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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균각(天鈞閣)

신선전인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완결

군주
작품등록일 :
2011.03.29 16:31
최근연재일 :
2010.05.25 10:14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466,443
추천수 :
145
글자수 :
45,791

작성
10.05.20 09:41
조회
33,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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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12쪽

신선전인(神仙傳人) -7

DUMMY

몽비는 아낌없이 금자를 써서 태안현에서 제일 좋은 마차를 구했다.

이두마차인데 말도 튼실했고 마차도 향나무와 참나무로 만들어 견고했다.

이것이면 본가까지 탈 없이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실력 좋은 마부까지 고용했다.

“좋은 마차로구나.”

강한결은 몽비가 신경 써서 마차를 준비하자 마음이 다소 누그러졌다.

이렇게 정성을 기울이는데 까칠하게 대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돈까지 있어 보이니 너무 박정하게 대할 필요가 없다 싶었다.

그러다 몽비가 돈을 쓰지 않으면 자신만 궁색할 뿐이었다.

“그만 가자.”

떠나자고 마음을 먹자 더 이상 머물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

강한결은 마차를 타고 천천히 촌락을 벗어났다.

그런데 몽비가 창밖을 보다가 마부에게 말했다.

“마부 영감, 마차를 멈추시오.”

강한결은 무슨 일인가 하고 몽비가 본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음...”

그곳에는 흑웅파 놈들이 대거 몰려 들어와서 난장판을 만들고 있었다.

“이젠 신선도 떠나고 없다. 너희들을 지켜줄 사람이 없다는 말이지. 그러니 이제부터 우리말에 복종하라.”

흑웅파 잡배들은 시장 상인들에게 유치한 말로 협박을 하고 있었다.

강한결의 주변에서 염탐을 하다가 몽비가 마차를 준비하고 강한결이 짐을 꾸리자 신선이 떠난다고 생각하고 이런 패악을 부리는 것이다.

“어떻게 하지요?”

몽비가 난감한 얼굴로 강한결에게 물었다.

가서 도와주고 싶어 하는 얼굴이었다.

강한결은 떠날 때 떠나더라도 놈들만큼은 손봐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강한결이 마차를 내리려고 할 때 갑자기 그들에게 다가서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 떼의 무사들이었다.

그 중 젊은 한 무사가 그들에게 다가갔다.

“너희들은 무엇 하는 놈들인데 여기서 이런 행패를 부리는 것이냐!”

잡배들은 그 말을 듣고도 함부로 경거망동할 수 없었다.

무사들의 가슴 한복판에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글자 때문이었다.

문파에 정식으로 입적한 무사가 아니더라도 시정잡배라도 알 수 있는 글이었다.

남궁(南宮)

이 글자가 선명하게 수놓아져 있는데 누가 감히 말조차 대꾸라도 할 수 있겠는가.

검을 든 무사들이 이 글자를 가슴에 품고 있다면 그것은 남궁세가의 무사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우, 우리는. 시장 질서를 바로잡으려고...”

“어디서 헛소리를.”

스걱!

젊은 무인이 경고 없이 발검을 했다.

그리고 잡배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오른팔이 뚝 떨어져 내렸다.

잡배는 그것을 멀뚱히 쳐다보다 비명을 질렀다.

“이곳이 안휘였으면 네 놈들의 팔이 아니라 목이 떨어졌을 것이다.”

안휘에서의 남궁세가의 위세는 대단했다.

모든 무가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꺼져라.”

젊은 무인의 말에 잡배들은 불평한마디 하지 못하고 줄행랑을 쳤다.

조금만 지체해도 목을 칠 기세였다.

강한결은 남궁세가 무사들의 개입으로 자신이 나서지 않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남궁세가의 사람들이 이곳엔 무슨 일이지?’

강한결도 안휘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는 남궁세가를 모를 리 없었다.

너무나 유명해 저절로 알게 되는 곳이었다.

정도 무림의 세가 중 가장 위세가 강하고 강직한 곳이기도 했다.

“그만 가자.”

강한결은 남궁세가의 무사가 이런 궁벽한 산촌에 출현한 것이 의아하기는 해도 호기심까지 생기지는 않았다.

몽비는 남궁세가의 무사들이 잡배들을 쫓아내자 동경어린 눈으로 남궁세가의 무사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후 마차는 멈추지 않고 달렸다.

그렇게 한 시진을 달리다가 갑자기 마차가 멈췄다.

몽비는 무슨 일인가 해서 문을 열고 마부를 불렀다.

