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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서의 서재입니다.

여사친들이 자꾸 늘어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김낙서
작품등록일 :
2022.05.11 17:08
최근연재일 :
2022.06.03 06:0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740
추천수 :
27
글자수 :
108,498

작성
22.05.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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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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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9쪽

002 세 개의 게임이 하나로 (2)

DUMMY

“아무튼 저는 그 다경이라는 사람 아니라고요. 송태영 씨!”

“내가 송태영이라고 말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알았지?”


팡! 엘리제는 침대를 두 손으로 내리쳤다.


“아, 하여간! 아니라니까요! 자중하세요, 마커스 오라버니!”

“오라버니? 내 호칭이 이상하네. 엘리제 역할이라 그런가?”

“역할이 아니라 본인입니다!”


나는 엘리제를 끌어안았다.


“안 아파? 어디 아픈 곳은 없어?”

“으···.”


엘리제는 마커스의 포옹을 밀어내려다가 말고 끌어안았다.


“···아픈 곳은 없어요. 잘 먹고 잘 자고 기운차게 살고 있어요.”

“다행이네. 정말 다행이야.”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오라버니. 하지만 저는 엘리제에요. 잊지 마시고, 부디 역할에 충실하세요.”


역할에 충실하라고 하면, ‘그것’의 주인공 마커스 역할에 충실하라는 건가.


“그럼 막 정신 못 차린 망나니처럼 패악을 부리면 되는 건가?”

“그거 말고요. 제정신이 든 마커스 오라버니 역할을 해주세요.”

“갑작스럽긴 하지만, 해볼게.”

“그래요. 그래야 나의 오라버니죠.”


그때, 띠링. 익숙한 효과음과 함께 내 앞에 알림창이 떴다.


[Mission: 저택을 이루고 있는 세 개의 게임 이름을 맞히시오.]


미션? 이게 뭐지? 엘리제 쪽을 돌아보니 그쪽에도 뭔가 알림창이 뜬 모양이었다. 엘리제가 말했다.


“자. 빙의 후 첫 번째 미션이네요. 3개의 게임 이름을 맞혀보세요.”

“엘리제한테 말하면 되는 거야?”

“네. 저는 오라버니의 동생인 동시에 시스템 도우미니까요. 문제를 낸 것은 시스템이고요.”

“알았어. 지금 말할게.”

“네. 하나씩 말씀해 보세요.”


일단 첫 번째 게임.


“가문의 영광.”


띠링! 정답 알림창이 떠올랐다. 엘리제가 물었다.


“어떻게 아신 거죠?”

“아까 본 집사의 얼굴이 그 게임의 집사 얼굴하고 똑같이 생겼어.”

“그렇군요. 그러면 다음 답을 말씀해 보세요.”


두 번째 게임.


“던전 매니아.”


띠링! 정답 알림창이 떠올랐다. 엘리제가 또 물었다.


“이번 것은 어떻게 아셨죠?”

“알림창 뜰 때 나는 효과음이 던전 매니아하고 똑같아.”

“예리하시네요, 오라버니. 그럼 마지막 답을 맞혀보세요.”


세 번째 게임.


“천사 같은 친구들.”


띠링! 정답 알림창이 떠올랐다. 뒤이어 미션 클리어 알림이 떴다.


“축하해요! 이것으로 체험판 모드 클리어! 주인공 모드로 전환되었어요!”

“그래? 주인공 모드가 되면 뭔가 좋은 건가?”


내 질문에 엘리제는 허리에 양손을 짚고 말했다.


“오늘 오후 6시까지, 앞으로 3시간 안에 난제 세 개를 해결하셔야 해요.”

“3시간 안에? 그런 게 그 게임 중에 있었나?”

“게임의 룰만 그 세 개의 게임이고요, 내용은 새로운 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뭔가 좀 무서운데? 그래서, 3개의 난제란 건 뭐야?”

“네. 보여드리죠.”


