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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SSS급 패러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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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삽화
다르킨
작품등록일 :
2019.07.08 13:27
최근연재일 :
2019.08.13 09:5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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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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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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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9. 결혼 시스템

DUMMY

이 게임에선 결혼 시스템이란 것이 있습니다. 탑 내에서만 적용되는 매칭으로, 많은 남성 플레이어들의 환심을 낚고 장사하는 수법이죠. 그들은 헌터 대행사에 돈을 가져다 줍니다. 그러면 현지에서 이성을 불러들입니다.


그녀들은 이미 부름을 받은 사람입니다. 아무래도, 척박한 환경에선 홀몸으로 견디기 힘드니까, 군말없이 따릅니다. 상대의 외견이나 스펙 같은 건 따지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것이기에. 그럴 정도로 호구삼는덴 조건이 필요없습니다. 결혼 만기가 지난 헌터들은 그녀들의 지갑일 뿐입니다. 털어서도 탈탈 나오는 보물단지로 말이죠.


외지에 환상을 갖고 있는 유저들이란, 이성 배우자가 언제 어디서든 브로커를 통해 이혼 판결문을 들고 온다 하더라도, 군말없이 따라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 있어, 자신들을 지켜주는 법이란 건 없다. 그들의 아내들은 브로커의 말을 듣고 계획을 일삼는다. 먼저, 헌터에게 비싼 걸 사달라 요구한다. 처음엔 사준다. 그들은 돈이 많기 때문이다. 이게 계속 지속될수록 그들은 의문을 갖는다. 그리고 그 탓을 아내에게 묻는다. 재정이 쪼달려서라도, 그런 아내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폭력”이 여지될 상황을 만들라 한 브로커의 말에 녹취록이 들려있다. 재판장에서 이와 같은 증거물은 “아내” 측에 큰 힘을 부여한다. “아내”가 이혼을 따냈다. 막대한 위자료도 챙겼다. 브로커에게 1/n만큼의 이익을 퍼센트 단위지로 나눈다. 이젠 자신은 고향으로 떠나면 된다.


그들이 도태된 데엔 다 이유가 있다. 자기관리라곤 1도 안한데다 여자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차있으니까. 인터넷 커뮤니티 따위로 여자란 이미지를 빚어내고, 그들의 썰을 보며 자기위로하며,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분간도 못할 신세가 되면 결혼 적령기가 지나있다. 그제서야 정신차리고선 결혼 전선에 뛰어들어봤자 요구사항이 넘쳐나는 상대들에게 골머리를 앓을 뿐, 나아질 상황이란건 없었다. 학력, 집안, 돈, 차, 옷차림, 성격, 가장 중요한 얼굴. 너무나 많은 요건들. 대기업 입사 절차도 이러하진 않을거다. 면접관이 제 회사를 양도할 인물 찾는 회장이래도 견줄바 못될거다.


그에 반해, 아무 조건 없이 돈만 갖다내면 받아들이는 이들. 젊고, 예쁘고 하니까. 그냥 돈 빼면 무조건으로 배우자가 생기는거다. 이런 효율적임에 제 인생을 자기만족 딸딸이에 팔아 넘긴것에 한한 보상행위라 간주한다.

그녀들이 앞에서 웃는 이유따윈 미모에 눈 팔아넘긴 그들이 알 턱이란 건 없을거다.


그녀들이 그럴 수 있는 이유. 그리고, 그래도 되는 이유는 뭔지 아세요? 열등감 가득 들어차고 표독 넘치는 그들 앞에서 아무리 네, 네 하고 있는 신세인 자신이래도, 뒤에선 자길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우리 진짜 애인을 위해서라도 노력하는 그녀들입니다.