“마부 영감, 무슨 일이오?”

마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길 한복판에 시체들이 널려 있습니다.”

강한결은 그 말에 마차에서 내렸다.

마부의 말대로 길 한 복판에 시체 다섯 구가 널브러져 있었는데 모두 이곳에서 한바탕 혈전을 치른 모습들이었다.

잠시 귀를 기울이자 길가 숲속에서 병장기 소리가 은은하게 들렸다.

그리고 그 병장기 소리는 마차 쪽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몽비도 그것을 느꼈는지 마부에게 말했다.

“마부 영감, 빨리 시체를 치우시오.”

여기에 있다가 괜히 분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 두려워 빨리 빠져나가려는 것이다.

하지만 마부가 겁이 나 시체에 접근하지 못하자 몽비가 직접 나섰다.

시체를 끌어다 길옆으로 치웠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숲속의 병장기 소리는 더욱 가까워졌다.

한 사람이 숲속위로 날아 솟구치자 그 뒤로 다른 무리들이 따라 붙었다.

대단한 경공들이었다.

저 정도의 경공이면 일류고수들이었다.

그들은 시체가 있는 곳으로 떨어져 내리더니 맹렬하게 공방을 주고받았다.

강한결과 몽비는 그들이 누군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 외치는 소리에 몽비는 쫓기는 자를 알아보았다.

“투괴(偸怪)야! 그것을 내 놓으면 목숨은 보장한다.”

“으하하하, 네 놈 마누라 고쟁이를 가져오면 주마.”

투괴는 표홀한 신법으로 무사들의 검진을 피해 다녔다. 그렇다고 무사들을 완전히 떼어 놓지도 못해 투괴와 무사들은 서로 쫓고 쫓기는 양상이었다.

몽비는 강한결에게 다가가 말했다.

“저 자는 무림에서 유명한 투괴 홍문(洪門)입니다. 뭔가 저들에게 훔친 모양이지요.”

투괴 홍문의 경신술은 대단해 열 명의 무사들이 공격을 하는데도 요리저리 잘도 피해 다녔다.

그리고 그들이 좀 더 가까이 오자 몽비는 투괴 홍문을 쫓는 자들도 알아보았다.

“아, 그리고 저들은 무복을 보니 안휘 유성검문(流星劍門)의 무사들입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투괴 홍문이 자꾸 마차 쪽으로 다가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강한결은 투괴가 마차 쪽으로 오자 몽비에게 말했다.

“소형제는 우측의 말을 보호하라.”

강한결이 좌측의 말로 다가서자 몽비는 투괴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투괴는 말을 빼앗아 도망치려고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성검문의 무사들이 가로막자 마차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강한결은 인상을 찌푸렸다.

뒤쪽에서 한 떼의 무리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싸움의 한가운데 꼼짝없이 갇힌 꼴이었다.

투괴는 그때까지만 해도 여유가 있었는데 뒤쪽에서 무사들이 오자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이크, 어렵게 따돌렸는데 남궁가의 귀신들이 오면 낭패다.”

투괴는 한 차례 신형을 허공으로 뽑아 올려 마차가 있는 쪽으로 몸을 날렸다.

“이 놈! 어딜!”

유성검문의 고수가 투괴의 의도를 감지하고 마차 쪽으로 달려왔다.

“말을 죽여라!”

혹여 투괴가 말을 타고 달아날까봐 유성검문의 고수가 말을 죽이라고 명했다.

그러자 유성검문 무사가 검을 뽑아 들며 말을 향해 달려들었다.

허공에서는 투괴가 땅위에서는 유성검문의 무사가 말을 향해 돌진해 오는 상황이었다.

강한결은 말을 잃을 상황이라 앞으로 나섰다.

스윽!

우선 유성검문의 검수를 향해 연속 스트레이트를 먹였다.

유성검문의 검수는 한 사내가 말을 막으며 손을 뻗자 순간 말을 내려치려던 검을 사내를 향해 방향을 바뀌었다.

그것은 방어를 하기 위함이었다.

채앵!

검에 심한 반동을 느끼고 유성검문의 검수는 돌진하는 속도만큼 뒤로 빠르게 밀려났다.

그리고 강한결은 허공에서 떨어져 내리는 투괴를 향해서 역시 두 손을 뻗었다.

권인을 끼운 상태라 그 경기가 담겨있어 투괴는 허공에서 허리를 비틀어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말이 아닌 마차 지붕을 밟고 뛰어 내렸다.

