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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질풍 님의 서재입니다.

님이 바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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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질풍
작품등록일 :
2020.08.26 16:49
최근연재일 :
2020.09.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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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615

작성
20.09.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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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구출 작전.

DUMMY

강 깊은 곳은 잔잔하게 흐른다. 달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조금 농땡이를 부리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 적당히 시원한 물은 교전으로 달궈진 몸을 식히기엔 재격이었다.

머리카락은 도화지처럼 주변으로 펼쳐진다.

이유 모를 안정감은 그녀를 나른하고 편안하게 한다. 고향이라도 돌아온 듯한 기분. 머리 위 달만이 투과되어 보이는 한정된 공간 속, 사방이 어둠일지라도 좋았다.

혼자가 편했다. 아아··· 홀로 몸을 녹인다. 묵묵히 달을 가리는 손.

고독함이 가득한 달이 차올랐다.


‘쥘 수 있을까?’


닿고 싶은 욕망이 몸을 움직인다. 멋대로 이곳을 비추고 있는 건방진 저것을 부수고 싶다. 그때, 누군가 빛 안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볼이 크게 부푼 메기가 신시아의 손을 붙잡고 잡아당긴다. 달빛으로 살짝 보이는 부어 있는 발목, 신시아는 자신의 뺨과 팔을 살쩍 건드려보았다. 밋밋한 얼굴의 감촉이 손끝으로 전해진다.

처음부터 없던 상처라고 생각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런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은 피부. 아문다는 개념조차 통하지 않는 저주받은 삶.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다니, --답지 못하다.


‘아픈 걸까.’


손에 쥐고 있는 단도가 눈에 끌린다. 왜 이런 생각을 해버린 걸까? 단도를 정리하고 쓸쓸한 얼굴을 하고 수면 위로 올라간다.


“푸핫-“

“푸하-하아···“


물 밖으로 나온 두 사람은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자갈밭으로 기어 나와 드러눕는다. 신시아는 바닥에 붙어 주변을 감지하며 잠깐의 휴식을 즐겼다.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놈들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흘러내려 온 위치도 그리 멀지도 않은 곳. 나름 지성을 가진 녀석들이 순찰조차 안 하고 갈 리가 없다.


‘이런 간단한 것도 잊게 만드는 가루···’


신시아는 반쯤 뜬 눈으로 옷 안쪽을 확인했다. 정답, 강물 덕분에 옷 안에 박혀있던 가루들이 전부 사라졌다.

어깨를 움직여 빈 화살통과 활을 그대로 바닥에 던진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메기에게 향했다.


“괜찮으세요?”

“고마워요. 으윽···”

“아직 아픈가요?”

“약이 있어요.”


꼼지락거리며 주머니에서 상자를 꺼낸다. 약통으로 보이는 작은 나무상자와 안경이 나왔다. 메기는 놀라 황급히 안경을 주워 담는다.

하얀 진액이 가득 들어 있는 상자. 손을 국자처럼 내용물을 퍼내 발목에 펴 바르자 붓기가 눈에 띄게 사그라들었다.

어디서도 이런 색을 가진 식물은 본 적 없다.


“상자 안에 뭐가 들어 있는 건가요?”

“이거요? 흐음···”

“말하기 곤란한가 봐요.”

“곤란한 건 아닌데-흐음···자요.”


물을 가득 머금은 나무상자. 외벽은 전부 젖어서 변색됬지만, 내부는 말짱하다. 안쪽 벽면에 발린 고무가 뚜껑과 맞물리면서 물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해준 것으로 보였다.

안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푹신함과 점성이 느껴졌다. 나무의 진액보단 낮은 점성, 그러나 물보다는 농도가 짙다. 다른 고약한 냄새는 없었다.


“신목의 진액에 소량의 물을 넣어 끓여주면 이렇게 물컹거리는 상태가 돼요.”

“접질린 것뿐인데 어떻게 흡수되나요?” 이질적인 치료 약에 놀란 신시아.

“피부 위에 바르면 돼요. 넓고 얇게 땀구멍으로 피부밑으로 흡수되죠. 상처가 생겨서 직접 넣는 것보단 느리지만 물이 묻어 있으니 뜨겁긴 해도 빠르게 분해될 거에요.”


어쩐지 약간의 미열이 느껴진다 했더니 이런 이유에서였다. 감기든 사람의 이마보다 높은 온도. 이건 부기를 빼는데 찜질하기도 용의해 보였다.


“상당히 다용도네요. 가볍기도 하고.”

“물량이 적어서 응급상황에만 사용하죠. 특히 사냥꾼들이 선호하죠.”


위험이 동반되는 사냥터에서 느긋하게 상처를 치료하고 있을 시간이 있으랴.