엘리제는 손짓으로 허공을 콕콕콕 찍어서 내게 알림창 3개를 보내주었다.


[Mission: 왕실에서 날아온 독촉장. 오늘 오후 6시까지 왕실에 진 빚을 갚지 못하면 웨니아 가문의 저택과 영지와 회사들 모두가 왕국에 압류됩니다.]

[Mission: 지하의 던전 브레이크. 저택 지하실을 점거하고 있는 고블린들을 모두 퇴치하십시오. 오늘 오후 6시까지 퇴치하지 못하면 고블린들이 저택 전체를 점거하게 됩니다.]

[Mission: 오늘 오후 6시까지 프롤로그 에피소드를 클리어하십시오. 제한 시간 내에 클리어하지 못하면 당신은 죽습니다.]


나는 미션들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이런 미션은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오후 3시. 3시간 뒤에 죽을 위기다. 엘리제가 말했다.


“그동안에는 이 3개의 미션이 제게 띄워져 있었어요. 마커스 오라버니에게 설명을 하고 미션을 넘겨주면 되는 거였는데요. 과거의 마커스 오라버니는 미션을 받을 줄 모르더라고요. 그동안에 미션 마감 시한이 계속 줄어들어서 오늘에 이르게 된 거죠.”

“그럼 내가 아슬아슬한 시점에 깨어난 셈이네?”


엘리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전부 해결하지 못하면 낭패를 보게 될 거예요. 일부만 해결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는 오라버니가 3개의 문제를 전부 해결해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기대를 받는 건 좋은데, 내가 그럴 능력이 있을지 의문이네.”

“스스로를 의심하지 마세요. 오라버니는 우리 가문과 저택의 희망이세요.”

“정말? 나 개망나니였는데?”

“네. 우리 가문과 저택의 희망이신 개망나니 오라버니.”


나는 팔짱을 끼고 엘리제에게 물었다.


“일단 하나씩 짚어보자. 빚 갚는 미션 말인데, 액수가 어느 정도 되는 거야?”

“다이아 1500개요.”

“그 빚은 어떻게 진 거야?”

“과거에 오라버니가 도박 빚을 졌어요. 그 빚을 갚기 위해 왕국의 돈을 빌렸는데, 그 돈으로 또 도박을 해서 돈을 전부 날려버렸어요.”

“···그거 어디서 많이 듣던 상황인데?”

“누군가의 부모님이 싸지르고 간 짓을 빼닮았죠. 이제 도박이라면 지긋지긋해요.”

“그 어떤 부모님처럼 나도 도망치면 되나?”

“절대 안 돼요! 미션을 반드시 해결하세요! 그다음은 오라버니 자유예요!”

“그래. 그래. 그럼 다음 미션은?”

“다음 미션의 이해를 도울 화면을 보여드리죠.”


엘리제는 화면이 뜬 창 하나를 내게 넘겨주었다. 저택의 도면이다.


“이 저택의 지하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어요. 지하 2층부터 지하 99층까지 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죠.”

“엘리베이터가 달린 지하 99층짜리 던전. 그건 게임 설정하고 똑같네. 그럼 고블린들은 어디서 나온 거야?”

“지하 5층이요. 계단도 없는데 용케도 굴을 파서 땅바닥을 뚫고 기어 올라왔어요.”

“그럼 지금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거야?”

“잘 피해 가면 되리라 생각해요. 딱히 외부인의 진입을 막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저택의 몇몇 사용인들이 곤봉을 들고 경계하고 있는데, 서로 싸우는 지경에 이르지는 않은 모양이에요.”

“그러면 해볼 만할지도···. 마지막 하나는?”

“마지막 미션은 별다른 추가정보가 없어요.”


추가정보가 없다니. 그러면 곤란한데.


“오후 6시까지 프롤로그 에피소드를 클리어해야 한다는데. 곤란하잖아.”

“네. 곤란하죠.”

