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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투수는 언제나 성장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조자남
작품등록일 :
2024.02.28 15:12
최근연재일 :
2024.06.28 21:10
연재수 :
131 회
조회수 :
49,214
추천수 :
821
글자수 :
785,640

작성
24.03.09 10:05
조회
782
추천
14
글자
16쪽

내 탓이 아니오. (2)

DUMMY

“성태야 잘 할 수 있지?”

“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성태는 코치의 말에 힘있게 답했다.

포지션 전환.

현재 팀에 포수가 없기에 주전 포수를 맡을 수밖에 없다는 말에 성태는 수긍했다.

2학년 중에서 포수를 보는 친구가 있었지만, 구속이 증가한 정일이의 공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그래, 열심히 해보자.”

“알겠습니다!”


몸을 돌려 장비를 챙기러 가는 성태의 뒷모습에 코치는 말로 할 수 없는 씁쓸함이 가시지 않았다.


“뭐 어쩌겠어. 사회생활이지 뭐.”


성태는 오히려 지금 상황이 낫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누구도 공을 받아주지 않으니 포수로서 팀에 기여할 수 있고 경기에 나갈 수만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찾아올 거라 생각했다.


“정일아 공 받아줄까?”

“아니.”

“어 응.”


“경태 선배님 포수 필요하십니까?”

“필요 없어.”


문제는 그 누구도 성태에게 공을 받아주라고 부탁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런 괴롭힘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기 시작했다.

경기 도중 벤치에서 지시한 사인을 투수에게 전달했지만, 그 누구도 성태의 리드를 따르지 않았다.

수비수들조차 포수의 지시에 불복했고 성태는 가면 갈수록 고립되어갔다.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감독은 성태의 포수로서 자질을 의심했고 정일이가 경기를 뛰는 날이 아니면 벤치를 달구는 날이 계속 늘어갔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중학교 3학년이 된 성태의 인생을 뒤바꿀 일이 일어났다.

시작은 현역 프로선수가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뉴스에서부터 촉발되었다.


[현역 프로선수 A 학창시절 후배들 폭행 논란.]

┗ 실화냐?

┗ 관상은 과학이야. 난 전부터 그럴 거 같더라.

┗ 원래 운동하던 새끼들이 운동만 해서 ㅈㄴ 무식함.


전국을 뜨겁게 달군 학교폭력 사태는 결국 대통령실까지 알려졌고 지지율이 떨어져 가던 대통령은 민심을 달래기 위해 학교폭력과의 전쟁을 선포 고교야구협회 회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결국, 회장은 각 학교의 야구부로 학교폭력 실태 조사를 요구했고 학교마다 하나둘씩 작은 사건이 노출될 때마다 기자들의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폭력으로 물든 유소년 야구 선후배 문화의 실태]


기자들은 매일같이 자극적인 기사 제목과 내용을 올렸고 네티즌들과 매스컴에서는 이를 더더욱 부풀렸다.

그리고 그 여파는 주원중에도 찾아왔다.


“오늘 저녁에 훈련 끝나고 학교폭력 관련 조사할 거니까 다들 남아있어.”

“네!”


선수들은 뜬금없는 학폭 조사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문제가 있어도 스스로 보안을 지키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것이 문화였으니까.

하지만 1학년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한 선수가 다가갔다.


“야.”

“네 선배님.”

“내가 하라는 대로 해보지 않을래?”

“어떤걸요?”


피식 미소를 지은 녀석이 후배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시간이 지나고 저녁이 되자 코치는 학생들을 모았다.


“누가 괴롭힌 적이 있다. 혹은 괴롭혀본 적이 있다. 육하원칙에 따라서 쓰면 된다 알겠지?”

“네~.”

“우리 야구부는 그런 거 없잖아?”

“없죠~.”


귀찮은 듯 대답하는 야구부원을 보곤 코치가 방을 나섰고 학년별로 종이에 자신들이 당했던 부조리에 대해서 적어나갔다.

그리고 20분이 채 안 되어 종이를 제출하곤 각자 운동을 하러 나갔다.

코치는 부원들이 적은 종이들을 한곳으로 모아 감독과 천천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음···.”


코치가 종이 하나를 천천히 읽다 앓는 소리를 냈고 이내 감독의 역정이 터져 나왔다.


“이게 사실이야?”

“한번 제대로 확인을···.”

“무슨 확인? 50명 중의 11명이나 썼으면 이건 한 거지.”

“아니 그래도··· 얘가 그럴 애가 아닌데.”

“이런 놈들이 뒤에서 더 그러는 거야 속지 말라고,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아 버리자고.”


