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천균각(天鈞閣)

신선전인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완결

군주
작품등록일 :
2011.03.29 16:31
최근연재일 :
2010.05.25 10:14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466,484
추천수 :
145
글자수 :
45,791

작성
10.05.18 09:56
조회
35,783
추천
8
글자
10쪽

신선전인(神仙傳人) -6

DUMMY

건달들이 무공을 배웠다 해도 체계가 부족하다 보니 몽비가 충분히 감당할만했다.

‘저런 놈들을 상대로 괜히 살심까지 드러냈구나.’

하지만 잠시 방심하는 사이에 건달의 박도가 몽비의 어깨를 스쳤다.

“으악!”

몽비는 아직 어리다 보니 실전도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주춤할 때 그 틈을 노려 건달들이 달려들었다.

건달들은 이미 몽비가 자신들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더욱 맹렬하게 공격했다.

저렇게 되면 아무리 상대를 몰아 붙여도 결국 금방 수세로 몰렸다.

목숨을 건 싸움에서는 상대를 전투불능으로 만들어야 승부가 나는 법인데 번번이 놓아주자 궁지에 몰렸다.

저러려면 굳이 검을 배울 필요가 없었다.

협의를 행하려면 결국 상대를 제압해야 하는데 저런 식이라면 협의의 뭐고 자신의 목숨마저 위태롭게 하는 짓이었다.

“물러서라!”

강한결의 외침에 건달들은 신나게 몽비를 공격하다 말고 뒤로 물러났다.

강한결의 외침에 강한 내기를 느끼고 놀란 것이다.

강한결은 건달들을 향해 다가갔다.

“난 딱 한번만 경고한다. 그러니 잘 들어라. 이대로 돌아간다면 걸어서 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지 않는다면 두 발로 걸어서 가지 못하고 네 발로 걸어서 갈 것이다.”

애정도 없는 중국 사람들인데 거기다 건달들이라면 굳이 사정을 봐주고 싶지 않았다.

건달들은 피식 웃었다.

“어디서 주워들은 술법 하나로 신선놀음을 하는 것 같다만 잘 못 걸렸다. 우리한테 작살난 신선만 해도 열 명은 될 것이야. 세상이 하도 어수선하니 여기저기서 신선이라고 하는 것들이 넘쳐나서 말이야. 오히려 우리 같은 협객보다 더 많은 것 같다니까.”

건달 놈들은 강한결을 제법 주먹을 쓸 줄 아는 싸움꾼쯤으로 보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직접 병기까지 들고 나왔다.

주먹이 강하다 한들 도검 앞에선 고깃덩이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흑웅파의 건달 놈들이 검을 들고 자세를 잡자 강한결도 권인을 손에 꼈다.

“아마도 너희들은 죽을 때까지 이때를 기억하며 후회할 것이다. 내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을 말이야.”

강한결의 몸에서 강한 내기가 발산을 하자 건달 놈들은 흠칫하고 놀랐다.

마치 맹수를 눈앞에 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건달 뿐만 아니라 몽비도 마찬가지였다.

신선의 풍모는 온데간데없고 갑자기 한 마리 야수가 눈앞에 등장했다.

몽비는 주먹에 검을 단 신선이 그 독특한 기수식을 취하자 침을 꼴깍 삼켰다.

지금까지 신선의 무공이 권법인줄 알았다.

워낙에 자연스럽고 위력적이라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강한결은 먼저 움직였다.

아마추어 권투 선수시절 인파이터 취향이라 먼저 공격하곤 했다.

쉬아악!

강한결이 다가오자 건달은 사정없이 검을 내리쳤다.

제법 자세가 잡혀 있는 검술이었다.

흑웅파가 어떤 집단인줄 몰라도 제법 무공을 익힌 놈들을 끌어 모은 것 같았다.

강한결은 상체를 살짝 비틀어 검을 피한다음 오른 손을 뻗었다.

챙!

건달은 급히 검을 회수하며 강한결의 우권을 막았다.

그러나 그때부터 수세에 몰렸다.

무슨 놈의 주먹이 그리 빠른지 마치 다섯 사람이 주먹을 내지르는 것 같았다.

또한 주먹 끝에 비수가 달려 있어 경시 할 수 없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비수에 꿰뚫릴 것 같았다.

“소형제, 잘 보아라.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자들을 어떻게 하는지.”

강한결은 지금까지 손을 푼다고 생각해 상대의 장단에 맞춰 주었다.

그러나 더 이상 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런 놈들은 녹림의 고수들보다 못한 실력들이었다.

