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우명 님의 서재입니다.

유진21세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우명(牛鳴)
작품등록일 :
2010.09.07 17:32
최근연재일 :
2013.01.03 16:55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798,671
추천수 :
867
글자수 :
157,162

작성
10.02.27 23:22
조회
16,839
추천
11
글자
9쪽

Welcome to the Jungle.

DUMMY

두 남자는 서로 말은 없었다.

유진은 이상하게도 김은동 사장의 속내를 짐작하기 힘들었다. 오버시어 덕에 눈빛만 봐도 대충 상대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는 유진이다. 그런데 김은동 사장은 무념무상의 상태인 것처럼 눈빛이 투명해서 짐작하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의문은 운전을 하는 김은동 사장은 유진에게 길을 물어보지 않았음에도 거침없이 차를 몰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의 사장이기에 유진의 이력서를 열람할 수 있을 테고, 거기에 써진 주소를 읽었을 거라 짐작을 하지만, 주소는 알고 있어도 처음 가는 길이라면 불안해서 물어보기라도 할 텐다 말이다.


유진이 입원했었던 전주고구려병원은 전주시에서 극과 극의 위치에 있었기에, 침묵의 시간은 더욱 길어졌다. 그러면서 유진은 자연스럽게 현승과의 사투를 떠올리게 되었다. 아무래도 회귀 후 겪은 일 중에 제일 충격적인 일이었으니 말이다.

패인은 확실하다.

경험부족. 연습부족. 더욱 구체적으로는 검으로 펼칠 무공을 익히지 못했고, 전투 중에 몸을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법도 익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무공이나 익히면, 나중에 상승의 검법을 익힐 때 방해가 될 수 있다. 문제는 그런 고급 무공을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금 유진이 상승의 무공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오버시어로 훔쳐오는 것다. 그래서 유진은 오버시어를 자유자재로 펼칠 수 있을 때까지, 치우부대의 기초검술만 익히기로 한 것인데, 예정에 없었던 현승을 만나게 되면서 화를 당하게 된 것이다.


풍곡이라니.

그런 단체는 유진의 기억에 없다. 대격변 이후 대한민국에서 전면에 나선 은자들의 단체라면 단연 은자림을 꼽을 수 있다. 일인 전승의 작은 사문부터 수십 명의 구성원으로 된 거대 단체까지 모여서 하나의 이름으로 통합된 단체로, 중국의 유서 있는 9파1방이 모인 무림맹과 비견될 정도로 뛰어난 무력을 가지고 있었다. 아시아 연합의 무력순위에서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유진이 훔치려는 무공이 바로 은자림의 최고이자 림주였던 한복거사의 독문무공인 무혜검결이었다.

유진의 계획은 확실했다. 그런데 무시했던 현재의 은자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것이다. 아무리 적은 양의 내공이라도 효율적인 방법으로 사용하면 무서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은 유진이다. 내공이야 다다익선이지만, 상황에 따라서 적절하게 쓰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현승과 싸웠던 유진이 바로 그런 꼴이다.

결론은 하나다.

어서 빨리 고급 무공을 얻어서 죽어라 수련을 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스승을 얻는 것이지만, 은자들은 나이가 많은 제자를 들이는 법이 없기에 요원한 일이다. 그렇다고 유진이 알고 있는 기에 대한 지식을 꺼내서 협상을 하자니 자신이 너무 손해인 것 같다. 진짜로 검도 도장이나 다녀볼까 하는 생각을 할 무렵 김은동 사장이 말을 했다.


“유진팀장 집이 여긴가요?”


상념에서 깨어난 유진은 차창 밖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맞습니다.”


김은동 사장은 유진에게 길 한 번 물어보지 않고 정확히 유진의 집 앞까지 도착한 것이다. 유진은 차에서 내리려는데, 불현듯 김은동 사장이 아무런 이유 없이 자신을 태워줬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원하는데 와주신 것도 고마운데, 집까지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뭘요. 근처에 일이 있어서 간 것인데, 예정보다 빨리 마무리 돼서 갔던 것인데요.”


“음, 그래도 그 어떤 회사의 사장님들이 부하직원을 이렇게 챙겨주겠습니까. 그래서 말인데, 집에 들어오셔서 차라도 한 잔 하시고 가주시면 영광이겠습니다.”


“하하. 유진팀장이 그렇게 말씀하니 그냥 갈 수 없네요.”


마치 유진의 초대를 기다렸다는 듯 말하는 김은동 사장이었다.



또르르륵.

다기용 자기주전자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렌지색 액체가 소리를 내며 찻잔으로 떨어졌다. 홍차의 종류 중 하나인 다즐링으로 유진이 즐겨 마시진 않지만 항상 준비는 해놓는 차였다.

다기 세트나 차의 종류는 훌륭했다. 하지만 티타임이 펼쳐진 장소는 그저 그랬다. 거실은 유진이 고구려대장간에 칼을 찾으러 나갈 때의 모습 그대로였던 것이다. 어질러진 옷가지는 부랴부랴 치웠지만, 거실 한편에 만들어진 피라미드 구조물은 치우지 못했다.

김은동 사장은 금속제 피라미드 구조물을 아주 흥미로운 물건을 보듯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유진이 찻상이 차려지고 나서야 눈을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 둘이 찻상을 마주보며 차를 마시는 모습은 유진이 스스로 생각해도 우스꽝스럽게 보였다.


그렇다고 술상을 차릴 수도 없다.

술은 운공법에 해가 되니 말이다. 게다가 김은동 사장은 그의 자동차로 집에 돌아가야 하기에 마실 수도 없다. 유진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다.