같은 엘프 남성. 고향에서 친구로 시작해서, 20대 여생을 같이 보내다 이제서야 떠나보내게 됬죠. 연락은 끈이질 않습니다. 서로를 찾는 전화는 “그”가 돈 벌러 떠나면 언제든지 이어듭니다. 자식 따윈 나중에 생각해볼 문제라고 넘겨 짚어도 그들은 이해합니다. 집안일을 내팽개치고 하루종일 전화만 해도 만족합니다. 그들은 제 이러한 자신을 이해하니까 날 선택한거겠죠.


그러니까 “그”를 생각하고 있으면 이러한 수모는 얼마든지 겪을 수 있습니다. 곧, 자신은 많은 위자료를 들고, 사랑을 약속한 그와 함께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면 되니까요. 많은 인간들이 엘프들과 결합을 맺으려하나, 정상적으로 이어가는 가정의 수는 10분의 1도 안됩니다. 애초부터, 말도 안된단 거죠.

=====

“안됩니다. “

대행사가 못박았다.


네? 이게 무슨 소립니까, 무려 몇 십억이나 줬잖아요 그런데 왜 갑자기 이래라저래야 지 맘대로 정하려드는 건데요? 예? 아니, 상식적으로 밥 먹다만 그릇에 담뱃재 끄는 양반이 어딨습니까, 노비시절 때도 안 나올 상식이예요! 그런데, 저런 종족하고 같이 살라고요? 예?


“ “사람” 입니다. “


아 예, 따지고보면 또 넑게 보면 그게 맞겠죠, 그런데 왜 내 돈 주고서 내가 못 고르냔 겁니다.


“사람은 전유물이 아닙니다. 충분히 주의 사항에 적어놨는데요? “


하.. 적어도 제정신 박힌 사람을 들고 와야 할 거 아닙니까!


“이미, 합의보지 않았습니까? 거기서 단박에 계약서에 휘갈긴 것도 당신 아닙니까? “


그건 그렇지만..


“그러면 끝 입니다. 이건 애들 장난이 아니란 겁니다. 하나의 사업입니다 사업! 당신 같은 얼간이 하나 땜에 벌써, 앞에 약속 졌던 사람들이 줄을 서있습니다! 당신 하나 때문에 지금 여러명이 발 묶여 있다고요! 양심이 있으면 성형이라도 받던가, 아오! “


팩트로 후두려 맞으니 그는 아무 말 닥치고 꺼져갔을 뿐이다.


사람이 양심이란 게 있어야지. 좀 적어도 30대정돈 되야 맘 안 바뀔 거 아냐? 4~50대 처먹어가지고 뒷 똥 묻은 돈 아무리 들고와봤자 나같아도 안 들어가겠다! 안 기어들어가 아주, 애늙은이들 뒷문이나 빨고 있으라고? 진짜, 생각만 해도 홀애비 냄새나네 에휴..


또 한 명의 혼외자가 들어왔다.

그리고, 또다시 어김없이도.


왈가왈부.

란 과정을 거친다.

한창 실랑이 후, 그는 다시 제 아내를 맞으러 떠난다.


어쩌겠는가, 돈만 많으면 미인을 얻을 수 있다고? 돈이라는 환심으로 그 똑똑히 뜨고 있는 눈을 멀게하고 사로잡을 수 있다고? 말도 안된다. 그들도 사람으로써, 최소한 정도라는게 있다. 저렇게 자기관리 안하고 땍땍 우겨대는 돈 밖에 없는 버러지들을 맞이해 줄 처자식이란, 고블린 아래에서 태어난 코볼트란 혼외자식일 뿐이다.


양심이 있어야지, 에이 쯧 입맛만 버렸네.

뭐가?

저렇게, 옆에 엘프 끼고 다니는 부잣집 양반들 말이야! 솔직히 너 같으면 저런 놈 밑에서 무릎 꿇고 있을 수 있겠냐?


돈만 주면 장땡아녀?