강한결은 앞으로 치고 나가다가 건달들이 검을 내리치면 손목의 인대들을 끊었다.

“윽!”

권인으로 손목을 스치면 너나 할 것 없이 손목을 부여잡고 나뒹굴었다.

“으아아아악!”

“죽어랏!”

한 놈이 고함을 치며 검을 내리쳤다.

참으로 한심한 놈이었다.

싸움 중에 소리 지르는 것은 상대에게 미리 공격한다고 예고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하긴 그런 순진함 때문에 죽이지 않는 것이다.

권인으로 검을 막자 건달이 발길질을 해 왔다.

그러자 강한결은 다리를 잡고 아킬레스건을 끊었다.

“큭!”

건달이 비명을 지르고 주저앉았다.

저 정도 고통으로 투지를 잃는 놈들을 대상으로 목숨까지 취할 수 없었다.

딱 이정도 교훈이 알맞은 놈들이었다.

여섯 명 모두 순식간에 다리 한쪽과 팔 한 쪽씩 인대를 끊어 놓았다.

몽비가 보기에는 잔인하기 그지없는 손속이었다.

‘정말 신선이 맞긴 한 건가?’

몽비가 들었던 신선들 중 잔인한 신선은 없었다.

있다면 악선(惡仙)들이었다.

‘악선인가? 하지만 악선이 사람을 구할 리는 없지. 어쩌면 신선의 후예라고 하나 아직 선도를 깨우치지 못해서 그럴지도 모르지.’

몽비는 스스로 의문을 가지기도 했지만 스스로 이해하기도 했다.

건달들은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끙끙거렸다.

서로 인대가 끊어진 곳을 옷자락을 찢어 묶어 지혈했다.

“여기서 꺼져라. 만약 다시 온다면 그땐 인대가 아니라 네 놈들의 목을 쳐버릴 것이다.”

몽비는 소름이 돋았다.

이 말을 너무나 온화한 표정과 어조로 말하니 그 괴리감에 공포가 일었다.

사람을 병신으로 만들어놓고 저런 표정을 짓는 사람이 아직 무서운 나이였다.

건달들은 서로 부축하며 일어섰다.

그러다 두 놈이 동시에 절룩거리며 검을 들고 덤벼들었다.

이때는 강한결이 돌아서 있을 때라 강한결은 뒤를 보지도 못했다.

허나 이미 기감으로 느끼고 있던 터라 놈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다.

쉬악!

돌면서 강한결의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권인의 궤적 안에 놈들의 손목이 자리하고 있었고 검을 든 놈들의 손목은 바닥으로 뚝 떨어져 내렸다.

“살려주려고 했더니 스스로 죽으려고 하는구나.”

강한결은 살려주고자 하는 마음이 싹 달아났다.

두 손을 치켜들어 놈들의 심장을 가격하려는 순간 몽비가 뛰어 들었다.

“살려주십시오. 이들을 살려주십시오.”

강한결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불가에 한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악인 백 명을 죽이는 것 보다 더 불덕을 쌓는 일이라 했습니다.”

고리타분한 명분을 들먹이며 말하는 몽비가 가소롭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서 강한결은 피식 웃었다.

몽비는 세상의 이치가 책속에서 나오는 것이 그대로 실현되는 줄 아는 나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몽비가 나서는 바람에 살심이 가라앉았다.

또한 강한결은 자신의 거처에서 시체를 치우기 싫어 말했다.

“꺼져라.”

건달들은 손목에서 피가 철철 넘치는데도 지혈할 생각도 않고 황급히 초옥을 벗어났다.

그러면서 꼭 한 마디 잊지 않았다.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눈빛에 독기가 넘쳐흘렀다.

그 말을 듣고 강한결은 살심이 다시 돋았다.

살려줘서 귀찮게 하느니 죽여 버리면 덜 귀찮을 것 같았다.

강한결은 이곳에 와서 온화한 성품을 가질 수 없었다.

이때의 중국은 주변 세력들의 항상 침범했던 시기라 전란이 끊이지도 않고 계속 되어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졌다.

그런 와중에 인정이 남아 있을 리 없었으니 언어를 몰라 헤맬 때 누구 하나 도움을 주는 사람 없어 죽고만 싶을 때가 수도 없었다.

그러나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을 찾겠다는 염원으로 지금까지 버틴 것이다.

걸인 취급당할 때 이미 마음속에 남은 것은 독기와 적개심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미 병신이 된 놈들을 가지고 죽여본들 기분이 좋아질 것 같지 않았다.

흑웅파의 건달들은 서로 부축하며 산을 내려갔다.

