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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달 님의 서재입니다.

괴협 소악(怪俠小惡)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무무달
작품등록일 :
2018.06.26 19:35
최근연재일 :
2018.07.19 00:13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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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53
추천수 :
586
글자수 :
168,736

작성
18.06.2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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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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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
8쪽

4. 단봉각의 사형제(2)

DUMMY

‘흐흥’


제계심의 말을들은 동문혜가 내심 코웃음 쳤다.


“사형의 말에도 소매는 아직 인정하지 못하겠어요! 자신보다 강한 사람을 상대하려면 당연한 것을 가지고 인재 운운하기는 아직..아! 혹시..... .”


동문혜가 그제야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 감탄성을 내뱉었다.


“사매도 이제 뭔가 깨달았나 보지? 그럼 이 사형의 생각과 얼마나 일치 하는지 서로 맞추어 보자구.”


제계심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하자 동문혜가 잠시 생각을 정리하더니 얼굴이 굳어 말했다.


“사형 말대로 과연 저 녀석에게 조금은 봐줄 구석이 있군요.”


“이젠 사매가 오히려 뜸을 들이는군.”


“일견 하기에 저잣거리 행인의 막싸움과도 같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저 어린녀석이 쓴 수법은 제법 고명했던 바가 있네요."


"그렇지!"


제계심이 밎장구를 쳤다.


"저 녀석은 달려드는 상대의 힘을 빌었어요. 일단 상제가 달려들자 회피하고 자신의 신체중 가장 단단한 부위인 발, 팔꿈치, 머리로 상대의 약점인 무릎 과 팔꿈치, 인중만을 노렸어요."


"그래! 자신의 강점으로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것은 일종의 무리와도 상통하는 것이지."


말이야 맞는 말이었지만 아직 동문혜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기는 일렀다.


"잠깐만요, 싸움에 어느정도 감각이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걸로 인재 운운하기 까지는 아직 부족해요.”


동문혜는 제 사형의 의견에 어느정도 공감이 갔지만 아직 내기에서 유리한 것은 자신이었다. 싸움질을 제법 할 줄 아는 이는 세상에 널려있고 그런 자들이 모두 고수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동문혜의 말이 끝나자 제계심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 뿐만이 아냐. 대화를 들었으니 사매도 알겠지만, 저 어린친구는 이번이 첫 싸움이 아닐거고 오히려 이전의 싸움에서는 상대에게 호되게 당했을껄? 한 번 패배한 상대에게 다시 도전한 다는 것은 어지간이 심지가 굳은 사람이 아니면 힘들다는 것을 사매도 잘 알고 있겠지?"


동문혜가 상황을 다시 생각해보자 과연 사형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인정해버리면 자신이 뭐가 되겠는가? 동문혜가 다시 한 번 우겼다.


“그 정도 투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저잣거리에 가보면 많단 말이예요 .”


이정도면 인정 할 법도 하지만 여전히 고집을 꺽지 않는 동문혜를 보며 제계심이 쐐기를 박았다.


“저 소년이 마지막에 상대를 역습한 일련의 동장은 깔끔하기 그지없군. 아마도 첫 패배후 상대의 수법에 대응하기 위하여 똑같은 동작을 수없이 반복했을거야."


"......"


"상대를 도발해 달려들게 만들고, 기회가 생기자 단숨에 상대를 무너뜨리는 과단성 까지.. 이래도, 사매는 저아이가 인재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겠나?.”


어느새 내기는 까맣게 잊은 듯 동문혜가 생각에 잠겨 싸움을 복기해봤다.


그때였다. 제계심이 결정타를 날렸다.


“사매는 저 어린친구의 눈을 잘 보았나? 내 유심히 보니 저 어린친구는 싸움을 하는 내내 단 한 번도 눈을 감지 않더군. 사납게 날아오는 상대의 주먹과 발을 보고도 눈은 오히려 그 궤적을 살펴보고 있었어."


"....."


"사매도 본문에 입문하기 전 사가의 안공과 정심공을 수련헸을 테니, 무인에게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상심과 눈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이말을 마지막으로 제계심이 할말은 더 끝났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동문혜가 생각에 빠져있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명가일수록 아주 어릴 적부터 눈과 마음을 다스리는 수련을 한다. 동문혜 역시 명가의 자제로서 아주 어릴 적부터 마음과 눈을 수련하고 있었으며, 평생을 걸려 수련해도 이 두 가지 공부만큼은 절정의 경지에 힘들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더 이상은 억지라는 것을 인정하며 동문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풀죽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사형의 고견을 듣고 보니 인정을 안할 수가 없군요. 이 내기는 사형이 이겼어요. 상대를 도발하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고 정작 자신은 냉정함을 잃지 않고 단 한차례의 기회를 노려 싸움에서 승리하다니, 어린나이에도 철저한 승부사의 기질이 있네요.”


