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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달 님의 서재입니다.

괴협 소악(怪俠小惡)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무무달
작품등록일 :
2018.06.26 19:35
최근연재일 :
2018.07.19 00:13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43,050
추천수 :
586
글자수 :
168,736

작성
18.06.26 20:50
조회
1,901
추천
21
글자
8쪽

3. 단봉각의 사형제(1)

DUMMY

소악이 손을 들어 장내를 정리할 것을 지시하고는 아이들이 모인자리에서 몇마디 말을 더했다.


“오늘부터 두칠은 걸인촌에서 추방이다! 단, 두칠을 따라 떠날 사람이 있다면 막거나 말리지 않겠다."


잠시 소악이 숨을 고르고 다시 말했다.


"다만 한번 떠나면 다시는 돌아올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동네에서 내 눈에 띈다면 그땐 각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소악의 두 눈을 부릅뜨고 살벌하게 으름장을 놓는 모습에 이미 기가 꺽인 두칠의 패거리들이 모두 고개를 숙이고 마주보길 외면했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평소 심복 역활을 하던 두 명이 쓰러진 두칠을 부축해 양 어깨에 둘러멨다. 걸인촌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을 괴롭히던 패거리가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떠나가자 장내는 박장대소 하는 아이들과 노인들로 떠들썩해져서 축제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어느새 다리위에는 지나가던 행인들이 재미난 구경을 하는 듯 멈춰 서서 싸움 구경을 하고 있었다.


싸움구경을 한 사람 중에는 키가크고 마른체형의 청년 하나와 이제 막 가슴이 부풀어 여자티가 나는 소녀도 한명 있었는데, 상황을 지켜보던 사내가 옆에있는 소녀를 보며 말했다


“허, 저 어린거지의 자질이 제법 괜찮군. 꽤 쓸만한 인재야. 사부님이 내리신 임무가 급하지만 않았다면 데려가 본각의 제자로 삼아도 좋을 터인데...”


마른 체형의 사내가 길을 서둘러야하는 상황인 듯 소악을 바라보더니, 안타깝게 탄식하며 말했다. 그 말을 들고있던 소녀가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되물었다.


“제 사형, 그게 무슨 말이예요. 저런 꾀죄죄한 거지녀석을 뭐에 쓴다고 단봉각에 데려간단 말이예요?"


소녀가 말도안되는 소리를 한다는 표정으로 사내를 보며 말했다


"본각은 하북의 내노라하는 기재들도 입문하지 못해서 안달이 나있는 판인데 왜 저런 녀석을 받아들이겠어요? 게다가 저 녀석은 딱 봐도 본각의 제자로는 수준미달이라 본각의 문턱도 넘기 전에 문지기들에게 내동댕이 처질걸요?”


청년이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젓더니 소녀에게 말했다.


“흐음...사매, 사부님이 우리가 본각을 떠날 올때 이르신것을 기억해? 상황을 성급히 보고 판단하는 버릇을 조심하라 사부님께서 이르셨건만.. 여전히 막내 사매는 나쁜 버릇을 고치지 못했군."


"여기서 그럐기가 왜나온단 말이예요?"


소녀가 쌍심지를 켜고 사내를 째려보았다. 째려보는 그 눈빛이 제법 사나워 움찔 할만도 하건만 사내는 여전히 웃는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


"좋아 이번 기회를 빌려 이 사형이 한 수 가르침을 주도록 할까?”


두사람이 적지 않은 목소리로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보고 주변의 관심이 두 사람에게 쏠리며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이봐, 단봉각이라면 최근 하북일대에서 큰 명성을 떨치고 있는 문파가 아닌가."


"그러게. 천하의 중진고수중 그 명성이 대단한 참룡패검(斬龍覇劍)하후원을 배출한 문파가 아닌가? 하북에서는 그 위세가 대단하다던데?"


비록 하북에서 꽤나 떨어진 태원의 조그만 변두리지만 단봉각의 명성은 세간에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고, 그런 유명문파의 제자들을 이런 변두리 마을에서 보았다는 것이 사람들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사람들의 관심이 자신들에게 쏠리자 소녀는 부끄러워 얼굴이 달아올랐다.


“제 사형,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소매에게 망신을 줄 참이에요?


사부까지 들먹이며 가르침 운운하는 모습에 마음이 상했는지, 혹은 제 사형이라 불린 사내의 말에 수긍 하지 못하겠는지 소녀가 발을 동동 구르며 분함을 표시했다


“흥! 저 동문혜가 사형제중의 막내로 항상 놀림을 당하지만, 이번일은 틀림없다구요. 근거 없는 소리로 소매를 휘두르려 하면 돌아가서 이번일을 사부님께 고할거예요!!”


