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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광복군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총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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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광복군
작품등록일 :
2020.02.03 04:17
최근연재일 :
2020.03.07 06:0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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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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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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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

DUMMY

오늘도 하시모토는 술에 취했다.

그가 발령을 받은 후 단 하루도 빠지지 않는 술이었다.

그냥 술이 아니었다.

완전히 만취되어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원래 하시모토는 이렇게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가 경성으로 발령이 나다니

야전에서만 돌던 그가

미나미는 부관에게 하시모토를 받아 방에다 눕혔다.

옷을 벗기고 물수건으로 조심스럽게 그리고 정성스레 몸을 닦았다.

그리고 잠든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당연히 그의 머리맡에 무릎을 꿇은 자세였다.

사랑과 존경의 뜻이 같이 포함된 것이었다.

하시모토는 뼛속까지 군인이었다.

오직 야전에서만 전투를 지휘했다.

사실 그는 누구보다 잘나가는 군인이었다.

동기 중에 가장 먼저 별을 달았고

삼성장군까지 거침이 없었다.

하지만 그 유명한 대논쟁을 계기로 그의 존재는 빛을 잃었다.

그래도 야전사령관 자리를 놓친 일은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었다.

조선에는 함경도의 나남과 경성의 용산에 각각 1개씩 2개의 사단이 주둔하고 있었다.

진해를 필두로 각 항구에 소규모의 해군도 주둔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조선에서 전투를 할 일은 없을 것이었다.

편안한 자리였다.

누구는 부러워할 수도 있는 자리였다.

실제 그 자리를 얻기 위해 많은 로비가 일기도 했다.

그렇다고 들었다.

하지만 하시모토는 알았다.

이것으로 자신의 군 경력은 끝이라는 것을.

물론 그나마도 미나미의 부친인 장인의 힘이 컸다.

그가 아니었다면 하시모토는 벌써 옷을 벗었을 것이다.

총리까지 지낸 그의 영향력과 배려가 아니었다면.

대일본 제국이 거침없이 동남아로 진출해 싱가폴까지 함락하는 것은 좋았다.

누구도 그들을 막아설 나라는 없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 대일본제국은 중대 기로에 서게 되었다.

어디로 갈 것인가?

당연히 일본은 원유가 필요했다.

결국 선택지는 둘 중에 하나였다.

시베리아로 진출해 원유를 확보할 것인지

아니면 산유국 브루나이를 점령할 것인지

결국 이는 러시아를 칠 것인지

미국을 칠 것인지의 양자택일이었다.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많은 것들이 고려되어야 했다.

그리고 결국 대본영은 중대한 실수를 범했다.

너무 안이한 선택을 했다.

미국을 택하는 건 좋았다.

러시아든 미국이든 누구도 만만한 나라는 없었다.

하지만 그 이유가 너무도 안이한 것이었다.

미국은 근본적으로 유럽에 뿌리를 둔 나라였다.

유럽 전역이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은 말해봐야 입만 아픈 일이었다.

미국 최고의 화두는 유럽전쟁이었다.

태평양은 관심도 없었다.

그게 뭔지도 모르는 미국인이 태반이었다.

그런데 만일 거기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태평양 해군의 절대다수는 하와이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 유명한 진주만에.

그리고 이 진주만을 기습해 초토화 시킨다면?

실제 대본영은 미국과의 전쟁에 승산이 있다고 여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습은 가능하다고 보았다.

진주만과 태평양 해군의 초토화는

그렇다면 미국은 어찌 나올 것인가?

대일본제국의 압도적인 해군력을 과시한다면?

그리고 유럽전쟁에 집중해야 하는 미국인의 정서를 감안하면?

당연히 대본영은 미국이 확전에 나서지는 않으리라 믿었다.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믿었다.

아니 그러기를 기대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지극히 소박한 소망이었지만 헛된 소망이었다.

물론 시베리아 진출 역시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러시아가 대국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딨는가?

러일전쟁의 승리도 좋았다.

하지만 그 승리를 위한 대가를 잊은 군인들은 아무도 없었다.

적어도 대본영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뤼순공방전에 희생된 일본군 숫자를 언급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다.

