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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강인의 정당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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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작품등록일 :
2022.10.28 20:44
최근연재일 :
2023.01.01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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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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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 단검과 금불상

DUMMY

강인이 구속된 지 이십일 정도가 지나자 변호사가 접견을 신청했다.


“1220번! 변호인 접견.”


소지가 강인이 있는 창가로 와서 말했다.

‘그래도 그 인간이 그냥 떠나기가 미안한지 변호사는 사주고 갔어!’


강인은 방을 나와서 접견실로 갔다.


“강인씨?”

“예!”

“나는 국선변호인인 손진수입니다.”

“예? 국선변호사요?”

“그렇습니다. 뭐가 잘못됐나요?”

“아니요. 그런 것 없으니 대충하고 빨리 끝냅시다.”


손진수변호사는 강인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원론적인 몇 마디를 끝으로 재판 때 보자고 하며 접견실을 나갔다.

또다시 십 일이 지났다.


“1220번! 출정”


강인이 재판을 받는 날이 되었다.

판사는 강인에게 일 년 형을 선고했다.

‘이런 삶을 살아야 할지 꿈에도 몰랐는데 세상 정말 엿 같다!’

강인은 항소하지 않고 그냥 형을 살기로 했다.

기결수가 된 강인은 공장으로 출력 다니며 성실히 수형 생활을 했다.

강인이 공장출력을 다녀와 저녁을 먹고 TV 뉴스를 보던 어느 날이었다.


-“오늘 검찰은 국내 최대 폭력조직인 광현이파 조직원 오십팔 명을

검거했습니다.

특히 십 년 넘게 수배 중이던 두목 국광현을 은신처에서.....,”


강인은 TV 뉴스를 보면서 허탈한 심정이 되었다.

그래서 강인은 조직 생활을 포기하는 대신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2003년 봄,

강인은 만기 출소를 했다.

‘갈 곳도, 오라는 데도 없는데 어디로 가야 할까?’

강인은 은행 CMS로 가서 잔액 확인을 했다.

‘다희가 입금해준 돈하고 내가 출력해서 번 돈을 다 합쳐도 오백만 원이 되지 않아!

이 돈으로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생각을 마친 강인은 서울 변두리로 왔다.

‘고시원으로 가서 방을 구하고 새벽 인력 시장을 나가면 힘들어도 당분간 살 수는 있을 거야!’

고시원에 방을 구한 강인은 간단한 가재도구를 산 뒤 식당으로 들어가 출소 후 첫 사회 밥을 먹었다.

밥을 먹으면서 소주를 한 병 마신 강인은 내일 아침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누웠다.

‘현재 겨우 삼백만 원이 남았는데 빨리 벌어서 전셋집이라도 구하자.’

새벽이 되자 강인은 작업복을 입고 근로자 대기소로 갔다.


“거기, 갑시다.”


새벽에 인력대기소로 온 시공사의 사장들은 많은 사람 중에서 강인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강인의 얼굴이 선해 보였고 또 체격이 커서 힘이 좋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힘은 들어도 이대로 일 년만 하면 작은 전세방은 구하겠다.’

한 달이 지나자 강인은 금방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여름이 되자 일하는 날보다 노는 날이 더 많아졌다.

‘아, 씨발! 평생을 새벽 인력 시장을 전전하며 살아야 하나?’

강인이 소주병을 입에 대고 고개를 들어 소주를 마시는데 손바닥보다 더 작은 창문에 흘러내리는 빗물이 보였다.

‘아 씨발! 모처럼 술을 마시는데 요즘 소주는 도수도 약하고 양도 너무 적어졌어!’

두 병을 마신 강인은 소주를 사기 위해 방을 나와 고시원의 어두운 복도를 걸었다.


“이 사람아 김씨! 그러다가 저 영감이 죽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칼을 들었어?”

“디지기야 하것소?


고시원의 입구에서 막노동하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큰 소리로 다투고 있었다.

‘큭! 저 사람들 저러다가 천둥산에 묻히는 것 아냐?’

강인은 낡은 우산을 펴고 고시원을 나섰다.


-“디진 영감이 우리가 훔친 유물을 어디에 뒀다고 하디?”

-“영감이 디지기 바로 전 천둥산 흙 바위 밑에 묻었다고 했소.”


‘맞아! 천둥산 흙 바위 밑! 도굴꾼들이 말하길 국보급 유물을 천둥산 흙 바위 밑에

묻어 놨다고 했어!’

몸을 돌려 방으로 들어간 강인은 자신의 옷 중에서 제일 깨끗한 옷을 입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강인이 간 곳은 피시방이었다.

‘뭐야? 우리나라에 무슨 천둥산이 이렇게 많아?’

인터넷에서 조회한 우리나라의 천둥산은 총 다섯 곳이었다.


-천둥산 흙 바위

김빈은 다시 검색창에 글을 치고 이미지 검색을 시작했다.

‘흙 바위라고 하는 장소는 없는데 직접 가보자!’

