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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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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후
작품등록일 :
2013.10.09 10:20
최근연재일 :
2020.0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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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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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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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00. 로베아 가도 - 07

DUMMY

- 덜컹덜컹덜컹덜컹


근데 출발한 지 불과 얼마 지나지도 않아 현실이 성큼 다가온다.


“아, 짜증나.”


그 봄 들판 지나고서 시간 얼마나 지났다고 그 낭랑하던 분들이 인상 바짝 험악하게 구기고는 여기저기 찌부러져 있는 게 참.


“저기요. 우리 얼마나 이러고 있어야 돼요?”


말투만으로 봐선 틀림없는 플로리스였겠으나 이건 밀바스림 누나 쪽이었다.

다소 괄괄한 성격의 소유자이긴 하더라도 여태까지 꽤나 침착한 모습을 보여줘놓고

지금에 이르러선 온갖 짜증 다 부리는 이 상황의 이유는 두 가지,


우선 여태 잘 정비된 포장도로를 벗어나 들어선 갓길이 부쩍 험준해진 탓에서 비롯되기도 했고,


“여기 빠져 나갈 때까지. 아까 말했듯 여기 최근 소문이 흉흉해 다 내보낼 수는 없어.”


백수 형의 말에 따르면 이 갓길이 시작되는 로말 광야에 최근 도적 떼가 자주 출몰한다는 모양이다.

이렇듯 누구 하나 서있어도 훤히 다 들여다 보이는 광야에 도무지 누가 매복해 있다 생각하기도 어려웠는데,

그 수법이 땅 적당히 파고 들어간 뒤 거의 땅처럼 보이는 보자기 뒤집어 쓰고 있는 걸로 100여 명 가량이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그래서 방심할 수는 없다며 본래 몇몇만 남기고 다 내보내기로 했던 걸 번복하고 이렇게 전 인원을 붙잡아 두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들 이대로 적이라도 맞닥뜨린다면 멀쩡한 사람이 백수 형, 이스칼, 녹라, 티라제인,

딱 4명 정도 밖에 안 되는 이상 이렇게 죽치고 있어 봐야 썩 도움도 안될 것 같은데.


“아씨.”


그나마 플로리스가 짜증 한 번 내주는 걸로 내 마음이 다 평온해 지는 것만 같다.

쟤가 조용하면 진짜 뭔 재앙의 징조 같아서 섬칫하기까지 했다니까.


“다들 좀만 견뎌 봐. 여기 구간만 지나면 로그아웃해도 되니까.”


순간 로그아웃 소리에 나까지 다 화색이 돌 정도로 반가운 와중,

홍라가 다그치듯이 묻는다.


“진짜요? 그게 언젠데요?”


“앞으로 한 두 시간?”


“아············.”


“하···. 돌겠네.”


정말이지 여기 일곱 명 심정을 그대로 대변해 주는 한 마디가 아닐 수 없구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 안 해서 그렇지 사실 말도 못하고 인상만 구긴 채 잠자코 있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이를 테면 같은 21호실이라 찍소리도 못하고 있는 천살마제 형이라던지,


“후······.”


19호실 쪽은 거의 전멸 상태고 우리 팟은 그나마 한결 나아서,


“···살려줘···.”


“좀만 힘내 봐. 전에도 잘 버텼잖아.”


“그 땐 이렇게 길이 험하지 않았으니 그렇지.”


홍라라던지.

그리고,


“후······.”


나까지.

덩달아 시무룩해 지니 보고 있던 백수 형도 한숨 팍 쉬고는,


“나도 지금 나갔다 오라고 하고 싶은데,

로베아 가도 가보기도 전에 털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만약을 대비해서 그럴 수는 없는 상황이야.

딱 밀리아 구릉지까지 들어서기만 하면 되니까 조금만 더 버텨봐.”


뭐, 지당하기는 한데 세상은 그리 지당한 이유만으로 굴러 가지는 않지.


“두 시간이 어떻게 조금이예요, 아씨···.”


