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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왕자면 편히 살려나?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글삼
작품등록일 :
2022.04.30 13:48
최근연재일 :
2022.05.10 08:0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42,311
추천수 :
2,688
글자수 :
100,042

작성
22.05.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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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6화

DUMMY

16화.


사이킥이라고 추정되는 능력을 쓰는 부랑자.

현재까지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두가지였다.

첫번째는 나처럼 지구에서 죽었던 동료가 이곳의 사람의 몸에 빙의한 것.

두번째는 이곳에서도 알 수 없는 이유로 무작위한 사람에게 사이킥이 부여된 것.

현재까지는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확인해보면 되겠지.


"그 부랑자는?"


"안에 있습니다."


"이제부턴 내가 알아서 할게. 입구에서 기다려."


"그...예 알겠습니다."


조금 불안하다는 표정을 짓는 세톤을 지나쳐서.

나는 안쪽으로 들어갔다.

사용하지 않는 창고.

그 안에 묶힌채로 갇혀있는 부랑자.

나는 부랑자의 눈을 가린 천을 벗겨주었다.

나를 바라보는 침착한 눈빛.


"손도 풀어줄게. 반항하지마."


"..."


그 부랑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부랑자의 뒤로 이동해서, 손을 풀어주고.

나는 부랑자의 앞에 있는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


"이름?"


"..."


"대답안할꺼야?"


그때였다.

부랑자의 눈에서 차오르는 물기.

얼굴에 드러나는 결렬한 슬픔.

그 감정을 그대로 목소리에 담은 부랑자가 말했다.


"흐으윽...자...자잘못했어요."


"..."


"너...너무 배고파서 빵을 훔쳤어요. 흐으으윽! 하...한번만 용서를 해주신다면...정말 착하게 살겠습니다."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오열하는 수준.

어깨를 들썩이며 우는 모습이 거짓처럼 보이진 않지만.

나는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름."


"리...릴리...릴리에요."


갑자기 무릎을 꿇는 부랑자.

양손을 모으며 나에게 빌면서 말했다.


"하...한번만 용서를 해주세요 흐으으윽! 제발..제발 부탁드립니다. 다신 도둑질을 하지 않을게요."


"빵을 훔치고, 나를 공격했던 그 기술은 뭐야?"


"그건...예전에 어떤 마법사분이 가르쳐주신 마법입니다"


어떤 마법사가 가르쳐줬다?

사이킥은 마법이 아니었다.

전혀 다른 분야의 초능력이지.

저 부랑자의 거짓말을 깨뜨릴 수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손. 손줘봐."


"...제...제 몸이 더러워서...고귀하신분의 손을 더럽힐까 겁이 납니다."


"손."


짧고 단호한 외침에 내밀어지는 손.

나는 부랑자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몸에 마나가 느껴지지 않네."


"..."


"마나도 없이 쓰는 마법도 있나?"


놀란듯 커지는 눈.

부랑자가 격렬하게 손사래를 치며 필사적으로 말했다.


"저도 몰라요! 분명 마법사 분이 가르쳐준 마법일뿐이에요!"


"그 마법 이름이 뭐라고하지?"


"그 마법은..."


"그 마법사 이름은?"


"이...이름이.."


"그 마법사는 어디서 만났고, 외모가 어땠지?"


"저...저쪽..."


연속적인 질문에 주춤거리는게 보인다.

거짓말을 해야하는데, 생각할 시간이 없으니, 조금씩 대답에 지연이 되는것.


"거짓말을 미리 준비해두진 않았나보네."


"..."


"대충 둘러댈 생각이었겠지. 무엇보다..."


나는 부랑자의 눈을 쳐다보았다.

눈물로 촉촉하게 젖어있지만.

그 깊숙한 눈빛속에는 쉴새없이 주변을 탐색하고 있는것이 느껴진다.


"아까부터 창고 구석에 있는 돌부스러기를 쳐다보네?"


"..."


"돌부스러기는 작으니까, 내가 막기 쉽지 않을거라 생각하는구나? 음...순간적으로 공격하고, 방심한 틈에 도망치게?"


