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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松潭) 님의 서재입니다.

강호풍운록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송담(松潭)
작품등록일 :
2007.06.26 18:12
최근연재일 :
2007.06.26 18:12
연재수 :
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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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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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485

작성
07.05.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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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강호풍운록(인재 人材 3)

DUMMY

무진의 손에 사슬이 들려 있었다. 흉수들은 사슬에 목이 걸린 채 네 발로 기면서 무진을 따라오고 있는 것이다.

무진의 걸음이 빨라졌다. 그런 그의 걸음을 흉수들은 따르지 못했다. 그들에게서 고통스런 신음이 토해지고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기어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목에 걸린 사슬을 잡은 채 질질 끌려가고 있는 것이었다.

아직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어느새 산길에 접어들었다. 그래도 흉수들의 숨은 멈추지 않고 있었다.

그녀가 잠든 머리맡에 흉수들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흉수들은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그 말만 계속하고 있었다.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그리고 흉수들의 숨은 점점 느려지기만 했다.

무진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조용히 내리던 비는 어느새 폭우로 변해 버렸다. 이미 골이 패였던 부분의 흙들이 빗물에 휩쓸리며 용트림을 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도랑이 생기고 있었다. 도랑은 마치 분노에 휩싸인 무진의 혈관처럼 보였다. 불끈거리며 황토를 쓸어가고 있는 것이다.


무맹은 혼란에 빠져들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삐 뛰어 다녔다. 하다못해 시비들 까지도 걷고 있는 이들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맹주전이다. 오십명은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회의실에 앉아 있었다. 맹주 제갈천을 비롯해 맹을 이끄는 각료들이 모두 모인 것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입을 다문 채였다. 찻잔이 앞에 놓여 있었지만 이미 싸늘하게 식어있었다. 차를 마신 흔적은 누구에게서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장로원의 일로 인해서 각료들은 침통해 하고 있었다. 재 선출까지의 기간 동안 무맹은 소림의 독주체제가 되어 있는 것이다. 소림파벌들이 발 빠르게 세를 불려가더니 해남파벌을 흡수해버렸다. 서로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더 이상 소림을 견제할 세력은 없었다.

각료들이 인선을 하기 위해서는 장로원의 결의가 필요했다. 또한 대주급에 대한 인선도 마찬가지였다. 제갈파벌의 실세들은 난감했다. 모두들 침통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었다.


문이 다급히 열리더니 초로의 사내가 들어섰다. 허겁지겁 들어선 그의 손에는 붉은색의 전서가 들려져 있었다. 특급인 것이다. 무맹의 정보단주 제갈문 이었다. 급박한 걸음으로 맹주에게 다가간 그가 전서를 넘겼다.

“꿀꺽!”

누군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장내를 울렸다. 수년간 특급의 전서는 없었던 것이다. 긴장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각료들은 당혹스러웠다. 전서를 읽고 난 제갈천이, 말없이 인상만 쓰고 있는 까닭이었다.

“허허 이것이 사실이란 말인가...”

누구에게 묻고자 함이 아니었다. 어이가 없어 하는 말이었던 것이다. 모두의 시선이 전서와 맹주의 입으로 몰려들었다. 맹주의 말로 인해 긴장이 더해만 갔던 것이다. 그런 그들의 궁금함은 곧 풀어지고 있었다.

“귀주지부의 모든 병력이 몰살당했다고 하오. 흉수들의 정체와 인원은 밝혀지지 않았고 지금 그곳엔 아무도 없다는 것이오. 시비까지도 모두 사라졌다는 것인데...”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맹주 전에 갑작스런 적막이 쌓이고 있었다.

이윽고 누군가 입을 열면서 적막이 깨져 나갔다.

“어떤 세력이 감히 무맹의 지부를...”

감찰단주인 호구걸개(虎口乞丐) 구완이다. 자신이 알기로 그럴 만한 세력은 없었던 것이다. 다른 이들의 심중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었다.

“속히 조사를 해봐야 하겠습니다. 쉽게 넘어갈 사안이 아닌 것입니다. 이미 철저한 조사를 일러두었습니다만, 본 단에서 추가로 조사대를 파견해야만 합니다.”

정보단주인 제갈문이었다. 조사단의 추가 파견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 해야지. 가용 인력이 얼마나 되나?”

