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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님의 서재입니다.

100년 후의 무림으로 와버렸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퓨전

스완나
작품등록일 :
2022.05.11 13:34
최근연재일 :
2022.06.15 01:23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590
추천수 :
158
글자수 :
106,760

작성
22.05.22 09:47
조회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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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8화 하남으로-특별 훈련의 시작

DUMMY

“아직도 말씀을 하실 생각이 없으십니까?”


“뭘 말인가요?”



내 물음에 당소소가 모르는 척 싱긋 웃으면서 대답했다.


마차를 타지 않고 굳이 말을 타서 우리 마차이 옆에서 길을 가고 있어서 애꿎은 말만 빈 마차를 끌고 있었다.


‘마차를 끄는 말 입장에서는 짐이 가벼워져서 더 좋으려나?’


나는 말이 아니니 모르겠다.


마차 끄는 것을 즐기는 말일 수도 있으니까.



“음...소녀는 공자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하남까지 가는 길이 같다고는 하나 굳이 같이 갈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보시다시피 저희는 이름 있는 문파도 아니고 용봉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아닙니다.”


“그것이 상관이 있나요?”


“공녀께서는 상관이 없으실지 모르겠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습니다. 사천의 당가라면 중원을 넘어서 세외까지 알려진 대 가문인데 봉황 앞에 참새가 어찌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그저 먼 길을 가는데 제 또래의 말동무가 필요했을 뿐이니까요. 아, 너무 실례되는 말씀을...죄송합니다. 제가 경솔했어요. 먼저 의사를 여쭤봤어야 했는데.”



당소소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양 손을 모아서 입을 가렸다.


그 탓에 팔이 모여서 커다란 가슴이 더 부각 되었다.


말이 흔들림에 따라 흔들리는 것에는 사내라면 눈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외모를 사용할 줄 아는 여자는 조심해야지.’


물론 진실을 아는 나는 그 쪽으로 눈길을 주지 않았다.


초출일 때야 낯도 가리고 부끄럼도 탔지만 지금은 속세의 때에 잔뜩 찌들은 터라 저 정도의 공격에는 눈도 꿈쩍 안 한다.


‘제갈위아처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덤벼들면 모를까...’


그리고 저 가슴 가짜다.


사천의 당가는 독으로도 유명하지만 암기술로도 유명하다.


암기를 숨기기 좋은 곳은 당연히 손목 근처나 품속이다.


남자들 같은 경우에는 신체적인 한계 때문에 숨길 수 없지만 여자들은 둥그런 폭탄을 가슴에 숨길 수 있다.


두 개나.


당가의 사람들은 키가 작은데 가슴에 숨긴 두 개의 폭탄 때문에 그 특이한 체형이 소문으로 퍼졌고 당가에서도 이를 이용해서 당가의 피를 이은 여자들이라면 가슴에 폭탄 두 개 쯤은 항상 넣고 다니게 되었다.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다들 당가의 여인들은 키가 작고 가슴이 크다고 알고 있다.


‘아는 사람이라고 해봐야 몇 안 되긴 하지. 워낙 사천에서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이라.’


꽤나 진짜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당가의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이겠지.



“혹시 소녀와 다니는 것이 불편하시다면 지금이라도 마차를 돌리겠습니다. 며칠 거리를 두고 뒤따라가겠어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나이가 좀 있어서 공녀께서 원하시는 또래의 말벗은 되어드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


“호호호. 소녀는 괜찮아요. 그리고 공자님의 호위무사가 꽤 젊어 보이는데 제가 가문 외의 사람을 만난 적이 거의 없어서 제 또래의 여자 무림인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마차를 끌 마부를 세워 드릴 테니 공자님의 호위무사와 이야기를 나누며 가도 괜찮을까요?”


“공녀님의 뜻대로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공자라고 부르는 것을 멈춰주십시오. 제가 나이가 있다 보니 공자라고 불리기는 부끄럽습니다.”


“허면 소협이라고 부르겠어요. 신 소협께서도 저를 당 소저라고 불러주세요.”


“그리하겠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조용히 제갈위아랑 둘이 다니면서 고기만두나 먹고 싶지만 사대세가 정도나 되는 가문이 같이 가자고 하면 거절할 명분이 없다.


혹시나 거절을 했다가는 당소소 옆에 붙어 있는 호위 무사들은 몰라도 숨죽이고 따라오는 당가 소속의 그림자들에게 쥐도 새도 모르게 묻힐 지도 모른다.


어지간한 대 문파나 세가 정도 되면 더러운 일을 처리하고 몰래 움직일 그림자들을 직접 키운다.