불같이 화를 내는 감독을 보자 코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의 말은 이곳에선 법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감독은 이번 기회를 발판삼아 자신의 이름을 아마 야구계에 알리겠다고 생각했다.

학교에 불미스러운 일이 없다면 자신의 리더쉽을 칭찬하고 무슨 일이 있다면 일을 자신이 바로잡는 그림으로 말이다.


“박정일.”

“네 감독님.”

“너 애들 괴롭혔다고 말 나와.”

“제가요?”

“그래 인마 짜증 내고 한다고.”

“죄송합니다. 다음부턴 안 그럴게요.”

“그래. 나도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 다음부터 조심해.”

“네 알겠습니다.”


감독과 면담을 끝낸 박정일은 문을 나서자마자 침을 뱉었다.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도 이해하지 못했으니까.

그저 귀찮은 일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정일이 나가고 밖에서 대기하던 학생이 야구부실 문을 열었다.


“부르셨습니까?”

“어 앉아.”



***



분위기가 차갑게 내려앉은 야구부실 안.

성태는 안절부절못하지 못하고 손가락을 꿈실거렸고 반대편에 앉은 감독이 안경을 고쳐 쓰고 A4용지를 읽어 나갔다.


“어디 보자, 음 폭력, 가혹 행위, 협박? 골고루 했네?”


살짝 들뜬듯한 목소리의 감독 하지만 내용은 그러지 못했다.


“예?”


성태는 설마 자신에게 하는 말인가 확신할 수 없었기에 반문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싸늘했다.


“발뺌하는 것 좀 봐라?”

“네?”

“야! 네가 한 짓을 읊어 주는 거 아니야!”

“제, 제가요?”


감독의 노성에 성태의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자 눈앞이 하얘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감독이 다시 말을 시작하자 시야는 돌아왔고 감독이 하는 말을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하는 성태.


“야 이거 말이 안 통하네? 지금 자수하면 정상참작 해줄 테니까 잘 들어.”

“네에···.”

“후배한테 똑바로 하라고 뒤통수를 여러 대 때림 맞아?”

“어, 제가요?”

“이 새끼가 장난하나 지금.”

“감독님. 제가 누구한테요? 누구의 뒤통수를 때렸다는 건가요?”


성태는 억울했기에 반문했지만, 오히려 감독의 화만 돋울 뿐이었다.


“왜? 누군지 찾아내서 보복하게?”

“아니요. 전 정말로 그렇게 한 적이 없어요.”

“야, 이거 안될 놈이네, 사건 키우지 말자 성태야. 너 자꾸 발뺌하면 나도 커버 못 해줘?”


선심 쓰듯 말하는 감독의 말에 성태는 억울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뒷정리하기 싫어서 야간 훈련을 매일 빠지고 아침 일찍 혼자 나와서 훈련하고 정리하지 않음. 그리고 선수들에게 너희 때문에 내가 경기에 못 나간다. 감독한테 가서 경기에 빠지겠다고 말해라 라고 지시함. 맞아?”


야간 훈련을 자율이었기에 해당 사항이 없었고 아침 훈련이라고 해봤자 러닝 정도였기에 정리할 것도 없었다.

심지어는 팀을 위해 투수 욕심까지 버리고 포수 포지션도 받아들였기에 더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감독님. 저 정말 그런 적 없어요. 정말 하늘에 맹세코 그런 적 한 번도 없습니다.”


감독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사무실에서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성태를 지긋이 노려봤다.

성태의 반성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자 그는 회유책을 피기 시작했다.


“성태야 그냥 잘못했습니다. 하면 되는 거야 그러면 감독이 어련히 해주지 않겠어?”

“하지만, 전 정말로···.”

“나가.”

“네?”

“너 그런 식으로 할 거면 야구고 뭐고 그냥 때려치워.”


이도 저도 못하는 성태를 협박과 회유를 반복해서 결국 성태는 입술을 작게 떨며 ‘죄송합니다.’라고 겨우 뱉어냈다.

자기 반만 한 어린애를 굴복시켰다는 승리감에 미소를 짓던 감독이 소파에 팔을 기댔다.


“그래 인마 남자답게 잘못한 건 잘못했다 하면 되는 거야 오늘은 일단 집에 들어가. 나머지는 감독이 다 해결할 테니까.”


한번 잘못을 인정하고 나니 두 번은 쉬었다.

오열하며 잘못했다고 빌었고 감독은 몇 번이나 괜찮다며 성태를 타일렀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었지만 어린아이의 머리로서는 지금 이 상황이 최선의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아예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성태의 등을 두들긴 감독은 오늘은 일찍 들어가고 상황이 정리되기 전까지 야구부로 오지 말라고 지시했다.

