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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달 님의 서재입니다.

괴협 소악(怪俠小惡)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무무달
작품등록일 :
2018.06.26 19:35
최근연재일 :
2018.07.19 00:13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43,052
추천수 :
586
글자수 :
168,736

작성
18.06.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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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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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0쪽

1.태원의 명물거지

DUMMY

괴협 소악(怪俠小惡) .


서(序)


천하제일세가(天下第一世家) 모용세가.


당대 제일세가로 추앙받는 모용세가의 모처에 위치한 천룡각(天龍閣)은 태상가주의 거처로 사전에 기별을 하지 않으면 가주라도 함부로 방문하지 못하는 금지였다. 그런 곳에서 한 노소(老小)가 다과를 들며 여유롭게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백발을 정갈하게 묶어 뒤로 넘긴 청수한인상의 노인이 여섯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동을 무릎위에 앉히고 오순도순 한담을 나누고 있었는데, 소동이 귀여워 죽겠는지 연신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허허’ 거리며 사람 좋은 얼굴을 한 이 노인의 이름은 모용도(慕容導)!!


화산파(華山派)의 천령진인(天靈眞人), 남궁세가(南宮世家)의 남궁태원(南宮太元)과 함께 현 천하삼검중의 일인이었다. 손자로 보이는 소동은 뭐 그리도 궁금한 것이 많은지 연신 질문을 해댔는데, 모용도는 용케 질리지 않고 웃으며 손자의 질문에 대답해주고 있었다.


“음 그럼 오괴(五怪)는요?”


“하하..오괴라.. 비록 기인이사들이라고는 하지만 세 명 이상이 합공하지 않는 이상 이 할애비가 능히 견디어 낼 수 있지.”


“와!! 할아버지 보기보다 엄청나시네요?”


“.....”


보아하니 소동이 치기어린 마음에 무림의 기인이사들과 비교하여 할아버지의 실력이 어떤지 묻고 있는 듯 했다. 어찌 보면 무례한 질문이겠지만 뭐, 어떤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의 질문이라면 무엇이든 대답해줄 준비가 되어있는 모용도 였다.


“명(明)아! 아직 궁금한 것이 남았느냐? 괜찮으니 다 물어보거라! 이 할애비가 오늘 명이가 궁금한 것은 다 알려주지.”


자신의 실력에 자부심 대단한 모용도는 연신 웃으며 손자의 질문에 대답해주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아직 실력을 겨루어보지 않은 저 삼존(三尊사) 사성(四聖)을 제외하면, 누구와 비교해도 쉽사리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때 문득 뭔가 생각났다는 듯 소동이 재빨리 되물었다.


“그럼, 할아버지 요즘 세간에 명성이 자자한 괴협(怪俠)은 어때요? 괴협이 요즘 좀 날린다던데, 할아버지라면 괴협도 문제 없겠죠?”


순간 모용도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지며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뭔가를 생각하는지 점차 얼굴이 수시로 변하더니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 그 새끼는 예외야!!! 그딴 건 실력도 뭣도 아닌 사기라고~~!!!”


때 아닌 흉포한 노성을 듣고 천룡각(天龍閣) 근처를 지나던 세가의 무사들이 깜짝 놀라 움찔 떨었다.


****


산서성(山西省) 태원(太原) 변두리의 한 작은 객점.


소씨객잔, 산서성 태원 변두리의 이 객점은, 적당한 가격의 투숙비와 주방장의 음식솜씨가 괜찮아서 꽤나 가성비 좋은 객잔으로 소문이 나있었다.


오늘도 객잔의 점소이 하삼은 잔돈푼이나 벌어보려고 손님들의 심부름 거리가 없나 연신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마침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반색했다.


“이보게, 점소이!! 이리 좀 와보게”


하삼이 득달같이 몸을 돌려 자신을 찾은 손님을 찾아 객잔구석을 바라봤다.


“예이, 손님..갑니다요! 뭐가 필요하신지요?”