암살은 살수집단, 정보는 개방이나 하오문이 있지만 아무리 비밀을 보장한다고 해도 직접 하는 것만 하겠는가.


겉으로는 깨끗한 정파를 내세우면서도 뒤에서는 할 짓을 다 하는게 무림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곳이다.


아마 저 당가의 그림자들은 당소소도 모르는 존재일 것이다.


나도 얼마 전이라면 몰랐을 정도로 몸을 숨기는데 능숙한 존재들이니까 사전에 정보를 아는 것이 아니라면 당소소 정도의 실력으로는 발견하기 힘들 것이다.


‘일류 초입에서 멈췄던 내공이 다시 쌓이고 있는데...이유를 모르겠네.’


일류 초입까지는 순식간에 복구 되고 멈춰 있던 내공이 이제 다시 쌓이고 있었다.


초반처럼 빠르게 쌓이는 것은 아니지만 운기를 하지 않아도 항아리에 물을 붓 듯이 차오르고 있다.


이 속도라면 칠 주야 내로 절정의 단계를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중간에 다시 멈추지만 않는다면.’


-끼릭.


당소소가 제갈위아와 이야기를 하러 간 것을 확인하고 마차의 창을 닫았다.


당소소의 목적은 나이 많은 아저씨인 내가 아니라 제갈위아였던 모양인지 내 허락을 받자마자 제갈위아 대신 당가에서 데려온 마부를 앉히고 제갈위아와 나란히 말을 타면서 조잘거리고 있었다.


덕분에 당소소에게 해방된 나는 편히 잘 수 있었다.


보는 눈이 많이 생겨서 마차 지붕ㅇ서는 잘 수 없었지만 마차 안에서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




“오면서 당 소저랑 무슨 이야기를 했어?”


“별 이야기 안 했어요. 숨어서 살던 년이 대 가문의 귀한 여식과 공통점이 있겠어요? 용봉지회에 나가냐고 물어보던데 수준이 안 되서 나가지 못한다고 했죠.”



100년 전에는 제갈도 당가 못지않은 대 가문이었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당가에서는 객잔에 우리의 방까지 잡아주었다.


어차피 경호를 위해 한 층을 통째로 빌렸으니 빈 방 두 개 내어주는 것은 일도 아니란다.


지금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잠시 제갈위아와 이야기나 할까 해서 간단하게 차를 마시는 중이었다.


말이 그렇지 곧 있으면 밥을 먹어야하니 둘 다 차는 마시는 듯 마는 듯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혹시 알아보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모르는 눈치더라구요.”


“몇 십 년 전에 멸문한 가문의 생김새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 알고서 노리는 자객이나. 나처럼 멸문한 줄도 모르고 있던 사람이나. 그러니까 혹여 무슨 일이 생겨도 하던 대로 검을 써. 정체를 숨기겠답시고 어색하게 검을 휘두르다가는 죽어.”



고수들은 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고 어떤 검법인지 어떤 문파의 사람인지 알아보곤 하지만 이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전이든 비무든 초식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변형해서 검을 휘두르고 주먹을 내지르기 때문에 그 속에 숨어 있는 초식을 간파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무공의 수준 보다는 경험과 눈썰미가 필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나야 내 입으로도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불세출 천재고 학자형설보도 내가 고쳐 준 것이니 알아보기 쉬웠지만 이제 와서는 생김새는 몰라도 검으로 제갈을 알아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알아보더라도 둘러대면 되고.



“명심할게요. 그것보다 공자님. 무림맹에 볼 일이 있으시다고 하셨는데. 하필이면 용봉지회 기간이라...괜찮나요?”


“상관없어. 오히려 용봉지회 기간으로 무림맹이 바쁘면 더 좋지. 네가 원한다면 용봉지회에 나가도 괜찮아.”



아직도 용봉지회에 누구나 참가 할 수 있다면 제갈위아가 나가도 좋다.


제갈위아가 원한다면 말이다.


용봉지회의 상위권에 들어가는 것은 거의 유명한 문파나 대 가문의 후기지수들이고 그 후에 벌어지는 연회도 미래를 위한 정치판이긴 하지만 죽음의 위협을 받지 않고 다양한 무공을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중원에서 이름 좀 들어봤다는 문파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후기지수들을 참가시키니까 중원 무공의 현주소를 견식 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어차피 저 같은 것은 본선에 들지도 못할 텐데요.”


“지금 상태 그대로라면 무리겠지만. 용봉지회까지 며칠이나 남았대? 당 소저에게 들었을 거 아니야?”


“한 달하고 보름정도 남았다고 들었어요.”


“그 정도면 내가 널 충분히 본선으로 올려줄 수 있지.”


“어떻게요?”