그러던 플로리스가 물끄러미 우리 쪽을 쳐다보더니,


“저기 저 2파티 사람들은 멀쩡해 보이는데,

저 사람들 보고 잠시 좀 봐달라고 하면 안돼요? 저 사람들 세잖아요.”


2파티?

아 우리 파티?

미친, 이건 또 무슨 개같은 소리냐고.

내가 내색 안한다고 이걸 이따위로 몰아간다고?

순간 빡쳐서 욕짓거리라도 뱉으려던 찰나에,


“야.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우리가 저 사람들한테 신세지는 것도 다 빚이야, 빚.”


진짜 티라제인 이 친구가 정상적인 사고가 가능한 친구인 게 이 얼마나 큰 다행인질 모른다.


“아···. 난 진짜 죽을 것 같은데···.

얘들아, 누나가 진짜 힘들어서 그러는데 부탁 좀 하면 안될까?”


근데 밀바스림 이 누나가 우리한테 사정해 댄다.

자존심이고 뭐고 어지간했나 보다.


“그건 내가 안되겠는데.”


그걸 밀러 형이 컷.

막상 보니 밀러 형도 표정이 썩 좋지 않은 게,

본인도 죽어 나면서 하는 말이라 설득력만큼은 흠 잡을 데 없긴 한데···.

근데 내 귀에도 좀 과하게 얄짤없다.


“저기요, 아저씨.

사람이 이렇게까지 간곡히 부탁하는데 그렇게 매몰차게 말하는 건 아니지.”


“뭐뭣? 아저씨? 이 아줌마가 진짜 멀미하는 것 같아서 냅뒀더니.”


“아··· 아줌마? 야!”


아니 저 누님 나이 그렇게 많지도 않은 것 같은데 아줌마는 진짜 좀 너무한 거 아닙니까.

근데 다들 자기가 죽을 판이라 누구 하나 말리는 이가 없다.


“니가 먼저 아저씨라면서요.”


“당신은 아저씨 맞고. 난 아줌마 아니고.”


“아, 돌겠네. 진짜 그냥 너네 데려오는 게 아니었어.”


“응~ 낙장불입.”


저러고 있으니까 죽이 척척 잘 맞는 게,

그냥 둘 다 꺼졌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너넨 영 괜찮아 보인다?”


백수 형이 꽤나 뜬금없게 화살을 우리 파티 쪽으로 떠넘긴다.


“그러게요.

얘네는 뭔가 무슨 말을 해도 놀라지도 않고 왜 이렇게 반응들이 시원시원한질 몰라?”


뭐, 홍라는 여러분들처럼 같이 뻗었지만 말이죠.


“우리 몰래 자기네들끼리만 무슨 멀미약 같은 거라도 먹은 거 아냐?”


우리가 너냐.


“뭐, 그만큼 익숙해져 있다는 거죠.”


“‘익숙해져 있다.’라.”


백수 형이 뭔가 골똘이 생각에 잠기는 가운데

이스칼의 대답으로 한 동안은 잊고 있었던 라파스 때의 내막이 스르르 연상된다.


“아!?”


“어?”


그렇군.

당시 그 라파스를 지키던 기사단,

이번 퀘스트를 준 것 또한 기사단.

따로 놓고 보면 몰라도 이렇게 엮어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아침에 따로 내걸던 그 조건까지.

답은 그럼,


‘기사단과의 접촉.’


일전에 이스칼이 그랬지.

이 퀘스트를 받으려는 당시,

녹라가 이 페널티 보고 거의 울상 짓는 것마저 마다하던 그 단호함,

그리고 “연장선상”이라는 표현.

여기까지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겠지.

근데 녹라 반응이 참 공교롭단 말이야.


“혹시 형도···?”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그 순간 너 나 할 것 없이 피차 반사적으로 이스칼에게,


“이스칼 형, 저 뭔지 ㅇ···.”


“이스칼, 나 알 것 ㄱ···.”


