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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학원별곡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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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7.26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218
추천수 :
132
글자수 :
182,741

작성
24.05.08 11:30
조회
129
추천
7
글자
9쪽

4화.

DUMMY

“역시 내 손자답게 눈치가 빠르구나. 내가 너에게 회사를 물려 주고 네가 성인이 되어 회사를 물려받았다고 한들, 세상은 너를 그저 재벌 3세의 철없는 풋내기로 볼 거다. 하이에나 같은 놈들이 그걸 빌미로 너를 쫓아내고 회사를 집어삼키려 들 게 분명해. 지금도 기회만 엿보고 침을 질질 흘리는 놈들이 득시글거리니까.”


“그럼, 제가 어떻게 해 드리면 되겠어요?”


“나도 참 궁금하구나, 네가 진짜 회사를 지킬 힘이 있는지. 그래서 테스트를 하나 했으면 하는데.”


“무슨 테스트요?”


“여기가 원래 주먹들이 많기로 유명한 지역이지. 하이에나 같은 놈들에게 보여 줄 겸, 그놈들을 현태 네가 접수했으면 한다.”


“이미 결정을 하시고, 그들에게도 사주하셨을 텐데, 저한테 물어보실 이유가 있으신가요.”


“그럼, 한 달 주겠다. 한 달 안에 이 지역을 접수하면 3년 뒤, 군말 없이 내 모든 걸 물려 주마.”


두 사람은 거래가 성사되었음을 알리는 악수를 했다.


그날 저녁부터, 테스트는 시작되었다.


“배달이요.”


“누가 배달시켰냐?”


“난 아닌데.”


“나도.”


“그거 할아버지가 시켜주고 가신 거 아니냐? 먹고 미리 몸보신 좀 해 두라고.”


“뭔 개소리야.”


친구들과 TV를 보는데,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렸다.


‘안돼! 현태야. 문 열지 마!’


현관 앞에는 배달로 위장한 칼을 든 괴한이 기다리고 있었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그놈이 칼을 휘두르며 안으로 들어왔는데, 놈의 칼은 허공만 가를 뿐이었다.


“이봐 딸배 아저씨, 하려면 좀 제대로 해야지. 대문도 열어주지 않았는데, 현관문부터 두드리면 어떡해.”


현태는 놈을 가볍게 제압했다.


그 순간, 베란다의 유리가 깨지고, 저마다 손에 야구 방망이며 흉기를 든 놈들이 들이닥쳤다.


“이래야 재밌지.”


“야, 이거, 네 테스트잖아. 근데 우리까지 이래야 돼?”


“응, 이래야 돼. 너희는 의리도 없냐? 그리고 지금까지 재워주고 먹여줬으면 밥값은 해야지.”


“뭐래!”


현태는 친구들에게도 틈틈이 자신이 배운 기술들을 가르쳐 주었다.


그 덕에 첫 번째 기습은 손쉽게 이길 수 있었다.


“야, 이런 잔챙이들 말고, 좀 치는 애들 좀 오라 그래. 이게 뭐냐. 시시하게.”


태환이가 첫 승리를 만끽하며 툴툴대고 있을 때, 누워 있던 놈이 칼로 태환의 얼굴을 그어 버렸다.


순식간에 태환의 얼굴은 피로 물들었다.


“태환아 너 괜찮아? 어서 병원 가자.”


“빨간 약 바르면 돼. 호들갑 떨 필요 없어.”


새어 나오는 피를 화장지로 틀어막고는 태환이 병원 가기를 거부했다.


“괜찮다니까. 이거 훈장으로 여기지 뭐. 그리고 현태 네가 나중에 회사 물려받으면 나 성형수술 시켜주면 되잖아. 잘 생기게.”


이런 상황에서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농담을 주고받는 친구 놈들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그래, 이 녀석들아. 오늘의 보상은 훗날 톡톡히 해 줄게.’


그때부터, 현태와 친구들은 지역에 있는 주먹들을 모조리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따지고 보면,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마지막 싸움도 승리로 끝내고 돌아서던 그때, 칼 한 자루가 그대로 현태의 옆구리를 뚫고 들어 왔다.


살을 뚫고 들어오는 칼의 서걱거리는 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바로 지금이오. 빨리 아들의 몸으로 들어가시오.”


칼에 찔린 현태는 친구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긴급 수술을 받았다.


수술실에서 의식이 없는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관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을 땐, 난 회복실에 누워 있었다.


언뜻 벽에 걸린 달력을 보고는 알 수 없는 슬픔이 밀려 왔다.


난 그렇게 내가 죽은 날, 다시 살아났다.


이제부터는 오성현이 아닌, 오현태로 살아야 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지켜 봐왔던 터라 현태로 살아가기 위한 적응 따위는 필요치 않았다.


다만, 아내와 아들을 떠나보낸 것에 대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기에, 퇴원하던 날 이젠 아버지가 아닌 할아버지가 된 그에게 세계여행을 하겠노라 말하고 한국을 떠났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경험을 했다. 말이 경험이지 고생이나 진배없었다.


돈이 떨어지면,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일자리를 구해 경비를 마련하고, 여의치 않을 땐 구걸까지 했다.