혼란.

부랑자의 눈빛에 표출되는 혼란이라는 감정.

나는 한껏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그 부랑자에게 말했다.


"..."


"솔직히 말해. 그 능력 어디서 얻었어? 어떻게 얻은거야?"


"지..진짜 마법사분이 가르쳐준 마...마법입니다."


나는 손가락을 들었다.

그러자, 부랑자가 보고 있던 돌부스러기가 서서히 움직이더니, 내 손가락위로 천천히 모여든다.


"...!!"


입까지 벌리며 놀라하는 표정.

나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 부랑자에게 다시 물었다.


"마법사가 가르쳐준 마법이라고?"


"..."


"난 마법사에게 배운적이 없는데?"


이쯤되면, 난 저 부랑자가 도망을 포기하거나, 진실을 이야기할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와? 너 아직 포기 안했구나?"


눈빛이 죽지 않았다.

내가 직접 사이킥을 보여줬음에도, 도망칠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것이 보인다.

그리고 그 순간.


피이잉!


바닥에서 부터 솟아오른 돌가루.

매우 작지만, 여러개가 쏘아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에? 곡선?"


나에게 직선으로 날오는것이 아닌, 곡선을 그리며 쏘아진다.

방출계 사이킥의 기술 중 하나.

사이킥에 대한 이해나 숙련도가 낮은 사람은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기술.

직선으로 날아오는것보다, 속도는 조금 느리지만, 막기는 더 번거로웠다.

하지만.


우뚝!


나에겐 해당 사항이 없지.

공중에 멈춰선 돌가루.

부랑자보다 더 많은 사이킥을 가진 나다.

내 사이킥으로 돌가루를 점유하면, 당연히 힘싸움에서 이길 수있고. 돌가루를 멈출 수있지.

더 반항하려는 부랑자.

나는 강하게 부랑자를 밀치며 바닥에 눕혔다.


"크흑...놔! 놔!"


나는 고개를 돌려, 돌가루가 날아온 바닥을 쳐다보았다.


"와...준비를 하고 있었구나?"


내가 들어오기전부터.

발로 바닥을 긁고있었나보다.

그렇게 부숴진 몇개의 돌가루를 만들어냈고.

탈출을 하기 위한 회심의 일격으로 사용한것.


"놔! 놔! 개자식아!!"


"말해. 이 능력 어디서 얻었어?"


"몰라 이 개더러운자식아! 놓으라고!"


"이름이 뭐야?"


"아까 말했잖아! 릴리라고!!"


"그 이름말고. 지구에서의 이름."


우뚝!


마치 석상처럼 굳어버린 부랑자.

내가 부랑자...아니 릴리를 풀어주자, 릴리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너...누구야?"


"음...역시 첫번째 가설이 맞았나보네."


어느정도 예상을 하긴 했다.

반성하는 척 연기.

그와중에 도망칠 방법을 탐색하는 행동.

비장의 수를 남겨놓은 것까지.

조금 외소하지만, 아무리봐도 내또래의 아이가 할수 있는 행동 패턴이 아니었다.

내 말에 릴리가 강하게 외치듯 물었다.


"누구냐고 너!!"


먼저 말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지금 상황은 내가 우위에 있으니, 굳이 대화를 길게 끌것이 없다.


"강찬희."


"뭐?"


"나 강찬희라고."


"강...찬희? 랭커 2위 강찬희?"


"그래."


그리고 그 순간.


투둑! 투둑!


빠르게 부랑자의 볼을 타고 떨어져 내리는 눈물.

그 눈물을 보고서 알 수 있었다.

릴리가 지금흘리는 눈물은 진짜 진심으로 흐르는 눈물이라고.

릴리가 나를 쳐다보며 다시 한번 물었다.


"너...네가 강찬희라고?"


"응. 넌 누구..."


거기까지 말했을때.

나는 더 이상 대답을 할 수없었다.


와락!


나에게 안겨드는 부랑자.

그 부랑자가 서럽게 내 울면서 말했다.