말을 하지 않아도 건달들이 속으로 얼마나 복수심에 차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돌아가며 원한의 찬 눈으로 돌아보는데 몽비가 다 등골이 서늘할 지경이었다.

“네 인정의 결과가 좋을지 장담할 수 없다. 넌 그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몽비가 가슴을 쭉 펴며 대꾸했다.

“물론입니다. 사내대장부가 자신의 한 일과 말에 책임을 지는 것이 군자라 배웠습니다.”

“그래, 그 말을 잊지 않겠다.”

강한결은 몽비에게 말했다.

“넌 마차를 한 대 준비 하거라.”

“예?”

몽비는 멀뚱하게 강한결을 바라보았다.

“네 본가까지 가려면 마차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그 말에 몽비가 감격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럼, 저희 어머니를 치료해 주실 겁니까?”

“우선 보고나서 결정하자. 치료할 수 있으면 할 것이고.”

몽비에게 냉정한 말이기는 해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웠다.

“그런데 빨리 가려면 마차보다는 말이 좋을 텐데요.”

강한결은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나는 말이 싫다. 편안하게 갈 것이니 마차를 준비해라. 그리고 네 어머니 병은 하루아침에 잘못되는 것이 아니니 시간이 걸린다 해도 크게 상관없다.”

살리지도 못할 사람을 위해 조금만 타도 엉덩이가 아픈 말을 뭐 하러 탄다는 말인가.

이계에 와서 가장 적응이 되지 않는 게 하나 있었다.

음식도 적응할 수 있었고 옷도 그랬다.

살다보니 그런 것은 적응이 되는데 그 놈의 승마는 도통 익숙해 지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말을 탈 뿐이고 이동할 때는 마차나 수레를 이용했다.

“난 그동안에 짐을 싸 둘 것이다. 마차는 산 아래에 대기시켜 놓거라. 내가 그곳으로 내려가마.”

몽비는 기쁜 마음으로 마차를 구하려 산을 내려갔다.

강한결은 흑웅파 잡배들을 해치우며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다.

본래 심법과 무공을 완성하고 떠나고 싶었지만 몽비로 인해 갑자기 참았던 그리움이 폭발해서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빨리 찾고 싶었다.

그리고 무공을 완성하려고 했던 것도 이 미개한 세계에서 친구와 연인을 찾으려면 힘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일전처럼 내가고수를 만나 싸우다가 사경을 헤매고 싶지 않았다.

또한 이곳에 남아 있어봤자 흑웅파 잡배들이 항상 들락거리며 귀찮게 할 게 틀림없었다.

이런 놈들은 사람이 진이 빠질 때까지 괴롭히는 게 특징이었다.

이제 이곳에 있을 마음이 사라졌다.

‘이곳에서 오년이나 있었으니 오래 머문 셈이지.’

강한결은 그간 준비했던 여러 가지 물품들을 챙겨서 산을 내려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선전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신선전인 8권(완결)을 출간합니다. +3 11.03.29 1,447 0 -
공지 신선전인 7권을 출간합니다. +5 11.02.12 864 0 -
공지 신선전인 6권을 출간합니다. +2 10.12.29 852 0 -
공지 신선전인 5권을 출간합니다. +2 10.11.29 788 0 -
공지 신선전인 4권을 출간합니다. +6 10.10.20 1,089 0 -
공지 신선전인 3권을 출간합니다. +4 10.08.20 1,426 0 -
공지 신선전인 1, 2권 출간합니다. +28 10.07.20 4,812 0 -
11 신선전인(神仙傳人) -11 +53 10.05.25 33,268 15 9쪽
10 신선전인(神仙傳人) -10 +31 10.05.24 31,409 12 13쪽
9 신선전인(神仙傳人) -9 +35 10.05.22 32,178 11 10쪽
8 신선전인(神仙傳人) -8 +24 10.05.21 32,273 10 9쪽
7 신선전인(神仙傳人) -7 +22 10.05.20 33,589 11 12쪽
» 신선전인(神仙傳人) -6 +24 10.05.18 35,784 8 10쪽
5 신선전인(神仙傳人) -5 +27 10.05.17 39,362 16 9쪽
4 신선전인(神仙傳人) -4 +54 10.05.16 42,102 16 10쪽
3 신선전인(神仙傳人) -3 +37 10.05.15 46,216 16 10쪽
2 신선전인(神仙傳人) -2 +39 10.05.13 59,796 14 9쪽
1 신선전인(神仙傳人) -1 +33 10.05.13 71,260 16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