내가 간 곳의 주먹들과 얽혀 얻어터지기도 때리기도 하면서, 심신을 단련하며 출동한 현지 경찰들을 피해 쫓기다가 잡혀 얼마 동안 구류를 살기도 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뒤, 다시 할아버지 앞에 섰다.


“난 현태 네가 테스트에 통과해 무척이나 기쁘단다. 진정한 어른이 될 걸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럼 이제 약속을 지키시죠.”


“그래, 3년 후 너와 약속한 대로 모든 걸 너에게 물려 주마. 그런데 말이야.”


“또 뭐가 남았나요?”


“아무리 그래도 고등학교 졸업장은 있어야 하지 않겠니. 이 할애비의 마지막 부탁이니 그것도 들어 줄 수 있지?”


그렇게 난 우리 꼰대 영감님의 뜻에 따라 1년 전 입학하기로 되어 있던 학교에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어제, 학교에서 나의 모든 것을 바꿔 놓을 그 애를 만났다. 최선영!


그 이름을 들었을 때, 한번 놀라고 그녀의 집에서 라면을 먹을 때, 또 한 번 놀랐다.


15년 전에 죽은 내 사랑하는 아내의 이름과 같았고,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나를 보던 그녀의 눈빛이 내 아내의 그것과 참 많이 닮아 있었기에 난 그대로 그 집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


설마 하는 마음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밤새도록 죽음을 관리한다는 자들을 만나 물어볼 요량으로 찾아다녔지만, 끝내 그들은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그날 저녁, 어느 한 술집)


“야. 너 정말 그게 확실해!”


“네, 형님. 맞습니다. 제가 어제하고 오늘 직접 만났습니다.”


“정말 오현태가 확실한 거냐고! 너 오늘이 만우절이라고 나한테 뻥카 날리는 거면 나한테 뒤진다.”


“현태가 확실히 맞습니다.”


유도부 주장 종석은 자신의 뒤를 봐주고 있는 조직의 대장인 황태석에게 오늘 현태를 만났던 사실을 보고하고 있었다.


“그놈이 다시 나타났다면 큰일인데.”


1년 전, 태석은 태양 그룹이라는 곳에서 나온 비서에게 사주를 받고 현태의 옆구리를 쑤신 바로 그 인물이었다.


그것을 발판 삼아 태석은 자신이 있던 조직을 빠르게 접수할 수 있었다.


“종석이 넌 그놈이 무엇을 하고 다니는지 잘 감시하고.”


“네! 알겠습니다. 형님.”


종석을 돌려보낸 뒤, 그는 지역 내에 있는 조직의 두목들을 불러 대책회의를 했다.


“아이, 뭔데 바쁜 사람 오라 가라야.”


“우리가 살갑게 얼굴 맞대고 둘러앉아 술이나 먹고 그런 사이는 아니잖아.”


두목들은 저마다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오현태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현석의 한마디에 술집은 순식간에 조용해 졌다.


“진짜야!”


“같은 학교에 다니는 놈에게 두 번 세 번 확인했습니다.”


그들은 1년 전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까 봐 두려웠다.


“이 새끼야. 네가 그때 제대로 담갔으면, 오늘 같은 일이 없겠지!”


“이 새끼가 진짜, 무서워서 오줌이나 질질 싸던 놈 형님 대접해 주니까 눈에 뵈는 게 없나. 이 새끼야, 그럼 네가 하지 그랬냐.”


“심부름이나 하던 녀석이 죽여 달라고 아주 발악을 하는구나.”


“뭐. 새끼야. 아니면 지금 제대로 담가 줘! 오늘은 실수 안 할 자신 있는데.”


술집은 어느 순간 투견장이 되어 있었다.


“이거 왜들 이러시나. 우리끼리 이럴 필요가 없잖은가. 우리가 방법을 찾고자 모였지 싸우자고 모인 건 아니지 않은가.”


누군가의 중재로 일촉즉발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우리 이렇게 된 거 아예 학교를 접수해 버립시다.”


“그건 또 뭔 개소리야?”


“그렇잖슈. 우리가 당하기 전에 먼저 쳐 그 싹을 아주 도려내는 거.”


그곳에 있던 조직의 두목들은 황당하지만, 확실한 방법인 태석의 의견에 찬성했다.


***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야, 우식아, 이리로 패스해.”


점심을 먹고 난 뒤, 우리는 할 것도 없고 또 다음 시간이 체육이기도 해 겸사겸사 운동장에서 공을 찼다.


“어휴, 저 개발! 이리로 달라니까 반대쪽으로 차고 있어.”


날씨도 좋고 애들과 이렇게 뛰어노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요즘 들어 이런 사소한 것에 행복을 자주 느끼는 거 같다.


언젠가부터 내가 오성현이었다는 사실을 가끔 잊어버릴 때가 있다.


원래부터 오현태였던 거처럼 난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삶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한참 행복을 만끽하며 뛰어놀고 있을 때,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수업을 받기 위해 운동장 한쪽에 모여 있는데, 어두운 기운을 내뿜으며 한 무리가 학교 정문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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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6 24.05.08 130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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