"흐아아아아앙! 찬희야. 으아아앙!"


하나는 알것같았다.

이 정체모를 부랑자는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 * *



나는 아주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대부분의 동료들은 기억하고 있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 몇명 있었는데.

그 몇사람 중 하나에 제갈수아라는 동료가 있었다.

왜 특별히 제갈수아를 기억하냐면.

내가 맨날 말을 걸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이...


[나한테 말걸지마.]


라고 하거나 혹은.


[...재수없는 쓰레기새끼.]


이런식이었으니까 기억할수밖에 없지.

문제는 나한테만 그러는것이 아니었다.

말을 거는 모든 사람에게 저런 말을 하는 것.

모두가 그녀를 싫어했고, 그녀를 피했었다.

왜 스스로 사나운 말을 내뱉으며 고립되어가는지 난 그녀를 이해할 수없었는데.

나중이 되어서야, 결국 그 이유를 알게되었다.

아마...상위종 1호 어미괴수를 처치하던 작전에서였지.


[드디어 죽는구나 어미괴수!]


[어서 죽여! 이놈이 죽어야 크립들이 바보가 된다고!]


상위종 1호 어미괴수.

크립티드를 만들어내고, 조종할수 있는 상위종.

즉, 어미괴수만 사라지면 일반 크립들은 더 이상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게 되는 것.

그건 인류가 물량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할수 있다는걸 의미하지.

그렇게 모두가 기대를 가지고 어미괴수를 처리해나가던 순간.


부아아아앙!


공기를 가르는 소리.

허공에서 내려오는 붉은 혜성.

그 혜성은 곧, 어미괴수의 앞에 떨어져내렸다.


콰아앙!


엄청난 굉음.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먼지.

그리고 그 사이에서 고개를 드는 붉은 외피의 생명체.


[...레드 드래곤.]


상위종 2호 레드 드래곤.

압도적인 무력으로 랭커학살자라는 명칭까지 붙은 저 녀석이...와버렸다.

모두의 얼굴에 떠오르는 절망이라는 감정.

남아있는 자원, 물자도 없었고, 사이킥 또한...이미 바닥까지 내려간 상태.


[...씨발.]


[다...다 잡았는데...]


[...]


이제와서 다시 레드드래곤과 전투?

그것은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랭커의 죽음을 의미하지.

단숨에 역전된 상황.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후퇴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후퇴하는걸 레드드래곤이 그냥 보고 있을까?

아니, 레드드래곤은 끈덕지게 우리의 뒤를 노리겠지.

그런 레드드래곤을 견제하기위해...누군가 시간을 벌어야했다.

나는 내 사이킥 웨폰 검은별을 들고 앞으로나섰다.


[내가 시간을 벌테니까 모두...]


도망치라고 말하려고 할때.

날 밀치며 앞으로 나서는 한 여성.

제갈수아가 슬쩍 뒤를 쳐다보며 말했다.


[혼자서 멋있는척하지마. 재수없으니까.]


[너...]


[꺼져. 안그래도 삶이 지긋지긋했는데, 잘됐네.]


[...]


[어서 가. 꺼지라고 병신아.]


슬쩍 뒤를 쳐다본 제갈수아의 눈빛.

아주 잠깐이었지만, 나는 그 눈빛에 담긴 갈망을 눈치챘다.

살고 싶다는 갈망.

너무나도 살아남고 싶다는 갈망을 가진 그녀가...왜?

나는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앞으로 나섰다.


[무슨소리야! 네가 왜...]


[아! 제발!! 가! 가 가라고!]


[...]


[나같은 재수없는 년 신경쓰지말고 어서가!! 제발...가줘...]


내가 멍하니 제갈수아를 쳐다보고 있을때.

나를 끌어당기는 한 사람.

진나영.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가자. 어서...]


나도 알고 있다.

지금 가야한다는걸.

당장에라도 우리를 공격하려는 저 레드드래곤을 피해서...도망쳐야한다는걸.

그리고...방패가된 제갈수아의 희생을 헛되이하지 않으려면...빨리 움직여야한다는걸.

