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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쪼니매냐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대통령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쫀쪼니매냐
그림/삽화
나대령
작품등록일 :
2024.03.13 19:00
최근연재일 :
2024.04.10 19:3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449
추천수 :
26
글자수 :
73,945

작성
24.03.23 19:12
조회
61
추천
0
글자
8쪽

11. 민우영 (1)

DUMMY

11. 민우영 (1)


영양에 도착한 민우영은 한 동네를 찾았다.


수행원에게 따라오지 않아도 된다 했건만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그것만은 따를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각하."


하는 수없이 민우영은 수행원에게 당부했다.


"알았어요. 대신, 오늘 본 건 어디서 얘기하지 마세요."


수행원은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그렇게 먼 곳에 주차한 뒤 동네 입구에 멈춰 선 민우영.


그곳은 한눈에 보아도 허름한 주택이 즐비한 마을이었다.


입구로 통하는 가교를 지나 비포장도로를 걷고, 산비탈을 올랐다.


"이런 동네는 처음 와보죠?"


헉헉대는 수행원에게 민우영은 말했다.


수행원은 숨을 고르느라 대답하지 못했다.


그렇게 걷다 큰 나무 앞에선 민우영.


수행원에게 자랑스러운 듯 뭔가를 소개했다.


"여기 나무에 적혀있는 거 읽어볼래요?"


수행원은 나무에 가까이 다가갔다.


나무껍질엔 누군가 칼로 파놓은 듯한 문구가 새겨져있었다.


"예비 대통령 민우영 - 2000···."


수행원은 문구를 읽곤 놀란 듯 민우영을 바라보았다.


"내가 여섯 살 때 새겨놓은 거예요."


그는 쑥스러운 말투로 설명했다.


"여기 사실 내가 태어난 곳이에요."


민우영은 진해로 떠나는 길에 고향에 들르고 싶었다.


하지만 송치성이 허락해 주지 않을 걸 알았다.


그래서 다른 수행차량들만 진해로 보내 눈속임한 뒤, 자신은 영양으로 온 것이었다.


민우영의 공식적인 고향은 미국이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그렇게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송치성이 만들어 낸 사실.


국민들에게 밝힐 수 없는 치명적 결함을 가리기 위함이었다.


잠시 고민에 빠진 수행원이 고갤 들어 말했다.


"저는 오늘 이곳에서 본 것, 보게 될 것 모두 서울로 돌아가는 즉시 잊겠습니다."


민우영은 결의를 다진 수행원을 보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러고는 자신도 무언가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 * *


“아이고, 우영아!”


민우영을 발견하곤 곧장 달려오는 중년 여성.


수행원은 그녀를 말리기 위해 자세를 취했으나, 민우영이 무섭게 째려보는 탓에 멈칫했다.


“이게 얼마만이야! 송치성 그 인간··· 설마 따라온 건 아니지?”


“아녜요. 걱정마세요.”


수행원은 마치 엄마와 아들 같은 모습에 갸우뚱했다.


그의 어머니를 여기서 볼 것이란 예상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고향은 속인다 해도, 부모님까지 허구의 인물을 앞세울 줄 몰랐다.


민우영이 후보자 신분이었을 시절, 그의 부모님은 재미교포로 알려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역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것에 국민들의 호감을 샀었다.


그런데 지금,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푸근한 인상의 이 여성이 대통령의 어머니라니.


수행원은 어디부터 진짜고, 어디부터 가짜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뒤에 계신 분은 누구?”


여성의 물음에 정신을 차린 수행원이 대답했다.


“아, 민우영 대통령 각하 수행원 최우수라고 합니다.”


“최우수?!”


여성은 이름이 퍽 웃기다는 듯 깔깔댔다.


“최우수상할 때 그 최우수?”


최우수는 익숙하다는 듯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여성은 웃음기 가신 표정으로 덥석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


“최우수 수행원님. 대통령··· 잘 부탁해요.”


진지해진 여성의 태도에 최우수는 말을 잇지 못했다.


“식사하셨어요?”


“아직 안 먹었는데 잘됐다! 간만에 같이 밥이나 먹자!”


여성과 민우영은 집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최우수 수행원님! 따라오셔! 같이 식사하세요!”


여성의 외침에 최우수는 정신 차린 듯, 주위를 살핀 후 그들을 뒤따랐다.