근데 우리가 쳐다본 이스칼은,


‘쉿.’


검지를 입가에 대고서 제지한다.

그 이상 말하지 않도록,


‘그렇구나.’


녹라라는 경쟁자가 있다보니 주변의 이목에 대해 신경쓰지 못할 뻔했다.


‘경솔했다.’


만약 지금 나나 녹라가 떠올린 게 사실이라면 언제 남이 될 지 모를 사람들 귀에까지 들어가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가뜩이나 이런 거 굉장히 민감한 이스칼인데,

그러고 보면 용케 소리 안 지르고 녀석도 잘 참았다 싶다.

근데 또 눈 부라리며 사납게 노려보고는 있다.


“뭔데? 이거 무슨 상황이야?”


한창 우리 보고 있던 19호실 일부 사람들이 의아해는 했으나,


“별 일 아닙니다.”


내가 그렇게 딱 잘라 덮어두니 다행히 자연스레 넘어간다.


“? 흠.”


그리고 이스칼은 사람들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할 즈음에 우리 둘을 슬쩍 보며 검지 중지를 까딱거린다.

무슨, 아. 채팅으로?


- 이스칼 : 니네들?

- 이스칼 : 하마터면 위험했어?

- 이스칼 : 눈치 챈 건 좋은데 남들이 들었음 어쩔려고. 저 아저씨들이 잘도 내버려 두겠다?


그렇지.

혹시라도 21호실 저 아저씨들 귀에 들어가기라도 했으면 또 어떻게 물고 늘어질 지 내가 다 끔찍할 지경이다.


- 이스칼 : 내가 이래서 너희한테도 비밀로 부치려고 했던 거 알아 몰라?


채팅 펴자마자 글자로 혼났다.

무척.


- BreezeBurn : 미안;

- 녹차라떼 : 죄송해요···.


그러니 바로 옆에서 입으로,


“어휴.”


한숨 쉰다.

나도 내가 뭘 잘못한 지를 알아서 한숨이 절로 나온다.


- 이스칼 : 그래서 정답은?

- BreezeBurn : 기사단과 접촉하는 거지?


근데 막상 녹라의 의견이 나랑은 미묘하게 조금 달랐다.


- 녹차라떼 : 갈라툴 남작이 라파스 건을 보고했을 상위 보고체계. 그 선과 연결하는 것. 맞죠?


그거 들으니 라파스에서 했던 영문 모를 소리들이 하나 둘씩 떠오른다.

당시 이스칼이 말했었을, ‘그거야 말씀해 주시기 나름 아니겠습니까.’ 했던 그 대목.

녹라 말대로 갈라툴 남작은 우리와 있었던 일을 틀림없이 누군가에게 보고했을 게 틀림없다.

그리고 정작 그 누군가의 정체에 대해서 또한 이스칼 본인이 분명히 언급했었지.


- BreezeBurn : 그렇군. 2황자.

- 이스칼 : 오케이. 거기까지.

- 이스칼 : 이 시각 이후로 둘다 이 얘기는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

- 이스칼 : 내 몫의 반반씩 너네가 나눠 갖는 걸로 하자.


‘예스!’


옆에 앉아 있던 녹라도 히죽히죽거렸다.

뭐, 금액이 조금 줄어든 건 사실이긴 한데,

사실 녹라 녀석의 말이 아니었더라면 2황자란 대목까지 나오진 못했었을 테니,

그냥 사이좋게 나눠 갖기로 하고 이스칼의 퀴즈를 맞춘 것에 의의를 두기,


- 홍차라떼 : ?????

- 홍차라떼 : 이게 뭔 난리래요?


어.

들켰다.

잠깐을 잠자코 채팅창 올려보던 홍라가,


“아아아악!”


“무슨 일이야?”


- 녹차라떼 : 쉿. 쉿!!!!!

- BreezeBurn : 쉿!


하마터면 쉿될 뻔한 분위기를,


“아하하핫. 그러고보니 집에 먹을 게 떨어져서···.”