“평범한 사람은 사용하지 못하겠네요.”

“보통은 그렇다고 봐야죠. 신목의 진액을 채취하는 건, 특별한 날이 아니면 할 수 없으니까요.”


특별한 날. 궁금해진 신시아가 물었다.


“이건 언제 제작된 건가요?”

“그러고 보니 조금 됐네요. 10년 정도요.”

“10년 전···?”


10년 전에 채취한 것을 지금까지도 사용한다. 말을 들어보니 방부제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상하거나 증발하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물건이었다.

신목의 정체가 무엇이길래. 이런 물건을 뱉어내는 걸까?


“솔직히 이상한 날이었죠. 마른하늘이 번쩍이면서 신목을 내리치고 나뭇가지 일부가 날아가 버렸죠. 사라진 나뭇가지에서 흘러나온 진액은 나무 주변에 웅덩이를 만들 정도로 쏟아졌어요. 조금 무서웠어요.”


메기는 아직도 그때를 기억한다. 빼빼 마른 신목, 하얀 진액을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한동안 어린아이의 꿈에 나타나기도 했다.


“위험했었군요.”

“난리가 났죠. 덤으로 촌장님이 밖에 잠깐 나갔다가 고블린을 만나서 반쯤 죽어서 돌아오시기도 했고, 덕분에 신목이 상처 입으면 불행이 닥친다고 말들이 많았죠.”


메기가 벌떡 일어서 발목 상태를 확인했다. 아직 살짝 열기가 남아서 후끈거렸지만, 붕대를 푸는 것처럼 가벼웠다. 신시아는 쥐고 있던 약상자를 돌려주며 그의 주머니를 의식했다.


“훔쳐보려는 건 아니었는데, 안경은 뭔가요?”

“보였나 보네요.”


머쓱한 표정으로 바지 주머니에서 약상자를 넣고 안경을 꺼냈다. 손에 든 상태로 한참을 보던 메기는 우수에 찼다.


“아버지를 찾으면 돌려드리려던 물건이요.”

“꽤 오래된 안경이네요.”

“아버지는 항상 옛날 것을 잘못 버리셨어요. 정이라고 하기보다는 의미를 부여하셨던 것 같아요.”

“의미를?”


안경을 만지던 손을 들어 하늘에 떠 있는 달에 비추어 본다.


“음··· 부적 같은 거였죠. 오래된 것에 좋은 기운이 생긴다고 믿으셔서 안경을 쓰지 않아도 가지고 다니셨어요. 이젠 유품인 것 같지만요.”


손을 내리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


신시아는 뭔가 떠올랐는지만 침묵했다. 조금 처진 분위기에 메기는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고블린은 어떻게 저희를 따라온 걸까요?”


몰랐던 걸까? 멍청한 질문에 신시아는 입이 얼어붙었지만 답해준다.


“브랜다. 그 할머니 집에 마신 차가 문제였던 것 같아요.”

“브···랜다? 차를..마셨던가요?”


이게 무슨 상황이지? 그는 이상 행동을 보였다. 어째선지 이해하지 못하는 얼굴.


“마을 정문 옆에 있던 오두막, 기억 안 나시나요?”


머리에서 흘러내린 물방울이 이마를 타고 떨어진다.


“글쎄요. 뭔가 마신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근대 이해가 안 되네요?”


누가 이상한 건지. 분명히 같이 있었지만 신시아는 기억하고, 메기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건 시작일뿐, 그의 이어지는 말은 혼란을 더욱 가중했다.


“마을 울타리를 벗어난 집은 단 하나도 없어요.”


없다니? 분명히 본인이 소개하고 위치까지 알려준 집이다. 둘이서 찾아가 놓고 인제 와서 그런 적 없다고 하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하루도 아니고 몇 시간 전에 일.

신시아는 혹시 자신이 보지 못한 곳에서 머리를 다쳤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메기의 머리를 붙잡고 돌려본다.


“왜 이러세요!?”

“그대로 있어요.”


상처나 혹 같은 것은 없다. 신시아는 직설적으로 물었다.


“저희가 언제 처음 만났죠?”

“예? 그건 왜요?”

“그냥 말해주세요.”


갑자기 머리를 흔들며 만지더니 이제는 말로 몰아세우기까지. 메기는 도통 그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해가 머리 위를 살짝 벗어났을 때. 정오 넘은 광장이었죠.”

“그렇다면 저희가 숲에 올 때까지 들렸던 곳은요?”

“동쪽 상점가에서 군마를···”

“자세히는 괜찮아요.” 이마를 붙잡는 신시아.