“백인대 셋을 보낼 여력은 됩니다. 하지만 그리되면 중앙의 정보에 어두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맹주 제갈천의 말에 제갈문이 답하고 있었다. 허나 서로가 답답할 뿐이었다. 많은 인원을 파견할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고 대충 보낼 수도 없었다. 제갈천은 결국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귀주보다는 중앙이 더 급한 것이다. 맹주선출이 코앞인 까닭이었다.

“백인대 하나만 보내도록 하지. 사천이나 감숙에서 인원을 좀 빼라고 해봐. 그곳도 너무 많이 차출하게 되면 곤란할 테니까 최소한의 인원으로 조사하라고 해. 어차피 보통 놈들은 아닐 것이야. 단서도 별로 남기지 않았을 터이니 일단 현장 보존부터 해놓고, 추후에 시간을 두고 조사하라고 해.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고.”

“허면 귀주를 어찌해야 합니까?”

내무전을 맡고 있는 공동의 옥현진인(沃賢眞人) 이었다.

“새로 인력을 배치해야 할 것인데 장로원이 저모양이 되어버렸으니...”

“장로원에서 의결을 할 때까지 마냥 비워둘 수도 없는 것 아닙니까?”

감찰단주인 호구걸개 구와이었다.

“허,...어찌 이런 일이...”

“일단 배치할 병력을 선발해 두도록 하지. 각 부대에서 일정 인원을 뽑아 병력을 꾸리고 행정인력 또한 각전에서 차출하는 것이 좋겠지. 아니지, 최대한 빨리 인선을 해서 그들보고 조사를 하라고 하는 편이 나을 거야. 나는 공각을 만나 협조를 구해 볼 터이니 최대한 서두르도록.”

제갈천이 말을 마치고는 급히 일어나고 있었다. 맹주가 일어서자, 특별한 대책이랄 것도 내놓지 못한 채 각료회의는 파장을 하고 말았다.


연휘는 둥지가 위치한 산의 정상에서 발아래 펼쳐진 구름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비통함으로 가득해 보였다.

‘내가 무능한 탓이다. 저들의 넋이 나를 얼마나 원망하고 있을까...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할 것을... 사부님이라도 계셨더라면...’

구름이 서로 엉켜들고 있었다. 연휘의 눈에는 어느덧 사부의 형상으로 변하고 있는 구름이었다.

“예끼 이놈! 편히 쉬고 있는 사부가 그리 못 마땅하더냐? 다 큰 놈이 투정부릴 생각이나 하고... 네 녀석 때문에 이곳에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 어떠한 결정을 내리더라도 마지막에 한 번쯤 더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누누이 일렀건만... 녀석아 너무 인상만 쓰지 말고 좀 웃기도 하려무나. 네 녀석은 웃는 모습이 훨씬 낫단다. 허허허“

연휘의 얼굴이 서서히 펴지고 있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오래된 사부였지만 어느새 자신의 마음을 읽고 위로해 주는 것이다.

“사부! 사아아부우!”

연휘의 소리가 산의 적막을 깨고 있었다. 사부의 형상을 이루고 있던 구름이, 해야 할 의무를 마쳤다는 듯 어느덧 바람에 흩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둥지로 향하는 연휘의 걸음이 한결 가벼워 보였다.


무맹의 각료 회의실이다. 내무전주와 병무전주 그리고 정보전주 만이 모여 귀주지부에 파견할 인원들을 선발하고 있었다. 고심하며 인원을 뽑아내고 있었지만 그들의 얼굴은 어둡기만 했다. 이렇게 신경써가며 인선을 해도 장로원에서 부결을 하게 된다면 쓸모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까닭이었다. 허나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해야만 하는 일인 것이다. 그들은 소림파벌에 어떤 자리를 주어야 의결이 쉽게 넘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대주급 이상만 이십 명의 공백이 생겨버렸다. 후속 인선까지 생각한다면 보통 규모의 이동이 아닌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요직을 소림파벌의 사람들로 채워야 할 터였다. 그에 따른 후속 인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귀주로 가게 될 사람들은 허망할 것이었다. 졸지에 날벼락을 맞게 되는 까닭인 것이다.

무맹의 혼란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었다.

귀주에서의 일이 있은 지 이십일이 지나는 시점이었다.


제갈천은 소림의 공각장로를 만나고 있었다. 이름그대로 풀이한다면 비움을 깨닫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비움과는 아예 담을 쌓은 자였다. 대부분의 무맹원들이 그랬지만 고위층으로 올라갈수록 탐욕과 권력에 대한 집착은 상상을 불허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장로들이 심했으며 공각은 가장 대표적인 인물인 것이다.