“방법은 묻지 말고 네가 하겠다면 내가 본선에 진출 할 수 있게 해줄게. 현실적으로 우승은 어렵겠지만 16강, 운이 좋으면 8강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거야.”


“...부탁드려도 될까요?”


“물론이지.”



제갈위아는 자신 없는 모습을 보였지만 제갈위아는 내가 도와주지 않아도 본선의 진출은 무리 없을 실력을 가지고 있다.


정확히 가계도를 알아본 것은 아니지만 제갈위아는 제갈의 직계후손으로 추정된다.


그래서일까 무공의 자질도 나쁘지 않고 제갈의 검도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배운 티가 난다.


제대로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던 모양이지만 제갈을 오대세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무공의 틀은 훼손 되지 않았다.


무공으로는 한 수 접어준다지만 그것은 제갈가의 오성이 너무 뛰어나서 그런 것이지 무공이 뒷받침 되지 않고 오로지 머리만으로는 오대세가라고 불릴 수 없다.


제갈의 와룡검법은 어디 모난데 없는 훌륭한 검법이다.


거기에 남은 기간 동안 내가 대련으로 훈련 시켜주면 제갈위아는 능히 본선에서도 힘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용봉지회 맞춤형 훈련이니까 당연히 그럴 것이다.


저녁 식사 후부터 훈련을 시작하기로 하고 제갈위아를 자신의 방으로 돌려보냈다.





******************






당 소소는 우리에게 방뿐만 아니라 저녁 식사도 제공하였다.


공짜 밥보다 맛있는 것은 없다고 하더니 진짜로 그렇더라.


왜 개방의 거지들이 일 안하고 구걸하러 다니는 줄 알겠다.


‘아니 그건 아닌가.’


억지로 말벗을 삼은 가격이라고 하는데 아직 보름하고도 닷새는 더 가야 무림맹일 테니 그 때까지 이런 대우를 해준다면 환영이다.


‘어차피 거의 대화는 제갈위아랑 할거고. 나는 마차에서 자고 맛있는 거 먹으면 그만이지.’



“검은 들지 않으시나요?”


“응. 권법 대응 훈련이야.”



맛있는 공짜 밥을 먹고 난 후에 제갈위아를 데리고 인적이 없는 산 속으로 들어왔다.


객잔 뒤에 연무장이 있었으면 좋았으려만 그 정도로 큰 객잔은 아니라서 산 속의 공터에서 대련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목검이 아니더라도 괜찮겠어요?”


“괜찮아. 목검으로 하는 것도 좋지만 역시 자기가 쓰던 검으로 하는 게 효과가 좋으니까.”


“하지만 수갑(手甲)도 없고...”


“안 오면 내가 먼저 간다?”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제갈위아를 향해 달려들어 주먹을 내질렀다.


검조차 뽑고 있지 않고 있던 제갈위아의 얼굴 옆으로 내 주먹이 지나가고 바람에 제갈위아의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아무리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것 보다 실력을 보여주는 편이 빠르다.



“한 번 죽은 거다.”


“목숨은 몇 개까지 있어요?”


“음...한계는 없는데. 내기나 해볼까?”


“뭘 거실 건데요? 아시다시피 저는 빈털터리에요. 집도 없고 전 재산이라고는 산적들을 털어서 모은 이 주머니랑 몸뚱이가 전부에요.”


“거, 다 큰 처자가 말버릇 하고는. 역시 내기는 됐고. 죽는 횟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아서 해보자. 항상 안 봐주고 할 거니까 내일은 오늘보다 덜 죽는 걸 목표로 해.”


“좋아요.”



주먹을 거두고 바닥을 차면서 뒤로 뛰어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내가 자세를 취하자 검을 뽑아 든 제갈위아가 검을 살짝 늘이고 나를 경계하였다.



“그럼 간다!”



시작의 의미로 박수를 쳐준 뒤 땅을 박차고 제갈위아에게 달려들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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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용봉지회 22.05.28 49 2 12쪽
10 10화 하남으로 22.05.26 59 1 11쪽
9 9화 하남으로 22.05.23 60 3 13쪽
» 8화 하남으로-특별 훈련의 시작 22.05.22 58 4 12쪽
7 7화 하남으로-당소소와의 만남 22.05.21 82 3 12쪽
6 6화 하남으로 22.05.16 76 6 12쪽
5 5화 하남으로 22.05.15 96 3 11쪽
4 4화 제갈세가의 호위무사 22.05.12 123 18 12쪽
3 3화 제갈세가의 호위무사 22.05.11 131 22 12쪽
2 2화 제갈세가의 호위무사 22.05.11 158 35 12쪽
1 1화 100년 후의 무림 22.05.11 302 4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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