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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쪼니매냐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대통령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쫀쪼니매냐
그림/삽화
나대령
작품등록일 :
2024.03.13 19:00
최근연재일 :
2024.04.10 19:3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492
추천수 :
26
글자수 :
73,945

작성
24.03.28 19:54
조회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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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14. 민우영 (4)

DUMMY

자신의 과거를 모두 털어놓은 민우영은 먼 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저희 어머니와 송치성 교수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저··· 그럼 이 분은···."


최우수는 자신들을 맞이한 여성의 정체를 물어봤다.


"절 낳아주신 어머니는 돌아가셨습니다. 이분 성함은 나정숙. 절 키워주신 분이구요."


나정숙은 다시 자리에 앉아 웃음을 지었다.


아직 다 마르지 못한 눈물이 눈가에 맺혀있었다.


"지민이는 우영이 10살 때 떠났어요···. 서울에 있던 나한테 전화해서 우영이 좀 부탁한다고 그랬죠."


최우수는 모든 상황을 받아들인 뒤, 한동안 말이 없었다.


어떤 말을 꺼내야할지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자신에게 털어놓은 것에 감동했다.


일개 수행원인 자신에게 모든 치부를 밝히다니.


민우영의 진심이 확실히 전달되었다.


"각하. 저 같은 놈이라도 도움이 되신다면, 따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악수를 건네는 민우영.


최우수는 민우영의 손을 한참 바라보다 깜짝 놀라 일어났다.


그러고는 90도로 허리를 숙여 그의 손을 잡았다.


"각하!"


"일단 식사부터 하죠. 오늘 안에는 진해에 도착해야합니다."


"네, 각하."


둘은 숟가락을 들고 식사를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나정숙은 안쓰러운 웃음을 지었다.


* * *


그렇게 짧은 휴가를 마무리한 뒤 국정에 복귀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해외순방, 정상회담, 국무회의, 민생토론.


그리고 다시 해외순방, 정상회담, 국무회의···.


송치성과 박광현의 연락은 한참동안 오지 않았다.


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든다거나, 국가 안보에 힘쓴다거나 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애초에 국민들을 발아래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으니 당연했다.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 범죄 척결.


그 외의 일은 민우영의 잡무일 뿐이었다.


민우영은 피곤한 듯 마른 세수를 한 뒤 혼잣말로 말했다.


"내일은 퇴임 대법관 훈장 수여식인가?"


"아닙니다. 내일은 열한 번째 민생토론회입니다."


"아, 그렇네요. 알겠습니다. 들어가 봐요."


그리고 다시 혼자.


서랍에서 진동소리가 느껴졌다.


민우영은 침을 꿀꺽 삼켰다.


서랍 속 진동이 뜻하는 건 하나뿐이다.


송치성에게서 온 연락.


그와 연락할 때만 사용하는 휴대전화였다.


[내일 민생 토론 취소. 대국민 담화 예정.]


답장은 하지 않는다.


그대로 따를 뿐이니까.


누군가 밖에서 노크를 했다.


"각하. 송치성 교수로부터 온 서류가 있습니다."


"들어오세요."


비서실의 직원은 종이 한 장을 가지고 들어왔다.


그는 종이를 집무실 책상 위에 올려두고 정중히 인사한 뒤 빠져나왔다.


민우영은 종이를 들고 찬찬히 읽어보았다.



[대국민 담화 내용.]


1. 사기죄 처벌 강화 개정 공포


2. 1년 전 풀블랙 코인 홍보 주동자 14명 긴급체포


2-1. 홍보 주동자는 일명 도롱뇽 (실명 도운용) 등 14명


2-2. 홍보 주동자 14명의 재산 및 직계가족 재산 몰수.


3. 풀블랙 코인 발행사인 블랙쉽 대표 당화평 체포 예정.

이후 법무부장관 질의응답 후 마무리.



짧고도 확실한 전달 내용.


민우영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뒤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러고는 손에 쥐고 있던 종이를 공중에 날렸다.


"완전 송치성 대변인이네···."


그의 말대로 송치성이 결정한 내용을 국민 앞에서 읽는,


그야말로 대통령 대변인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블랙쉽을 수사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송치성에게 대들면서까지 이뤄내고 싶었던 일.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 일.


사기죄 처벌 강화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박광현과 송치성의 목표였다면,


블랙쉽을 처단하는 것은 민우영의 목표였다.


송치성의 꼭두각시 역할뿐만 아니라,


범죄 집단의 얼굴마담이 되어 국민들을 유린하게 되었다.


