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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명 님의 서재입니다.

유진21세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우명(牛鳴)
작품등록일 :
2010.09.07 17:32
최근연재일 :
2013.01.03 16:55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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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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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7,162

작성
10.02.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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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Welcome to the Jungle.

DUMMY

평소라면 뜨거운 열기와 함께 들려오는 깡깡거리는 쇳소리와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대장간골목. 그러나 지금은 큰 간격으로 켜진 희미한 노란색 가로등의 빛에 의지해서 겨우 어둠에 묻히지 않고 있다.

유진은 근처 유료주차장을 그냥 지나쳤다. 전에 이곳에 처음 방문했을 때 유료주차장을 이용했던 것은 대장간골목길이 아주 꽉 막혔기 때문이다. 무척이나 장사가 잘 되고 있는 모양인지, 용달차와 화물차로 가득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분주했던 그 때가 마치 꿈속의 일이었던 것처럼 적막만 가득했다. 좀 과장을 하면 개미들의 행군 소리까지 들릴 지경이었다.

그렇게 인기척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대장간 골목의 대장간 중에 유일하게 불이 켜진 곳이 있다.

유진을 이 늦은 시간 불렀던 고구려 대장간이었다. 고구려대장간의 간판만이 유진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휘양 찬란한 네온사인도 아니었고, HID등도 아닌 백열전구로 밝히고 있었다. 그것도 제일 불빛이 약한 30W짜리 백열전구여서 페인트가 다 낡아서 군데군데 떨어진 간판이 괴기하게 보였다.

M5를 고구려 대장간 바로 앞에까지 몰고 온 유진은 시동을 끈 다음 뒷좌석에 놔두었던 백팩을 메고 차에서 내렸다. 뚱뚱하게 부푼 백팩에는 1천만 원 단위로 묶인 돈 다발 4개가 들어 있어서 무척 두툼했다. 5천만 원짜리 수표는 당연히 유진의 지갑 속에 있다.

유진은 이상하게 마음이 떨린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묘한 설렘 때문이다.

고구려 대장간의 문은 열려 있었다. 안에도 불은 켜 있다. 그러나 유진이 대장간 안으로 들어왔음에도 다른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여보세요!?”

아무런 응답이 없다. 유진은 더욱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거의 다 꺼져가는 화로의 불과 어지러히 널려있는 도구들이 보였다. 주변을 둘러보는데, 유진의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한쪽 구석 탁자 위에 파란색 비단보자기로 싸여있는 길쭉한 물건이었다.

“응?”

가까이 다가가 보니 휘갈겨 쓴 편지 한통도 같이 있었다. 겉봉에 유진(柳震)이란 자신의 이름이 한자로 쓰여 있었다. 유진은 주저 않고 봉투를 찢어서 편지를 읽었다. 다행히 한글로 써 있었다.

내용은 그리 많지 않았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만날 수 없게 되었단다. 잔금은 직접 받으러 가겠다는 말도 있지만, 구체적인 시간은 언급이 없었다. 그리고 주인의식을 치른 다음, 빨리 자리를 피하라는 이야기로 편지는 끝났다.

확실히 고구려 대장간의 주인아저씨의 필체였다. 전에 유진의 주문을 받을 때, 받아 적었던 글자 모양을 유진은 기억하고 있었다. 때문에 별다른 의구심은 들지 않았다. 편지를 다 읽은 유진은 종이를 봉투 안으로 넣은 다음, 비단 보자기를 풀었다. 한 겹, 한 겹 풀 때마다 묵직한 느낌이 전해진다.


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검은색을 내는 칠기를 기본으로 가오리가죽을 씌우고 은 장식물을 덧댄 검의 길이는 정확히 120cm였다. 너무 화려해서 장식용으로 보일 정도였다. 그것이 유진의 노림수이기도 했다. 도검소지증을 떼놓긴 했지만, '장식용‘이란 단어로 최대한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말이다.

떨리는 유진의 손은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으로 잘 감싼 검의 손잡이를 한 손으로 잡았다. 두 손으로 잡고도 한 치 정도의 길이가 남는 손잡이는 실용적이다. 두 손으로 잡고 휘두르거나 찔러서 큰 힘을 낼 수도 있고, 끝부분을 한 손으로 잡아서 긴 거리를 타격할 수 있게 했다. 게다가 뛰어난 착용감은 기본이었고, 무게 균형도 기가 막혔다.

