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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리안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름은 온달, 천재죠.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드라마

톨킨사랑
작품등록일 :
2021.08.11 13:59
최근연재일 :
2021.08.30 13:04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66
추천수 :
8
글자수 :
26,394

작성
21.08.11 14:02
조회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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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9쪽

1. 내 이름은 온달.

DUMMY

안녕, 반가워요. 처음 만나는 거니까, 약간의 통성명은 필요하겠지? 내 이름은 온달이야. 여러분한테는 바보 온달로 더 유명하려나? 다들 알잖아? 바보 온달이 울보 평강공주를 만나서 장군으로 성공한 감동적인 이야기.


물론 지금쯤이면 여러분도 눈치를 챘겠지만, 사실 나는 알려진 것처럼 바보는 아니야.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해 봐도 바보가 마누라 잘 만나서 갑자기 대단한 천재가 되어 나라를 구한 영웅이 된다.


이게 말이 돼? 다 떠나서 만약 내가 진짜 바보라면 이렇게 유창하게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겠어?


그럴 리가 있나! 오히려 나는 타고난 천재야. 내가 얼마나 천재인지는 차차 소개하기로 하고. 그런 천재인 내가 세간에 바보로 알려진 데는 사실 다 그만한 사연이 있지 않겠어? 지금부터 나는 여러분에게 그 사연을 설명할까 해.


자! 그럼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그 이야기 시작합니다. 이건 내가 열 살 때 일어난 일이야. 당시 나는 인적이 드문 산골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았어.


친구들이 있는 마을에 가려면 산 밑에 내려가서 두식경정도 걸어가야 했는데, 내가 게네들보다 덩치도 크고 힘도 좋아서, 언제나 골목대장 노릇을 도맡아 했지, 에헴.


뭐, 평생 그렇게 살았어도 나름 행복한 인생이었을 텐데. 그런 나에게 어느 날 갑자기 정말 엄청난 일이 일어났어. 처음에는 말 그대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느낌이었지. 나는 내가 천애고아인줄 알았거든?


할머니도 내게 그런 줄 알고 있으라고 말씀하셨고. 그런데 그런 줄 알고 있으라고 와 그렇다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어.


사실 그 날도 그냥 평소처럼 아무 생각 없이 집에 들어갔거든? 근데 이야! 기가 막히게 으리으리한 멋진 옷을 입고 있는 양반이 날 기다렸다면서 이렇게 얘기하는 거야.


“내가 네 아버지다.”


뭐라고? 여기 내 눈앞에 있는 이 으리으리한 아저씨가 내 아버지라고? 이거 왠지 아니야. 이건 사실이 아니야. 그건 불가능해. 이렇게 절규라도 해야 할 분위기잖아. 뭐라고? 그래서 내가 그런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냐고?


그럴 리가 있나? 그냥 사람이 너무 어이가 없으면 말문이 막힌다잖아. 내가 딱 그랬어. 그냥 입 떡 벌리고 아무 말 없이 있었다니까. 그런데 그 아저씨 옆에 계시던 할머니가 내게 그러시더라고.


“뭐 하느냐, 온달아. 어서 네 아버지에게 인사드리지 않고.”


이렇게 저 아저씨 말이 거짓이 아님을 몸소 인증까지 해주시니. 어쩌겠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해야지, 뭐. 어쨌거나, 아저씨, 아니! 이제 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나? 어쨌든 그분이 내게


“이 상황이 믿기지 않을 거라는 거, 내게 궁금한 것이 많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이름이 온달이라고 했나? 자! 나의 아들아. 나와 함께 가자꾸나. 내가 그 모든 것을 들려줄 것이다.”


이런 말을 하며 손을 내밀었어. 살짝 눈을 돌려 할머니를 봤지. 뭔가 표정이 복잡 미묘하긴 하지만, 그걸 원하시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그러기로 했어.


할머니가 그런 표정을 지으실 때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것도 이유였지만, 뭐 당시엔 나도 나이가 어려서 그 아버지의 으리으리한 옷이 정말 멋져 보였거든.


어쨌든 그 길로 아버지를 따라가면서 들은 얘기는 이래. 흔한 이야기지 뭐. 젊었을 때, 천민이었던 우리 어머니하고 어쩌다 보니 사고를 쳐서 내가 태어났고.


그 후 높으신 귀족님 자존심에 책임지기도 싫고, 이런 일에 지저분하게 얽히기도 싫으니까, 우리 모자를 버린 거지.


어머니는 이에 충격을 받아서 자살을 하셨고, 그다음 이야기는 우리 할머니가 나를 키우시면서, 나는 지금까지 천애고아인줄 알고 산 거야.