순간의 재치로 어떻게든 얼버무린 뒤에 대화에 참여한다.


- 홍차라떼 : 와. 옆에서 다 죽어가는 사람 옆에 두고 다들 뭘 그리 속닥거리나 했더니 여기서 이러고 있었네.

- 홍차라떼 : 자기들끼리 -_-


자기들이란 표현이 영 거슬렸는데 실제 홍라의 표정을 봤더니 그만,

별로 안 거슬리게 됐다.


- 이스칼 : 내 몫에서 50골드는 홍라 입막음비.

- 홍차라떼 : 오빠 최고☆


이건 사기야.


- 이스칼 : 거기서 50골드는 그냥 아니꼬우니까 차감.

- 녹차라떼 : 그··· 그런···.

- BreezeBurn : 너··· 너무해···.


- 이스칼 : 너네 입방정에 걸릴 뻔한 거 생각하면 그냥 안 주는 수도 있어.

- 녹차라떼 : 아하하하! 와! 즐겁다!


이런 사기꾼.


- 이스칼 : 바람아?

- BreezeBurn : ㄱ··· 그래···.


중간부턴 거의 자기 멋대로긴 해도 뭐, 그것마저 적지 않은 금액이기도 해서

그냥 주는 놈 마음대로 그러라 두는 편이 나을 듯하다.

이번 원정 우리 팟 1인 비율이 562골드,

둘이 합쳐 100골드 삭감하면 462골드.

그걸 둘이 나누면 나랑 녹라가 먹는 돈이 231골드.

이거 현금으로 대충 150만원쯤,

막상 큰 차이도 없는 이상 넙죽 받지 않았다간 이스칼 입에서 나올 말은 그야 뭐 뻔하다.

[그래? 그럼 받지마.]

나나 녹라가 허탈하게 자기 쳐다보고 있으니 실실거리는 표정이 딱 그렇다.


‘어휴.’


내 앞으로 다시는 이 자식이랑 내기 하나 봐라.





시간은 어느덧 흘러 백수 형이 말했던 두 시간이 모두 흐르고 이윽고 광야가 끝나 산길로 접어든다.


“그럼 저흰 슬슬 나가 볼게요”


아주 퇴근 전 공무원 마냥 기다렸다는 듯 귀신같이 챙겨 먹는 구만.


“바깥 시간으로 11시 45분까지 오면 되죠?”


지금이 시간이 인게임 오후 2시, 리얼타임 오후 9시 30분.

로베아 가도까진 대략 9시간 가량,

인게임 한 시간당 리얼타임 15분이니,

오후 11시면 얼추 맞는 계산이다.


“응. 대충 그쯤. 근데 각 팟 한 명씩은 쭉 보초 봐줘야 돼.”


뭐 이런 끔찍한 소리가 다,


“허.”


“됐어. 내가 할게.”


“끙···.”


“아냐, 아영아. 언니가 보고 있을 테니까 너 우선 밥부터 먹고 와.”


“···괜찮으시겠어요? 언니 여태···.”


“뭐 꽤나 익숙도 해졌고. 너 밥 먹고 올 동안은 어떻게든 해볼게.”


19호실 쪽은 의외로 밀바스림 누나가 선뜻 남기로 된 모양이다.


“저흰, 흠···.”


녹라가 괜히 이런 말 던지고 눈치나 보고 있다.

일단 저 둘이 동거 중이니 누구 하나 따로 떼놓기도 뭣하다.

역시 내가 남아야겠지?


“됐어. 내가 설게.”


눈빛이 절로 휘둥그레진다.

그 말을 한 건 내가 아니라 다름아닌 이스칼,


“보통 내가 너네 자주 부려 먹잖아. 그러니 이럴 땐 내가 배려해 줘야지.”


진짜 네가 웬 일이냐.

한편 홍라가,


“헐···. 감동.”


이라고 한 지 채 오 분도 안 되서 둘 다 숑숑 나가 버리는 걸로 봐선 빈 말이었던 게 틀림없다.