오른손에서 느껴지는 찌릿하는 전율감에 유진은 왼손으로 검집을 잡아서 검을 빼냈다.

스르르릉-.

검은색 검집에서 은색의 검신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점점 빠져나왔다.

새하얀 은색의 검신은 신기하게도, 대장간 안의 조명이 붉은 빛이었기에 붉은 색을 띄어야 함에도 푸른빛이 은은히 서려 있었다. 마치 스스로 빛을 내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검신의 길이는 검집보다 약간 짧은 94cm로 반듯한 직선이 아니라 도(刀)처럼 조금은 완만하게 휘었다. 그러나 검이란 사실은 틀림없어서 날은 양쪽으로 잘 갈렸다.

당연히 사인검은 아니다.

유진은 이씨 아저씨가 사인검 장인이란 소리를 들었지만, 사인검을 의뢰할 생각도 없었다. 사인검이란 12간지 중 호랑이를 뜻하는 인(寅)자가 네 번 연속으로 붙은 때에 만드는 검을 뜻한다.

인년(寅年) 인월(寅月) 인일(寅日) 인시(寅時). 때문에 12년 간격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때문에 1998년에 만들었던 것을 사거나, 2010년에 만들어 달라고 의뢰를 해야 한다. 유진은 시간도 없었을 뿐더러, 사인검은 주술적인 힘이 강한 칼이었다.

물론 블랙쓰론즈의 마법사들이 쓰는 사악한 어둠의 마법에 상극인 벽사의 힘이 사인검에 담겼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블랙쓰론즈에는 마법사들 말고도 각종 전투능력을 가진 요원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순수한 수련만으로 높은 경지에 오른 자들도 있어서 내구력이 약한 사인검의 쓰임은 주 무기가 아닌 저주 방지나, 어둠의 힘을 물리치는 등의 보조용으로 쓰였다.

사인검의 내구력이 약한 것은 간단한 이유 때문이다. 인시(寅時, 2시간) 안에 검의 제작을 끝내야 했기 때문에 검신에 탄성과 강도를 높여주는 담금질이나 접쇠 작업을 오래 할 수가 없다.

창!

검신이 완전히 검집을 빠져나오자 청명한 소리가 대장간 안을 울렸다.

유진은 은은한 떨림을 내고 있는 백색의 검신을 이리저리 불빛에 비춰보았다. 그러자 특정한 각도에서 파도 같은 물결무늬가 잔잔히 드러났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혼이 다 빠져버릴 것 같다. 유진은 날카로운 검극에서부터 천천히 밑으로 훑어 내렸다. 검신 중앙의 혈조는 실용성을 강조했고, 2/3부근에는 북두칠성의 문양과 주술적 의미를 가진 문양이 금을 이용한 상감기법으로 조각되어 있다.

검은 조금 무거운 편이다. 검신도 두툼했고 날도 넓었다. 마치 장군도를 조금 축소해서 만든 것에 양날을 간 것 같은 모양과 비슷하다 할 수 있다. 유진이 익히려는 검술에 최적화 된 모습이었다.

자신이 주문했던 요소가 모두 들어가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게다가 재료도 고급스러웠다. 검신을 이루고 있는 강철은 붉은 조명임에도 푸른 빛이 나니, 특별한 금속이 섞여 있다는 뜻이었고, 칠기나 가오리가죽은 물론 은제 장식물까지 예술적인 요소가 충분했다.

유진은 기꺼이 9천만 원을 지불할 마음이 생겼다. 그러다가 검신의 끝 부분에 세겨진 글자가 보였다

“이강(李堈)!”

이강이란 한자가 세겨진 반대편 검신에도 다른 글자가 세겨져 있다.

“청풍(淸風)!”

청풍이 검의 이름일 테고, 이강이란 한자는 이 검을 만든 제작자 이름일 것이다.

이름을 인식하는 순간, 유진의 몸이 짧게 떨리더니 그의 눈동자가 허옇게 변했다. 머릿속의 미래지식창고가 유진의 의지와 상관없이 스스로 펼쳐진 것이다.


