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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국이 있다면

쓰레기에서 스테이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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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산타있어요
작품등록일 :
2022.10.27 16:44
최근연재일 :
2024.02.23 07: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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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48,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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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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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7화. 드디어 인디고

DUMMY

레벨 업 붐이 일었다.

살짝 죽었던 분위기가 맹렬하게 타오르면서 고인물들은 아낌없이 팁을 뿌리고 뉴비들은 최선을 다해 받아먹었다.


딱 맞춰서 개인 상거래가 활성화되었으니 고인물들은 팁을 뿌리면서 아이템과 포인트도 같이 뿌렸다.


놀랍게도 경매장은 특정 대상을 지정해서 물건을 파는 것이 가능했다.


이쯤 되면 왜 경매장이라 칭했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답은 간단했다. 아지트 내에 거래소가 이미 존재했기 때문이다. 괜히 헷갈리지 말라고 아예 다른 개념의 이름을 지었다.


포인트도 선물하고 아이템도 선물하고.

부자들은 신이 나서 레벨 업을 도왔고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이벤트 상금을 받은 뒤 소정의 사례(한국인들은 대부분 먹을거리였다!)를 하면서 아름답고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덕순 할머니, 이번에 상금 받으셨더라고.”

“와, 대단하신데.”

“덕순 할머니한테 마음 있던 할아버지들 비상 걸렸잖아. 뒤처졌다고.”


노인들도 예외 없었다.

특성과 아이템 덕에 팔팔해진 노년층은 느긋하게 활동하던 일상을 버리고 맹렬하게 달렸다.


이유는 각양각색이었으나 좋은 흐름이었다.

한국은 노년층 비율이 타 국가보다 높았으니까.


덕분에 한국은 유저끼리 거리가 굉장히 가까웠다. 비상 연락망은 물론이고, 재해 때문에 만든 긴급 연락망도 살아있었으니까.


상냥한 오지라퍼들은 시국에 뒤처진 사람들이 보일 때마다 살뜰하게 챙겼고, 대부분의 유저가 흐름에 올라탔다.


한국인 유저는 전 세계의 중심에 서 있다.

최초 각성자와 같은 국적이란 사실 이외에도 유저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에 달한다는 점, 제일 먼저 각성했다는 점에서 선구자의 위치에 서 있다.


말인즉슨, 한국인이 날뛰면 전 세계인이 날뛴다는 뜻이다.


흐름에 올라탄 자들이 맹렬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이 분위기는 꽤 오랜 시간 꺼지지 않았고.


명석은 이벤트 개회 후 단 4개월 만에 인디고 계급을 달성할 수 있었다.


#


“999만 9998명!”

“999만 9999명!”


인디고에 오르는 순간은 모두가 모여 있었다.

어떤 스킬인지 빨리 알려야 빨리 분석해서 빠르게 행동 지침을 정할 테니까.


물론 분석은 팀원들의 몫이다.


예상은 자원 순환 혹은 동물 복원.

원래 순환이 90%였는데 블루 스킬로 식물 복원이 뜨고 예상 퍼센티지가 바뀌었다.


순환 40%에 동물 60%로.


그리고 결과가 드러났다.


“천만!”


[블루 천사 천만 명을 달성했습니다.]

[0호 천사의 계급이 인디고로 상승합니다.]

[‘동물 조화’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동물 조화》

범위 : 1㎥

속도 : 0

연결 : 0


“동물 조화. 스탯은 범위, 속도, 연결이에요.”


조화.

이번에도 예상을 살짝 빗나갔다.


블루 때 예상했던 식물 생장 대신 식물 복원이 나왔던 것처럼, 이번에는 복원 대신 조화가 튀어나왔다.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우리도 생각했었잖아요. 동물 뒤에 복원이 붙는 게 이상하다고.”

“조화. 어렴풋이 예상되는 이미지가 있긴 한데··· 잘 어울려요, 훨씬.”


서포터들은 재빠르게 움직였다.

