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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 재벌가 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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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쇼 아카데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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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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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5.3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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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글자
12쪽

7화 결렬된 협상. 저랑 다시 할 수 있겠습니까?

DUMMY

7화 결렬된 협상. 저랑 다시 할 수 있겠습니까?




출장을 빙자한 미국 여행에서 돌아온 숙소.

이태영 부장은 돌아온 우리에게 새로운 소식을 전해 주었다.


“이번 주 금요일에 다시 협상이 진행 될 거야. 아마 저쪽에서는 우리의 제시 금액을 낮추려 할거고.”


“예상했던 바입니다. 거기에 따른 대비도 충분히 해 왔고요.”


미국 출장을 준비하면서 이런 상황에 대비해 많은 자료를 준비해왔다.

모든 기업이 적은 돈을 쓰고 큰 돈을 버는 걸 목표로 하고 있었기에 매각과 매입에 있어서 두 기업 간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했다.


‘그 차이를 얼마나 메꿀 수 있는지가 협상의 KEY이지.’


“한 팀장은 언제나 파이팅이 넘친단 말이야. 좋아! 후딱 매각 계약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이번 미국 출장길에 이태영 부장이 함께 왔다는 건 전략 기획실의 김재호 전무의 흑심이 들어가 있었다.

협상이 계획대로 잘 된다면 전략 기획실의 공으로, 잘 못 된다면 경영 지원 본부의 실로 만들 작정인 것.


‘안 봐도 눈에 다 보인다. 뻔한 수작!’


만약 예전 한선호였다면 눈 뜨고 당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의 난 달랐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나에게 그런 뻔한 수작은 통하지 않았다.


“네! 아직 2일의 시간이 있으니까 그 안에 확실히 준비해서 크라이트사가 입도 뻥끗 못 하게 만들어보시죠.”


은은하게 풍기는 자신감.

이태영 부장 역시 날 믿고 있는 눈치였다.

김 전무가 실적을 가로채기 위해서 보낸 이태영 부장이었지만, 그의 능력은 진짜였다.

남을 시기하거나 깔보지 않았고, 자기 능력만으로 부장의 자리까지 올라온 인물.

김 전무의 의도가 어쨌든 간에 이태영 부장은 이번 협상을 정말 잘 해내고 싶어 했다.


“좋아! 한 팀장이라면 든든하지!”


“저도 도울게요!”


의기투합한 미국 출장팀.

어느덧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



바로 오늘.

크라이트 본사로 당차게 걸어가는 우리.

오늘 기필코 결판을 내리라는 마음과 한국에서부터 준비해온 우황청심환을 하나씩 먹고 협상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거 1시간 전에 먹어야 효과 있는 거 아니야?”


“지금 드세요. 올라가면 바로 끝날 거라 생각한 건 아니죠?”


검은 투피스 정장을 입고 올라가는 희주의 모습.

오피스룩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주면서 이태영 부장에게 우황청심환을 까주고 있었다.


“그런가···.근데 우황청심환은 누가 준비한 거야?”


“그거 강 상무님이 고객사 만날 때마다 하나씩 먹는다면서 챙겨 주셨습니다.”


“허허, 학력고사 때도 안 먹은 우황청심환을···.”


이어서 나에게 건네주고 자신 역시 입에 쏙 집어넣는 희주.

그녀 역시 이번 협상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번 협상을 성공적으로 잘 끝내야 아버지에게 선호씨를 보여줘도 덜 혼날 거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기 싸움에서 지지 마세요! 여차하면 저도 참전할게요.”


그녀가 다른 이유로 열의를 불태우고 있을 때.

기다림에 들어간 크라이트사의 협상 자리.

그들은 우리의 기를 꺾으려는 듯 쉽사리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미국 애들이 시간관념은 영 꽝이네···.”


이태영 부장의 말에 슬쩍 시계를 바라보았다.

약속했던 10시의 지난 10시 10분.

이런 자리일수록 알게 모르게 기세가 중요한 법이다.

초조한 기색을 드러낸다면 그들에게 기세를 넘겨줄 수 있었다.

담담하게 자리에 앉아 기다리던 순간.


“미안합니다. 업무가 많이 밀려서 조금 늦었습니다.”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내는 에릭 디렉터.

그 뒤로 다른 직원들도 둘 정도 함께 들어왔다.