유진의 눈앞에 짧은 영상이 재생되었다.

그것은 도검수집자의 최고 컬렉션을 모아둔 장소를 보는 것 같았다. 12자루의 검과 도가 비밀스러운 방의 벽면에 걸려 있다. 유진의 시선이 검과 도에 향할 때마다, 전자적 테그가 활성화 된 것처럼 문자들이 떴다.

-환사(幻邪), 이강(李堈).

얇고 가는 도를 살피자 떠오르는 문자. 보통의 도가 아닌 듯 요사스러운 기운과 함께, 도신 주변의 공간이 순간순간 일그러져 보였다.

-패군(覇君), 이강(李堈).

이것은 황금색 칼날을 가진 거대한 검을 보자 나타난 이름이었다. 패도적인 기운으로 인해서 검은 스스로 공중에 둥둥 떠 있다.

이렇게 보이는 검마다 심상치 않은 힘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유진의 시선이 마지막 칼에 향했다.

-청풍(淸風), 이강(李堈).

청풍도 다른 칼처럼 엄청난 힘을 품고 있었다. 바람의 힘이었다. 스스로 뿜어내는 푸르른 검기로 인해서 파란색 광선검처럼 보일 정도로 강력한 힘이다.

이강이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짐작을 했던 것이지만, 마지막에 떠오른 이름을 보자 100% 확신이 들었다. 바로 이 12자루의 검은 모두 고구려 대장간의 이씨 아저씨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강(李堈).

대격변이 끝난 미래에서는 신기명인이란 별호가 붙을 정도로 뛰어난 도검장인이었다. 가히 아티팩트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엄청난 능력을 가진 도와 검을 만들었고, 부르는 것이 값이었다.

미래지식을 보여줬던 영상은 끝났지만, 유진의 상념은 계속되었다.


대격변으로 인해 변한 것은 단지 지구나 인간뿐만이 아니었다.

지구는 엄청난 자연력이 되살아났고, 우주의 에너지가 밀려들어오게 되었다. 그 대단한 힘을 받은 선택을 받은 사람들은 신인류라는 칭호를 받았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단지 사람과 자연에만 깃들지 않고 물건에까지 담아지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아티팩트였다.

대격변 이후 나타난 아티팩트는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러나 신비한 능력을 보인다고 해서 모두 아티팩트라는 말을 붙여주지 않았다. 단순히 열이나 냉기가 나거나, 날카로움이 더해지는 등의 신비하지만 단순한 기능만 나오는 물건은 매직아이템으로 따로 불렀다.

아티팩트라 불릴 정도라면 스스로 검기를 내어 평범한 사람이라도 절정의 무사로 만들어주는 칼. 전격의 힘이 담겨 있어서, 벼락을 내리는 지팡이 정도는 되어야 했다. 이처럼 엄청난 능력은 주로 과거 전설속의 무구에서 많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각국에서는 2가지로 아티팩트를 분류해서 관리를 했다.

첫 번째는 과거에 만들어졌던 물건의 능력이 아티팩트로 되살아난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엑스칼리버, 성배, 부처의 가사 등을 를 꼽을 수 있다.

이중에 엑스칼리버는 더욱 특별하게도 스스로 지각을 뚫고 나타난 아티팩트였다. 대격변으로 인해 영국 또한 지각이 변동되어 있었던 호수가 사라지기도 하고, 전에는 없었던 자리에 호수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새롭게 만들어진 호수의 중앙에서 바위가 솟아올랐는데, 그 가운데 검이 꽂혀 있었다.

엑스칼리버였다.

찬란한 빛을 뿜어 스스로의 존재를 알린 엑스칼리버는 즉시 영국 정부의 관리 하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 누구도 바위에서 검을 뽑아내지 못했다. 마치 전설처럼 오직 선택된 자만이 뽑을 수 있었다. 이렇게 고대로부터 내려왔던 물건이 아티팩트가 되면 그 값은 따질 수 없을 정도였다. 엑스칼리버는 발견과 함께 영국의 국보로 지정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두 번째는, 현대에 들어 새롭게 만들어진 물건이 아티팩트의 능력을 보이게 되는 경우였다. 성직자들이 오랜 시간 사용했던 물건에서 많이 나타났다. 십자가, 성경책, 불상, 묵주 같은 종교적 물건에 나타난 능력은 보통 치유의 힘이었다.