차를 마시며 맛에 대한 의례적인 칭찬과 잡담이 오고 간 다음 김은동 사장이 먼저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는 양복 안쪽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봉투를 꺼내서 찻상 위에 놓았다. 그러더니 유진쪽으로 슥 밀었다. 봉투는 한 번 접혀 있는데, 제사 때 쓰는 축문을 넣은 봉투처럼 길쭉했다.


“이게 뭔가요?”


“풍곡주의 각서입니다.”


김은동 사장의 말에 유진은 깜짝 놀랐다. 그리고 다급하게 봉투를 펴고 안을 들추니 고급스러운 한지로 된 편지가 들어 있었다. 유진은 잠시 심호흡을 하고 조심스러운 손길로 편지를 꺼내서 폈다.

하얀색은 종이고, 검은 건 글씨라.

유진은 순간 까막눈이 되었다. 한지 위의 글자들은 죄다 한자였기 때문이다. 다만 필체를 보니 붓글씨 솜씨가 상당히 뛰어난 사람이 쓴 편지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글자 한자 한자 마다 힘과 함께 연륜이 묻어나고 있다. 다만 편지의 오른쪽 끝 상단에 각서라는 단어와 왼쪽 끝 하단에 풍곡주 현각이란 단어는 읽을 수 있었다.

그보다 유진은 어떻게 김은동 사장이 풍곡을 알고 있는지, 그리고 풍곡주의 각서가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한없이 궁금해졌다.

그런 유진을 보며 김은동 사장은 다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네. 고구려대장간에서 벌였던 유진팀장과 풍곡 대제자 현승의 결투 수습을 한 자가 바로 접니다.”


유진은 김은동의 말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 그 일을 수습했던 사람들 중에 유진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 생각한 자가 바로 김은동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떻게 그 순간 나타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계속 자신을 감시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무엇으로 감시를 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유진의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런 의문을 단번에 풀어주는 말이 김은동 사장의 입에서 나왔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저 또한 유진팀장과 비슷한 능력도 사용할 수 있었기에, 대비를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음, 저나 유진팀장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나중에 신인류라고 부른다죠?”


신인류!

김은동 사장의 입에서 신인류라는 말이 떨어지자 유진의 눈이 놀라서 두 배는 커졌다. 지금 이 시대의 신인류란 말은 일본에서 쓰는 단어였다. 일본은 어린 세대들에게서 그들 특유의 전통적인 집단적사회성이 없는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개성을 강조하는 등의 현상을 보이자 이러한 세대를 기존의 어른들과 다르다 하여 ‘신인류’라고 묶어 불렀다.

하지만, 미래에서 대격변에 의해 일본의 영토가 1/3으로 줄어 그 영향이 작아지자, 신인류라는 단어는 ‘기’를 감응할 수 있고 특별한 능력이 있는 자들을 칭하는 것으로 뜻이 바뀌었다.

지금 김은동 사장은 바로 미래에서 쓰는 신인류를 언급한 것이다. 물론 김은동 사장이 신인류라는 것은 유진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격변이 일어나지 않은 지금도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은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다.


“사, 사장님은 대격변이 아직 안 일어났는데도 능력을 쓸 수 있는 것입니까?”


“네.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어떻게 하다 보니’라니!



==========================


오늘은 좀 빨리 올려요...

요즘 조아라가 12시 땡하면 맛이 잠깐 가더라고요.


음.... 그리고 많은 성원에 힘입어서

연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12시 넘으면 한 편 더 올릴....수 있으려나요. 헤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유진21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출간 기념 1,2권 증정 이벤트 당첨자 발표!! +242 10.09.07 12,366 0 -
공지 드디어 책이 나왔습니다~!!! +29 10.09.06 1,906 1 -
공지 유진 21세는... +169 10.02.08 51,405 0 -
32 신작 알림~! +3 13.01.03 2,110 10 1쪽
31 오늘 출판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170 10.03.09 23,191 36 1쪽
30 Hotel California. +145 10.03.06 45,684 79 13쪽
29 Hotel California. +88 10.03.04 17,221 12 12쪽
28 Hotel California. +74 10.03.03 16,958 16 13쪽
27 Hotel California. +116 10.03.02 23,090 14 10쪽
26 Hotel California +83 10.03.02 17,816 12 11쪽
25 Welcome to the Jungle. +68 10.02.28 18,290 10 12쪽
» Welcome to the Jungle. +35 10.02.27 16,840 11 9쪽
23 Welcome to the Jungle. +73 10.02.27 18,034 15 13쪽
22 Welcome to the Jungle. +65 10.02.26 18,279 11 11쪽
21 Welcome to the Jungle. +70 10.02.25 18,330 12 14쪽
20 Welcome to the Jungle. +44 10.02.24 17,461 12 10쪽
19 Welcome to the Jungle. +53 10.02.23 18,233 18 16쪽
18 Welcome to the Jungle. +81 10.02.21 36,816 36 10쪽
17 Welcome to the Jungle. +38 10.02.20 18,036 13 11쪽
16 Smells like teen spirit. +41 10.02.19 18,027 14 18쪽
15 Smells like teen spirit. +34 10.02.18 17,465 15 13쪽
14 Smells like teen spirit. +27 10.02.17 18,266 17 14쪽
13 Smells like teen spirit. +12 10.02.17 16,978 16 10쪽
12 Smells like teen spirit. +62 10.02.13 23,366 19 12쪽
11 Smells like teen spirit. +111 10.02.13 18,602 13 9쪽
10 Smells like teen spirit. +18 10.02.12 18,380 18 12쪽
9 Smells like teen spirit. +21 10.02.11 19,289 13 12쪽
8 Highway Star. +109 10.02.10 20,339 30 12쪽
7 Highway Star. +23 10.02.09 19,306 16 12쪽
6 Highway Star. +70 10.02.09 51,168 125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