* * *


늦은 저녁, 좁은 식탁에 셋이 모여 앉아있다.


최우수는 대통령과의 식사에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민우영이 입을 열었다.


“최우수 씨. 제가 왜 당신과 여기까지 왔는지 아십니까?”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정면을 응시하며 대답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저를 보필하는 경호원, 경호실장, 비서실 사람들 모두 송치성 교수의 사람입니다.“


최우수는 뭔가 깨달은 표정으로 민우영을 바라봤다.


"네, 그래서 이번 휴가도 다른 차량에 송치성 교수의 사람들을 태웠습니다.“


"그럼 제가 송치성 교수의 사람이 아니라서···.“


"네, 맞습니다. 경호 공무원들 정보를 보는데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 한 명 있더라구요.“


최우수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푹 숙였다.


"기간제 근무에서 재시험까지 치러 국가유공자 후손으로 특별 채용된 인원.

송치성 교수가 심어놓은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았습니다.“


"네, 맞습니다.“


"송치성 교수는 이 정도 이력이면 가차 없이 버릴 사람이거든요. 특별 채용은 뭐 어쩌지 못했지만요.“


민우영은 자신 있는 표정으로 최우수에게 말했다.


"내 사람이 되어주세요.“


최우수는 대답하지 못했다.


송치성의 압박이 두려운 게 아닌, 초라한 자신의 처지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민우영은 실망한 듯 고개를 떨군 채 말했다.


"저는 만들어진 대통령이에요.“


그의 말에 여성이 눈물을 참고 자리를 떴다.


"만들어진 대통령 이전에 범죄자의 아들이죠. 얼굴도 보지 못한 아버지가, 성범죄자였대요.“


담담한 말투로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았다.


* * *


민우영의 기억 속에는 아버지란 존재가 없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마을에서 나고 자란 청각 장애인이었다.


게다가 가족도 없어 혼자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시에서 귀농했다던 한 남자가 마을에 찾아왔다.


오래된 승합차에서 내린 남자.


쉰이 넘은 중년처럼 보였다.


오랜 세월 공사판을 전전한 듯 꾀죄죄한 모습.


그런 그가 청각 장애인이었던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런 시골에 젊은 아가씨가 있었네? 이름이 뭐예요?"


그녀는 익숙한 듯 주머니에서 펜과 종이를 꺼냈다.


그러고는 방금 했던 말을 쓰라는 듯 남자에게 내밀었다.


"뭐야. 귀머거리야?“


그녀는 멀뚱멀뚱 바라보고만 있었다.


남자는 할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곤 질문을 적었다.


종이를 본 여성이 어눌한 말투로 대답했다.


"어··· 밍, 민지밍··· 민지민!“


"뭐야, 말은 할 수 있네?"


그러고는 가족이 있느냐, 남자친구가 있느냐 등 개인적인 질문으로 필담을 건넸다.


민지민은 거부감을 느꼈으나, 마을 사람과 싸우기 싫어 하나하나 대답해 주었다.


그녀가 가족 없이 혼자 산다는 걸 알게 된 남자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떠났다.


그날 밤, 민지민의 집 앞을 남자가 서성였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혼자 있는 것인지 확인했다.


놓인 신발 개수며, 안에서 들리는 TV소리 등으로 따져보아,


그녀 혼자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남자는 대문을 손으로 밀었다.


너무나 쉽게 열리는 문.


청각 장애를 가진 그녀가 초인종 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그냥 열어둔 것이었다.


오랜 세월 마을에서 자랐으니, 마을 사람들과의 신뢰가 두터워 그랬던 것이다.


남자는 곧장 거실로 들이닥쳐 그녀를 덮쳤다.


소리를 지르려 했으나 남자가 입을 틀어막아 그마저도 불가능했다.


민지민은 악착같이 반항했으나 남자의 폭력 앞에 쓰러질 뿐이었다.


반백살 중년의 발아래, 갓 스물이 된 민지민이 깔려있었다.


켜져 있는 TV에서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OO군 여성 암매장 살인사건 집중 보도.]


민지민은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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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민우영 (3) 24.03.27 38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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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민우영 (1) 24.03.23 62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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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 사기 (4) 24.03.21 69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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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음주운전 (2) 24.03.16 105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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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당선 24.03.14 119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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