말기 암을 비롯한, 각종 불치명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아티팩트에 닿으면 깊은 상처라도 순간 나아버린다. 만약 기독교의 물건들만 그런 능력을 보였다면, 하나님이 있다는 증거가 되겠지만, 불교를 비롯한 힌두교, 이슬람교의 성물까지 능력을 발현했다. 그래서 유진이 일요일 교회에 나갈지 말지 고민을 했던 것이다.

성직자 말고도 많은 장인들의 물건에서 능력이 발현되었는데, 무척이나 광범위 했다. 주로 하나하나 만들 때마다 온 정성을 기울여 만드는 장인들에게서 아티팩트가 많이 나왔다. 공장에서 쏟아지는 공산품 중에 아티팩트가 나오는 경우는 단 하나도 없었다.

이러한 아티팩트 중에 역시나 가장 비싼 값을 받은 것은 각종 도검 장인들의 무기였다. 그들이 만든 뛰어난 아티팩트는 전투능력을 가진 신인류에 딱 맞는 무기였기 때문이다.

아티팩트를 가진 칼을 잡은 신인류는 현대의 화기로도 제압할 수 없는 능력을 보였다. 총알을 피하는 것은 예사였고, 전차나 장갑차 같은 기갑세력도 검기나 검강으로 파괴했다. 아메로 연합의 경우엔 강력한 사이킥파워를 가진 염동력자들 수십을 모아서 시야를 광범위하게 확대해주는 아티팩트로 완벽에 가까운 MD를 구축하기도 할 정도였다.

때문에 아티팩트를 많이 가질수록 전투능력은 높아진다는 말이었고, 블랙쓰론즈를 비롯한 타 국가의 기관에서는 조직적으로 아티팩트를 수집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티팩트에도 등급이 붙게 되었는데, 이강(李堈)의 무기들은 평균 거래가격이 10억 원을 넘나들었다. 그러나 특별한 이름이 붙게 되면 값을 따질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블랙쓰론즈는 유진 덕(?)에 가장 많은 아티팩트를 모을 수 있었다. 고대 판게아 시대의 아티팩트는 물론이고 아티팩트를 만들 수 있는 장인들까지 포섭을 했다. 포섭이 불가능하면 가족이나, 다른 약점을 잡아서 납치까지 감행했다. 이러한 일은 고스란히 유진의 머릿속에 있어서 나중에 때가 되면 전 세계를 돌면서 보물사냥도 계획 중에 있다.

보물 사냥이 성공하면, 블랙쓰론즈의 전력이 낮아지는 동시에 아군의 전력을 높일 수가 있어서 유진은 그 계획을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포섭할 장인들도 따로 뽑아놨는데 그들 중에 가장 큰 공을 들인 최고의 장인을 최고의 장인을 꼽자면, 유럽쪽에서는 ‘크리사리오’의 이름을 가진 장인가문이었고, 아시아 쪽에선 ‘이강’이였다.

크리사리오 가문은 회귀 전에는 블랙쓰론즈에 포섭되었기에 이들에 대한 정보는 많았다. 그러나 이강은 끝내 찾지 못했다. 그는 바람처럼 특별히 머무는 곳이 없었을 뿐더러, 무슨 수를 썼는지 회귀 전에도 유진의 오버시어에 걸리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얼굴도 몰랐을까. 그런데, 지금 그 이강을 만나서 의뢰를 했고, 물건도 받게 된 것이다. 그것도 네이밍 아티팩트를 말이다.


유진은 다시 한 번 청풍을 살폈다.

미래지식의 영상에서 본 것과 모양도 다르고, 느껴지는 힘도 거의 미약했다. 다만 영상과 푸른빛은 똑같았다. 모양이 다른 것은 유진의 추가주문 때문이었고, 힘이 약한 것은 아직 대격변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추리를 한 유진이었다.