다섯 곳의 천둥산 주소를 메모한 강인은 금속탐지기를 검색했다.

‘도굴꾼들이 말한 국보급 유물을 찾지 못하면 나는 완전히 폭망한다. 휴-우! 그래도 이 방법밖에 없는데 시도라도 해봐야지 어떡하겠어!’

강인은 돈을 생각해서 중고 금속탐지를 직거래하기로 했다.


여름철 장마가 끝나고 가을이 되었다.

고시원에서 방을 뺀 강인은 텐트를 메고 첫 번째 방문지인 경남에 있는 천둥산으로 갔다.

‘가을이라 산에 있는 독사들이 나처럼 독이 바짝 올랐을 텐데 길이 없어서 이마저도 힘들다!’

강인은 뱀에 물리지 않기 위해 청바지에 장화를 신었지만, 간혹 보이는 뱀을 보며 깜짝깜짝 놀랐다.

산의 정상에 도착한 강인은 금속탐지기를 꺼냈다.

삑-삑!

금속탐지기가 울리자 강인은 야전삽을 꺼냈다.

헉-헉!

‘노가대를 해서 체력만큼은 자신 있는데 돌들이 많아 너무 힘들다!’

금속탐지기가 탐지한 몇 군데 땅을 판 강인은 그늘로 가서 도시락을 먹었다.


“아, 씨발!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하더니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땅속에서 나온 것은 모두 철분을 다량으로 함유한 철강석뿐이었다.

점심을 먹고 네 곳을 더 판 강인은 삽을 배낭에 넣으며 중얼거렸다.

저녁을 먹고 모텔로 들어간 강인은 다음 목적지를 정했다.

‘경남에 두 곳의 천둥산이 있으니 한 곳을 더 확인하고 나서 전라남도로 이동하자.’

이른 새벽, 버스를 탄 강인은 두 번째 천둥산이 있는 곳으로 갔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후가 되자 강인은 탈진하여 쓰러질 것 같은 몸을 이끌고 힘들게 하산했다.


터미널 근처에서 저녁을 먹은 강인은 심야버스를 타고 전라남도로 이동했다.

완도와 진도의 천둥산에서 허탕을 친 강인은 다시 고흥으로 가기 위해 배를 탔다.

‘고흥의 천둥산에도 금불상이 없으면 나에게는 희망마저 폭망하는데 어떡하지?’

고흥에 도착한 강인은 횟집에 들러 전어회를 샀다.

‘소주라도 한잔할까?’

마트에서 즉석밥과 소주를 산 강인은 모텔로 들어갔다.

샤워를 마친 강인은 전어회의 포장지를 뜯으면서 침을 흘렸다.

‘서비스로 구워 준 전어가 더 맛있네.’

전어의 산지답게 강인이 전어회를 사자 횟집 주인은 전어구이를 서비스로 주었다.

밥과 함께 전어회를 먹은 강인은 침대에 누웠다.

‘아! 저놈의 햇빛! 잠을 못 자게 하네.’

강인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강한 가을 햇살에 눈을 떴다.


‘아, 씨발! 벌써 열두 시가 되었어!’

시계를 본 강인은 서둘러 세면을 마친 모텔 근처에서 밥을 먹고 택시를 타고 천둥산 아래로 갔다.

‘바닷가라 시원해서 졸라 좋네! 늦어서 산을 못 내려갈지 모르니 먼저 텐트부터 치자.’

텐트를 친 강인은 금속탐지기를 꺼내 탐지를 시작했다.


삑-삑-삑!

‘이 소리는 지금까지 들어본 철강석 소리가 아닌데 뭘까?’

탐지 음에 흥분한 강인은 야전삽을 꺼내 서둘러 땅을 팠다.

‘죽은 영감이 유물을 묻은 곳은 이곳이 확실하다!’

강인이 땅을 1m 가까이 팠지만, 유물은 나오지 않고 금속탐지기의 탐지 음은 더 크게 들렸다.

팍-팍!

1m를 넘게 파자 돌들은 보이지 않고 검붉은 황토가 섞인 마사가 나왔다.

‘아 씨! 이게 뭐야?’

강인의 손에 들린 것은 탄피였다.

퍽!

허탈해진 강인은 삽을 던지고 바닥에 누워버렸다.

‘금방 어두워질 텐데 도시락을 먹으면서 술이나 한잔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텐트로 들어가려던 강인이 그 자리에 섰다.

‘웬 흙무더기가 있을까?’

텐트와 30m 정도 떨어진 뒤쪽에 흙이 쌓여있었다.

‘혹시 저것을 흙산이라고 표현한 걸까?’

손에 금속탐지기와 삽을 든 강인은 흙이 쌓인 곳으로 갔다.

삑-삑-삑!

흙이 쌓인 곳에 금속탐지기를 대자 탐지기가 울렸다.

‘왜 이렇게 단단한 거야? 이래서 이곳을 흙 바위라고 했나?’’

흙은 거의 바위처럼 단단해서 삽이 들어가지 않았다.