들어오는 순간부터 여유가 넘치는 크라이트의 직원들.

아마 자신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걸 예상하는 얼굴이었다.


“비즈니스는 시간이 생명일 텐데요.”


난 살짝 웃으면서 먼저 한 방을 날렸다.

그러자 에릭 역시 특유의 미국 제스쳐를 하면서 능글맞게 받아쳤다.


“사람이 하는 일엔 실수가 따르기도 하죠. 이해 부탁드립니다.”


“그럼 늦은 만큼 서둘러 시작해볼까요?”


기세를 뺏기지 않으려 바로 협상으로 돌입했다.

먼저 우리가 준비한 서류를 토대로 매각하려는 의도를 전달했다.


“서류를 검토해보셔서 잘 아시겠지만, 우리 은성은 이번 매각을 통해서 양 사의 이익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매장은 추후 그 매출 규모가 증가할 거로 예상되며······ 그로 인한 지분 매각 100퍼센트 1억 달러 규모입니다.”


이야기를 듣던 에릭이 뒤에 직원들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말을 꺼냈다.


“좋네요. 대구점은 아직 오픈 전인데? 그 예상 이익은 어떤 근거로 산출 된 거죠?”


하나씩 시작하는 크라이트.

뭔가 하나라도 꼬투리를 잡아 그 빌미로 금액을 줄이려는 의도가 다분한 질문이었다.


“대구점이 아직 오픈 전이지만, 우선 경남권의 구매력 역시 수도권과 대등하기에 충분히 예상 금액만큼 나올 수 있다고 판단되고요. 거기에 지금까지 우리 은성이 운영하면서 쌓은 인지도 역시 대구점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예상 매출은 예상일뿐 우리 크라이트가 확실하지 않기에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생각하기는 하는데요? 그렇지 않아요?”


다소 강압적인 말투.

미국의 억양보다 훨씬 강한 영국식의 영어를 하는 것처럼 말하는 에릭의 기세였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나선 안 된다.


“아니요. 전 그 생각에 동의하지 않아요. 분명 저희 측에서 확인하고 확인했습니다. 거기에 규모 역시 여타 다른 매장보다 크고요.”


부지 확보에서부터 상권까지 완벽하게 갖춰졌던 대구점.

서울에 있던 양재점보다 내부적으로는 더 기대하는 매장이었다.


“그건 은성의 주관적인 판단이고요. 저희측에선 이런 위험이 있기에 은성의 크라이트마트의 지분을 9000만 달러에 사겠습니다.”


“하, 뭐라고?”


뒤에서 듣고 있던 장희주가 어이없는 숨과 함께 에릭을 노려봤다.

순식간에 제시한 금액에서 10퍼센트를 깎는 날도둑 같은 행보를 보여주는 에릭.

나와 이태영 부장은 서로를 바라보고는 어이없는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노우, 이건 불가능해.”


난 웃는 얼굴로 에릭에게 ‘노’를 말했고, 에릭은 ‘와이 낫’이라는 표정과 동작을 취했다.


“우리는 절대 1억달러 밑으로는 지분을 넘길 생각이 없어.”


난 웃는 얼굴을 거두고 에릭의 눈을 보며 말했다.

에릭 역시 웃는 얼굴을 거두고 진심을 드러내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협상의 우위는 우리 크라이트가 가지고 있어. 너희는 우리가 제시한 금액을 받아드려야 할 거야.”


이미 우리의 상황을 모두 알고 있는 에릭이었다.

국내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고 있었기에 우리는 현금의 확보가 중요했다.

크라이트 마트가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큰일에는 희생이 따르는 법.

알짜배기인 만큼 제값을 받아내야 했다.


“절대 안 돼. 우리는 1억 달러 밑으로는 거래하지 않아.”


의외로 강력하게 나서는 모습에 속으로 놀라고 있는 에릭.

단호한 표정과 낮게 깔린 목소리가 한선호라는 남자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좋아! 우리가 한발 양보하지. 9200만! 더 이상은 안 돼!”


“1억 달러.”


“노우!”


난 계속해서 1억 달러를 반복했고, 에릭은 못 이기는 척 살짝 금액을 올렸다.

그리고 그 금액이 9500만이 되었을 때.


“진짜 이 금액이 아님 결렬이야. 우리의 최종 제안일세.”


