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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님의 서재입니다.

100년 후의 무림으로 와버렸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퓨전

스완나
작품등록일 :
2022.05.11 13:34
최근연재일 :
2022.06.15 01:23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591
추천수 :
158
글자수 :
106,760

작성
22.06.0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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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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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16화 용봉지회-남궁혜정

DUMMY

“기왕이면 뜬구름 정도는 보내야지. 고작해야 족적(足跡)이야?”


“...! 너 정체가 뭐지? 어떻게 그 말을 알고 있는 거냐!”


“그렇게 말이 많으니까 네가 족적인거야.”



다른 가문의 그림자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남궁의 그림자에 대해서는 나름 잘 알고 있다.


괴룡의 별호를 받았을 때 제일 많이 찾아온 게 남궁의 그림자였으니까.


‘나 나름대로 조사도 하고 물어보기도 했지.’


남궁의 그림자는 세 단계로 분류된다.


제일 상급의 그림자인 어둠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 대한 기록도 없고 어지간해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 특성 때문에 이들은 호위보다는 암살이나 정보 수집에 투입 된다.


그림자들 중 가장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어둠 다음이 뜬구름.”



암살이나 정보 수집은 거의 어둠이 투입 되고 있으니 뜬구름은 가문 내 주요인물의 호위를 맡는다.


하늘 위에 떠다니는 구름처럼 보이고 실체는 있지만 잡을 수 없기에 뜬구름이라고 부른다.


그림자들 중에 제일 수가 많은 게 뜬구름이다.


가끔 암살이나 정보 수집 등에 투입되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이 족적.


발자국 정도는 남긴다고 해서 족적이라고 부르는데 흔적을 남기면 안 되는 암살이나 정보 수집에는 투입되지 않고 흔적을 남길 정도로 실력이 부족한 그림자들이라서 주로 후기지수나 중요도가 떨어지는 인물들의 호위를 맡는다.


한마디로 그림자 견습생이라고 할 수 있는 놈들이다.


‘물론 후기지수의 경우는 은밀히 어둠이 호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지.’


예전의 수준이라면 금방 파악했겠지만 점점 회복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수준으로는 어둠의 기척을 파악할 수 없다.



“내 설명이 틀려?”


“...어디서 그 정보를 얻었지? 개방이라고 해도 그렇게 자세히 알지는 못할 텐데?”



온 몸에 검은색 옷을 입은 족적이 당황하는 것이 느껴진다.



“한 가지 충고를 해주자면 애초에 암살 대상이랑 대화를 나누면 안 되지. 그리고 그렇게 반응하는 것 자체가 내 말에 대답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어차피 여기서 죽을 테니까 소용없겠지만.


뒷말을 흐리면서 검을 뽑으며 족적을 향해 달려들었다.


내가 갑자기 달려들자 족적도 검을 뽑아 들었지만 내 쪽이 더 빨랐다.


휘두른 검이 달빛에 반짝이면서 밝은 호를 그렸다.



“끄아아...웁! 우웁!”


“너 진짜 그림자 맞냐? 팔 한 쪽 떨어진 거 가지고 소리를 지르는 새끼가 무슨 그림자야?”



땅에 떨어진 오른손을 주워서 족적의 입에 쑤셔 넣어주었다.


복면 덕에 직접 입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기분은 꽤나 나쁠 것이다.


팔 한 쪽 떨어졌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을 보니 그림자 중에서도 떨거지를 보낸 것 같다.



“우윽!”



검을 검집에 넣듯이 허벅지에 깊이 찔러 넣은 다음에 왼쪽 손목을 잡아서 거칠게 꺾었다.


가동범위를 넘어서 억지로 비틀린 손목이 달랑거렸다.


손을 뻗어서 족적의 목울대를 강하게 움켜쥐고 오른손을 빼서 바닥에 떨궜다.


입을 가리고 있던 복면도 내려서 족적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림자는 맞네. 신고식도 한 걸 보니.”


“커억...너...누군데 그렇게...”



인피면구를 이용한 변장에 유리하도록 얼굴가죽을 벗겨내는 것을 그림자들은 신고식이라고 부른다.


복면 아래에 감추어져있던 흉한 얼굴이 달빛 아래 드러났다.



“얼굴가죽도 벗겨낸 새끼가 손목 하나 잘렸다고 계집애처럼 울어대기는...”


“얼굴...은 약...약에 취해서...”



복면을 다시 올리고 허벅지에 박힌 검을 뽑아서 피를 털었다.


그리고 족적의 목을 잡고 있던 손을 풀어서 족적을 바닥으로 던져버렸다.



“너 남궁혜정이 보낸 거 맞지? 걔 지금 어디 있어?”


“...죽여라...”


“꼴에 자존심 세우지 말고. 어차피 너 못 살아. 이대로 가면 그림자들한테 거세당하잖아. 그러니까 내가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그럼 내가 너 손목 들고 가서 죽였다고 말해 줄 테니까. 왼손도 깔끔하게 꺾어서 치료하면 쓸 수 있고 허벅지도 뼈는 피했어. 운 좋으면 걷는데 지장도 없겠지. 이대로 나한테 말하고 조용히 살아.”