이 썩을 놈들이.


“너도 좀 쉬고 와.”


나한테도 이런 말을 하긴 했는데,


“흠···. 근데 좀······.”


막상 혼자 남겨 놓자니 마음이 영 내키지를 않아 못 두고 가겠더라.


“? 너 남아 있을 거야? 그럼 나 잠시 나갔다 온다?”


뭐라 대답도 안했건만 대뜸 눕더니,


- 파티장 [이스칼] 님께서 로그아웃 하셨습니다.


···그냥 다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



어쨌든 그렇게 됐다.

그러고 일어서선 사람들 다닥다닥 붙어 누운 자리를 피해 맨 뒤의 바깥 쪽으로 성큼 다가가며 주변 대충 둘러보니 남은 사람이,


“오. 우리 능력자!”


다름 아닌 이 보초를 서야 한다던 백수 형이랑,


“으···. 왜 하필 너냐.”


아까 들었던 대로 밀바스림 누나···

근데 대체 반응이 왜 이래?

나는 각각 한 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두 사람의 가운데 즈음에 앉으며 왼쪽의 그녀에게 물었다.


“···혹시 제가 누나한테 무슨 잘못이라도···?”


“그런 건 아닌데··· 좀······.”


“좀?”


“그냥 너 무서워. 께름칙해. 너무 잘 싸워. 귀신 같애.”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아니, 사람 면전에다 대고 이러시면···..”


“으하하하. 그건 밀바 동생이 잘못했네.”


“···저기요, 오빠. 편하게 부르시는 거야 저는 좋은데, 밀바가 뭐예요. 밀바가?

많고 많은 호칭 중에 하필 그런 안 이쁜 부분만 고르시는 건 좀···.”


저한텐 께름칙하시다던 분께서 본인 부르는 호칭엔 또 관심이 많으시네요.


“많고 많다라. 이를 테면?”


이스칼이랑 얘기하던 때부터 느낀 거지만,

이 형 이쯤 되면 역으로 묻는 틱 같은 거라도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러네요, 흠. 뭐가 낫지···.”


이보세요. 많다면서요.


“우리 애들도 다 미리 언니, 미리 언니 하니까 그렇게 부르시던가요.”


끝까지 새침 떤다.

이쯤 되면 언니보단 엄니에 가까···.


- 탁!


“야, 너. 지금 혹시 나한테 굉장~히 실례에 가까운 생각하진 않았니?”


나더러 귀신이라더니 지가 귀신이네.


“아아아아아뇨?”


음. 망했군.


“으핫, 했네 했어.”


하여간 이 아저씨는 일절 도움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한편 스스로를 미리 언니라 주장하는 분께선 요염한 듯 말괄량이처럼 실실거리며 기어온다.


“지금~ 말하면~ 용서해줄 수도~ 있는데~?”


그 모습이 무슨 옛날 공포영화,

조온이신 줄.


“으으으으악 오지마!”


“트므하하하핫. 쟤 반응 좀 보게, 느하핫. 낄낄낄낄.”


“야이 새끼야, 오지마는 반말이고! 너. 너. 너. 너.”


다짜고짜 멱살을 잡고서는


“좋은 말로 할 때 불어라? 앙?”


사··· 살려줘······.



결국 그녀가 체력적으로 지쳐 제 풀에 포기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려서였다.


“헉··· 헉···. 너···. 나한테 찍혔어? 후···.”


찍힌 건 수백 번도 더 찍힌 제 목덜미 아닐 까요?


“어여쁜 미리 누님이시라면 분명 하해와 같은 은혜를 베풀어 주실 것을 소제는 믿고 있사옵니다.”


입은 그래도 살고 싶었는지 침도 안 바르고서 이런 새빨간 거짓말이 잘도 나오는 구만.


“어여쁜 건 맞는데 은혜를 베풀 지 말 지는 두고 볼 일이지?”