생각을 끝낸 유진은 검이 놓여 있던 탁자에 준비된 소도를 잡았다. 이강을 만나서 검까지 얻은 것이 어찌 우연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에 앞서, 검에게 주인을 인식시키는 의식을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봐도 범상치 않은 검이지만, 대격변이 끝나면 진면목을 드러낼 것이다. 그렇기에 청풍에게 확실히 자신이 주인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탁자에는 주인의식을 치를 준비물이 완벽히 갖춰져 있었기에, 유진의 수고가 덜 수 있었다.소도로 오른쪽 손에서 피를 내었다. 생살이 찢어지는 아픔이 있었지만 꾹 참았다.

명검은 주인의 피를 알아 본다더니. 유진의 피는 혈조를 타고 흐르다가 서서히 검신에 흡수되었다.

“아.”

그러더니 푸른빛이 더욱 강해지면서, 후끈한 대장간 안에서 시원한 바람이 느껴졌다. 검이 유진의 피에 의해 잠에서 완전히 깨어난 것이다. 이렇게 모든 의식을 마친 유진은 청풍을 푸른비단 보자기에 싸서 기쁜 마음으로 대장간 입구를 나서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검은색 스키니진에 흰 면티를 입고 있는 건장한 남자가 유진의 M5 본네트에 기대서서 있었다. 키는 186이 넘을 정도로 컸고, 탄탄하면서도 균형 있는 근육질 사나이. 귀에는 은색의 동그란 피어싱이 5개씩 되어 있었고, 머리카락은 폭탄 맞은 것처럼 삐죽 솟아 있다. 눈매 또한 날카로웠다. 그러면서 유진의 차가 자신의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당당한 표정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고맙다고 해야 하나?”

괴한의 목소리는 젊고 경쾌했다. 그러나 어딘가 꼬여있는 듯 듣는 이의 기분을 나쁘게 했다. 순간 놀란 유진은 엉겁결에 말을 받았다.

“응? 왜?”

“내 칼을 결계 속에서 대신 가져와 주었으니 말이다.”

“뭐라고?”

“하지만 나를 너무 기다리게 했다. 그러니 당장 청풍을 내놔라. 아직은 인내심이 남아 있으니 청풍만 곱게 넘겨준다면, 이 차만 받고 보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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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3

  • 작성자
    Lv.40 엉님
    작성일
    10.02.23 12:11
    No. 31

    잘 보고 가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예호
    작성일
    10.02.23 12:26
    No. 32

    뭐죠...저 떨거지(?)는...유진의 차에서 손을 떼!
    혼자 격분하고 있습니다. 한 대 때려주고 싶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그림자처럼
    작성일
    10.02.23 12:40
    No. 33

    ....21세기에서도 복선이 많으시더니 여기서도 복선을
    깔아놓으시는겁니까.... 다음편을 기대하게 만드시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삭풍월
    작성일
    10.02.23 13:24
    No. 34

    와~!!! 다 읽었다.. 하아.. 다음편 어서 읽고 싶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라모니안
    작성일
    10.02.23 13:30
    No. 35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밤랭
    작성일
    10.02.23 15:14
    No. 36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금기린
    작성일
    10.02.23 15:25
    No. 37

    역시나.. 다른분들이 많이 지적하셨네요.
    주인공의 안이한 태도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카론。
    작성일
    10.02.23 17:02
    No. 38

    흐음... 빨리 김은동 영향권 밖의 이야기를 듯고싶내요. 일단 대격변이후 어느정도까지는 김은동이 만든 세상이니까요. 뭐 주인공이 2인자가 되겠다는 삐딱선 탄대부터 마음에 안들지만 (저는 그 책에서 만큼은 주인공이 최고여야한다는 생각을 해서요. 일단 너무 세도 안되지만 이렇게 전시리즈의 인물의 영향력이 더 큰것도 좀 그러내요.) 즐감하고 가내요 ㅋ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카타리아스
    작성일
    10.02.23 17:56
    No. 39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경계점
    작성일
    10.02.23 20:05
    No. 40

    유진~ 이키마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스수무부
    작성일
    10.02.23 20:24
    No. 41

    뭐꼬? 저 강도는..
    세상이 험해지다보니 무개념이 너무 많아졌어 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길과이슬
    작성일
    10.02.23 20:53
    No. 42