“...”


“싫으면 말아. 형은 다 알아내는 방법이 있어. 고문이 복잡할 필요가 없어. 바늘 몇 개만 있으면 되거든. 딸랑이한테 인사해라 내가 예쁘게 고슴도치처럼 만들어줄게.”


“말할게! 전부 말할게!”



‘남궁은 왜 이런 놈을 그림자로 만든 거지?’




************





“너 그게 정말이야?”


“내 말에 한 점의 거짓도 없다.”



그림자라는 놈이 고문도 하지 않았는데 술술 불어 놓고는 아주 당당하다.


녀석이 받은 임무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폐기예정인 그림자까지 몰래 살려가면서 그런 일을 한단 말이야?’


정식으로 요청하면 받아들여주지 않을 것이기에 후기지수의 재량으로는 이게 최선이었겠지만 남궁세가의 상층부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알면서도 제재를 하지 않는 것은 허락의 의미가 아니라 걸리지 말고 몰래 하라는 의미다.


몰래 해야 하는 일이니 정식으로 훈련을 마친 그림자가 아니라 이런 떨거지를 쓸 수밖에 없는 것이고 떨거지가 정보를 술술 불어준 덕분에 대충 윤곽이 잡힌다.



“남궁 놈들은 그게 문제야. 다른 세가도 혈통을 유지한다고 별 짓을 다하기는 하는데. 남궁은 그게 좀 심해.”


“네 이 놈! 이름도 없는 소문파의 비천한 자식이 무슨 망발이냐!”


“충성심 하나는 하늘 높은 줄 모르네. 분위기 파악 좀 해라.”



목에 칼을 들이대자 소리를 지르던 족적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이렇게 겁이 많은 놈이 왜 그림자에 지원했는지 모를 일이다.



“얼른 가라 마음 바뀌기 전에.”


“고,고맙다...”



몽에서 검이 떨어지자 다친 다리로 어기적 어기적 일어난 족적이 발을 끌면서 어둠 속으로 사라지려고 했다.


왜 그림자에 지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왜 떨어졌는지는 확실히 알겠다.


제갈위아를 습격했던 자객들을 처리할 때처럼 허공에 검을 그었다.


‘비검(飛劍)-하늘 가르기.’


허공을 가른 검 끝에서 참격이 사출되어 족적을 향해 날아갔다.


-투욱.


-털썩.


목이 잘린 머리가 먼저 바닥에 떨어지고 머리를 잃은 육신이 뒤이어 바닥에 쓰러졌다.



“후환은 남기지 말아야지.”



해가 떴을 때 바닥에 핏자국이 있는 것은 무림에서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핏자국을 지울 필요는 없지만 시체는 처리해야했다.


시체를 들쳐업고 손에는 머리를 들고 야산으로 올라갔다.


몸은 대충 얕게 땅을 파서 묻고 머리는 멀리 던져버렸다.


깊게 묻지 않았으니 밤사이 들짐승들이 알아서 시체를 처리할 것이고 누군가 발견 했을 때는 뼈만 남아 있을 것이다.


‘용골독(鎔骨毒)이라도 있으면 편했겠는데 무슨 살수가 용골독도 없어?’


뼈를 녹여서 증거를 남기지 않는 용골독은 비싸지만 살수들에게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하지만 족적은 세가로부터 정식으로 지원을 받는 살수도 아니고 뒷배가 없는 인물들의 암살을 주로 맡아왔기 때문인지 용골독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때문에 이렇게 고생해가며 시체를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족적의 시체를 처리한 다음 방으로 돌아왔다.


남궁혜정을 찾아가고 싶었지만 남궁혜정은 무림맹의 정식 초청을 받고 온 손님이다.


남궁혜정이 머무는 곳에는 남남궁을 비롯한 사대세가와 다른 대 문파들이 모여 있을 텐데 한 밤중에 정체도 모르는 나를 통과시켜줄리 없었다.


몰래 들어가는 것은 당연히 무리고.


용봉지회 기간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 그 사이에 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사람 한 명이 죽건 말건 달은 밤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





남궁의 그림자가 나를 찾아온 후로 시간이 꽤 흘렀다.


용봉지회의 예선은 오늘로 마무리가 될 것이다.


예선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것은 당소소였지만 다른 후기지수들도 만만치 않았다.


소림생불이라고 불리는 현 무림맹주 한수의 제자인 철주는 다른 후기지수들보다 두어 살 어려보임에도 스승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을 실력을 보여주었다.


안타까운 일이라면 8강에서 이번 용봉지회의 유력한 우승자로 예상되는 당소소와 붙는다는 것이었다.


정작 본인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5조의 영선도 눈여겨볼 만한 재목이었다.


화산파의 제자답지 않은 시원시원한 언행도 주목을 끌었지만 젊은 나이에 매화이십사검(梅花二十四劍) 중 십이(十二)검까지 익힌 수제라는 그의 재능에 비하면 언행 정도는 눈감아 줄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가장 주목을 받은 건 당연히 그 쪽이지?”



