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천균각(天鈞閣)

신선전인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완결

군주
작품등록일 :
2011.03.29 16:31
최근연재일 :
2010.05.25 10:14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466,476
추천수 :
145
글자수 :
45,791

작성
10.05.13 21:56
조회
59,793
추천
14
글자
9쪽

신선전인(神仙傳人) -2

DUMMY

1. 몽비(蒙批), 신선(神仙)을 만나다











영준하게 생긴 소년이 산동(山東) 태산(泰山)아래 자리한 태안현(泰安縣)의 한 산촌에 들어서서 주변을 돌아보았다.

산촌이라 해도 태산 곳곳에 산재해 있는 도관에 오르는 참배객들이 지나치는 곳이다 보니 제법 다양한 군상들이 눈에 띄었다.

도복을 입은 도사들과 검을 찬 검객부터 경장차림의 사람들까지 번화한 도시의 변두리를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소년은 그런 사람들에게 눈을 두지 않고 촌부로 보이는 노인에게 다가갔다.

노인은 구부정한 허리로 곡괭이를 들고 밭으로 나가는 중인지 산자락으로 향하고 있었다.

“노인장, 뭐 좀 물어보겠습니다.”

노인은 제법 귀한 집 자손처럼 보이는 소년이 물어보자 걸음을 멈췄다.

소년의 옆구리에 걸린 검을 보고는 빙그레 웃었다.

“소협은 뭐가 궁금하신 겐가?”

자상한 미소를 짓고 대꾸하는 노인을 보고 몽비(蒙批)는 허리를 숙였다.

더욱이 자신을 보고 소협이라고 불러주니 속으로 크게 기꺼워했다.

지금까지 많은 현을 돌아보았지만 자신에게 소협이라는 말을 붙여준 이는 이 노인이 처음이었다.

“이곳 태안현 근처에 신선(神仙)이 산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디에 사시는지 아십니까?”

“신선님은 왜 찾으시는 겐가?”

“찾아뵙고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소년의 이마에 맨 영웅건에 먼지가 잔뜩 끼어 영웅건 중앙에 박힌 옥색이 회색으로 보였다.

상당히 먼 곳에서 찾아 온 것 같은 행색이었다.

“이곳에 신선이 있다는 것은 우리 고을 사람들 밖에 모르는데 용케 찾아왔구먼.”

그 말에 소년의 눈빛에 생기가 돌았다.

“정말 이곳에 신선이 계십니까?”

소년의 물음에 노안에 가득 미소가 떠올랐다.

“계시다마다.”

재차 물어도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노인을 보니 눈물이 솟구칠 것 같았다.

몽비가 신선을 찾아 헤맨 지 반 년 만의 성과였다.

신선만이 모친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의원을 말을 듣고는 지금까지 찾아 헤맸다.

하지만 몽비가 찾아간 신선들은 무늬만 신선이지 사기꾼이나 다름없었다.

이상한 행동과 말로 현혹시킬 뿐 신선의 도력 따위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렇게 실망한 것만 벌써 스무 번이나 넘었다.

가짜 신선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그들을 일일이 찾아 헤매는 것도 고역이었다. 좀 산세가 깊다 싶으면 신선이 산다고 헛소문이 나돌았다.

반 년 동안 돌아다니다 모두 허탕치고 말았다.

태안현에 산다는 신선이 마지막 희망이었다.

그 전에 몽비는 태산의 다른 산자락에 신선이 산다는 말을 듣고 만나고 오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신선이 아니라 미친놈이었다.

흐르는 물을 거꾸로 흐르게 만든다고 해서 얼마나 기대했던가.

그런데 고작 몸만 돌아서서는 물이 거꾸로 흐른다고 하며 흥분하는 미친놈을 보고는 한 숨만 푹푹 내쉬며 산을 내려왔다.

산을 내려오다 촌 아낙네들이 약초를 캐며 나누는 이야기를 우연찮게 듣게 되었다.