제법 사납게 외치는 소녀에게 제 사형 이라 불린 키가 큰 청년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이거 막내 사매가 심통이 나니 무서워서 입도 잘 안 떨어지는군. 하지만 이번엔 내가 사부님께 혼이 날 일은 없을 것 같으니 이 사형의 고견을 한번 들어보겠어?”


제계심이 연신 웃으며 말하자 동문혜도 어디 한번 해보자는 표정이 되어 제계심을 노려보았다.


“어디 그 가르침이라는 것을 한번 줘보시지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허튼소리로 이 사매를 놀리려 했다간 큰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것만 알아두세요.”


상황이 이 쯤 되자 사람들의 이목은 이제 단봉각의 두 명의 사형제에게 쏠렸다. 사람들이 흥미 진진한 시선으로 둘을 주시했다. 동문혜도 점점 관심이 쏠리는 것을 느끼고는 부담스러워 졌는데 이미 엎지러진 물이라 주워 담을 수도 없었다.


저 제 사형이라는 사람은 본명이 제계심이라 하는데 자신의 둘째 사형으로 항상 장난스럽게 농을 걸지만 알고보면 심계가 깊고 결코 허튼소리는 하지 않는 편이었다.


한편 제계심은 동문혜의 부담스러워 하는 기색을 일고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동문혜가 사부를 들먹이며 언성을 높여 협박해도 제계심은 이 어린 막내사매가 귀여울 뿐이었다.


“그럼 내기를 하는건 어때?”


“조건을 말해보세요”


“만약, 내가 허튼 소리를 한다 생각한다면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사매가 호시탐탐 노리던 단봉십팔각의 요결을 전수해주지! 대신, 사매가 진다면 언젠가 내 부탁을 하나 들어주는 것으로 어때?”


동문혜는 제계심, 제 사형의 제안이 맘에 들었다.


단봉십팔각은 제계심의 성명절기로 그 동작이 화려하고 위력이 강맹하여 언제 훔쳐 배울까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참인데, 마침 제계심이 내기의 조건으로 단봉십팔각을 제안하자 마음에 쏙 든 것이다.


“좋아요 대신 사형의 말을 듣고도 소매가 인정하지 못하면, 이 내기는 소매가 이기는 거예요”


조건을 들은 동문혜가 호탕하게 소리쳤다. 이는 말도 안 되는 억지에 강짜였다. 무조건 인정 못하겠다고 우기면 그만이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제계심은 이 당돌한 사매를 설복시킬 자신이 있는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하..그렇게 하지.”


제계심이 호탕하게 웃고는 한쪽 손을 들어 동문혜에게 내밀었다.


짝짝짝!!


제계심과 동문혜가 서로 팔을 들어 손바닥을 세 번 마주치며 약속했다.


한편, 사형이 자신의 조건에 쉽게 동의하자 되려 동문혜는 의아해졌다. 과연 저 새끼거지에게 자신이 보지 못한 특출한 점이 있는지 궁금해진 것이다.


“자! 그럼, 사형의 고견을 들어볼까요? 어서 말해 보세요”


다급해진 동문혜가 재촉하자, 여전히 입에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제계심이 입을 열었다.


“우선, 저 어린 녀석은 싸움에 천부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마주한 상대는 자신보다 키도, 체구도 훨씬 우월한데, 상대를 철저히 자기가 의도한데로 이끌어 쓰러트린 걸 보면 말이야”


무슨 어이없는 말을 하냐는 듯 동문혜가 끼어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예요. 저 녀석이 상대한 녀석 정도는 저라면 한손만 써도 순식간에 이길 수 있는걸요. 그말은 인정 못하겠어요! 운이 좋아서 이긴 것을 가지고 싸움의 천재라니, 아무리 내기라지만 이길 욕심에 칭찬이 과한 것 아닌가요?”


조금전 말했는데도 여전히 성급한 성격을 고치지 못하는 사매의 말에 제계심이 못 말리겠다는 듯 쓴웃음을 짓고는 이어 말했다.


“그래서 사매가 성급하다는 거야! 자세히 봤으면 알아차렸겠지만, 저 어린친구는 아마 저 싸움을 오래전부터 계획했을걸? 상대방이 자신보다 크고 체구가 좋다는 것도 알고 있었으니 계책을 써서 쓰러트릴 작정을 하고 있었을 거야."


잠시 뜸을 들인 제계심이 말을 이었다


"일단 정면으로 맞붙는 다면 상대를 쉽게 이길 수 없음을 알고 있었겠지. 사매도 저 녀석이 자신보다 힘도, 맷집도 좋은 사람을 상대로 정공법을 쓸 만큼 미련해 보이지는 않겠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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