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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환려제국(桓麗帝國)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중룡
작품등록일 :
2023.05.04 12:14
최근연재일 :
2023.07.1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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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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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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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수 :
42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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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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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1. 대마도

DUMMY

나병용 행수와 조원갑 호위장은 작은 무인도에 상선과 호위선들을 숨기고 해적선이 상륙한 섬을 확인했다.


“조원갑 호위장님! 저 곳은 대마도의 엄원정이 아닙니까?”

“맞습니다. 나병용 행수님! 호위선 한 척을 목포진으로 보냈으니 목포진에서 원병(援兵)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낫겠습니다.”


조원갑 호위장의 말에 나병용 행수는 무인도로 상륙해 섬의 작은 동산으로 올라갔다.

‘겉모습은 그냥 평범한 어촌인데.......,’

나병용행수의 눈에 해변에 나와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주세진은 호위선 한 척이 목포진으로 돌아왔다는 보고에 포구로 나갔다.

해적이 출몰하여 야마토의 영토인 엄원정으로 도주했다는 말을 들은 주세진은 전투선으로 개조한 범선의 출전 준비를 시켰다.


“주상단주! 어디 가는가?”


목포진의 순찰을 나온 신휘섭 만호장은 범선에서 내린 주세진을 보고 다가왔다.


“예, 만호장님! 해적이 출몰했다고 하여 해적의 본거지인 엄원정으로 해적들을 소탕하러 갑니다.”

“그래? 엄원정이라면 본관도 같이 가세! 금구상단의 일이 곧 성선제국의 일이며 목포만호의 일이 아니겠는가?”

“알겠습니다. 만호장님!”

뿌-우-우-뿌-뿌!

목포만호의 군영에 비상을 알리는 각적(角笛) 소리가 울려 퍼졌다.

휴식을 취하고 있던 병사들이 모여들었다.


“이곳 목포진에 적(籍)을 둔 금구상단의 상선이 해적들의 습격을 받으려고 했다. 그 해적들은 목포진의 해안을 지속적으로 습격해서 약탈과 방화를 자행했던 야마토의 해적으로 추측하는바, 본관은 그들의 본거지를 치기로 했다. 자, 출전이다!”

“와-아-아-아-아!!”


평소 금구상단의 도움과 지원에 고마워하던 병사들은 큰 함성으로 출전을 반겼다.

주세진의 범선의 망루에 오른 신휘섭만호장은 전방을 주시하며 군선들을 지휘했다.


“이보게! 저기 보이는 배는 금구상단의 상선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아마 우리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합니다.”


상선을 발견한 신휘섭 만호장은 홍기(紅旗)를 휘둘러 군선들이 무인도의 뒤편에 닻을 내리게 했다.


“만호장님! 저 해적 마을에 어린아이들과 병약한 노인들이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마을을 향한 폭격은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주세진은 조원갑 호위장의 보고를 받고 신휘섭 만호장에게 말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는가?”

“마을에 직접 포격하기보다는 저기 보이는 뒷산에 포격하여 항복을 받아 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게 좋겠네. 내일 아침 진시(辰時07:00~09:00) 초에 포격하도록 하세.”

“예, 만호장님!”

간단한 저녁을 먹은 주세진은 무인도의 동산에 올라 마을을 감시했다.

해적들의 마을에서도 저녁 준비를 하는지 집마다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었다.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깔린 밤바다의 수면에는 야공(夜空)에서 내려온 달그림자가 파도와 함께 부서져 해사(海沙) 속으로 스며들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살면서 약탈을 일삼다니?’

주세진은 은신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밤을 새우기로 하고 해적 마을을 지켜보고 있었다.


“주상단주! 목포만호의 병사도 아닌 자네가 불침번(不寢番)을 선다고 하니 미안해서 잠을 잘 수가 없네, 그려!”


신휘섭 만호장이 동산으로 올라왔다.


“만호장님! 저는 괜찮으니 내일 전투를 지휘하려면 쉬십시오.”

“아닐세, 아직은 하룻밤 정도는 괜찮으니, 그나저나 목포진의 경치도 아름답지만 이곳 또한 경치가 좋군,

그래!”


두 사람은 어둠이 짙은 바위 밑에서 편안하게 앉아 해적 마을을 감시했다.

꼬-끼-오

멀리서 닭 울음소리가 조양(朝陽)과 함께 들려왔다.


“만호장님! 묘시(卯時)가 된 모양입니다.”

“허허! 이런, 깜박 잠이 든 모양이네.”


주세진은 낮고 잔잔한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이 든 신휘섭 만호장을 깨웠다.

범선으로 내려온 주세진은 신휘섭 만호장의 지휘를 기다렸다.

장군 선에 오른 신휘섭 만호장은 백기(白旗)를 흔들어 총통의 장전을 지시했다.

둥둥-둥-둥둥-둥둥!

돌격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렸다.

쿵-쿵-쿵-쿵! 쉬-이-이-이!

꽝-꽝-꽝!!

배에서 날아간 철구는 해적들의 마을을 감싸고 있는 바위로 날아가 폭발했다.