물론 아버지말로는 나는 네 어머니를 진정으로 사랑했는데, 집안에 반대에 부딪혀서, 만약 자기고집만 부렸다면, 나와 네 어머니의 목숨까지 위협받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눈물을 머금고 그런 결단을 내렸다.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양념을 치기는 하는데, 딱히 믿지는 않고. 자기 아들이 이번에 병으로 죽었는데, 대를 잇기 위해서는 아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게 핵심인 것 같더라고.


어쨌든 대충 그렇다고 치고, 그렇게 따라가서 평생 구경도 못 해본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으리으리한 옷을 입고,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진수성찬이 내 앞에서 펼쳐지니, 기억도 안 나는 우리 어머니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냥 엄청나게 행복하더라고. 너무 철없다 싶더라도 이해는 해줘. 당시 나는 겨우 열 살이었어.


거기까진 좋았어. 기가 막혔지.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어. 이게 바로 내가 바보가 된 이유였는데, 아니 우리 아버지가 잃어버렸던 아들을 찾았다고 하자, 무려 태왕 폐하께서 이를 축하하려 우리 집에 행차하셨다고 하더라고.


나는 당시 태왕 폐하께서 어떤 존재인 줄 정말로 몰랐어.


그래서 물어봤지. 태왕 폐하가 어떤 분이시냐고. 그러니까 이 나라에서 가장 높은 분이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다시 물었어. 그럼 이 나라에서 가장 큰 어른이냐고. 그 당시의 나에겐 가장 높은 분은, 가장 큰 어른이라는 말과 똑같았거든. 그러니까 그렇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그 태왕 폐하께서 오셨을 때 이렇게 인사했어.


“안녕하세요.”


허리 딱 숙이고, 나는 우리 할머니한테 어른한테는 그렇게 인사해야 한다고 배웠거든. 근데 그 순간 난리가 난 거야. 사람들 표정이 가관이었어. 다들 혼이 나가 있었다니까? 지금이야 왜 그랬는지 그 이유를 알지만, 당시에는 그냥 엄청나게 당황했지. 저 사람들이 왜 저러나? 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게 없는 것 같은데 말이야.


그 높으신 양반의 얼굴은 완전히 흙빛이었고, 대충 분위기 보니까, 당장에라도 사달이 날 것 같았어.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우리 아버지의 빛나는 임기응변이 튀어나왔어.


“죽여주시옵소서. 폐하. 사실 이 아이는 천하에 없는 바보천치이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한 것이니, 부디 신을 벌하시고, 이 아이를 용서해주시옵소서.”


나는 그제야 내가 이 높으신 양반에게 어떻게 인사해야 했는지, 알았어. 아주 그냥 무릎을 꿇고, 땅바닥을 기더라고. 아주 다행히도 내가 눈치는 조금 있는 편이거든. 그래서 이렇게 했지.


“하 하나, 아 둘, 아 하나 둘 삼 넷. 띠리리리 온달 으읍다.”


목소리는 최대한 모자라 보이게, 두 발을 공손히 모은 채, 무릎을 양옆으로 활짝 펴며, 동시에 두 주먹을 꽉 쥐고 엄지를 펼친 채, 두 팔을 굽히고, 좌우로 방정맞게 흔든다. 거기에 결정타로.


“아부지, 하늘에서 누우운이 와아아아요.”


다행히 이게 잘 먹혀서, 그 높으신 양반이 껄껄 웃으며 내게 이러더라고.


“이놈아. 이렇게 화창한 날에 무슨 눈이 온다고 그러느냐?”


그래서 내가 그랬지.


“왜 눈이 오는지 모오르으겠드며은, 별들에게 물어봐?”


이것 역시 대박이었지. 그래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니까. 물론 약간의 부작용은 있었어. 나는 그로부터 무려 10년이라는 세월을 그 연기를 해야 했거든. 만약 내가 바보가 아니라는 게 들킨다면, 태왕모욕죄로 멸문지화를 당할 수도 있었거든. 가끔가다가 돌아다니다 보면, 애들이


“바보야.”


이렇게 부르면서 돌도 던지기도 했고, 자존심 상하는 일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행복했어.


바보니까. 지루하기 짝이 없는 예의범절을 안 지켜도 괜찮았고, 어쨌거나 아무리 그래도 귀족 집 아드님이니 생활 자체는 풍족했거든. 뒤로는 몰래 문자와 무술을 익히고 있히면서 말이지.


대고구려의 위기 때, 하늘에서 고구려를 굽어살피사, 기적이 일어났다. 뭐 이게 아버지가 준비해둔 극적인 이야기였어. 아무래도 가문을 위해서는 내가 언제까지 계속 바보로만 있을 수 없을 테니까, 그렇게 하셨겠지.


어쨌든 그렇게 10년 동안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았는데, 어느 날 그 일이 일어났어. 나에게도 그녀에게도, 각자의 남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은 그 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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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 이름은 온달. +7 21.08.11 54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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