드디어 돌아버리셨네.


“야, 너. 또 속으로 내 욕했지.”


“푸흡프하하핫.

아니, 이걸 어떻게 욕을 안 해.

지 입으로 지가 어여쁘다는데.

큭큭큭큭.”


“아저씬 좀 빠지시죠?”


“···아저씨···.”


이 맹목적인 아저씨란 말에 아까 밀러 형은 거의 견원지간마냥 투닥거렸는데 이 형은 그냥 시무룩하기만 하는 게,

듣자니 동갑 친구라는 모양이던데 친구끼리 이렇게 반응이 또 다를 수가 있네.


“뭐 쨌든 장난은 이쯤 해두기로 하고.”


순간 공기가 변하는 것 같은 착각이라도 든다.


‘······뭐지?’


이 한 마디를 기점으로 인상이며 분위기가 완벽하게 다른 사람이 된다.

그것도 바로 눈앞에서.


“안 그래도 궁금하던 차에 이렇게 또 셋만 남았으니까.

그런 김에 물어 두고 싶은 게 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서늘한 눈초리가 낯으로 쏟아진다.

여태 쭉 방심하던 찰나에 이렇게 훅 들어오니

내 속을 꿰뚫어 보려는 그 으슬으슬한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해 버렸을 때

난 제대로 대처하지도 못하고 억소리 나는 것만 간신히 견딘 채,


“어··· 그···.”


아무렴 이런 분위기 변화이니 뭔가 목적인들 있겠지.

그 내용이란 이스칼의 정보, 그 뒤를 나로부터 캐본다던가?

그런데 이렇듯 노골적으로 군다는 게···.


‘혹시 이 사람.’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이랬던 걸까?

일부러 허술한 모습만 보여 내가 방심하기만을 기다린 뒤 이렇게 의표를 찌르려던 걸까?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구는 건 또 말이 안되지 않나?

그것도 이스칼이 자리를 뜬 틈을 타?


‘아니야.’


차라리 정면 돌파를 하는 게 상대가 나를 공략하려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나 자신이 주눅들어서야 썩 나쁘지 않은 방법,

이걸 위해 내 성품이나 이스칼 관계를 떠본다든지.

오히려 적잖은 생각과 고민이 들어갔을 법하다.

확실히 처음부터 그런 시꺼먼 의도가 있었다면 지금 이 한마디야말로 가장 영악한 한 수인 것에는 틀림없다.


“어···떤 거요?”


맥없이 움츠러들고서 얕은 탐색,

그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

근데 한결 풀어진다.


“너무 부담 갖지는 말고.

그냥 개인적 차원에서 궁금해서 묻는 거니까 그렇게까지 경계할 건 없어.”


그렇군.

내 표정을 보고 일부러 푸는,

그러니까 내가 영 경계하는 내색을 보이니까 그걸 누그러트리고자 함에 있는 한 수.

그렇다면 이 방법은 너무 서투른 거다.

이 쪽은 자그마치 이스칼이라는 능구렁이를 룸메로 두고 있으시다.


“아, 네.”


덕분에 한결 숨통도 틔어 주변 둘러볼 여력까지 생긴다.

그 주변인인 미리 누나.

부쩍 잠잠한 걸로 봐선 3자 입장에선들 이 상황이 객관적으로 미묘하다는 것만큼은 확실한 듯하다.


“대단한 건 아니고, 어떻게 그 만큼이나 강해질 수 있었나 해서.

그저께 너 그렇게 혼자 싸우는 모습이 뇌리에 영 안 잊혀져서 말이야.

어때. 뭔 비결이라도 있는 거야?”


처음에는 침착하게 밑밥 깔더니 중간부터는 결국 다그치는 식이다.


“어··· 음···.”


솔직히 숨길 것 몇몇만 제한다면 딱히 비결이랄 만큼 대단할 게 없었긴 하지?


“그냥 몹 잡는 건 경쟁률이 너무 높고.

해서 여태 트레이닝 위주로만 한 게 전분데요.”