갑자기 유성검문과 투괴를 동시에 좌우 정권으로 물리친 강한결의 등장에 쫓고 쫓기던 투괴와 유성검문의 무사들은 그 순간만큼은 동시에 움직임을 멈췄다.

갑자기 등장한 고수가 우연히 등장한 것인지 아닌지를 가늠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 때 한 떼의 무사들이 역시 도착하자 투괴는 한 숨을 내쉬었다.

“아이고, 이젠 꼼짝 없이 잡히겠구나.”

그러면서 원망의 눈길을 강한결에 던졌다.

한 떼의 무사들은 강한결이 떠나면서 보았던 잡배의 팔을 잘랐던 남궁세가의 무사들이었다.

“투괴야, 그 비급은 네게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네가 읽을 수도 해독 할 수도 없는 것을 무엇 하러 훔치느냐! 지금이라도 내 놓으면 죽이지 않겠다.”

잡배를 팔을 잘랐던 남궁세가의 젊은 무사는 늙은 투괴를 어린아이 구슬리듯 타일렀다.

“으하하하, 천하의 남궁경(南宮卿)이 이 늙은 도둑놈에게 사정을 하는구나. 그리고 본래 긍지 있는 도둑은 전리품으로 희귀한 것을 훔치는 것이다.”

오히려 약을 올리자 남궁경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투괴는 유성검문과 남궁세가의 무사들이 몰려들자 무사히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최후의 수단은 남아 있었다.

그것은 이들이 원하는 것을 포기하면 되는 것이었다.

“남궁가의 애송이야, 너는 이 숲에 얼마나 많은 자들이 숨어 있는지 모르느냐?”

남궁경도 사실 그것이 신경 쓰였다.

마차를 타고 등장한 사람도 신경 쓰이는데 숲속에 숨어 있는 자들까지 고려하려다 보니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었다.

“그들이 감히 본가의 물건에 흑심을 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은자들은 남궁세가를 의식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또 그 전해지는 전설이 너무나 유혹적이라 물러나지도 않았다.

강한결도 진즉에 이 길로 들어서며 심상치 않은 기세가 숨어 있는 것을 느꼈지만 이 처럼 많은 이들이 숨어 있을 줄은 몰랐다.

투괴가 등장하면서 숲속에서 숨어 있던 기척들이 속속 감지되었다.

‘상당수의 고수들이 잠복하고 있구나.’

강한결은 더 늦기 전에 빠져나갈 생각이었다.

“소형제, 우린 그만 가자. 이들이 서로 견제할 때 떠나도록 하자.”

몽비는 강한결의 말에 슬그머니 마차에 올랐다.

그때를 기해 투괴가 갑자기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 허공으로 던졌다.

“어디, 그럼 남궁가의 위세가 어떤지 한번 볼까?”

책자가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쇄애애액!

남궁경이 솟구치기도 전에 숲속에서 번개 같은 속도로 날아온 창이 책을 꿰뚫었다.

휘리리릭!

그 뿐이 아니었다. 그 반대쪽 숲속에서 커다란 도끼가 날아와 그 창을 쳐냈다.

챙!

그 바람에 허공에서 서책이 찢기면서 흩날렸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남궁경이 소리쳤다.

“어서 책장들을 주워라.”

그러나 이미 때가 늦었다. 숲속에서 인형들이 쏟아져 나와 수십 장으로 찢어져 바람에 흩날리는 책장들을 주워들었다.

모두 한 장씩을 주워들고는 읽어 보았다.

그리고 책장을 붙들고 모두 고개를 꺄웃거렸다.

기대하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것이었다.

팔랑 팔랑!

수십 장에 달하던 책장 중 한 장이 강한결이 있는 곳으로 날아왔다.

몽비가 훌쩍 뛰어 올라 그 책장을 낚아챘다.

“어라? 이건 무슨 글자지? 갑골문자도 아니고 범어도 아닌데.”

생전처음 보는 그림인지 문자인지 모를 문형에 몽비가 눈을 찡그렸다.

강한결은 이들이 벌이고 있는 비급쟁탈전에는 관심도 없었다.

무협소설에서 봤음직한 상황이 지금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도 웃긴 일인데 바보처럼 그 상황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무심코 몽비가 들고 있는 책장을 흘낏 쳐다보다가 강한결은 크게 놀랐다.

그리고 무심코 혼잣말이 흘러 나왔다.

“이건, 한글이잖아.”

그 말에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시에 강한결을 향해 눈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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