‘킥-킥! 이곳에는 있을 거야! 어차피 마지막이니 쉬면서 차분하게 땅을 파자.’

강인은 다른 곳과 다르게 조심스럽게 땅을 팠다.

챙!

금속 물질이 삽 끝에 부딪혀 청아한 소리가 났다.

삽을 내려놓은 강인은 손끝으로 전해오는 고통을 참으며 손으로 땅을 팠다.

‘이게 뭐야? 이건 칼이잖아!’

강인의 손에 들린 것은 옛날 단검이었다.

‘에이 씨발!’

강인은 칼을 멀리 던져 버리려고 단검을 들었다.


“아-악!”


강인이 손에 든 칼은 오래된 단검이었지만 장갑을 뚫고 강인의 손을 벴다.


“이 단검이 보물일까?”


강인은 장갑을 벗고 피가 흐르는 손으로 단검을 들고 유심히 살펴보았다.

‘단검의 손잡이에 보석이 박혀 있는 것으로 봐서 보물일 수도 있겠다. 그럼 혹시?’

칼을 수건으로 감싼 강인은 금속탐지기를 들고 단검이 나온 구덩이에 갖다 댔다.

삑-삑-삑!

금속탐지기가 또 울렸다.

손에 장갑을 낀 강인은 손으로 구덩이를 팠다.


“푸-하하! 심 봤다.”


금불상으로 보이는 불상의 머리가 보였다.

강인은 떨리는 손으로 땅을 더 판 뒤 불상의 겨드랑이를 잡고 뽑아 올렸다.

‘뭐가 이렇게 무거워?’

턱-턱

강인은 손으로 땅을 더 판 뒤 금불상을 들어 올려 불상에 묻은 흙을 장갑으로 털었다.

우-차!

‘대박! 초대박이야! 이 무게는 시멘트 한 포대 무게와 같으니 금값만 해도 얼마야?’

강인이 알고 있는 시멘트의 한 포대 국제규격은 42.637kg이다.


“큭-큭-큭! 씨발, 역시 죽으라는 법은 없어!”


강인은 자신의 앞에 놓인 금불상이 공사현장에서 무수히 들었던 시멘트 한 포대와 같은 무게라 좋아 죽을 지경이었다.

‘역시 큰 배낭을 메고 오길 잘했어! 혹시 금불상이 한 쌍?’

금불상을 배낭에 넣은 강인은 금속탐지기를 들고 다시 구덩이에 대보았다.

......,

금속탐지기는 더는 울지 않았다.

‘하다못해 금덩이 한 개라도 더 있으면 비상금으로 쓰면 좋은데 더는 없구나! 이제 곧 밤이 될 것 같으니 밥이나 먹고 쉬다가 내일 아침 일찍 내려가자.’

강인은 밥을 먹으면서 시선은 금불상이 들어있는 배낭과 단검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떨려서 도저히 더 못 먹겠다.’

강인은 도시락을 비닐봉지에 넣고 텐트 안에 누웠다.

‘안 되겠다. 내가 잠든 사이에 누가 배낭을 들고 가면 어떡해?’

일어난 강인은 핸드폰을 촬영모드로 바꾼 뒤 자신의 몸이 촬영되도록 텐트 천장에 부착했다.

그리고 배낭을 눕힌 후 배낭을 베고 누웠다.

‘큭-큭! 아 씨발 기분 졸라 좋네! 아니지, 지금부터 욕은 하지 않고 돈 많은 사람답게 점잖게 말해야지. 큭-큭! 여러분! 저는 지금 기분이 너무 좋아요. 히히히!’

강인은 혼자 히죽거리다가 단검을 수건으로 감싸 가슴에 올리고 눈을 감았다.


“여러분! 불타는 주말입니다. 드르릉-푸우!”


잠이 든 강인은 혼자 중얼거리며 히죽히죽 웃었다.


적월(赤月)!

강인이 잠들자 밤하늘에 난데없는 붉은 달이 떴다.

그리고 붉은 달빛은 텐트로 들어와 강인을 비췄다.


꿈틀-꿈틀!

단검을 감싼 수건이 움직이더니 수건 속에서 단검이 뱀처럼 기어 나왔다.

그리고 단검의 칼끝은 뱀이 머리를 들 듯 위로 올렸다.


푸-욱!

단검은 강인의 가슴에 박히더니 꿈틀꿈틀 조금씩 가슴속으로 들어갔다.


“여러분! 사랑해요. 드르릉-푸우! 킥킥!”


강인은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혼자 잠꼬대하며 히죽거렸다.




나는 버려진 것이 아니라 오늘 출시된 신상으로 누군가가 흘리고 간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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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 당나라 장군 고선진 +6 22.11.02 987 33 12쪽
» 4. 단검과 금불상 +9 22.11.02 997 35 12쪽
3 3. 교도소 +20 22.11.01 1,093 92 12쪽
2 2. 담을 넘어 온 국회의원 아들 +21 22.11.01 1,143 96 12쪽
1 1. 전국구 조직원 +73 22.11.01 1,680 19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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