개소리.. 난 죽어도 못할거다. 지 고향에는 얼마나 선남선냐들이 넘쳐났겠냐, 여기서는 얼마나 못생긴 것들이 활개치고 다니는데, 아주 원숭이 소굴이나 다름 없다니까?

그건 너한테도 해당되는거 아니겠냐.


맞지.. 그런데··· 우리도 좀 “탈유전자” 하자고 좀.. 진짜 니 못생긴 얼굴 보면 살 수가 없다. 도로 들이킨 술이 목구멍에서 을궈나올 지경이다.

뭐 이 개새끼가!! 니 면상은 어떤데 이 슈렉 닮은 말코새끼가!!

입닥쳐!!! 말포이 코스프레 새꺄!!


서로가 싸우던 와중, 엘프 못지 않은 헌터가 지나가자 그들은 일제히, 싸움을 멈췄다. 같은 인간이란 종속도 어떻게 하지 못하면서, 결국은 환상에 가득 찬 주제파악 못하는 얼간이들일 뿐이었다.


참.. 인생 살이 고단하구만.

정말, 답도 없는 버러지답다.

기생충 둘이서 한탄할 지경이었다.


그들이 즐겨다니는 주점에는 국외 커플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오크 남성이라던가, 엘프 여성.. 이딴 그림은 안나온다. 나오더라도 정말, 비디오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환상의 이미지 따윈 없다. 서로가 비슷한 풍채인 채로 활보하고 있는 걸 보면 절로 끄덕여진다. 그렇게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어가는 거다.


넌 이성 여인 안 만나냐?

왜 굳이 이성을 붙입니까, 설마.. 그러고보니..

입닥쳐라. 나도 눈은 있다. 그냥 급했던거지, 너 아니었어도 아-주 아리따운 분 하나 뵙고 살고 싶었다고!

아 예..


정말 현실에서나 볼 법한 관경이, 지금 우리 시야 앞에서 흘러갔다. 온 몸이 말근육질인데다, 검은 피부가 인간형 보스몹을 연상시킨다. 그 옆을 지나가는 여성이 오히려 위축됬을 정도다. 저런 걸 보면 남자가 아깝다라고 하는건가?

한참이나 아깝지, 저 몸을 얻으려면 얼마나 수련을 했을 거 같냐?

당신보단 오래했을 것 같군요.

뭐? 지금 보여줘? 저 말벅지보다 더 두꺼운 허벅지를 지금 당장..


바지가 찢어질 기세로 부풀어 오른 자리에서, 서둘러 튀는 것 외엔 할게 없었지. 치한 신세라도 받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

1. 결혼 대행은 하나의 사업이다.

고작 한 가지에 불과할 정도로, 헌터 협회가 손 닿고 있는 사업이란 거의 모든 방면을 꿰뚫고 있다. 길거리에 널려 있는 간판들, 대형 마트 물류 잔고 칸에 들어서면 일단 우리 “헌터 협회” 라는 마크가 붙어있다. 거의 대기업을 넘나드는 수준인데? 티비에서 나오는 드라마, 광고 협찬, 영화 등 등··· 예능까지 방송국을 이루고 있다. 모든 헌터들이 일을 하고 쉴 때 머리 식히려 갖는 휴식 시간 까지, 협회의 손에 달려있단거다. 우리가 방송을 끊어버린다면 그들은 아무것도 할 게 없겠지. 그러고는 심심해서 미쳐버릴거다. 그래놓고선 또 뭘 하겠는가?


그거나 하겠지..

애인 못 만드는 한탄을 이렇게라도 풀어야 한다고? 에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지금 당장 손에 들려있는 핸드폰이 사라진다고 생각해도 앞 날이 깜깜하다. 그런데 이 모든 전류 흐름을 끊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어디 한번, 이런 생각 해본적 없나?

어떤거요?

우리가 회장에게 간곡한 부탁을 받았잖아?

그렇죠.

그런데, 그걸 멋대로 짓밟아 버리면? 그냥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리고 저—어기 한강에다 투신시켜 버리자는 거지.