“그게 전부야?

혹시 뭐 단 한번이라도 어딜 가거나 한 건 아니고?”


“아, 뭐 라···.”


지금 이거 위험했다.


“라?”


하마터면 방심해서 말려 들어갈 뻔했다.

이거야말로 상대의 노림수였을 지도 모르는데.

안돼, 안돼.


“라··· 스트 어쌔신 같은 옛날 영화보고 참고한 게 다지요.”


“흐응. 그렇구만.”


적당한 말로 잘 둘러 대니 뭐.

백수 형도 크게 의구심 갖거나 하는 일 없이 어느덧 화제가 꽤나 사적인 얘기로 물들어 간다.


‘···뭐지?’


순간 내가 착각한 건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이쯤이면 눈치도 못 챈 것 같고 무탈하게 잘 넘어간 것 같아 다행이다.

그 뒤로는 꽤나 이 얘기 저 얘기 다 하는 사이에,


“나 왔어.”


이스칼이 들어오는 걸로 나는 교대할 수 있게 됐다.


“얼른 가봐. 시간도 얼마 없는데.”


그렇지.

인게임 시간으로야 엄청 긴 시간이지,

바깥 시간으로면 정말이지 뭘 하기에도 애매하기 짝이 없는 시간.

결국 나는 이스칼의 호의를 순순히 받아는 들이되 나가서 뭘 하느니 그냥 언제든지 사람들이 깨울 수 있도록 수면 모드로 잠이나 좀 자두기로 했다.





그런지 얼마나 지났을까.


- 준아. 일어나봐!


누군가 날 깨우고 있다.

여자 같다.


- 비행기 시간이야. 그리스 가야지!


낯익은 목소리가 흔들어 깨우고 있다.

그리스?

정말?


‘아, 그렇군.’


그렇다면 지금은 우리 같이 그리스로 출발하던 인천 공항이었음에 틀림없다.

꼭두새벽부터 준비해 나오느라 잠깐 피곤했던 차에 눈 붙였던 게 잘못이다.


- 너 안 일어나면 나 혼자 간다?


그럴 수는 없지.

이 여행 가느라 얼마나 고생했다고.

그런데 이상하다.


‘···어쩐지··· 굉장히 그립다···?’


아무렴, 기분 탓이 분명하다.

나는 몸을 일으켜 자리에서 일어선다.

꽤 공들여 준비했을 이 여행을 떠나기 위해,

그럼 나는 잠 덜 깬 입으로 웅얼거리듯이 대꾸한다.


“···응···. 알았어, 민주야.”


“···오빠. 바람이 오빠!”


오···빠?


순간 눈이 번뜩 떠져 일어났다.

좀 전까지 봤던 밝은 공항 같은 건 어디에도 없이 그저,


“괜찮···아요?”


웬 젊은 여자애가 등불 하나 들고서 내게 들이민다.


‘누···. 아.’


그제서야 돌아가기 시작한 머리가 이 녀석이 홍라 임을 떠올린다.

그리고 로베아 가도로 오던 길이었으며 이스칼과 교대한 후 마차 짐칸에서 쭉 잤다는 현실을 재깍 직시한다.


‘그랬지, 참···.’


짐칸의 천막 너머 새카만 어두운 가운데 몇몇 불빛이 이리저리 분주히 떠다니기만 한다.

어쩐지 소란스런 바깥,

주변을 둘러보니 요 여자애 하나 말고 아무도 없는 걸로 봐선 다들 밑 준비에 한창인 게지.


“···오빠?.”


근데 이 녀석,

답지 않게 유독 안색을 흐리고는 걱정스레 내 안색이나 들여다 보고 있다.


‘어라.’


그랬구나.

나.

울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떠올리는 순간 감정이 치밀어 오른다.

아직까지도 귓가에 아른거리는 그리운 목소리에 사무쳐선지 억누를 새도 없이 그저 유유히 흐르기만 한다.