근본적으로 미국과의 전쟁이 해전이라 한다면

러시아와의 전쟁은 당연히 육전 중심의 전쟁이 될 것이었다.

더 많은 인명피해가 있을 것이란 뜻이었다.

대륙은 피비린내로 진동할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동남아 진출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그 어디에서도

‘여기까지!’라고 외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끊임없이 다음 과제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도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그에는 무엇보다 원유가 필요했다.

결국 대본영은 안이한 선택을 했다.

그에 반대한 장군들은 의외로 소수였다.

그리고 마침내 이룬 아니 발생한 진주만 기습

모두가 성공임을 확신했다.

대본영을 울리던 그 만세소리.

기습의 성과를 브리핑하던 상황장교의 격앙된 목소리

최고위 지휘관들의 상기된 악수

함께한 모든 대원들의 박수소리.

서로가 서로를 축하해주었다.

향후에 벌어질 사태에 대해 생각이 있는 자들은 보이지가 않았다.

자신들이 무슨 짓을 벌인 것인지.

앞으로 무슨 사태가 벌어질 것인지.

자신들이 한 짓이 앞으로 이 나라와 백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할복을 한다고?

그래서 자신 하나 죽어버리면 끝날 일인가?

자신들이 벌인 알 때문에 죽음으로 내몬 영혼들은 어쩌고?

그 숫자를 세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니다.

물론 그 어마어마한 숫자를 감당할 영혼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숫자는 비단 본국의 백성들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

조금만 더 범위를 넓혀보면

그들이 벌인 사건으로 유발된 희생자의 수를 헤아려 본다면.

하시모토는 한숨을 쉬었다.

물론 그는 군인이었다.

전방으로 최전방으로 앞장서서 달려갔다.

그가 할 일이었다.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일에 있어 그는 특별한 재능이 있었다.

자타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었다.

전투에서는 결코 말이 필요 없었다.

오직 성과로 말하는 것이었다.

전투만큼 실적이 말해주는 것도 없었다.

모든 것이 숫자였다.

그리고 그 분야에서 그의 전과는 눈부신 것이었다.

그의 진급이 그의 전과를 말해주기도 했다.

그의 배경에 대해 말을 하는 자들도 있었다.

특히 그의 장인이 누구인지 대본영 안에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 어떤 이야기도 그의 전과를 가로막지는 못했다.

그런 그는 육군 장성이었다.

야전의 전투를 선호했다.

확전이 불가피하다면

더 이상 막을 길이 없다면

양자 중에 반드시 택일을 해야만 한다면

그건 당연히 러시아여야 했다.

간단한 전쟁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쉬운 전투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토끼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구호는 그저 구호가 아니었다.

결코 전쟁을 낙관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 같은 사태를 막을 수는 있었다.

러시아 영토를 밀고 들어가다가 역공을 당하게 된다면

수세에 몰리게 된다면

최악의 상태를 맞이하게 된다면

그래도 육전에서 가능성이 있었다.

희망이 있었다.

중간 어디선가 마지노선을 그을 수 있었을 것이다.

강화가 가능했을 것이다.

본토까지 밀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악의 상태라도 조선반도 정도는 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전투라는 것은 필시 양 진영의 희생을 수반한다.

러시아라고 해서

연합국이라고 해서

쉽게 전쟁을 끝낼 수는 없다.

수많은 희생을 치러야만 한다.

그런 와중에 강화를 도모하는 것은

휴전을 모색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능하면 시베리아의 경계선 어딘가에서 총력전을 기울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강화를 위한 마지막 총력전을 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바다는 경우가 달랐다.

어디에 경계선을 그을 것이며

어디서 휴전을 제의할 것인가?

더구나 상대는 미국이 아닌가?

강화의 선택권은 오직 미국에 있었다.

모든 선택권을 상대에게 넘겨준 채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오직 요행만을 바라고

대본영이 이런 미친 선택을 하다니

이제 상황이 역전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아니 상황이 역전된 것은 이미 오래전이었다.

대본영에서 만세소리가 떠난 지는 더 오래였다.

이제는 그 어느 상황장교도 격앙된 목소리로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격앙된 목소리로 브리핑할 만한 상황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당연히 박수소리가 날 일도 없었다.