이건 사람이 아닌데요.

아무튼! 강조어다. 강조어, 아니면, 몽땅 돈으로 환전해서 영화에서 봤듯이 ATM에서 쫘라락 흩날리는 그 앞에서 사람들이 환호성 친다던가..

사실, 그랬다면 사람들은 모두 제 할 일 이란 걸 포기하려 들겠죠.

음.. 그건 당연하다만..

개념없던 어릴 때에도, 학교에서 오라 하면, 말없이 갔었는데, 제정신 박힌 지금에서야 그러겠어요? 제 생계가 따른 문제인데, 최소한 살고 싶다면 어떤 일이든 하겠죠.

그래, 저기 쓰레기 주우러 다니는 사람도 있네. 저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 하는 거 아니겠냐.

미화원요? 당신보다 많이 벌 걸요.

당연하지! 우린 지금 협회를 운영중인데!!


우리 아래서부터, 공장이 운영된다. 헌터에게 필요한 물품들로 해서, 식료품, 옷가지, 무기, 몬스터 잡이용 트랩 등.. 헌터 필수품이란 모두 협회 측에서 나온다고 보면 된다. 바벨탑 아래로부터 뻗어있는 밀집지역부터 해서, 현실까지 그 영향력은 멈출 기세를 하지 않는다. 정말로, 회장이란 자는 어떤 세상을 만들려 했을까? 자기가 모두 통치해서 거룩하고, 이룩하는 그럼 왕국같은 세계를 바란 건 아니겠지?


당연하지! 지금은 세대라는 게 있는 거다 세대. 더 이상 예전 같은 고대 문물로 먹고 사는 세계가 아니라고! 이미 이 현실은 산업 혁명을 벗어나 우월한 과학 기술로 더없이 편리해졌다고! 그런데 아직까지 그런 왕국에서 빌어먹고 살아서야 되겠냐? 택도 없지!

뭐, 지금도 세금이란 걸로 대신하곤 있죠.

아 그렇지, 더러운 만능주의 시대.


돈으론 모두 이룰 수 있다. 저 가게의 상품 매대에 있는 건 물론이며, 모험가 상점에서 비싸게 덤터기 써진 금박 칼을 강매당한다던가, 하는 것도.

저 부랑자 같은 거지에게서 전설의 검이 속출한다던가, 그걸 알아보는 안목을 지닌 자의 손에 들어온다던가 하는 것 전부, 돈이 없으면 불가능하단 거다.

그러니까,

경제라는 걸 이룰려면 우리의 존재가 더없이 필요하단 거군.

잘 아시네요.

당연하지, 우린 지금 옆에서 쓸데없이 구구절절하는 안경쟁이를 잡아먹었으니까.

뭣도 모르고 막 가르쳐들려 하는 자의 뇌를 얻었지만, 별 볼일 없네요.

빈수레가 요란하단 법 모르겠나.

그나저나, 11신이 돌아온다면 우리에게 뭐라고 소리칠까요?

당장 꺼져어어어어!!! 아니겠냐? 풉.. 생각만 해도 웃기는군.

.. 궁금하긴 하네요. 지금 뭐하고 있을지. 그리고, 헤르메스 안위도..

이미 죽고 나서 썩어 버려 땅과 동화된 지 오-래겠지.

아닐껄요?

뭐?

신의 육신은 죽지 않아요. 그냥 죽은 상태로 있는 거지, 거기다 엘릭서 부으면 그대로 살아나는데요?

진짜로? 어떻게 알았는데,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은 사실이란 거가 아니었냐?

예. 회장이 다 알려주셨는데. 몰랐어요?

음.. 난.. 그 때..

자고 있었죠, 같은 몸이래도 이해도는 확연히 달라지나 보네요.

지금 날 무시하는 거냐아아!!!