성태는 대체 뭐가 감사한지도 모른 채 그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장비를 챙겨나갔다.

이내 코치가 야구부실로 들어오자 감독은 들고 있던 A4용지를 신경질적으로 던졌다.


“애들 관리 좀 똑바로 하자. 이런 거까지 내가 신경 써야겠어?”

“아··· 죄송합니다.”

“이거 협회에 보고하고 저 새끼 당장 짤라 싹수가 글러 먹었어.”

“성태요?”

“그래 인마 성태, 김성태, 못 들었어? 자르라고 우리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그런 건 있어서는 안 돼 있더라도 내가 직접 손본다 알겠지?”

“네···.”


[학교폭력 내 앞에선 어림없다! 주원중학교 함동주 감독의 선제적 조치]

- 주원중학교 야구부 함동주 감독은 학교폭력은 학생의 인권을 박살 내는 아주 끔찍한 행위로 자신의 야구부에서는 그런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매년 학교폭력 조사를 시행했으며 이로 인해 후배를 괴롭히던 학생 하나를 선도했다고 본지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



학교가 끝나고 사람들을 피해 시간을 때울 곳을 생각하던 성태는 학교 앞 비싼 차 안에서 손을 흔드는 사람을 보았다.

하지만 그게 자신을 향한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고 그냥 지나쳐 걸어나갔다.

잠시 뒤 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성태의 옆으로 다가왔다. 그리곤 창문을 내리고 말을 걸어왔다.


“너 성태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에 이끌리듯 고개를 돌린 성태는 두 눈을 의심했다.

눈앞에 있는 선수는 TV에서만 보던 레전드 프로 야구 선수였으니까.


“어?”

“나 정일이 아빠야 옛날에 한번 봤었잖아 기억나니?”


성태가 기억한다는 듯 고개를 작게 끄덕였고 박영호가 운전석에서 몸을 밀어 조수석 차 문을 열었다.


“잠깐 타, 시간 괜찮지?”


우물쭈물하며 고민하던 성태가 차에 올라탔고 문을 닫자마자 박영호가 차를 몰았다.

자전거를 끌고 학교 근처로 온 미래는 성태가 모르는 사람의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자 뒤쫓았지만, 차를 쫓아갈 순 없었다.


“아이 시X 누구야? 헉헉.”


차량은 멈추지 않고 쭉쭉 달렸고 그가 도착한 곳은 주원군 근처에 있는 폴라베어즈 2군 훈련소였다.

많은 선수가 훈련하고 있었고 성태는 그 모습을 휘둥그레진 눈에 담는 데 열중이었다.


“와.”


성태는 자신도 모르게 ‘와’라며 감탄했다.

최근 안 좋은 일만 있었던 자신이었기에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당장 야구를 그만둬야 할 상황인 자신이었으니까.


“오늘 훈련은 왜 빠졌니?”


성태는 박영호 선수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훈련요?”

“그래, 뭐 가끔 농땡이도 괜찮지 아저씨랑 캐치볼 좀 해볼래?”


성태의 대답도 듣지 않고 차에서 내린 박영호는 글러브 3개를 꺼내 하나를 성태에게 던졌다.

글러브를 받아든 성태는 박영호 선수가 뒤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허둥지둥 글러브를 착용했다.


“저랑 캐치볼요?”


거리가 점점 멀어지기 시작하고 성태가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박영호는 미소를 지으며 계속 거리를 벌려 나갔다.


“이 정도는 괜찮아?”

“네.”


박영호가 성태를 향해 공을 던졌고 둘은 수십 차례나 공을 주고받았다.

충분히 몸이 풀렸는지 박영호가 팔을 돌리며 앞으로 다가왔다.


“한번 제대로 던져볼래?”


박영호가 살짝 무릎을 굽히고 글러브를 앞으로 뻗었다.

오랜만에 캐치볼 그것도 프로선수인 박영호와의 캐치볼에 기분이 좋아진 성태는 약하게 고개를 끄덕인 뒤 와인드업을 시작했다.

쉬이익!!


공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나며 글러브에 박혔고 박영호는 뭔가 아쉽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전부면 실망스러운데? 좀 더 제대로 던져볼래?”


성질을 긁는듯한 박영호의 말에 성태는 기분이 조금 상했다.

자존심이 상한 성태는 박영호 선수의 글러브를 가리키며 말했다.


“포수 미트로 잡아주시면 안 될까요?”