‘응? 뭐야 이건....’


순간적으로 하삼의 눈가에 실망의 기색이 스쳐지나갔다.


‘..한 눈에 봐도 돈 없어 보이는 양반이구만!’


점소이 경력이 십년 쯤 되다 보니 위아래로 척 둘러만 봐도 견적이 나왔다.


‘식탁위엔 가장 싼 안주와 술 한 병, 단촐한 단삼차림에 짐이라고는 봇짐 하나가 전부라니.’


어떻게 봐도 가난한 여행객 그 이상도 이하로도 보이지 않았다. 하삼은 내심 운이 없는 자신을 욕하며 투덜댔다.


‘이런 썅!!...아무리 봐도 돈 나올 구석은 안보이네’


실망은 실망이고 소면 한 그릇만 시켜도 손님은 손님이었다.


“부르셨습니까요, 손님”


'놀면 뭐하나, 잔돈푼 이라도 벌어야지!!'


내심 생각한 하삼이 가까이 다가가며 자세히 살펴보니 웬걸, 행색은 초라하지만 눈빛이 예리하고 몸가짐이 단정한 것이 왠지 보통 사람은 아닐 성 싶었다.


‘이크, 큰일 날뻔 했네! 역시, 자나 깨나 손님조심인데..’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동료 중 가끔 겉모습만 보고 대충 접대를 하다가 경을 치는 경우도 허다했다.


‘조심해서 나쁠 건 하나도 없다는 진리를 깜빡하다니..’


“이리 좀 와보라는데, 오지는 않고 자네 무슨 생각을 그리하나?”


이제 보니 목소리도 그럴싸 한 것이 한가닥 하게 생겼다. 하삼이 듣기로 지천에 널린 것이 기인이사 들이요, 거지들 중에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상거지도 있다고 했다. 점소이 눈칫밥 십년에, 별꼴을 다 봐온 하삼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손님, 혹여 필요한 것이라도 있으신지요?”


공손한 물음에 하삼을 부른 사내가 피식 웃었다.


자신의 행색을 보고 점소이의 눈에 잠깐 비쳤던 실망의 기색을 알아챘는데 금세 그런 기색을 지우고 공손히 대답하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이 녀석이 제법 눈치가 비상한걸?'


점소이를 잠시 바라보던 사내가 품을 뒤적여 은자 한 냥을 꺼내고는 탁자위에 슬그머니 올려놓고는 물었다.


“내 보아하니 자네가 주변사정에 밝은 것 같아 보여 그러네만, 내 뭐하나 물어봐도 되겠나?”


탁자에 올라온 은자 한 냥을 보고 하삼의 눈에 희색이 돌았다. 앞에 앉은 손님이 먹고 마시는 음식들을 다 합해도 채 열닷푼이 넘지 않아 무시했었는데 눈치를 보아하니 답만 잘해주면 은자 한 냥이 굴러 들어올 것만 같았다.


하삼이 은자 욕심에 넙죽 고개부터 숙였다.


“그러믄입쇼!! 제가 이 지역 토박이라 주변의 사정이라면 누구보다 밝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시면 제가 성심성의껏 답해드리겠습니다.”


은자 한 냥을 노린 거짓이 아니라 하삼은 정말로 발이 넓고 친구도 많았다. 주변의 일이라면 까마득한 옛날일이 아니고서야 모르는 것이 없었다.


조금 과장하면 말하면 하삼은 옆집 과부 한씨네 부엌의 젓가락 개수도 알아낼 자신이 있었다. 게다가 자신이 모르는 것이라도 인맥을 통해 한시진만 수소문하면 알아낼 수 있지 않겠는가.


“혹시 소악라는 새끼거지에 대해 알고 있는가? 이 주변에선 꽤나 유명한 것 같던데..."


"소악이요? 그 새끼거지는 왜 찾으시는지..."


"이유는 알것없고, 내 개인적으로 흥미로워 그러니 그 아이에 대해 아는 바가 있으면 말해주었으면 하네만...”