"그래, 저런재능은 배워서 익히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지! 참으로 탐이나는 인재야.."


"인정하죠! 제가 식견이 부족했어요."


제계심이 이 어린사매의 승복에 내심 만족했다. 이 어린사매는 명문의 자재로서 그 뛰어난 재능이 사부의 눈에 들어 사부를 따라 단봉각에 입문했다. 다만, 오냐오냐 하며 자라온 탓에 버릇이 없고 성급한 일면이 있었다.


이번 여정을 빌어 언제 한번 납작하게 코를 눌러줘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우연찮은 기회에 목적한 바를 이루었으니 제계심은 크게 만족스러웠다.


“하하하...식견이야 사매도 견문을 넓히다 보면 자연스럽게 늘게 될 것이니, 이제 그만 자리를 옮겨볼까? 오늘 해질녁까지는 산서를 벗어나야 일정에 늦지 않을 테니까. 대신 사부님의 명을 수행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다시 태원에 들러서 그 유명한 진평루에서 음식맛을 좀 볼 수 있을거야.”


제계심의 달래는 말에 동문혜의 표정도 밝아졌다.


“사형 말대로 해요. 대신 돌아올 때는 두루 명승지도 둘러보고 구경도 좀 해요. 다시 하북으로 돌아가면 언제 세상구경을 나올지 모르는데 이번 기회에 맘껏 돌아봐야겠어요."


임무는 뒷전이고 구경할 생각에 빠져있는 사매를 보고. 제계심이 속으로 쓴웃음 지을때 동문혜가 말했다.


"그나저나 사형은 저 녀석이 꽤나 맘에 들었나 보군요. 돌아오는 길에 굳이 태원을 들르는 이유는 진평루 보다는 저 녀석을 데려가기 위함이죠?”


발걸음을 옮기며 동문혜가 네 속셈을 다 꿰뚫어 봤다는 식으로 말하자 제계심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제 보니 사매의 눈치도 꽤나 쓸만한걸. 사매의 말마따나 그런 속셈도 없진 않지. 저 녀석의 모양새가 지금은 볼품없지만 어린나이에 심계가 적지 않으니 잘 가르쳐 놓으면 꽤 볼만해 질지도... 잘만해서 사부님의 눈에 든다면 사매에게 귀여운 막내 사제가 생길수도 있지 않을까?”


제계심의 말에 동문해가 볼을 부풀리며 발끈했다.


“제가 사제 타령을 하긴 했지만, 저런 볼품없는 거지녀석은 제 쪽에서 사양이라구요”


바삐 발을 놀려 신형을 옮기면서도 내심 싫지는 않은 기색으로 발끈하는 동문혜를 보고 제계심이 다 안다는 듯이 피식 웃고는 내심 생각했다.


‘아무렴, 어련하시겠어. 우리 대단하신 막내 사매님 눈에 저 녀석이 찰 리가 없지.’


두 사형제가 해지는 서쪽방향으로 더욱 속력을 높이며 사라졌다. 동시에 싸움 구경을 하던 인파속에 섞인 채 조용히 구경을 하던 한 인영도 역시 자리에서 사라졌다.


시간이 흐르고 그 날밤.


유난스레 달이 밝은 밤이었다. 시간은 오시경이 되어 오가는 사람하나 없이 적막한 다리 위로 한 인영이 나타났다.


흑색 야영복에 얼굴까지 복면으로 꽁꽁 가려 어둠과 완전히 동화된 불청객이 이내 다리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착지하는 동작이 가벼운 것이 꽤나 고절한 신법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두리번..두리번


잠시 주변을 살피던 인영이 이내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 하고는 한 허름한 움막 입구를 젖히고 들어갔다.


'이곳일텐데'


내력을 돋구어 움악 안을 살피던 흑의인이 이내 흠칫 놀랐다.


움막안에 여지없이 자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한 소년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전혀 놀란 기색이 아니지 않는가?


의외의 상황에 잠시 당황했던 흑의인이 이내 평정을 되찾고는 소년을 향해 말했다.


“흐흐흐...이건 예상 밖이군. 네놈이 깨어있을 줄은 몰랐는 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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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태원의 명물거지 +1 18.06.26 2,779 2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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