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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쪼니매냐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대통령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쫀쪼니매냐
그림/삽화
나대령
작품등록일 :
2024.03.13 19:00
최근연재일 :
2024.04.10 19:3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488
추천수 :
26
글자수 :
73,945

작성
24.03.29 19:30
조회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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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15. 사기 (6)

DUMMY

"당신들 뭔데 남의 집을 뒤엎어놔!”


정장을 입은 남자 여러 명이 누군가의 집을 헤집고 있었다.


그들은 구석구석을 뒤져가며 돈이 될만한 것들을 찾고 있었다.


그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한 남자가 말했다.


"국세청에서 나왔습니다. 협조해 주시죠.”


"아니, 국세청에서 뭐 때문에 이러는 건데!”


"도운용씨 아버지 되시죠?”


남자는 순간 헙 하며 입을 다물었다.


그는 도롱뇽이라 불리는 스트리머의 아버지였다.


직원들은 계속해서 온 방을 돌아다니며, 고가의 물건을 찾고 있었다.


"이것도 다 사진 찍어. 징수 목록에 작성하고.”


직원 몇 명이 값비싼 물건을 찾은 듯했다.


도롱뇽 여동생의 물건. 바순이었다.


음대생이었던 그녀는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빼앗길 지경이었다.


바순의 가격은 몇천만 원대를 호가하니 그럴만했다.


"강제 징수합니다.”


도롱뇽의 어머니가 그들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말했다.


"내 아들만 잡아가지! 왜 아무 죄 없는 동생 걸 건드려! 왜!”


직원 중 한 명이 싸늘하게 말했다.


"당신 아들은 왜 죄 없는 사람들 지갑을 건든 건데?”


도운용의 어머니는 할 말을 잃은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누군가 도와달라는 듯 애처로운 눈빛으로.


하지만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도운용의 여동생이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사기 피의자 도운용씨 및 보호자 두 분의 모든 재산은 국고로 환수되었으며···.”


도롱뇽의 가족들에게 사실상 사망 선고를 내린 국세청 직원들은

담담한 말투로 명령서를 읽었다.


할 일을 모두 마친 직원들이 문을 열고 빠져나갔다.


그들이 지나가자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떼거리로 모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 집 아들이 그 사람이래!”


"대통령한테 찍혔으니 인생 끝난 거지 뭐, 쯧쯧쯧···.”


"사기꾼들 찍소리도 못하는 거 보니까 대통령이 일을 잘하긴 하나 보네!”


"속이 다 시원하다!”


이웃들의 수군거림 속에 울리는 진동소리.


그녀에게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단말기 요금제 자동 납부 처리 결과 안내 : 미승인. 거래 차단.]


온몸에 혈관이 굳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 * *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냐면요, 2034년 대한민국에서 연좌제가 이뤄지고 있단 겁니다. 지금."


한 여성 국회의원이 팟캐스트에 출연해 현시점을 비판했다.


그녀는 정안당 소속 의원.


비례대표로 당선된 30살의 젊은 피였다.


중도 보수였던 정안당 내에서는 평소에도 의견 충돌이 잦았다.


그러나 집권 여당 의원으로서 민우영 대통령을 비판한 것은 그녀가 처음이었다.


이전 음주운전 처벌 강화 때처럼 이번에도 역시

'가족들까지 범죄의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쏟아졌다.


당시 사이다 판결이라며 통쾌함을 외쳤던 여론에 묻혀, 비판하는 의견은 금방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사기죄 처벌 강화 개정안까지 연좌제의 성격을 띠자 더 많은 국민들이 반발했다.


통쾌함을 부르짖는 여론과

공포정치를 우려하는 여론.


막상막하의 구도였다.


굳건하던 국정 지지율마저 흔드는 추세.


TV 토론으로 진행되는 주제 또한 연좌제 문제였다.


민우영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최우수 역시 민우영의 옆에 서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각하, 연좌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토론 방송에 출연한 연좌제 비판 측 패널이 맹공을 쏟아붓고 있었다.


"이건 조선시대 아니면 독재정권에서나 있는 일입니다!"


패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민우영의 폐부를 찌르는 것만 같았다.


한참을 듣던 민우영은 채널을 돌렸다.


"대통령실 대변인입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번 사항을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있으며, 국민들의 불안 또한 개정된 법에 적응된다면, 차차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우수는 언성을 높이며 민우영에게 말했다.


"각하! 각하께서는 저런 말씀 하신 적 없지 않으십니까! 어떤 공문도 내리신 적 없는데···.”


민우영은 최우수에게 진정하라는 듯 손짓하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대충 감이 옵니다.”


최우수는 분한 듯 눈을 내리깔았다.


"정말 괜찮으니까 가서 일 보세요.”


민우영은 최우수가 나가자 서랍을 열어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네, 선생님. 혹시 지금 나오는 대변인 브리핑 선생님께서 하신 겁니까?”


건너편에선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선생님께선 대통령을 대변할 권리가 없습니다."


"야, 민우영."


본인도 참지 못해 분노를 표출했지만, 막상 송치성의 목소리를 들으니 기가 죽어버렸다.


40년에 걸친 교육은 사자의 목줄이 되었다.


"네···."


"대통령을 만든 게 난데, 나의 뜻이 곧 대통령의 뜻 아니냐?"


뚝.


전화가 끊어졌다.


민우영은 무력한 자신을 한껏 느끼며 휴대전화를 떨어뜨렸다.


무력함은 곧 절망감으로 변했다.


휴대전화를 떨어뜨린 건 송치성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정확하게는 바닥에 내던졌다.


"어디까지 기어오르려는 거야···."


분노했음에도 냉정을 잃지 않으려는 표정.


그도 알고 있었다.


민우영을 길들이긴 했어도 목표 달성까진 어르고 달래야 한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쑥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에 마음이 흔들렸다.



"너도 니 새끼 죽은 한을 우영이한테 풀고 있는 거잖아!"



나정숙의 목소리였다.


어린 민우영을 교육하다 울화가 치밀 때면 폭력을 행사했다.


그때마다 나정숙은 한달음에 달려와 민우영을 감싸 안았다.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민우영이 범죄자의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칠게 몰아세웠다.


그러면서도 어린 민우영과 겹쳐 보이는 자신의 아들 민철이.


그 잔상을 지우려 더 강한 폭력을 휘둘렀다.


똑똑똑.


교수실을 두드리는 소리.


"교수님 윤지나 조교입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무슨 일이예요."


"저··· 폰을 두고 와서요··· 헤헤···."


윤지나는 멋쩍게 웃어 보였다.


그러고는 문을 열고 슬금슬금 들어오며 투덜댔다.


"교수님께서 시키신 일이 한두 개가 아니라 물건을 자꾸 깜빡깜빡하네요···."


송치성이 무섭게 째려보았다.


그녀는 포식자의 레이더에 걸린 생쥐처럼 도망치듯 교수실을 빠져나왔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아!"


교수실은 다시 잠잠해졌다.


송치성은 책상 앞에 앉아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교수. 내일 만나서 얘기할 게 있는데. 응 맞아. 저번에 얘기했던 그거."


전화 건너편에서 박광현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국민 여론 보니까 섣불리 움직이면 안 될 것 같은데···."


"그러니까 더 적기라는 거지."


송치성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당화평 체포해서 한국 법정에 세웁시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9 한국사랑꾼
    작성일
    24.03.29 21:17
    No. 1

    부모님이 일로 주인공이 목줄에서 벗어날수 있을련지. 교수라는 법학 검사 출신 이라 하지만 내로남불도 아니고..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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