'나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누군가에게 이용되어야만 하는가.‘


그런 생각을 자꾸만 되뇌었다.


가장 높은 위치에서 가장 낮은 자존감을 가진 인간.


민우영이었다.


* * *


대통령이 단상에 올라 연설을 시작했다.


"돈으로 목숨을 살 순 없습니다. 하지만 사기 피해자들은 돈 때문에 목숨을 잃습니다.

사기 범죄로 얻은 돈보다 적은 돈을 벌금으로 내며 부자 행세를 합니다.

그마저도 내지 않는 범죄자들은 2, 3년의 수감생활로 때웁니다.

오늘 이 악순환을 뿌리 뽑겠습니다."


기자들은 그 자리에서 담화문을 받아 적어 인터넷에 업로드했다.


모든 방송사가 뉴스 속보로 대국민 담화를 송출했다.


송치성 교수도 자신의 교수실에 앉아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윤지나 조교도 그곳에 있었다.


송치성의 소파 뒤 컴퓨터 책상에 앉아, 그가 시킨 작업을 하고 있었다.


새로 발간된 법학 서적 요약본 타이핑하기.


그녀는 귀찮은 일을 맡긴 송치성의 등을 보며 속으로 욕을 해댔다.


그녀의 짜증이 커질수록 함께 커지는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


민우영 대통령의 담화 따위 들리지 않았다.


송치성 교수 역시 신경질적인 자판 소리 따위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대국민 담화가 마무리될 무렵,


윤지나는 어떤 소리에 귀를 의심했다.


TV 속 민우영 대통령의 음성과 정확히 겹쳐 들리는 송치성의 음성.


"주동자 도운용 등 14명의···"


"주동자 도운용 등 14명의···"


"재산을 몰수하고, 직계 가족의 재산 또한···"


"재산을 몰수하고, 직계 가족의 재산 또한···"


"몰수한다."


그 장면을 목격한 윤지나는 표정이 굳어버렸다.


모니터 앞으로 얼굴을 바짝 갖다 댔다.


송치성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한참을 생각했다.


'어떻게 다음 할 말을 알고 있는 거지?'


다시 고개를 빼꼼 내밀었을 때,


소파에 앉아있어야 할 송치성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갔지?‘


고개를 돌리던 윤지나는 자신의 바로 옆에 서있는 송치성을 발견했다.


"끼에엑!"


굉음을 내며 쓰러진 윤지나.


잠시 사라졌던 송치성이 미동도 없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으니 그럴 만했다.


"다 쓰고 누워있는 건가."


"아··· 아닙니다. 바로 끝내겠습니다."


송치성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윤지나를 바라본 뒤,


교수실을 빠져나갔다.


윤지나는 아직도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했다.


몇 번의 심호흡 뒤 다시 방금 전 상황을 떠올렸다.


마치 송치성이 하는 말을 똑같이 따라하는 것처럼 보였던 대통령.


실시간 뉴스 속보라 이미 공개된 전문도 없었다.


일개 교수가 대통령 담화문을 유출했을 리도 없다.


윤지나는 몸을 일으켜 세워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고개를 돌려 액자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액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두 명의 여자와 네 명의 남자, 그리고 가운데 앉아있던 한 아이.


그 사진이 자꾸만 떠올랐다.


"법무부 장관이 질의응답 받겠습니다."


뉴스 속 민우영 대통령이 퇴장하고 법무부 장관이 올라왔다.


윤지나는 고개를 돌려 똑같이 베껴 쓰고 있던 법학 서적을 바라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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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99 한국사랑꾼
    작성일
    24.03.28 23:21
    No. 1

    초반 보다가 괜찮다고 생각하다가 대통령이 자유 의지가 있기 저다는 누군가의 꼭두가시로 살아가는 인물의 이야기 라서 아쉽게 생각이 드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쫀쪼니매냐
    작성일
    24.03.29 13:51
    No. 2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점을 계속 캐치하며 읽어주시다니 너무 감사할 따름이네요.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한국사랑꾼
    작성일
    24.03.28 23:21
    No. 3

    건필하세요 작가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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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사기 (6) +1 24.03.29 43 0 7쪽
» 14. 민우영 (4) +3 24.03.28 39 0 7쪽
13 13. 민우영 (3) 24.03.27 39 0 7쪽
12 12. 민우영 (2) 24.03.24 4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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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음주운전 (2) 24.03.16 107 3 7쪽
3 3. 음주운전 (1) +2 24.03.15 122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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