    21세기 빌려서 읽고 있어요. 신의 노트북~! 이런 것 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어찌 현몽이라도 하시어 로또 1등이라도...^ ^;;
    이제 2권 읽을 차례인데 흥미롭더군요. 재밌어요. 유진이 처음 취직했던 바로 그 회사의 장면이 나오는데요, 아주 실감나더군요.ㅋㅋ

    21세기를 읽지 않아도 이번 작품을 보는데 지장이 없다고 하셨던 말씀 공감이 가더군요. 그래도 읽어보는 것이 이 작품을 보는데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빌려서 봅니다. (사서 보는 것이 작가님께 좋을 것 같지만... 5권의 가격 압박이...ㅠㅜ)

    작가님, 소설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21세기도 그렇고, 지금 이 작품도요.

    좋은 작품 많이 쓰시길 기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활성중심
    작성일
    10.02.23 21:03
    No. 43

    뭐라고?!?!?!?1??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뉴슈가
    작성일
    10.02.23 21:57
    No. 44

    이강이 글에 빨리 튀라고 썻지만 주인공이 멈춰서 있었던 이유는 아마 그 칼뺏으러온 개뤡휘가 너무 빨리 왔기 때문일테고(기다렸다는거 보면,)

    그리고 오버시어가 발현되어 시간이 갔다는 설정도 있을테고,

    마지막으로 견물생심이라고 칼에 마음이 빼앗겨서 그런거 아닐까요?

    대보물을 발견하고 그 방이 무너지는데 아까워서 욕심때문에 망각하고 못빠져나와 결국 깔려죽는 이치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이충호
    작성일
    10.02.26 15:24
    No. 45
  • 작성자
    Lv.17 Vein
    작성일
    10.02.27 16:51
    No. 46

    아 ... 제 이름이 이강인데 여기서 이강을 볼줄이야... 한자도 똑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사신의연주
    작성일
    10.03.01 08:49
    No. 47

    대격변하니 와우가 떠오르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키온
    작성일
    10.03.01 10:57
    No. 48

    ㄱ ㅓㅍ ㅣ 하시길, ^ㅡ^]
    ..ㄴ...ㄹ 작가님 파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領天華
    작성일
    10.03.01 22:22
    No. 49
  • 작성자
    Lv.99 화일박스
    작성일
    10.03.02 18:34
    No. 50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무괴아심
    작성일
    10.03.19 17:36
    No. 51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룬Roon
    작성일
    10.03.27 10:29
    No. 52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10.03.31 22:03
    No. 53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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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Hotel California. +74 10.03.03 16,958 16 13쪽
27 Hotel California. +116 10.03.02 23,090 14 10쪽
26 Hotel California +83 10.03.02 17,816 12 11쪽
25 Welcome to the Jungle. +68 10.02.28 18,290 10 12쪽
24 Welcome to the Jungle. +35 10.02.27 16,841 11 9쪽
23 Welcome to the Jungle. +73 10.02.27 18,034 15 13쪽
22 Welcome to the Jungle. +65 10.02.26 18,279 11 11쪽
21 Welcome to the Jungle. +70 10.02.25 18,330 12 14쪽
20 Welcome to the Jungle. +44 10.02.24 17,461 12 10쪽
» Welcome to the Jungle. +53 10.02.23 18,235 18 16쪽
18 Welcome to the Jungle. +81 10.02.21 36,816 36 10쪽
17 Welcome to the Jungle. +38 10.02.20 18,036 13 11쪽
16 Smells like teen spirit. +41 10.02.19 18,028 14 18쪽
15 Smells like teen spirit. +34 10.02.18 17,465 15 13쪽
14 Smells like teen spirit. +27 10.02.17 18,266 17 14쪽
13 Smells like teen spirit. +12 10.02.17 16,978 16 10쪽
12 Smells like teen spirit. +62 10.02.13 23,366 19 12쪽
11 Smells like teen spirit. +111 10.02.13 18,603 13 9쪽
10 Smells like teen spirit. +18 10.02.12 18,380 18 12쪽
9 Smells like teen spirit. +21 10.02.11 19,289 13 12쪽
8 Highway Star. +109 10.02.10 20,339 30 12쪽
7 Highway Star. +23 10.02.09 19,306 16 12쪽
6 Highway Star. +70 10.02.09 51,170 12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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