그러자 깨진 바위 파편들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해적 마을을 덮쳤다.

해적들과 그들의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해변으로 나왔다.

쿵-쿵-쿵! 쉬-이-이!

꽝-꽝!!

이어지는 총통의 발사에 해적들은 산으로 도망을 가지 못하고 해변으로 몰려나왔다.

둥둥-둥둥-둥둥!

포격의 중지를 알리는 북소리가 울렸다.

그 이유는 해적들이 항복을 뜻하는 백기를 흔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세진은 신휘섭 만호장과 함께 해적들의 섬으로 올랐다.


“살려 주십시오!”


해적 마을의 촌장으로 보이는 노인이 신휘섭 만호장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저 노인은 마을의 실질적인 대표가 아니다!’

가증스러운 연기에 화가 난 주세진은 활의 시위에 화살을 걸었다.

쉬-웅 팍!


“크-아-악!”


주세진의 화살은 마을 사람들 속에서 여유롭게 미소를 짓고 있는 한 사내의 허벅지에 박혔다.

바로 영주이자 해적의 우두머리인 타케토였다.

챙-챙-챙!

타케토 영주가 화살을 맞자 주위에 있던 해적들이 칼을 빼 들었다.

쉬-웅 쉬-웅 팍-팍!

한 번에 두 발이 발사된 주세진의 화살은 정확하게 해적들의 가슴을 맞췄다.

챙-그-랑 챙-그-랑!

해적들이 쓰러지자 남은 해적들이 칼을 버렸다.


“주상단주! 어찌......,?”


신휘섭 만호장은 주세진의 첫 화살에 주세진을 만류하려다가 칼을 빼든 해적들의 행동에 주세진을 지켜보고 있다가 한 번에 두 발씩 날리는 주세진의 활 솜씨에 놀라 말하지 못했다.

‘그냥 뜬 소문인 줄 알았는데.....,!’

쉬-웅 쉬-웅 팍-팍!

계속된 주세진의 화살은 칼을 버리고 투항하려고 했던 해적들을 모두 쓰러뜨렸다.


“만호장님! 저들은 살아남기 위한 한순간의 치욕으로 생각하는 야마토의 무사들입니다. 만약 오늘 무사히 넘어간다면 저들은 다시 칼을 잡고 무고한 생명을 해쳤을 겁니다.”

“나도 보았네, 칼을 버린 그들의 살기 어린 눈빛을 말이야,”


병사들에 의해 해변에 널브러진 해적들의 시체가 치워졌다.


****


“목숨을 살려주어서 감사합니다. 소인은 사츠라고 합니다.”


처음 신휘섭 만호장에게 무릎을 꿇었던 노인이 말했다.


“평화로운 이곳에 왜 해적들이 있는 것이오?”

“저들은 고묘 전 일왕의 가신들로 삼 년 전부터 이 섬으로 들어와 이곳을 지배하며 해적질을 해댔지요.”


주세진의 물음에 사츠가 대답했다.


“언제부터 이곳에서 살았소?”

“예, 장군! 원래 소인의 조상들은 배달족으로 탐라에서 살다가 우연히 이곳을 발견한

오대조(五代祖) 선조에 의해서 이곳으로 오게 된 겁니다.”


신휘섭 만호장의 질문에 사츠의 배달족이라는 말이 나오자 주세진과 신휘섭 만호장은 놀란 얼굴이 되었다.


“대마도의 주민 중 열이면 아홉이 배달족이지요.”


두 사람의 놀란 얼굴에 사츠가 말했다.

‘야마토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환려제국이라면 대마도를 살수도 있겠는데,’

사츠의 말을 들은 주세진은 환려제국의 손평이 생각났다.

주세진은 사츠와 마을 주민들을 데리고 범선으로 향했다.

바로 점심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서였다.

범선의 식당에 엄원정의 주민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범선의 숙수는 목포진의 토속음식을 만들어냈다.

음식을 먹던 사츠가 눈물을 흘렸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가끔 해 주셨던 음식이라.....,”

“그래요? 많이 드십시오.”

주세진이 주름으로 둘러싸인 사츠의 눈을 보며 말했다.

식사가 끝나자 주세진과 신휘섭 만호장은 엄원정의 주민들에게 다시 올 것을 약속하고 목포진으로 향했다


“주상단주! 혹시..물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묻겠네. 옛날 자네가 중원에 있을 때 휘하 중에 만호장이 있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만호장님! 그걸 왜......?”


목포진으로 향하는 금구상단의 상선에 오른 신휘섭 만호장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표정의 주세진이 물었다.


“언젠가 자네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네, 그 당시에는 말도 안 되는 헛소문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자네의 활 솜씨를 보니 결코 헛소문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네. 불쾌했다면 용서하시게.”

“아닙니다. 만호장님! 제가 철없던 시절에 권력의 단맛에 빠져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곽도형 만호장은 지금 환려제국의 만호장으로 있습니다.”

“그랬었구먼, 주상단주! 목포진에 위기가 생기면 오늘처럼 나서 주게나.”

