(3) 16.09.18 670 10 12쪽
96 95화-토리스(Torris)(2) 16.09.17 636 8 13쪽
95 94화-토리스(Torris)(1) +1 16.09.16 750 6 12쪽
94 93화-초청장(2) +2 16.09.11 681 9 12쪽
93 92화-초청장(1) 16.09.10 653 6 13쪽
92 91화-일상(4) +2 16.09.09 755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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