이미 한번 해본 일이라 스탯 정보를 알아내는 것도 수월하게 진행됐다.


“블루에 식물, 인디고에 동물. 생물 다양성은 충분히 확보되겠네요. 다행이에요.”


명석은 크게 안심했다.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로 많은 생물이 죽었다.

식물만 초토화된 게 아니라 동물도 많이 사라졌다.


전 세계의 숲을 복원한 것처럼, 동물 생태계도 되돌릴 수 있단 생각에 들뜨고 있었다.


의외로 사람들은 동물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동물 좀 죽어도 사는 데 지장 없다는 인간의 생각은 크게 잘못됐다.


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만, 인간에게도 다양한 문제를 가져온다.


먼저, 환경 입장.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면 생태계의 건강성과 복원력이 불안정해진다.


각기 다른 종들이 갖는 독특한 역할과 기능들이 생태계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하니까.


자연의 시스템은 파고들수록 심오하다.


일부 종은 포식자로서 다른 종의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있다. 예를 들어 늑대는 사슴과 같은 초식동물의 개체 수를 조절하여 초목의 과도한 소비를 방지한다.


분해자로 알려진 일부 종은 죽은 생물을 분해하여 영양소를 토양으로 되돌리는, 영양 순환의 역할을 한다. 식물의 성장과 토양의 건강에 꼭 필요한 종이다.


비버와 같은 일부 동물은 물의 흐름을 바꾸거나 서식지를 조성함으로써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의 행동은 다른 많은 종의 서식지 조건을 변경시킬 수 있다.


특정 종이 병이나 해충 등 스트레스 요인에 취약할 경우 다른 종이 그 자리를 대신 채우기도 한다. 이는 생태계의 복원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흐름이다.


다양한 종의 동식물이 공존하는 숲은 한 종의 식물만 있는 숲보다 재해를 견디는 힘이 강하다. 회복도 훨씬 빠르다.


인간의 입장에서도 동물 생태계의 붕괴는 나쁘다.


많은 식물과 동물은 중요한 의약품의 원천이 된다.

아스피린은 버드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을 기반으로 하고, 많은 항암제는 자연에서 발견된 화합물을 사용한다.


가죽, 모피, 털 등의 동물 자원을 직접적으로 이용하고 있고, 고기, 달걀, 우유 등 동물 생산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중이다.


벌과 같은 곤충들은 꽃가루를 전달하며 식물의 번식을 돕고, 인간이 소비하는 과일과 채소의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장 죽는 건 아니지 않나.

-라고 말하면 또 다른 예가 있다.


질병의 확산.


동물 생태계가 균형을 잃으면 동물들이 가진 다양한 병원체들이 새로운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서식지를 잃은 동물들이 민가로 내려오거나, 서식지를 이동하면서 새로운 환경과 부딪치며 새로운 형태의 병원체를 만들 수 있다.


새롭게 탄생한 병원체는 충분히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다.


에볼라, SARS, MERS, 코로나 같은 질병들 모두 야생 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전파된 것들이다.


동물 생태계의 붕괴가 인간에게도 위협적인 일이라는 걸,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


명석은 과거 시스템을 얻기 전에도 동물 보호 단체에 꾸준히 기부했었다.


동물 자원을 이용한 상품을 소비할 경우, 지속 가능하게 생산된 제품만을 구매했다. 야생 동물이나 그들의 서식지에 해를 끼치는 제품은 피했고, 과도한 어업으로 문제가 되는 종류의 해산물도 피했다.


“그렇군. 균형이구나!”


홀로 생각에 잠겨있던 명석이 깨달음을 얻었다.

마침 서포터들에게 들어온 정보를 조합하니 더욱 확신이 생겼다.


“균형이요?”

“이 스킬이요. 동물과 자연, 그리고 동물들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재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 거예요. 뭐어, 인간도 포함이겠죠.”


동물 조화 스킬의 속도 스탯.

