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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님의 서재입니다.

100년 후의 무림으로 와버렸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퓨전

스완나
작품등록일 :
2022.05.11 13:34
최근연재일 :
2022.06.15 01:23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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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8
추천수 :
158
글자수 :
106,760

작성
22.05.15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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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화 하남으로

DUMMY

-누구의 제자인가?


-구파일방이나 유명문파의 사람이 아니면 참가할 수 없는 것입니까?


-그게 아니라 방금 자네가 음...


-줘 팬 놈이요?


-그래. 자네가 줘 팬 놈이 감숙 일률상단의 외동아들일세. 일률상단에서 맹에 기부하고 있는 돈이 적지 않아. 원칙대로라면 누구든 참가를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우리도 눈치는 봐야하니 잠시 기다리시게.



용봉지회가 맹에서 주최하는 행사라고 하지만 근본적으로 맹은 무인들의 집단이다.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는 하지만 체면치레에 불과하고 진짜로 맹을 운영하는 돈은 각 상단에서 내는 기부금이나 오대세가나 구파일방 같은 대(大) 가문이나 유명 문파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그런 상단의 외아들을 피떡으로 만든 놈을 용봉지회에 참가시키려면 맹에서도 눈치를 봐야하는 것이다.


신무열은 일률상단의 외아들인줄 모르고 한 일이지만 알았어도 손을 썼을 것이다.


‘미친놈이 애까지 데리고 나온 사람을...’


사건의 발단은 일률상단의 외아들이 제 버릇을 참지 못해서였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용봉지회를 구경하러 하남까지 온 놈이 제 집에서 하던 것처럼 행동한 것이 문제였다.


그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한 신무열이 일률상단의 외아들을 그의 호위 무사와 함께 피떡이 되도록 패버렸다.


어차피 신무열의 입장에서는 용봉지회에 꼭 나가고 싶은 마음도 없고 호기심에 등록해보려고 했던 것이니 이 일로 등록을 할 수 없어도 상관없었다.


상황을 보고하러간 맹의 무사를 기다리면서 신무열이 신발코로 땅을 벅벅 긁었다.



-하하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혹 일이 잘못 된다고 해도 제가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소협이 나서지 않으셨으면 제가 나섰을 것을 한 발 늦었습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저는 문이라고 합니다. 성은 남궁입니다. 반갑습니다, 소협.



포권을 하며 싱긋 웃는 남궁문에게 신무열도 예를 취했다.


이번 용봉지회에서 검룡(劍龍)이라는 별호를 얻게 되는 남궁문과 신무열의 첫 만남이었다.





**********




밥순이 겸 잡일 담당으로 동행을 하기로 결정 한 뒤 처음 한 일은 차버렸던 검을 주워오는 일이었다.


-아껴야지. 지금은 돈 없어.


다행히 연못에 빠지지는 않아서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검을 찾은 후에는 자객들의 시체를 모은 후 집에 불을 질렀다.


-흔적을 지우는 데는 이게 최고야.


-자객들을 조사하지 않아도 되나요?


-쟤들은 진짜 살수야. 검수랑 살수는 보법부터가 달라. 뒤져도 아무것도 안 나올 거야. 시간낭비지.


검수들이 복면을 뒤집어쓰고 자객 노릇을 한다고 해도 원래부터 살수로 길러진 자들과는 다르다.


제 딴에는 신경 쓴다고 하겠지만 이미 발걸음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검수가 복면을 쓰고 자객 노릇을 하는 것이라면 품에서 단서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진짜 살수들은 흔적이 될 만한 것을 지니고 다니지 않는다.


집에 불을 질러서 정리한 후에는 낡은 마차와 말을 구입했다.


내 돈은 아니었고 제갈위아가 도박판을 다니면서 벌어둔 돈이 좀 있었다.


어차피 돈은 하남에 가면 나올 구멍이 있으니 하남까지 갈 여비만 있으면 된다.



“어째서 하남으로 가는 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허허. 호위무사가 그런 것도 모르면 쓰나. 신무사. 하남에는 뭐가 있지?”



마차의 지붕에 드러누운 내가 상체를 세워서 자리를 잡은 다음 마부석에 앉은 제갈위아에게 물었다.



“소림사랑 개방의 총타...그리고 무림맹이 있죠.”


“우리 목적지는 무림맹이야. 옛날에 맡겨둔 물건이 있거든 맹에 도착해서 그 물건을 받으면 지금 쓴 돈 전부 갚아줄게.”


“진짜죠? 돈 문제는 확실히 해야 한다고 그랬어요.”