1개월 만에 함락될 상황을 3개월간 버텼다?

당연히 치하 받아 마땅한 상황이다.

하지만 누구도 그 상황에 박수를 치지는 않았다.

그저 묵묵히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드디어 사이판에 이어 필리핀 전역을 잃었다.

다음이 어디가 될 것이라는 것은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물론 그들도 죽음으로 사수를 외칠 것이다.

상륙한 적에게 막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다.

생각보다 오래 버틸 것이 틀림없었다.

어쩌면 구호와도 같은 일이 정말로 벌어질지도 모른다.

오키나와에 주둔한 병사 한사람이 남을 때까지 모두가 전멸하는 것 말이다.

천황폐하와 대일본국을 위해서 그들의 한 몸을 불사르는 것 말이다.

무언가 대의를 위해서라면 누가 말리겠는가?

오히려 그것은 권장될 사항이었다.

문제는 이미 대의를 잃은 지금에 와서는 이 모든 희생이 목표도 목적도 없는 개죽음이라는 것이었다.

대체 왜?

무엇을 위해서?

하시모토는 몸서리가 쳐졌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순간 눈을 떴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술에서 완전히 깨어났다.

그의 머리맡에 미나미가 보였다.

웃으며 그를 내려다보는.

아니 내려다 봐주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귀족 가문에 연예 결혼이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의 집을 처음으로 두드리던 바로 그 날.

으리으리한 그 집의 담장만으로도 이미 많은 걸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그녀는 그와 신분이 다르다는 걸.

그는 첫 집 문을 두드리던 순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귀족 가문이라는 것을.

그녀 입장에서는 전혀 알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정말 사랑했으니까

하지만 하시모토에게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결혼은 현실이었으니까?

하시모토는 타고난 군인이었다.

군인에게 필요한 덕목은 많이 있다.

그 중에 제일은 용맹이었다.

하지만 그 용맹이라는 것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지 그는 처음으로 알았다.

심장이 쪼그라들었다.

도망이라도 치고 싶었다.

물론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자신을 사랑하는

그 미나미가 미소를 머금으며 그를 쳐다보고 있는데

그녀가 자랑스럽게 그를 소개하려 하는데

그는 떨리는 발을 이끌고 예비 장인 앞에 서야 했다.

자신의 초라한 집안을 소개해야만 했다.

그의 예비 장인은 의외로 많은 걸 알고 있었다.

당시에 흥신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의 뒷조사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그녀의 집안쯤 되는 사람들이면

그런 건 아주 손쉬운 일이었다.

집안은 확실히 보잘 것 없었다.

하지만 사람은 달랐다.

하시모토는 어느 면에서도 흠잡을 데 없는 청년이었다.

더구나 일본은 많은 전쟁을 직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의 군인으로서의 자질은 그는 누구보다 알아보았다.

그가 대성할 인물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의 딸 역시 사람 보는 눈이 있었다.

의외로 첫 만남은 어렵지 않게 진행됐다.

어려운 자리에서도 하시모토는 예비 장인과 대화가 통했다.

그들은 오랜 기간 친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런 하시모토가 미나미는 자랑스러웠다.

자연히 그를 향한 미소가 그치지를 않았다.

그리고 하시모토가 그녀의 미소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녀를 보지는 않았지만

고개를 돌리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그는 알았다.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를 향한 그녀의 미소를

바로 지금의 이 미소 그대로였다.

그녀의 이 미소 하나라면 그는 목숨도 아깝지 않았다.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일방의 사랑인 것은 아니었다.

지옥 같이 이 써늘한 상상 속에서 그녀의 미소는

그리고 따스한 눈빛은 그를 구원해 주었다.

항상 그래왔듯이.

그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남들이 말하는 대단한 전과라는 것을 올릴 수가 있었다.

사실 이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실제 그녀를 만난 이후 그는 승승장구했다.

단순히 빠른 승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인생의 모든 분야에서 그는 성장했다.

무엇보다도 행복했다.

전쟁을 치르는 군인이

전투에 앞장선 장교가

행복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좋게 말해 아이러니라고 불러 줄 수도 있겠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아이러니였다.

전투에 임한 모든 대원이 내적외적 상처에 시달렸다.