“하하! 미력하나마 그렇게 하겠습니다. 만호장님!”


****


상단에 들러 잡무를 처리한 주세진은 환려제국으로 향했다.


“황보상신 영감! 저는 이곳 환려제국으로 오기 전 우리 상단의 상선을 습격한 해적들의 본거지를 소탕하러 갔습니다. 대마도의 엄원정에 숨어 있는 해적들을 소탕하고 나서 대마도의 원주민들과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대부분이 우리 배달족이었습니다.”

“허! 그래?”


환려제국에 도착하자마자 손평을 찾은 주세진은 자신의 생각을 손평에게 이야기했다.


“제가 황보상신 영감께 올리고자 한 말씀은 환려제국이 왜왕으로부터 대마도를 취해 대마도의 원주민들을 해적들의 지배에서 구해주셨으면 합니다.”

“해적들을 모두 소탕했다고 하지 않았나?”

“제가 본 대마도는 강력한 힘을 가진 영주나 도주(島主)가 없어서 언제든지 해적들의 본거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흠-음! 그렇다면 폐하의 윤허를 구해야겠네. 내일 폐하께 주청을 드려볼 것이니 오늘은 우리 집에서 묵게,”

“예, 감사합니다. 황보상신 영감!”


손평과 저녁을 먹은 주세진은 손평이 마련한 객방으로 갔다.

‘휴-우! 북방의 한풍(寒風)은 아직도 잔설(殘雪)을 몰고 다니는구나!’

주세진은 반주 삼아 마셨던 법주의 취기를 몰아낼 요량으로 객방 밖으로 잠시 나왔다가 얼굴을 때리는 찬바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절실하게 느낀 동족의 일인데 항상 환려제국에 기댄다는 것은 나답지 않은 것이다!’

주세진은 손평에게 서찰을 남기고 금구상단의 상선에 올랐다.

목포진으로 돌아온 주세진은 신휘섭 만호장을 찾아갔다.


“만호장님! 우리 상단에서 엄원정의 사츠노인과 배달족들을 보호해야겠습니다.”

“응? 그들을 상단에서 보호하겠다고, 어떻게 말인가?”

“예! 그래서 만호장님을 찾아왔습니다. 삼남 지방에서 사병(私兵)을 구하고 싶은데 방문을 붙이도록 조치를 해 주십시오.”

“방문이라? 알았네. 장수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미리 이야기해 두겠네만 너무 서두르지는 말게,”


신휘섭 만호장의 대답을 듣고 나온 주세진이었지만 가슴이 답답했다.

‘사츠노인의 눈빛은 일각(一刻)이 여삼추(如三秋)처럼 느껴졌는데 어느 세월에 병사들을 구한단 말인가?’

답답함을 잊고자 주세진이 상단의 일에 전념하는 동안 환려제국에서 반가운 사람들이 왔다.


****


“주공자! 이게 얼마 만입니까?”


환려제국에서 오백의 병사들을 이끌고 온 사람은 바로 곽도형 만호장이었다.


“아! 만호장님! 어서 오십시오. 강녕하신 모습을 뵈니 지난날 투정만 부렸던 저의 죄책감이 조금 덜어진 듯합니다.”


주세진은 곽도형 만호장이 만류할 틈도 없이 곽도형 만호장에게 절을 올렸다.


“주공자! 왜 이러시오?”

“백부(伯父)님! 이제부터는 만호장님을 백부님으로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주세진의 말에 곽도형 만호장의 얼굴에 고뇌가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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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2. 모스크바공국 23.07.13 15 1 12쪽
» 71. 대마도 23.07.13 17 0 12쪽
70 70. 성선제국으로 온 총통 23.07.12 1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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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68. 교토성 함락 23.07.10 17 0 12쪽
67 67. 왜의 성선제국 침략 23.07.09 16 0 13쪽
66 66. 황제의 동생 염천광 23.07.08 24 0 12쪽
65 65. 황제와 왈패 23.07.06 17 0 12쪽
64 64. 대도 점령 23.07.06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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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 다시만난 손평과 이자준 23.07.03 19 1 13쪽
60 60. 염천인의 흉계 23.07.02 15 1 12쪽
59 59. 직물기와 범선 23.07.01 16 1 13쪽
58 58. 안토니오 황제 23.06.30 18 0 12쪽
57 57. 통사랑 주세진 23.06.29 19 0 12쪽
56 56. 연애 23.06.28 18 0 12쪽
55 55. 고려군의 분열 23.06.27 25 0 13쪽
54 54. 공짜 소금 23.06.26 22 0 12쪽
53 53. 환려제국의 영토 23.06.25 40 0 12쪽
52 52. 우여곡절 23.06.24 20 0 13쪽
51 51. 서운관 감후 차승춘 23.06.23 21 0 12쪽
50 50. 구양수의 죽음 23.06.22 22 0 12쪽
49 49. 장춘성 23.06.21 18 0 12쪽
48 48. 환려제국의 신무기 23.06.20 2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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