“일어나시죠. 부장님.”


난 에릭의 말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외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지는 에릭.


“리얼리? 너희 협상 안해?”


“사기꾼 같은 너희와 거래하지 않아. 우리와 함께했던 의리를 생각해서 먼저 온 것뿐. 다른 기업들도 아직 많아.”


“···왓?”


“가시죠. 희주씨도 나오세요.”


문을 열고 진짜 나서자 상황 파악이 안되는 에릭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잡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던 에릭이 사무실 밖으로 몸을 움직였다.


“웨이트! 미스터 한!”


그 순간 우리 앞으로 다가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

우리 뒤를 뒤쫒아 나오던 에릭이 그들을 보고는 자리에서 멈추어 섰다.


“프레지던트···.”


한 무리의 정체는 짐 시갈과 이사진들.

협상 자리까지 왔다는 건 그가 이 협상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친 짐 시갈.


‘프레지던트라면 짐 시갈?’


크라이트의 대표인 짐 시갈은 유통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인물이었다.

혁신적인 생각과 고객을 위하는 경영 철학.

그리고 직원을 사랑하는 경영자로서 많은 사람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협상이 잘 끝난 건가요?”


“협상은 결렬되었습니다. 우리는 가치를 알아주는 기업에 우리의 일부를 넘기고 싶습니다.”


“결렬이라고요?”


그 순간에도 당황하는 기색이 없는 짐 시갈.

오히려 그 말을 들은 에릭이 더 안절부절못하는 느낌이었다.


“비즈니스가 언제나 나이스할 수는 없죠. 그럼···.”


인사를 건네고 가려는 날 부르는 짐 시갈.


“결렬된 협상. 저랑 다시 할 수 있겠습니까?”


인자한 웃음.

웃는 얼굴이었지만, 거부할 수 없는 중압감이 있었다.

그리고 뒤에 있던 이태영 부장이 귓속말하기 시작했다.


“못 이기는 척 다시 앉아보자. 이 정도면 우리가 잡았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싸움.

그 싸움에서 우리가 승리한 거다.

다시 자리에 앉는다면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이 진행될 수 있었다.


“···대표님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난 짐 시갈을 보며 사무실 방향으로 손바닥을 가리켰다.


“좋습니다. 다시 하시죠.”


짐 시갈은 이사진과 함께 협상 테이블로 향했다.

그리고 우리 역시 다시 자리에 앉아 짐 시갈에게 우리의 제시안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떠나올 때 우리 은성에서는 1억 달러 밑으로는 절대 협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왔습니다. 저희가 크라이트와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 할 수 있도록 대표님께서 도와주십시오.”


그 사이 에릭이 9000만달러로 협상을 시작했다는 걸 들은 짐 시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사실 저희는 아시아 시장에 지금 진출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그렇지만, 은성이 자본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 텐데요?”


조곤조곤 말했지만, 그 말은 굉장히 날카로웠다.

크라이트 입장에서는 사도 그만 안 사도 그만이라는 자세로 협상한다면 속이 타는 건 은성이었다.


‘그걸 드러내지 않는 게 제일 좋지만···.’


짐 시갈은 모든 걸 꿰뚫어 보고 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나올지 보려 하고 있었다.


“······역시 대표님이군요. 숨기지 않겠습니다. 현재 아시아의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그랬기에 우리 은성에서도 자구책을 마련하려 이리저리 움직이는 중이죠.”


말 하는 날 바라보는 짐 시갈의 얼굴에 잠시 미소가 번졌다 사라지고.

난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크라이트에서 관심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겁니다. 크라이트는 오늘 이 협상을 아마 두고두고 후회할지도 모르죠. 대표님의 판단에 아시아라는 시장을 잡을 수도 놓칠 수도 있을 겁니다.”


내 말을 들은 짐 시갈은 생각에 잠겼다.

난 마지막으로 시갈을 향해 말을 던졌다.


“대표님의 올바른 선택을 기대하겠습니다.”


잠시 뒤.

짐 시갈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말이 흘러나왔다.


“좋습니다. 1억 달러! 우리가 한국의 크라이트를 매입하겠습니다.”


‘됐어!’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 때.


“단! 조건 하나가 있습니다.”


짐 시갈은 맹렬한 눈빛을 숨기지 않으며 날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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