====


그래, 이미 마왕은 없다. 그런데 어쩌자는 거지? 니들이 뭐라 해봤자 결국, 그 분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왜? 니네가 이미 깨워버렸잖아!!


그런 사실은 몰랐는데?


무슨 개소리냐, 니네가 제일 먼저 불러놓고는 모른체 하겠다고? 이런 뻔뻔한 새끼들이!


잠깐만.. 설마..


연구실에서의 기억을 되짚는 아테네는, 그에게 다시 소리쳤다.


그 슬라임 같은 형체가 설마.. 아니겠지?


무슨 개소리냐, 우리 마왕님은 그딴 형편없는 몸체를 지니시지 않았다고!


===

왜?

···

왜그러는데?


기생충 같은 것에, 힐은 그냥 가만히 쳐다보길 반복했다.

왜그러는데 또-오!!

아무것도 아닙니다.


가만봐도 신기한 이것에, 꼬물거리며 계속 주변을 배회해댄 “기생충” 따위였다.


===

들었어? 헌터 협회 회장이 사실은 죽었다는데?

아니야 사실은 이미, 화장터 잿가루가 되서 송장 신세가 되고부터 얼마 안있었다는데?

아니지.. 수많은 자식들이 유산 싸움을 하다가 패가망신 당했다는데?

또 모르지, 유족들이 그의 초상화 앞에서 한바탕 싸움을 벌이다 모조리 경찰에 연루되어 잡혀 들어갔다는 소문이..


회장 김건우의 사망설이 끊임없이 도는 가운데, 사람들은 저마다 해명하지 않고 보는 협회에 면박이라도 주려는 듯, 쓸모없는 에너지를 낭비해갔다. 과자나 다름없는 영양 가치의 소문들에 헌터들은 옥신각신 해가며 하루를 저물어갔다. 그 곁을 지나가고 있는 [페러사이트] 이젠 회장 후보다.

아직 소임되진 않았다. 주주들의 반대 여론에 급작스럽게 진행될 건 아니니까. 회장의 편과, 반대 세력들의 주식 여분이 50:50을 이뤘다. 누구하나 라도 거기서 다른 이의 편을 든다면 곧바로 넘어가는 기세. 그에따라, 일단락 된거다. 대신, 부회장과 일을 가담하게 됬다. 서로 나뉘는 직책에, 사실상 이 협회를 이끄는 존재는 둘로 나뉘게 된 것이다. 한 나라의 왕은 둘이 된다면 안되는 말 따윈 개소리다. 너무도 수월하게 서로를 나눠서 잘도 이끌어가고 있다. 낮과 밤, 우리를 나누는 단어. 그가 낮의 일과를 이룬다면, 우린 나머지 시간에 활동한다. 하지만, 해와 달이 곂치는 개기일식과 같이, 매 오전 6시에는 회의 시간을 갖는다.


두둥.

각 높으신 분들이 전부 모인 자리.

당상 위에 빠져있는 누군가의 반가운 소리.

이야-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정말로 많이 늦었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는 저렇게 꽃단장을 하고 오신걸까?

개념이 없어, 개념이.


높으신 분들이 끄덕였다.


아, 아무래도 연배 차이가 나시다보니 많이 업신여기시는 분들이 정말 많은 것 같네요- 그렇다면 본론부터 말씀드려도 될까요?


뭔데, 빨리 말해

이번 회장 입후보는 제가 나서겠습니다.


노인들의 얼굴이 찌그러졌다. 일그러진 얼굴에는 입닥치고 눈깔고 자리에 앉으라는 표시가 드러난 듯 했다.


이야- 그렇게 살벌하게 쳐다보시면 큰일난다고요? 내가 큰일날 것 같다 이 말씀입니다.


알면 제발좀 입닥치지 그래?


안녕하세요, 늦었습니다.

많이 늦었다, 그래!


어차피 들리지 않는 기생충을 뒤로하고,


그러고보니 자네도 있었구만.