오직 하시모토만이 예외였다.

그렇다고 그가 생각없는 자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의 장인도 말했다.

미나미의 끈질긴 질문 때문이었다.

그가 무엇이 마음에 들었냐고

남자들은 긴 이야기를 하지 않는 법이다.

중요한 결정에 대해서는 더욱더 그러했다.

하지만 귀여운 딸의 성화를 이길 아버지는 거의 없었다.

하시모토가 가진 장점은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큰 장점은 생각이 있다는 것이었다.

‘피! 생각 없는 사람이 어딨어요?’

모르는 말이었다.

생각이라고는 없는 자들이 너무도 많았다.

더구나 지금 같은 격변기에는 더욱 더 그러했다.

아무 생각이 없는 자들

그저 남이 그렇다면 그렇다는 자들.

세대를 따라가는 자들

대세라면 거스르지 못하는 자들.

지금은 그들의 세대였다.

생각 있는 자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였다.

그래도 하시모토는 달랐다.

예비 장인의 눈에는 그리 보였다.

출신을 떠나 중요한 건 사람이었다.

오랜 경험을 통해 그도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오히려 가문이 사람을 망치기도 한다는 것을

실제 그의 앞길을 막는 것은 그녀의 가문이었다.

대대로 정치 명문가인 그녀

대대로 귀족 집안이던 그.

물론 결혼 당시 비록 귀족이긴 하지만 그의 장인이 총리에까지 오르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었다.

능력과 야심 있던 하시모토의 앞길에는 오히려 방해가 되었다.

장인의 후광이 항상 그의 전면을 막았다.

대본영의 논쟁도 마찬가지였다.

만일 장인만 없었더라면 더 필사적으로 막아 볼 수도 있었으리라.

물론 하시모토가 그런 말을 꺼낼 리는 없었다.

그 비슷한 내색도 내 본 일이 없다.

그녀가 아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알고 있으리라.

그리고 그런 건 이미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존재 자체로 그의 삶의 구원이었으니까?

삶의 전 영역에서.

그렇다고 그 구원이 완전할 수는 없었다.

다시금 전황이라는 현실이 뇌리를 파고들었다.

그 현실은 항상 그를 괴롭혔다.

그가 막았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는 일개 장군에 불과했다.

수도 없이 늘어선 수많은 별들 중에 하나였을 뿐이었다.

그가 어떻게 해 볼 방도는 없었다.

반대의견을 내 보기는 하지만

왜 그래서는 안 되는지 설득을 해보기는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더 나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의 장인 가문은 명문 가문이었다.

자칫 대본영 자체에 반기를 드는 모양이 되어서는 안 되었다.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이미 패전이 확실한 상황에서 끝도 없이 전쟁을 독려하는 사람들.

이 땅의 젊은이들을 가망도 없는 전쟁에 사지로 내몰고 있는 동료들.

대일본제국 만세와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고 있지만 그 반대로 나아가고 있는 작자들.

하지만 그에게는 그들을 막아설 힘이 없었다.

그럴 의사도 능력도 없었다.

그는 그저 무기력한 하나의 군인일 뿐이었다.

그저 발로 차이는 똥별 중의 하나일 뿐이었다.

이미 무기력이 그를 지배한지는 오래였다.

그 시기를 찾자면 대본영의 논쟁으로까지 거슬려 올라간다.

사실상 전쟁의 개시와 함께 무기력에 빠졌다는 말이다.

그래도 그는 표정관리에 능했다.

그 선이 어디인지는 모르나 처신에 힘써 왔다.

하지만 그의 동료들이라고 해서 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 자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생각이 없는 자들도 아니었다.

지금의 상황판이 무엇을 말하는지 모를 수는 없는 것이었다.

하시모토는 그녀의 눈빛을 보며 결심했다.

그래 가자

조선으로 가자

도피처는 아닐지라도

막상 여기에서 할 일도 없지 않은가?

한심한 작자들의 뒤치다꺼리를 한심한 눈빛으로 노려봐주는 것 말고는.

그들도 다 알았으리라.

그들 역시 하시모토의 눈빛을 견디기 힘들었으리라.

그래서 대본영에서 쫓아내는 거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조선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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