“원작에서 100일이 걸리는 에피소드를 어떻게 3시간 만에 클리어하라는 거지?”

“그래도 오라버니라면 어떻게든 해결해줄 수 있으리라 믿어요.”

“날 너무 믿는 거 아냐?”

“달리 믿을 곳이 없어요. 오라버니 화이팅!”


마감 시간이 3시간 남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지. 가문과 저택의 존망이, 그리고 내 목숨이 걸린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타개할 수 있을까. 방법을 찾자.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는 상태창을 띄웠다. 3개의 상태창이 떴다. 먼저 ‘가문의 영광’.


“‘가문의 영광’ 쪽의 잔고는 0이네.”

“사용인들 월급도 밀려있어요.”

“거참 낭패로군···.”


두 번째 상태창을 살펴보았다.


“‘던전 매니아’에서 내 레벨은 1이네. 내 기억으로 고블린들 평균 레벨이 5, 보스 고블린은 8. 이대로 고블린들을 상대했다간 죽기 딱 좋겠어.”

“참고로 20여 마리가 지하실을 점거하고 있어요.”

“그거 알려줘서 고맙군.”


세 번째 상태창을 살폈다.


“‘천사 같은 친구들’은 친구 없음. 내 기억으로 프롤로그를 클리어하면 친구가 하나 생기는데.”

“그 친구가 저죠. 주인공의 여동생.”

“그냥 지금 친구가 되어주면 안 될까?”

“소용없어요. 아시잖아요? 그 게임에서 진정한 의미의 친구가 되려면 ‘인연의 파편’을 건드려야 해요.”

“‘인연의 파편’을 건드리려면 어떤 식으로든 교류를 해야 하잖아?”

“네. 그 최초의 교류는 100일짜리고요.”

“하. 난감하네.”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타개할 수 있을까.


내게 돈이 있었다면 지하 던전 33층으로 가서 무기와 방어구를 조금 좋은 것으로 장만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잔고는 0이고 갚아야 할 빚은 무려 다이아몬드 1500개에 달한다. 어떻게든 320개까지는 장만할 방법이 있지만, 그것으로는 한참 부족하다.


그럼 더 많은 다이아를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지하 던전을 돌다 보면 다이아 원석이나 다이아 세공품 같은 것을 손에 넣을 수는 있다. 그러나 다이아를 수집하려면 적어도 80레벨을 넘어야 한다. 만랩이 99인데. 까마득하다.


가만. 다이아? 나는 다시 상태창을 켰다. 뭔가 확인하기 위해서다.


맞다. 캐쉬. 가상의 화폐단위다. ‘가문의 영광’이나 ‘던전 매니아’나 같은 화폐단위를 사용한다. 캐쉬를 충전하면 ‘가문의 영광’의 자원들을 구매할 수 있다. 게다가 캐쉬는 ‘던전 매니아’의 화폐단위이기도 하다. 이쪽은 충전하는 게 아니라 게임 안에서 벌어야 한다는 점이 다르지만.


어쩌면 방법을 찾은 걸지도 모르겠다.


“다경아, 아니 엘리제.”

“네, 오라버니.”

“방법을 찾은 것 같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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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012 살인 미수 혐의 (1) 22.05.22 18 0 11쪽
11 011 보육원 화재 사건 (5) 22.05.21 19 0 10쪽
10 010 보육원 화재 사건 (4) 22.05.20 2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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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7 보육원 화재 사건 (1) 22.05.17 37 1 10쪽
6 006 하극상의 하극상 22.05.16 43 2 11쪽
5 005 세 개의 게임이 하나로 (5) 22.05.15 50 3 10쪽
4 004 세 개의 게임이 하나로 (4) 22.05.14 49 3 10쪽
3 003 세 개의 게임이 하나로 (3) 22.05.13 54 4 10쪽
» 002 세 개의 게임이 하나로 (2) 22.05.12 75 6 9쪽
1 001 세 개의 게임이 하나로 (1) 22.05.11 144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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