용봉지회는 후기지수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그것은 중원뿐만 아니라 세외의 후기지수들도 참가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당소소가 실력으로 이목을 받았다면 동영에서 온 사쿠라는 그 출신과 기술로 이목을 받았다.


바다를 건너 해동으로 건너가서도 또 바다를 건너야 나온다는 머나먼 동영 땅에서 온 것도 놀랄 일이지만 그녀가 사용하는 거합이라는 기술은 중원에 없는 기술이라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없다기 보다는 무인이 아니라 살수들의 기술이지.”



거합은 검을 뽑음과 동시에 상대를 베는 일격필살의 기술이다.


단 한 수로 승부를 낼 수 있고 기습에도 좋은 기술이지만 첫 공격을 막을 수만 있다면 상대하기 쉬워서 중원에서는 살수들의 기술이 된 지 오래인 기술이었다.



“거합으로 나올 걸 알면 대비를 하면 되겠지만. 저 속도라면 웬만한 후기지수들은 알아도 못 막겠는데?”



사쿠라의 거합은 중원의 거합과 다르게 암습이 아니라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게 개량된 기술인 듯 싶었다.


손에 익지 않은 목검으로도 저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으니 본선에서 손에 익은 검을 사용하면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리라.



“저랑 만날 일은 없겠지만 제가 저 검을 막을 수 있을까요?”


“음...글쎄? 힘들 것 같은데. 상대가 알더라도 막지 못할 속도로 베는 걸 목적으로 한 검이라서 연습을 한다고 막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네. 전체적인 실력을 높이면 되는데 그건 단 기간에 되는 일이 아니니까.”


“그런가요...”



제갈위아가 어깨를 축 늘이고 한숨을 쉬었다.


본선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당소소도 못 이길 거다, 사쿠라도 못 이길 거다 하니 자신의 한계가 너무 낮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다.



“너무 실망 하지 마. 비무에서 진다고 생사결에서도 진다는 게 아니니까. 어찌 되었건 비무는 비무야. 생사결과는 마음가짐이 다르지.”



‘사실 생사결에서 마음을 굳게 먹는다고 해도 상대도 마음을 굳게 먹을 거라서 별로 다를 것이 없지만...’


게다가 당소소의 경우에는 비무에서는 금지된 독을 사용할 수 있으니 제갈위아와 생사결을 벌인다면 제갈위아는 손도 대지 못하고 당할 것이다.


냉정한 사실이 그렇지만 실망하고 있는 제갈위아에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어서 말끝을 흐렸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나는 왜 이렇게 약할까...?’하고 고민한 거 아니야?”


“아니요. 숨어 살면서 배운 검인데. 이 정도면 훌륭한 수준이죠.”


“그럼 왜 한숨을 쉰 거야?”


“누가 봐도 제가 제일 수수한데 왜 제가 공작이라고 불려야하는지 모르겠어서요.”


“생각해보니 또 그러네?”



당가에 불리한 방식임에도 예선만 치뤘는데 우승 소리가 나오는 당소소.


도사의 길을 걷는다고 생각 되지 않는 가벼운 언행과 매화를 피워내는 화려한 검의 영선.


동영에서 이 먼 중원까지 와서 거합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인 사쿠라.


심지어 사쿠라는 벚꽃이라는 이름에 맞게 머리카락색도 분홍색에 옷도 중원의 것과는 다른 짧은 치마와 딱 붙는 옷을 입고 있었다.


이 중 누구와 제갈위아를 비교하더라도 제갈위아보다 화려하다.



“처음 비무를 한 탓이라고 생각...해야겠지?”


“후우...”


“8조! 남궁세가의 남궁혜정! 비무대 위로!”



제갈위아의 한숨소리와 동시에 남궁혜정이 비무대로 올라갔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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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후의 무림으로 와버렸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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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용봉지회-남궁혜정 22.06.11 35 0 12쪽
18 18화 용봉지회-남궁혜정 22.06.10 35 1 12쪽
17 17화 용봉지회-남궁혜정 22.06.09 41 1 12쪽
» 16화 용봉지회-남궁혜정 22.06.04 46 2 12쪽
15 15화 용봉지회 -남궁혜정 +1 22.06.03 41 3 11쪽
14 14화 용봉지회 22.06.03 43 3 12쪽
13 13화 용봉지회 22.05.31 48 3 12쪽
12 12화 용봉지회 22.05.29 46 3 12쪽
11 11화 용봉지회 22.05.28 49 2 12쪽
10 10화 하남으로 22.05.26 59 1 11쪽
9 9화 하남으로 22.05.23 60 3 13쪽
8 8화 하남으로-특별 훈련의 시작 22.05.22 58 4 12쪽
7 7화 하남으로-당소소와의 만남 22.05.21 82 3 12쪽
6 6화 하남으로 22.05.16 76 6 12쪽
5 5화 하남으로 22.05.15 96 3 11쪽
4 4화 제갈세가의 호위무사 22.05.12 123 18 12쪽
3 3화 제갈세가의 호위무사 22.05.11 131 22 12쪽
2 2화 제갈세가의 호위무사 22.05.11 158 35 12쪽
1 1화 100년 후의 무림 22.05.11 302 4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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