“누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요.”



할아버지 말씀이면 따라야지.


안 줄 생각은 원래부터 없었다.



“그래. 전부 적어놔. 근데 여기가 어디쯤이야? 하남까지 갈 돈은 남았어?”


“여기가 어딘지도 몰랐어요...? 혹시 등용십층목탑(登龍十層木塔)이라고 아세요?”


“알지. 탑 벽에 승천하는 못생긴 잉어가 그려진 그거 말이지?”



등용십층목탑을 세운 사람은 굉장히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나서 가난하게 자랐다고 한다.


뭐 옛날이야기가 그렇듯이 이 사람도 재능이 있고 열심히 노력까지 해서 높은 관직에 오르게 되었는데 자신의 마을에 기념으로 세운 목탑이 등용십층목탑이다.


원래는 등용문십이층목탑으로 제일 꼭대기 두 층에 문(門)과 용을 그려 넣어서 잉어가 용이 되는 등용문 고사를 탑으로 표현하려고 한 것인데 꼭대기 두 층을 완성하기 전에 관리가 죽어버렸다.


‘정적에게 살해 됐다고 했었지 아마?’



“근데 그건 왜? 혹시?”


“네. 이 근처가 그 탑 터가 있는 곳이에요. 근데 벽면에 잉어가 그려졌다는 걸 본거처럼 말하네요? 탑이 무너진 지 100년 가까이 되어 가는데?”



직접 본 것만 아니라 그 탑을 무너뜨린 게 나다.


천마대전이 발발 하기 전에 마교의 위세가 가장 하늘을 찌를 때였다.


천마에게 직접 세례를 받았다는 마교십마(十魔) 중 하나인 설마(혀 설 : 舌魔)와 싸우던 도중이었다.


설마는 이름에 맞게 음공을 사용했는데 특이하게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말로써 음공을 사용했다.


상대방의 심기에 거슬리는 말을 해서 속을 뒤집어 놓는 것이 특기였는데 실제로 말에 내공이 실려 있어서 정말로 속을 뒤집어 놓았다.


나도 싸우다가 너무 화가 나서 힘 조절에 실패해서 설마의 뒤에 있던 탑까지 무너뜨리고 말았다.


‘천축에서 온 놈이었지 아마? 이름이 사카였던 거 같은데.’


설마 사카, 다시는 싸우고 싶지 않은 놈이다.



“들었어. 마을 어르신한테. 그럼 맹까지는 보름 정도 걸리려나?”


“그 쯤 걸릴 것 같네요. 여비는 조금 빠듯할 것 같아요.”


“괜찮아. 많이 모자른 게 아니면 중간에 저금통들이 있을 테니까.”


“저금통이요?”


“산에 산적들 모여 사는 산채 하나 정도는 있기 마련이지. 걔들 털면 하루 이틀 여비는 벌 수 있을 거야.”


“아, 그렇겠네요.”



다행히(?) 100년 후의 세상에도 산적들은 널린 것 같았다.


일단 가보고 돈이 모자를 것 같으면 적당히 산에 있는 산채 하나 털어주면 착한 일도 하고 여비도 마련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다음 쉴 때 깨워줘. 길은 알지?”


“네. 알고 있어요.”



제갈위아의 대답을 듣고 마차 지붕에 등을 기댔다.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이 수놓아져 있었다.


며칠 전, 그러니까 100년 전의 하늘이나 지금의 하늘이나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돌아갈 수 있을까?’


원인이 천마로 추측되기는 하지만 마교를 조사한다고 해서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보장도 없다.


제일 속 편하게 있는 것이라면 그냥 수긍하고 살아가는 것이겠지만 내가 아는 사람들은 다 과거에 있다.


하지 못한 말도 많았고 사과해야 할 일도 다 남겨두고 와버렸다.


‘하다못해 잠깐이라도 갈 수 만 있다면...’


잠깐이든 영원이든 일단 마교를 조사해봐야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리고 마교를 조사하려면 여기저기 돌아다녀야하고 그러면 돈이 많이 든다.


일단 지금은 맹에 가서 맡겨놨던 물건을 찾아서 돈을 구해야한다.


‘엄밀히 말하면 맡겨놓은 건 아니지만. 뭐 의미는 비슷하니까.’


생각을 마치고 눈을 감았다.


햇살이 눈부셔서 소매로 눈을 가려야했다.




*************




“그게 아니지. 이렇게.”


“이렇게요?”


“아니. 이렇게. 이게 어려워? 동작이랑 기의 운용까지 다 알려줬는데?”