동물들이 자연환경에 안정적으로 재정착하고 번식할 수 있게 한다. 스탯이 높을수록 더 빠른 시간 내에 건강한 생태계가 재형성된다.


중요한 건 연결 스탯이다.

복원된 동물들이 다른 생태계와 얼마나 잘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스탯이다.


스탯이 높을수록 동물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다른 종과의 교류를 통해 생태계의 다양성을 높인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안전한 서식지로 돌아오고, 생태계 내에서 자연스러운 먹이사슬이 재형성되고, 인간과 동물 간의 안전한 공존을 가능하게 하며, 인간으로 인해 파괴된 자연환경을 동물들이 다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숨 좀 쉬면서 말하세요, 대표님.”

“크흠. 아무튼 결론은, 생태계의 균형을 재형성하는 아주 중요한 스킬이란 거예요.”


이상기후가 발생했단 건 곧 지구가 자정 능력을 일부 상실했다는 것과 동일하다.


조화가 되어야 균형이 맞고.

균형이 맞아야 자정 능력도 되찾는 거다.


자정 능력이 살아나야 멸망도 물러가는 거고.


시스템을 얻고 지금까지 잠도 못 자면서 달린 이유가 바로, 지구의 자정 능력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난데없는 깨달음.

명석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지역을 골랐다.


“역시 아마존부터겠죠?”


팀원들은 ‘역시’하는 눈빛으로 명석을 보았다.

그들의 대표는 모든 걸 맡기는 듯하면서도 흐름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상사의 면모라기보다 덕후의 면모에 가깝지만.


환경 덕후는 항상 우선순위가 명확했다.

인간보다 환경. 인간보다 동물. 인간보다 식물.


“···그렇게까지는 아니에요.”

“하하하.”

“저기요? 눈 피하지 마시고.”


명석은 억울했다.

아마존이 1순위인 건 너무 당연한 사실이다.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 환경에 대해 몰라도 알 수 있는 명백한 사실.


“생물 다양성의 핫스팟이라고요. 거기다 아마존이야말로 동물 생태계가 위험에 처한 지역이잖아요. 환경이 망가진 만큼 동물 서식지도 파괴당한 건데.”


글쎄. 환경에 관심 없는 사람이 생물 다양성의 핫스팟이란 말을 알아들을까?

팀원들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웃음으로 대충 때웠다.


숲은 복원이 끝났지만, 동물들은 아직 반절도 돌아오지 않았다.


사실 미리 빼돌린 동물도 있긴 했다.


“보존 단체 대표님들께 알려주세요. 이제 야생으로 되돌릴 시간이라고.”

“드디어.”


다들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멸종 위기종의 보호와 서식지 복원을 목표로 삼는 비영리 보존 단체들.


기존에 동물원과 수족관 등에서 일하며 멸종 위기종의 번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한 손 보탰던 사람들.


동물학자, 생태학자, 보존 생물학자 등의 박사님들이 속한 대학이나 연구 기관들.


아무튼 동물 보호 관련으로 일했던 유저들이 한데 뭉쳐서 전 세계의 멸종 위기종들을 빼돌린 지 오래다.


이들은 명석의 무한한 지원에 힘입어 자연재해에 휩쓸리는 동물들을 구해내고, 보호하고, 번식시키고, 잘 기르면서도 야생성을 유지시키는, 엄청난 일을 해내는 중이다.


각종 특성과 아이템으로 소규모 생태계를 만든다는 어마어마한 짓을 저지른, 미친 사람들이다.


그들의 목적은 하나.

언제든지 건강하게 야생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할 것.


방생된 동물이 끝내 환경에 적응하여 재정착을 완벽하게 이룰 때까지, 그들의 눈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유저는 최초 각성자인 명석이 사람 구하는 일에만 신경 썼다고 여기지만,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명석이 동물 보호에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이는지.


명석은 테오를 거쳐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재규어부터 시작인가요?”