하삼이 내심 안심했다. 별것도 아닌 요구였다. 아니, 이건 거저먹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가끔 마을을 지나가는 행인들이 어디선가 소악의 소문을 듣고는 신기한 마음에 소악이라 불리는 새끼거지에 대해 묻고는 했다.


“대인께서 소악에 대해 어떤점이 궁금하신지 말씀해주시면, 제가 아는 대로 소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내가 은자 한 냥을 꺼내어 놓자 절로 허리를 숙이며 대인소리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중년인이 그 모습을 보며 저 점소이가 눈치 하나는 수준급이라고 생각해 빙긋 웃고는 입을 열었다.


“뭐, 그냥 자네가 알고 있는 정도만 이야기 해주면 되네. 소악의 알려지지 않은 신상내력이라던지, 어디로 가면 볼 수 있는지 말이지.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해주면, 이 은자 한 냥은 자네 것일세”


사내가 슬그머니 은자를 하삼쪽으로 밀어 보내며 은근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사내의 은근한 눈빛을 보니 하삼은 욕심이 치밀어 올랐다.


‘점소이 한 달 급여에 은자 한 냥을 보탠다면?’


자신을 볼 때마다 고깃국이 먹고 싶다고 참새처럼 짹짹거리는 자식들에게 적어도 몇 일간은 배터지게 고깃국을 먹여줄 수 있을 터였다.


한동안 생각을 정리한 하삼이 입을 떼었다.


“대인께서 소악이라는 새끼거지의 소문이 궁금하시다면.......”.


하삼이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자신이 아는 것을 모두 털어 놓았고 이야기를 들은 사내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저녁 하삼은 좋은 아빠 노릇을 할 수 있었다.


************



같은 마을의 변두리에 위치한 한 다리 밑


시장 투계판을 방불케 하는 함성과 고함이 오가고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나뭇가지를 모아 얼기설기 쌓아 만든 엉성한 움막들이 몇 채 자리한곳. 그곳의 중앙에 땟국물이 줄줄 흐르는 아이몇과 거동이 어려워 보이는 노인들이 모여 서있었다.


“소악 오라버니 힘내.”


“소악 이겨라!! 이겨라!!”


“두칠 대장, 조금만 더 힘을내!! 저새끼 거의 다 됐어”


공터가 대략 이삼십 명의 어리고 늙은 거지들의 함성으로 떠들썩한데, 그들이 빙 둘러싸고 소리 지르거나 욕하며 지켜보고 있는 것은 두 명의 인영이었다.


아직 앳된 모습의 봉두난발의 새끼거지 하나와, 뒷모습만 보면 거의 성인이라고 보아줄만한 상대적으로 깨끗한 복장의 거지 하나 였는데, 두 명의 크고 작은 인영은 벌써 한차례 싸움을 벌인 듯, 몸 여기저기가 피터지고 부어있었다.


체구가 작은 이 왜소한 새끼거지의 진짜 이름은 무리의 그 누구도 몰랐고 다만, 누군가 부르기 시작한데로 다들 소악이라고 불렀다.


상대하는 체구가 큰 아이는 몇 년째 이동네 거지 무리의 대장 노릇을 하는 두칠이라는 소년. 아니, 이제는 나이를 먹어 청년에 가까운 아이였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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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소악수난(2) +1 18.06.26 1,582 18 7쪽
7 7. 소악수난(1) +1 18.06.26 1,575 18 7쪽
6 6. 암중모략 +2 18.06.26 1,636 19 7쪽
5 5. 암운도래 +1 18.06.26 1,721 20 8쪽
4 4. 단봉각의 사형제(2) +1 18.06.26 1,762 23 8쪽
3 3. 단봉각의 사형제(1) +1 18.06.26 1,902 21 8쪽
2 2. 교하결투 +1 18.06.26 2,132 21 8쪽
» 1.태원의 명물거지 +1 18.06.26 2,779 2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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