신선이 자신들을 병을 고쳐주고 단지 말만 하고서도 병을 고친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울렁거렸다.

신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은 한 아낙네의 말 때문이었다.

‘금동이 아버지가 신선의 집에 먹을 것을 갖다 주러 갔다가 신선께서 수련하는 모습을 봤다는구만. 글쎄, 신선께서 기다란 줄을 두 손으로 잡고는 줄을 돌리며 펄쩍 펄쩍 뛰더래. 그런데 그게 한번 뛰면 두 발이 땅에 닿기 전에 줄을 거의 여덟 번을 돌린다고 하니 신기라고 할 수 있지. 허공에 떠 있는 것과 다름없지. 보통사람이면 가능한가. 그게.’

몽비는 아낙네의 말을 듣고는 직접 시험해 보았다.

아무래도 상상만으로는 그 모습이 잡히지 않았다.

직접 몸으로 시험해보는 것은 공력이 높은 고수라면 어느 정도 체공 시간이 길기 때문에 가능하다 싶었다.

몽비는 기다란 칡넝쿨 중 가장 부드러운 부분을 골라 잘랐다.

이것이면 두 손으로 넝쿨 양 끝을 잡고 자신의 키를 넘기고 돌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돌려보았다.

몽비는 어릴 적부터 무공을 익힌 몸이었다.

약관의 나이가 되기도 전에 영약을 먹고 반갑자의 공력을 가지는 기연을 얻기도 했다.

경공과 검술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했다.

휘리릭! 휘리릭!

한번 도약할 때마다 줄을 두 번, 세 번, 네 번까지 돌릴 수 있었다.

그런데 한번 도약해서 다섯 번 돌리기는 무리였다.

‘음, 만약 한 번 도약해서 줄을 여덟 번이나 돌릴 수 있다면 적어도 일갑자의 공력을 지녔겠구나. 지금까지 내가 만난 신선들은 반갑자는커녕 십년 공력을 가진 자도 거의 없었지.’

서서히 희망이 생겼다.

둘 중 하나라는 말이 성립이 되었다.

신선이거나 일류의 고수거나.

물론 몽비는 전자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적어도 사기꾼은 아니라는 생각에 일말의 희망을 걸고 태안현까지 온 것이다.

“신선께서는 어디서 기거하시나요?”

“찾아가보려고?”

“예. 어르신.”

몽비의 말투가 한결 공손해졌다.

“그럴 필요가 없겠구만. 신선께서 곧 연초(煙草)를 가지러 마을로 내려오실게야.”

“연초요?”

신선이 담배를 피우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노인이 말했다.

“그려, 신선께서 오늘 연초를 가지로 온다고 구영감이 언질을 주더구만. 그러니 기다리면 오실게야. 아, 마침 신선께서 저기에 오시는구만.”

몽비는 노인이 가리키는 신선을 바라보았다.

순간 몽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상상한 것과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우선 너무 젊었다.

신선이라 불리는 자들을 보면 모두 허연 수염을 가슴까지 늘어뜨리고 허연 머리를 기르고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사기꾼일수록 더욱 신선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그런데 이 태안현의 신선은 검은 머리에 수염은 말끔하게 밀었는지 얼굴에서 수염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보통 장정보다 머리 두 개는 더 컸다.

하지만 전체적인 몸의 균형이 맞아 늘씬해 보였다.

눈썹은 짙고 눈매는 서늘했다.

그것은 푸근한 인상보다는 강인한 느낌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신선이라는 느낌보다 무인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입고 있는 복장은 특이했다.

대륙에서 널리 입고 있는 옷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소매부분이 좁고 손목까지 밋밋하게 내려왔다.

또한 바지단도 끈으로 묶고 있었다.

더욱이 신고 있는 신발은 괴이했다.