“예. 그나마 아마존 강에 많이 서식하니까요. 우선 야생에서 개체 수를 더 늘리고 다른 장소에도 드랍한다는 계획입니다.”


명석은 수긍하고 원격 정화 지역을 바꿨다.


“테오, 좌표 받은 곳으로 지역 고정해줘.”


재규어.

빽빽한 숲을 좋아하는 이 아이는 아마존의 꼭대기 포식자다.


재규어는 무분별한 벌채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밀렵으로 인해 위험에 처해 있다. 아마존 외의 서식지는 모두 파괴되었고, 아마존에서조차 인간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멸종 위기에 몰렸다.


“여기가 그나마 먹이 자원이 살아있는 곳이군요.”


동물이 제대로 정착하고 서식지를 구축하려면 여러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충분한 먹이 자원, 안전한 서식지, 적절한 기후 및 계절 조건, 충분한 개체 수 및 사회적 상호작용 등등.


그래야 번식 행위에 돌입한다.

둥지를 만들거나 번식을 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관찰되어야 임무가 끝난다.


명석은 동물 조화 스킬의 세 스탯을 모두 450씩 찍었다.

그리고 정확히 명석의 스탯 범위에 맞춰서 방생할 동물 종과 수가 결정됐다.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기다리면서 많은 시뮬레이션을 돌렸기에 별다른 논쟁 없이 금세 정해졌다.


“긴 하루가 되겠네요.”


웬만하면 의자에서 떨어지지 않겠노라.


명석은 굳게 다짐하고 오랜만에 책을 펴···


“보고서 결재부터 해주셔야죠?”

“네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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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00화. 평생 이렇게 살았으면 (完) 24.02.23 37 2 13쪽
99 99화. 멸망을 극복하다 24.02.21 33 2 12쪽
98 98화. 올-인! 24.02.20 35 2 12쪽
97 97화. 2주의 가을 24.02.19 34 2 13쪽
96 96화. 멸망 게이지 24.02.17 35 2 11쪽
95 95화. 1.43%를 뚫으려면 24.02.16 38 3 12쪽
94 94화. 퍼플은 위대했다 24.02.10 42 2 11쪽
93 93화. 만 명 중 한 명 24.02.09 37 3 13쪽
92 92화. 내실을 다지니 병아리가 늘어났다 24.02.08 37 2 12쪽
91 91화. 고인물과 병아리들 24.02.07 37 2 12쪽
90 90화. 한라산 폭발 24.02.06 36 2 12쪽
89 89화. 수증기와 오존이 만나면 24.02.05 42 2 12쪽
88 88화. 안타까워할지언정 24.02.03 40 3 12쪽
87 87화. 일사불란하게 24.02.02 49 3 12쪽
86 86화. 에코포인트 EP 24.01.27 48 3 12쪽
85 85화. 만능 에너지 M 24.01.26 52 2 13쪽
84 84화. 에너지 혁명의 전조 24.01.25 54 3 12쪽
83 83화. 신비주의 최초 각성자 24.01.24 52 3 12쪽
82 82화. 축산업이 살아난다 24.01.23 52 2 12쪽
81 81화. 고층 축사? 24.01.22 58 2 12쪽
80 80화. 이거 어떻게 참아 24.01.20 59 2 12쪽
79 79화.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든든했다 24.01.19 65 2 12쪽
78 78화. 동물 조화 스킬의 위엄 24.01.17 65 3 12쪽
» 77화. 드디어 인디고 24.01.16 68 3 12쪽
76 76화. 포인트도 중대 문제다 24.01.15 69 3 12쪽
75 75화. 먹고 사는 문제는 중대사였다 24.01.13 76 3 12쪽
74 74화. 결국 다 이어져 있다 24.01.11 74 2 12쪽
73 73화. 시너지를 내고 있다 24.01.10 76 3 12쪽
72 72화.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24.01.09 74 2 12쪽
71 71화. 요원만 천만 명인 나라 24.01.08 7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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