두 사람이 아주 잘도 늦고 그러고 말이야, 응? 그렇게 하다간 큰 코 다친다고, 어? 지금 한 표 한 표가 중요한 상황에서..


입닥치세요.

!!?


부회장의 한 말씀.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다 입닥치라는 표시다.

다물고나 있으세요, 투표에 있어선 주가 따위 다 필요없답니다? 그딴 휴지조각이나 평생 붙들고 있으세요, 그래봤자 당신들이 뽑힐 일은 단 한가지도 없을 테니까.


이런 고얀..

버르장머리 없는 새끼를 봤나!!!

[비 무장 지대에선 PVP가 금지됩니다. 이를 어길 시 살상 조치 됩니다]


수를 써뒀구만.

자리를 박차고 나선 이의 곁에, 무수한 칼날들을 한 드론들이 그를 포진해있다.


워, 워. 너무 살벌한데요? 이럴 의도까진 없었는데..


입닥쳐라, 애송아. 쥐새끼인 너가 전부 자초한 일이아니더냐.

역시 똑똑하시네요, 그 나이까지 살아오시기엔 역시, 상황 모면 능력이 중요하덥니다 예?


너무 그런게 자신감 갖지마! 노인이 얼굴을 찡그리며 불쌍하다듯, 업신여겼다. 그러다 진짜로 죽는다고. 쥐도 새도 모르게..


우리가 이 자리에 있어 여기까지 버텨온 비결이 바로 그건거다. 맞죠? 그러면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 지금부터 살아있는 사람 손!


???

영문 모를 소리에 당황케하나, 눈치챈 자는 단 한 사람뿐 이었다.

아니 두 사람이지


말을 잘 못했군요, 지금부터 살아있을 수 있는 사람은 손! 빨리 들어주세요!


무슨..


그러면서도, 누군가는 눈치를 보다, 슬쩍 올렸다.


스겅-


어, 아, 아아아악!!!!


데굴데굴 떨어져 나가는 굴렁쇠를 발로 걷어찼다.


으, 더럽네요. 노인네 피는 역시 끈적해서 원.. 당신들에게 살아있을 자격은 없다니까요? 11표. 당신들의 목숨 수 입니다. 다 거절할 테니 그냥 이대로 눈 감아주실래요?

경거망동 하지 마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알아서 잘 진행해주세요!


차기 회장들!의 부름에 그는 꺼져갔다. 그리고, 수복하기 위해 리커버리 드론이 손 잘린 자의 곁을 맴돌았다.


이런··· 젠장.. 애송이 새끼가.. 주제도 모르고..


말을 아끼세요, 그러다가 진짜로 큰일납니다.


어떤 목적을 향해서 그런 주의를 주는지 모른 채, 제 손목이나 압박해대는 자는 꿈에도 모르겠지. 그 말의 의미는,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말라는 뜻이었으니까. 아무튼, 선거 규칙을 말하기 위해 회장의 직책이 대신 납시셨다.


어.. 선거 규칙은.. 그가 대신 말하겠답니다.

??!!!

그게 무슨 개소리냐 하면,

이따 7시에 레크레이션 장소로 모이시랍니다..

외통수군.

당했어.

그냥 우리를 골려주기 위해 아주 친절히 계획해주신 부회장이란 거다. 그냥, 순전히 자기 재미만을 위해서 굳이 갖지 않아도 될 자리를 마련하고, 우리를 한꺼번에 모아놓고 윽박 지름 당한 병신들은 우리였단거다.

물론 나 포함해서.


그의 페이스대로 휘말려버린 못난이 12형제였다.

병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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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 심문 19.07.09 151 2 17쪽
3 2. 살해 용의자 19.07.08 282 1 7쪽
2 1. 헤르메스 19.07.08 521 1 18쪽
1 프롤로그 +1 19.07.08 855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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