“저도 들은 대로 하고 있는 건데 안 되는걸 어떻게 해요? 그리고 나뭇가지에 매달린 낙엽으로 바람을 찢는다는 게 무슨 소리에요?”


“그게 제일 쉽게 설명한 거라니까? 역시 안 되나.”



마차 지붕에서 얼마나 잤을까.


어느새 식사 시간이 되었다.


처음에 제갈위아와 동행할 때 정한 규칙은 세 가지였다.


-하나, 나의 정체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말 것. 가져도 되는데 묻지는 마. 말해줄 수 없으니까. 우리 마을 규칙이야.


-둘, 내가 시키는 대로 할 것. 이상한 걸 시킨다는 소리가 아니야. 밥하라면 밥하고 빨래하라면 빨래하라는 소리지. 특히 전투가 벌어지면 무조건 따라야해. 내가 엎드리라고 하면 바닥에 개똥이 있어도 엎드려.


-셋, 만일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절대. 절대로 목숨을 포기하지 말 것. 어떻게 해서든 살아. 당당하고 무인다운 죽음? 그런 건 다 개소리야. 명예도 무(武)도 다 살아 있어야 의미가 있는 거야. 상대의 발바닥을 핥아서 살 수 있으면 핥아. 살아야 복수도 할 수 있으니까.


제갈위아는 이에 동의했고 나는 두 가지를 더 약속했다.


-세 가지 규칙은 네가 지켜야하는 거고. 나는 두 가지를 약속할게. 너에게 목숨을 버리지 말라고 한 만큼 나도 네 목숨을 포기할 생각 없어. 무슨 일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을게.


-그리고 무공을 가르쳐줄게. 적어도 같은 기수 내에서는 지지 않게 만들어줄게. 상대가 사대세가의 놈이든 구파일방이든 사파든 같은 기수라면 이길 수 있게 만들어주지.


그래서 지금 제갈위아에게 내 무공인 무신검법을 전수하는 중이다.


결과는 별로였지만.



“역시 안 되겠다. 제일 쉬운 비검(飛劍)도 못 배우면 할 수 없어.”



나는 스승님께 무공을 배우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무공의 시작은 스승님이 열어주셨고 무신검법은 나중에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검법이고 스승님으로부터 배운 것은 아니다.


내가 느낌가는 대로 검을 휘두르는 것이라 원래는 이름도 없었는데 사람들이 무신검법이라고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중원최고의 검법이니 뭐니 떠들어대는 사람들도 있었다.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내가 보기에도 꽤 훌륭한 검이라 제자를 들여서 검을 전수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가 제자를 모집하니 여기저기서 제 자식들을 보내 왔고 나도 거를 생각으로 검을 가르쳐봤지만 제대로 따라하는 놈이 없었다.


제일 쉬운 비검을 따라하는 아이들은 몇 있었지만 천검(天劍)이나 낙검(落劍)을 따라하지는 못했다.


-왜 이 쉬운 걸 못하지? 너희가 해볼래?


아이들에게는 너무 어렵나 싶어서 대원들에게 가르쳐 봤지만 소용없었다.


-이건 대주님급의 천재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검입니다. 기의 운용까지는 어떻게 따라하겠는데 설명이 너무 난해해요. 너무 어려워서 초식을 알아도 파훼법을 찾을 수 없다는 건 다행이네요.



“혹시나 했는데 나 정도의 천재는 아니구나.”


“방금 그 말 되게 재수 없는 거 알아요?”


“그래도 이 정도 따라할 수 있다면 너도 천재라고 불릴 수준은 맞네. 역시 제갈인가. 내 무공을 전수하는 건 포기하고 그냥 배운 걸 고쳐줄게.”



제갈의 무공은 옆에서 수도 없이 봐왔다.


얼굴만큼이나 체격도 비슷하니 연우를 생각하면서 가르치면 될 것 같다.



“아차, 검이 먼저가 아니구나. 제일 먼저 가르쳐야 되는 건 따로 있었는데.”


“그게 뭔데요?”


“변장술.”



검을 집어넣는 나를 보는 제갈위아의 얼굴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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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용봉지회 22.05.28 49 2 12쪽
10 10화 하남으로 22.05.26 59 1 11쪽
9 9화 하남으로 22.05.23 60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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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하남으로 22.05.15 96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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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제갈세가의 호위무사 22.05.11 131 22 12쪽
2 2화 제갈세가의 호위무사 22.05.11 158 35 12쪽
1 1화 100년 후의 무림 22.05.11 302 4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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