그래, 나는 도망쳤다.

제갈수아를 버리고 살아남았지.

주둔지로 돌아와서...아주 오랬동안 생각한 뒤에 제갈수아가 왜 그렇게 나를 포함한 모두에게 사납게 대했는지.

이해할수 있었다.


[...정을 붙이기도...떼어내고 싶지도 않았구나.]


그냥 상처받는게 두려웠던 동료.

그래서, 모두에게 사납게 대했던...내 기억속의 동료가...


"너라고? 네가 제갈수아라고?"


"우걱우걱우걱!"


"..."


단숨에 빵을 씹어먹는 제갈수아...아니 릴리.

내 대답에는 말할생각이 없다는 태도.


"....그래. 천천히 먹어. 먹고 대답하면 되지."


"후르르르륵! 후르르륵!"


"...그 미안한데, 스프는 흘리지 말고 먹어줄래? 자꾸 내 옷에 튀네?"


"후르륵! 후르륵!"


"...고맙다. 들어주는 척이라도 해서."


그렇게 스프 그릇을 테이블에 딱 하고 내려놓았을때.

릴리가 말했다.


"캬! 하...이제 살것같다."


자신의 배를 만지면서 늘어지는 릴리.

그녀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오늘 아무것도 못먹었거든. 진짜 배고파 죽는줄알았어."


"...다 먹었냐?"


"응 고마워. 이렇게 따듯한 음식은 정말 오랜만이야."


"뭐...이정도 쯤이야. 그런데...이제 좀 이야기를 나눌수 있을까?"


"아니. 나 좀 씻고. 샤워는 어디서 해?"


"..."


나는 침묵하며,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내가 쓰는 샤워실겸 화장실이 있는곳.


"다녀올게!"


샤워실로 들어가는 릴리.

물소리가 들리고 몇분쯤 흘렸을까?

한 30분정도를 앉아서 기다렸을때.

몸에 수건을 두르고 나온 릴리가 나에게 물었다.


"찬희야. 갈아입을 옷은?"


"..."


나는 살짝 짜증이 치솟는 얼굴로 내 옷중 하나를 그녀에게 던져주었다.


"음...좀 큰데..."


"대충 입어라...있다가 마을가서 옷은 사줄테니까."


"쳇...까칠하긴."


옷을 갈아입고 내 앞에 앉은 릴리.

그녀가 푸른빛이 감도는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말리며 나에게 물었다.


"그래. 뭐가 궁금한데? 뭐부터 대답해줄까?"


릴리를 봤을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

나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를 보고 물었다.


"...여자였냐?"


"뭔 그런 실례되는 질문이 다있어? 당연히 여자지!!"


"...처음 모습은 남자였는데 말이지..."


"일부로 더럽게 하고 남자처럼 하고 다녔어. 그래야 이상한놈들이 안건드니까."


"흐음...나이는?"


"나...올해로 15살."


조금 의외였다.

겉으로보기에 그녀는 나보다 더 외소해보였으니까.


"어? 나보다 한살많네? 그 몸으로는 언제 들어간거야?"


내가 리안의 몸으로 들어온것처럼.

제갈수아도 릴리의 몸에 들어갔을거라는걸 짐작해서 던진 질문.

그런데.


"...무슨소리야 그게?"


이해가 안간다는 릴리의 표정.

나는 릴리를 가리키며 다시 물었다.


"그 몸에는 몇살때부터 들어가있었냐고."


"태어날때부터 나는 이몸이었어."


"...뭐?"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뿐. 난 태어날부터 이몸이었다고."


"....음..."


"뭐야? 넌 뭐가 달라?"


"난...9살때 이몸으로 들어왔는데?"


"에? 정말? 난 전생의기억을 가지고 환생한거고...넌 그냥 그 몸에 빙의한거네?"


방식에 차이가 있다?

이건 좀 이해가 안가는 부분.

릴리와...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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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7 22.05.05 8,444 16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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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11 22.05.02 8,738 166 14쪽
7 7화 +8 22.05.01 8,852 16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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