“상점가에서 빠져나와서 캠프를 들렸다가···뭐였더라···”


인상을 쓰고 있는 메기의 표정을 보면 억지로 거짓말을 하는 거로는 보이지 않았다.


“기억나지 않으세요?”

“어···어어! 기억났어요. 숲으로··· 왔던 거..맞죠.”


안개처럼 두루뭉술하게 없어진 기억. 메기도 이상함을 조금 느끼고 있었다. 고블린무리에 쫓길 때, 하려던 말에 해답이 있을 수도 있다.


“고블린에게 쫓길 때. 저한테 무슨 말 하려고 하지 않으셨나요?”

“아. 그때요? 달이 붉지 않냐고 물으려고 했었죠.”


붉은 달, 그와 함께 사라진 기억, 에덴가르의 꽃차. 대체 무슨 공통점이 있는 거지? 지금은 모르지만 중요한 건.

정체 모를 누군가, 메기의 기억에 개입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지워졌다.” 확신하고 끄덕이는 목.

“지워졌다고요?”

“아니에요. 아무것도··· 일단 중요한 건 그들을 구하러 가야죠.”


언제부터 이상해졌는지를 생각해본다. 우선 노파는 배제한다. 꽃잎으로 이런 상황을 만들어 내긴 했어도 마주한 시간이 상당히 적었다.

그렇다면 단 하나일까, 하얗게 변하기 전에 보았던 붉은 달.


‘뿐이겠지···’


그녀는 몸에 물기를 살짝 털어내곤 발을 옮겼다.


“놈들이 몹쓸 짓 하지 않기만을 바라세요.”


뒤를 쫓으며 바지 주머니에 안경을 넣는다.


“부디 그러길요.”


강을 거슬러 올라 숲 안쪽으로 향한다. 한걸음 한걸음 비장함이 묻어있다. 갑자기 걸음을 멈춘 신시아가 돌아섰다.


“이제 상황이 다른건 아시겠죠. 조용히 구하는 건 무리가 있겠어요.”

“당연하죠. 준비는 되어있어요.”


활을 붙잡은 손에 힘을 불어넣는다.


“상황은 항상 냉정하게, 바다 깊은 곳에 있는 것처럼 차갑게 가지세요. 흥분하면 지는 거예요. 복수 같은 소리 하지 말고.”


신시아의 거침없는 말 하나하나 심장을 통해 들어온다. 확실히 녀석들을 보게 된다면 분노를 참을 수 없을지 모른다.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으니까.”

“슬슬 졸업해야죠.”


귀를 의심한다. 이마저도 그녀에겐 작은 허세로 보일지 모르니까. 묵묵히 받아드리는 게 좋아 보였다.

신시아는 짧은 미소를 보내고 돌아섰다. 메기는 뒤에서 조용히 [언령]을 다시 켰다. 따끔거리긴 했어도 견딜만했다.


“다시 걸어도 괜찮으시겠어요?”


이를 눈치채고 묻는 신시아.


“통증이 덜해요.”

“이 전에 느끼던 통증에 익숙해서 그럴 수도 있어요. 분명 다시 아파질 수 있으니 알아서 조절해주세요. 시야를 잃는 것만큼 최악은 없으니까. 일단은 앞장설 테니 등만 보고 따라오세요.”


신시아의 등만 보고 가니 눈에 담기는 정보를 줄어서 부담이 낮아졌다. 편하긴 하다만 한구석에 불안이 맴돌았다.

신시아에게 길 안내를 부탁해도 되는 걸까?

실력은 인정하지만 처음 보는 길을 안내하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이상한 길로 들어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메기의 걱정은 지래 짐작에 불과했다.


‘어떻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방향을 틀리지도 않고 되짚어간다.


“초행이 아니신가요?”

“초행이죠. 언령을 이용한 것뿐이에요. 특성으로 받은 천리안으로 주위를 봐서 『안도』로 기억해, 안전하고 빠른 길을 만들어낸 거죠.”


도망치기 바쁜 상황 속에서 주변을 확인하고 있었다는 소리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범위의 시야. 그리고 새삼 느끼게 되는 트리퍼와의 격차.


‘그런 미친 짓이 가능한 거야?’


눈으로 보고 기억해야만 하는 불편을 지니고 있는 기술. 안전한 길을 확인하려면 신시아도 이를 계속 관찰해야 했다.

다리가 풀릴 정도로 어이없는 능력.


“보세요.”


어느새 도착했는지 앞에서 신호를 주며 나무로 숨어든다. 눈만 내밀어 조용히 살펴본다. 바로 앞에 여자들과 짐승들이 짐짝처럼 널브러져 있다.

정육점에 도살된 고기처럼 쌓여있다. 악취도 악취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저 중 눈꺼풀이 감기지 않는 것들이 섞여 있다. 메기는 주변을 살폈다.