“귀주에서의 소식은 이미 들으셨겠지요?”

제갈천의 물음에 입술 끝이 살짝 올라가는 공각이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올시다.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지난번에는 장로들이 횡사를 당하더니 귀주까지...”

“그렇지요, 난국이외다. 공교롭게도 후보선출을 앞두고 벌어지다니 난감할 따름이외다. 맹주께서 힘이 드시겠소이다.”

교묘하게 제갈천의 입지를 물고 들어가는 공각이었다.

“그들에 대한 조사는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두 사건이 모두 동일 세력의 소행일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이어지는 공각의 말이 제갈천을 궁지로 몰고 있었다.

“허... 그럴 만한 세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없지요. 현재 드러난 것으로만 놓고 본다면 절대 없는 것이지요.”

“허면, 숨어있는 세력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요. 평화가 너무 길었으니...”

“허... 그렇다면 큰일이 아니겠소이까, 귀주를 저리 만들 정도의 세력이라면 적어도 수천의 인원이 필요할 터인데... 그만한 세력이 드러나지 않고 숨어있었다는 것이...”

공각이 제갈천의 말을 끊었다.

“조금 더 조사해 보시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제갈천의 얼굴이 붉어졌다. 맹주의 신분을 갖고 있는 자신이었다. 허나 앞에 있는 공각은 자신을 그저 하나의 경쟁상대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끌어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리 해야겠지요... 그리고 귀주를 저리 버려둘 수는 없는 것이고, 빠른 시일 내에 사람을 배치해야 하겠소이다. 대사께서 장로들을 움직여 주시지요. 상황이 시급하오이다.”

“허... 장로들이 발등에 떨어진 불로 인해 정신들이 없어서...”

눈을 가늘게 뜨고 제갈천을 지그시 바라보며 하는 말이다.

“이번 인선에서... 절대 서운치 않게 해드릴 것이외다. 소림에서 인재를 많이 등용해야 할 것이지요.”

“허... 그리 말씀을 하시니, 허허... 한 번 해보기로 하지요. 쓸 만한 인재들로 몇몇 추려서 추천을 드려야 하겠소이다. 능력이 대단한 인재들을 몇 알고 있지요.”

“잘 알겠소이다. 대사께서 추천하시는 인재들이라면 더 볼 것도 없겠지요. 몇이나 되겠는지요.”

“이십여 명 되지요. 허나 한 번에 다 할 수는 없는 것이니... 이십 명만 추천하기로 하지요. 그 정도는 가능하겠지요?”

제갈천의 얼굴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불편해진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허나 본인은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를 보는 공각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떠오르고 있었다.

“내무전주에게 그리 전하지요. 이제 밀린 공무를 봐야 하겠소이다. 살펴 가시지요.”

축객령 이었다. 불편함을 이겨내지 못하는 제갈천인 것이다.

“나가는 대로 회의를 소집해 보도록 하겠소이다. 그럼, 이만 물러가도록 하지요.”

공각이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가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마치 제갈천이 들으라는 듯 작은 소리는 아니었다.

“허허... 장로들이 제대로 모이기나 할런지...”

제갈천의 얼굴이 소태라도 씹은 듯 구겨지고 있었다. 공각에게 당한 화를 삭이지 못하는 것이다. 중요한 자리는 모두 양보해야만 하는 까닭이었다.


장로원 소회의실이다. 소림의 공각을 비롯해 모두 아홉의 장로들이 모여 있었다. 소림파벌로 다시 합쳐진 장로들인 것이다.

“모두 이십 개의 자리를 가져 왔소이다. 맹주의 얼굴이 참으로 볼 만 하더이다. 혼자 보기가 얼마나 아깝던지, 허허...”

장로들의 얼굴이 눈에 띄게 펴지고 있었다. 그러더니 바로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하는 장로들이었다. 이십 개의 자리였다. 이제는 그 자리를 놓고 파벌 내에서 싸워야 하는 까닭인 것이다.

탐욕스런 눈빛을 감추지도 않은 채, 서로가 자신의 인물을 심기위해 머리를 굴려대고 있었다. 욕망으로 가득한 장로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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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강호풍운록(지도 地圖 1) +6 07.05.18 20,296 13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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