“···저보고 ‘민주’라고 하시던데···.”


“흣.”


사무치는 그 이름,

그렇지.

사실 현실 직시하고부터 알고는 있었을 텐데.

좀 전의 그 모든 게 다 덧없는 꿈에 불과했음을.

순간 뭔가 대단히 실수했단 표정을 짓고 있는 이 녀석에게 어떻게 비칠까 싶어,

맹맹해진 코를 어떻게든 하고서 적당히 눈물을 닦는다.

이내 아무렇지도 않은 척,


“괜찮은 거··· 맞죠···?”


하염없는 옛 추억에 사로잡혀 그만 쓸데없는 감상에 젖어서 괜한 걱정이나 끼친 모양이다.


“그래. 괜찮아.”


녀석이 눈빛을 떨군다.

걱정하는 눈빛이 설마 근심으로 물들랴 굳이 덧붙인다.


“고마워. 걱정해 줘서.”


사람 사이에 가끔은 이런 짧은 한 마디야말로 백 마디의 말보다도 가치 있을 때가 종종 있지.

그 사실이 이번만큼은 여실해서 덕분에 한결 나아진 표정에 씩씩하게 웃으며 내게 권할 수 있도록 녀석 안에서 작용한다.


“가요. 도착했어요. 로베아 가도에.”


“그래.”


조금 당혹스러웠던 건,

씩씩한 그 모습이 어딘가 늘 그녀가 내게 짓던 모습과 흡사해,

비단 내가 녀석을 민주랑 겹쳐 봤던 게 아주 이유가 없진 않구나 하고 있었던 점이었다.



마차를 나서고서 한창 캠프 설치로 분주하게 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일어났어?”


“어? 쟤 일어났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이야. 아주 팔자 늘어지셨어?”


“하, 누구는 오밤중에 쌩 고생을 다 했는데.”


그 캠프 설치가 조금 전에 막 끝났다.


“고생하셨습니다.”


근데 이 말만으론 뭐 당연히 부족하고 약간 장황한 툴툴대는 걸 받아 주다,


“저 자는 데 다들 고생하셨네요.

해서 밤에 불침번은 저 혼자 설까 하는데.”


이러는 걸로 일순 잠재울 수 있었다.

물론 선뜻 내민 이 제안은 ‘전력 손실’이라는 명분으로 이스칼이 반려했으나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져,


“저도 설게요.”


티라제인 같은 몇몇 자원자 덕분에 완전 혼자 부담하지는 않아도 되게 됐다.

이윽고 한결 관대해진 밀러 형이,


“밤에 고생할 텐데.

모닥불이라도 지펴는 줘야 형이 마음이 놓이지.”


불침번 얘기 꺼냈을 때 제일 반기던 사람이 어설픈 가식을 들이미니,

뭐 웃기기는 한데 그냥 그러라 내버려두기로 했다.


이윽고 사람들은 하나 둘 설치된 텐트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고,


‘어차피 썩 잠도 안 오기도 했고.’


채 덜 깬 감상에 젖어 옛 추억을 옛 추억으로서 슬쩍 슬쩍 떠올린다.

덕분에 스스로 자청한 일임에도 썩 심심하지도 않았고,


- 부우우웅. 부우우웅.


안개 자욱히 깔린 야산에 부엉이 우는 소리,

소싯적 생각도 나고 퍽 운치도 있다 싶었다.


‘근데 어째 뭐만 하면 비 올 것 같단 말이야.’


공교로운 우연을 굳이 빗대어 연관 지어 보기도 하고,

새록새록 우는 밤 벌레 소리,

그리고 언젠가의 밤을 연상케 하는 모닥불 타는 소리만이 지새는 밤,

그럭저럭 여느 때 같은 달빛만이 쓸쓸히 깊어 가는 밤의 산의 싸늘함을 포근히 달래 주었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가능한 한 이번 화 안에 도입부 마무리 지으려다보니;

당분간 백수이니 이 기회에 분발 좀 해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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