‘놈들은?’


눈을 돌려본다. 기척은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 여자들 주변엔 단 한 마리도 없다.

기척을 쫓아보니 솥 주변에 모여있었다.


“여자들에게 관심이 없네요.”

“저기서 뭘 하는···”


그녀의 눈이 가늘어졌다. 비대해진 근육은 온데간데없고 배가 고픈지 주둥이로 침이 새어 나오고 있다.


“썼던 체력을 다시 보강하려는 건가? 그게 아니라면···”

“집히는 거라도 있나요.”


아까와는 다르게 붉은 눈이 중화되어 간다. 가루의 부작용, 단시간에 육체 성장을 이끌 각성제에 불과하다. 저들의 식사는 가루로 인해 발생한 필요 이상의 체력손실 때문일지도 모른다.

고블린의 식사는 다르다. 영향에 상관없이 씹고 즐기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을 보고 침을 흘리지 않는다.

생각을 정리할 때쯤, 메기는 기둥을 집고 상체를 들어 머리를 밀어 올리고 솥 안을 엿보았다.


“뭘 먹고 있는 걸까요?”

“아마도 뭐, 고기겠죠. 동물이나 인간으로 보이네요.”

“구역질이 올라오네요.”


메기가 고개를 올리자 한없이 튀어나오는 머리. 신시아는 가슴팍을 두들겨 제재시킨다.


“조금 더 지켜보죠. 섣부른 행동은 위험해요.”

“저도 모르게.”

“놈들을 봐야 해요.”

“아까 보이지 않던 녀석이 보이네요?”


지금 자리에 있건 총 8마리. 자신의 몸만 한 검을 등을 대고 앉아있는 녀석이 추격해 오지 않았던 고블린이다. 다른 놈들보다 키는 머리하나 차이에 진한 녹색 피부 위로 강한 근육들이 꿀렁이고 있었다.


“저기 검에 기대고 있는 고블린 보이시나요?”

“제가 말한 녀석이에요. 추격 때 보이지 않던 녀석.”

“가장 위험 보이네요.”

“몸집은 크긴 한데 그 외에도 있나요?”

“여덟 마리의 고블린이 있는 거점에 일곱 마리가 적을 추적했다는 것은 남은 녀석은 그것들보다 훨씬 강하다는 뜻이 되겠죠.”

“역할 군을 나눌 정도로 영특하다니.”

“멍청하면 몰려다니지도 않겠죠. 영리할수록 사냥하기 힘들다는 건 이런 거긴 한데···”


어차피 짐승. 인간 이상과 가치판단 능력 지녔어도 결국 차이는 있다. 그들에겐 소속감이란 없다. 단순히 몰려있는 건 생존을 위해, 혼자보단 누군가와 같이 있으면 노려지는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마른 침을 목 깊숙이 내려간다.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겠네요.”

“벌레에게 누가 이런 지능을 심어준 건지, 숲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걸 알고 있으니.”

“혹시 주변에 다른 고블린들이 있을 수도···”

“저들이 끝이에요. 다른 기척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메기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일부로 외곽 쪽으로 돌아오며 확인한 결과였다.


“그렇다면 고블린들이 밥을 다 먹기 전에 구하고 도망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우리에겐 아직 저것들이 필요해요.”


꾼처럼 목표를 재고 있는 신시아의 눈은 더 큰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다. 아마 그것은 삶의 무게, 구한다곤 했지만 그들의 생사는 뒷전이었다.

기울어진 저울.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던지듯 물어본다.


“설마? 미끼로 쓰시려는 건 아니죠?”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요.”

“그게 무슨 소리···”

“대꾸하지 마세요.”

“아무리 그래도.”

“돌아갈까요?”

“···”


진심으로 말하고 있다. 양자택일, 그녀의 말은 단순했지만, 그 속에는 뼈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 메기는 구겨진 표정으로 애꿎은 이빨만 강하게 물고 계속 상황을 지켜보며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조금의 시간이 흐르고 솥 주변에 모여 앉아 있던 고블린들 사이에서 두 마리가 일어났다.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려는 듯, 서로 반대 반향으로 흩어진다.

한 마리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약 기운이 빠지고 있는지, 머리를 집고 흔든다. 살짝 겁을 집어먹은 메기는 옆에 신시아를 바라보았다.


“일단 한 마리 낚아보도록 하죠.”


작가의말

18:00 올라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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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다가오는 정체. 20.09.09 7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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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출 작전. 20.09.07 9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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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절망은 언제나 가깝게. 20.09.04 1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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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탈출. 20.09.03 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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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울타리 밖에 집. 20.09.01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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