프로선수에게 당돌하게 말하는 성태의 모습에 박영호가 한 대 맞은 듯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곤 땅에 떨어진 포수 글러브를 착용하고 아예 성태를 끌고 2군 훈련장 마운드 위에 올렸다.


“누구예요? 아들?”


대선배 박영호가 마운드에 어떤 어린애를 보내자 당황하며 박영호에게 다가가 물었다.


“아들 친구.”

“초등학생인가? 어라? 형님 아들이 둘이었던가요?”


마운드로 올라간 성태는 투구판에 발을 붙이고는 공을 던지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렸고 박영호가 자리를 잡자 곧바로 공을 던졌다.

쉬이이익!!


아까의 공보다 훨씬 큰소리가 나며 박영호의 글러브로 날아가는 공.

박영호는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고 공을 받아냈다.

빠악!!


포수 미트가 터지는 듯 큰 소리가 났고 옆에서 구경하던 선수들은 깜짝 놀라고 말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이 정도로 던져? 미쳤는데?”

“공의 위력이 좋네.”


박영호는 후배들의 말에 관심을 끊고 방금 공의 궤적을 머릿속으로 그렸다.


‘처음 상대했다면 웬만한 프로도 내야 플라이로 끝났겠는걸?.’


직구처럼 날아오던 공은 홈플레이트 인근에서 다시 한번 가속하듯 움직였고 박영호는 살면서 이런 직구는 처음 봤다고 생각했다.


‘재능이 있어. 확실히 있네.’


자신의 평가가 옳았다는 걸 확인한 박영호는 미소를 지었다.


“이게 전부야? 아저씨는 좀 더 기대했는데?”

“요새 공을 안 던져서 그래요.”


박영호의 도발에 성태가 걸려들었다.

방금 던진 공이 현재 자신이 던질 수 있는 최선의 공이었지만 성태는 다시 한번 투구판에 발을 붙였다.


“후우.”


숨을 크게 내쉰 성태가 미트의 위치를 파악하고 와인드업을 시작했다.

쉬이이익!!

빠악!!!


방금보다는 조금 더 수월하게 공을 잡아낸 박영호는 확신의 미소를 지었다.


‘이거 물건이네.’


자기 아들에게서 찾지 못했던 투수로서의 재능을 키 작은 아이에게서 발견한 박영호.

이제 그만 내려오라고 박영호가 말했고 성태는 아쉬움에 몇 번 더 던져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거절당했다.


“아. 더 잘 던질 수 있는데 원래 그것보다 좀 더 좋거든요. 요새 공을 잘 못 던지니까···.”


주눅이 들어 변명하듯 말하는 성태.

하지만 박영호의 마음속에선 이미 합격점을 아득히 넘었다.


“너희 아버지는 키가 몇이니? 어머니는?”

“아빠는··· 모르고요. 엄마는 한 165 정도요?”

“아버지는 왜 몰라?”


성태는 눈치를 보다 입을 다물었다.

자신의 집안일을 남에게 말하면 안된다는 건 그가 태어나서 처음 배운 일이었다.

누군가에게 가정사를 말하게 되면 그게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건 몸으로 터득한 거였으니까.

성태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박영호는 주제를 돌렸다.


“공 자체는 나쁘지 않네, 좀 더 열심히 해 해봐.”


성태는 박영호를 보며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자신이 야구부에서 쫓겨난 걸 모르는 걸까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걸까.

그걸 입으로 말하지는 않았다.

박정일과 아빠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자신도 알고 있었고 괜히 말을 꺼내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건 사양이었으니까.

하지만 누군가에게 아니 레전드 프로선수인 박영호 선수에게 칭찬을 듣는 건 기분이 좋았다가 다시 야구를 할 수 없다는 현실에 시무룩해진 성태.

박영호는 자신이 칭찬을 해줘도 표정이 밝아지지 않자 머리를 긁었다.


‘칭찬을 좀 더 해줄까?’


칭찬이라는 걸 모르는 박영호였지만 왠지 이 아이의 슬픈 표정을 보면 위로해주고 싶어졌다.

그는 성태의 등을 두들기며 위로했다.


“아저씨가 네 공을 인정할게. 무슨 말인지 아니? 여기서 내 인정을 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 그지?”


박영호가 주변 선수들을 둘러보며 말하자 후배들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요. 저희한테 맨날 노력해라 더 열심히 해라. 재능이 없으면 더 노력하라고 하시더니 이런 초등학생한테는 칭찬 일색이시네요.”

“저 중3인데요?”

“오잉?”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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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한 놈 누구야? +1 24.03.07 826 13 13쪽
9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3) +1 24.03.06 828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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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을은 춥기만 하진 않다. (5) +1 24.03.02 930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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