가죽으로 만들긴 했는데 발등 부분에 끈을 끼워서 묶는 형태를 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의 신발은 단연코 처음 보았다.

몽비는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지만 집안이 부유해 갖은 고급 신발과 옷을 접해보고 살았다.

그런데 신선이 입고 있는 옷과 신발은 어디에서도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모양이었다.

‘과연 신선의 풍모로구나. 하지만 너무 젊은 신선이야.’

몽비는 진짜 신선을 만났다는 생각에 흥분했다.

만약 신선이 단순히 일류고수라면 저런 모습으로 있을 이유가 없었다.

신선이기 때문에 저런 모습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

“너무 젊으신 것 아닌가요?”

몽비는 무심코 말을 내뱉었다.

“젊긴 한데 나이까지 어리지 않을게야. 오년 전에 이곳에 오기 전에도 저 모습 그대로였으니까. 늙지 않나 보더군.”

들으면 들을수록 점점 신선 쪽으로 희망이 기울고 있었다.

젊어 보이는 모습이지만 신선이기 때문에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반로환동한 신선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이 밭으로 향하고 나자 몽비는 조용히 젊은 신선을 따랐다.

신선은 한 초옥에 들려 뭔가 가득 들고 나왔다.

노인이 말한 연초였다.

잘 건조된 연초들이 보퉁이에 가득 담겨 있었다.

신선은 보퉁이를 내려놓고는 품에서 뭔가 꺼냈다.

종이로 보이는 것에 연초를 올려놓고는 조심스럽게 둘둘 말았다.

‘뭐지? 담배를 피우려는 건가?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담배를 피우려면 장죽을 쓸 것이지. 혹시 연초를 먹는 건 아니겠지?’

신선은 종이에 연초를 말아서 화섭자를 꺼내 불을 피웠다.

그리고 둘둘 만 종이를 한껏 흡입하고는 뱉어내었다.

그 모습을 보니 이제는 신선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대륙 어디에서도 저렇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본적이 없었다.

몽비는 신선에게 다가가지 않고 더 지켜보기로 했다.

진짜 신선이라고 속은 적도 적지 않아 신선이라고 확신이 설수록 더욱 신중해졌다.



----------------------------------------------------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부디 재미있길 바라며

퓨전이다 보니 다소 눈에 걸리는 부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럴 때마다 조언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선전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신선전인 8권(완결)을 출간합니다. +3 11.03.29 1,446 0 -
공지 신선전인 7권을 출간합니다. +5 11.02.12 862 0 -
공지 신선전인 6권을 출간합니다. +2 10.12.29 851 0 -
공지 신선전인 5권을 출간합니다. +2 10.11.29 787 0 -
공지 신선전인 4권을 출간합니다. +6 10.10.20 1,089 0 -
공지 신선전인 3권을 출간합니다. +4 10.08.20 1,425 0 -
공지 신선전인 1, 2권 출간합니다. +28 10.07.20 4,812 0 -
11 신선전인(神仙傳人) -11 +53 10.05.25 33,268 15 9쪽
10 신선전인(神仙傳人) -10 +31 10.05.24 31,409 12 13쪽
9 신선전인(神仙傳人) -9 +35 10.05.22 32,178 11 10쪽
8 신선전인(神仙傳人) -8 +24 10.05.21 32,273 10 9쪽
7 신선전인(神仙傳人) -7 +22 10.05.20 33,589 11 12쪽
6 신선전인(神仙傳人) -6 +24 10.05.18 35,782 8 10쪽
5 신선전인(神仙傳人) -5 +27 10.05.17 39,361 16 9쪽
4 신선전인(神仙傳人) -4 +54 10.05.16 42,102 16 10쪽
3 신선전인(神仙傳人) -3 +37 10.05.15 46,216 16 10쪽
» 신선전인(神仙傳人) -2 +39 10.05.13 59,794 14 9쪽
1 신선전인(神仙傳人) -1 +33 10.05.13 71,257 16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