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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님의 서재입니다.

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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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7.01.23 00:46
최근연재일 :
2017.03.27 20:42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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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8,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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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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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3. 습격 - 2

DUMMY

리헨과 숲을 가로지르며 걸어가기 시작한 지 5일 정도가 흘렀다.

꽤나 넓은 숲이고, 길을 찾는 것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인지, 숲을 걸어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나와 리헨 둘 다 여행이 올해가 처음이기에 숲을 가로지르는 것은 그만큼 더 어려운 일이었다.


그 5일 동안, 먹구름은 매일 매일 조금씩 조금씩 쌓여갔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하늘을 거의 모두 메웠다시피 했다.

완전히 새카맣지는 않지만, 회색으로 뒤덮인 하늘.

5일 전부터 느꼈던 불안감이, 하늘이 점차 회색으로 덮여갈 때마다 점점 늘어만 갔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거의 최고조에 달했다.


몬스터도 달려들지 않고, 벌레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 숲에서, 계속 걷기만 하는 것 역시 불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저기, 언니? 우리 지금 제대로 가는 게 맞는 걸까······?"


"그러게······. 우리가 중간에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었지?"


"응······. 어저께 그랬었잖아."


이틀 전, 위아래로 긴 숲의 동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로 향하기 위해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에, 금방 숲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위아래로는 길어도, 옆으로는 좁은 숲이다.

그렇기 때문에 금방 숲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었다.

분명 거리를 나와 리헨이 숲을 걸어가는 속도와 비교해 계산했을 때, 이 정도 됐으면 거의 끝 부분에 도착했어야 하는데, 주변에 보이는 숲의 풍경으로는, 여전히 숲의 중심부인 것 같다.


"뭔가······ 이상한데······."


무언가 이상하다고는 느껴지지만,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무엇일까.

왜 나와 리헨이 아직까지 숲의 중심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걸까.

무언가가 우리들이 숲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이며, 왜 우리들이 벗어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걸까.


생각해보니 이상한 점은 그 외에도 있다.

이 오랜 시간 동안 왜 몬스터를 본 적이 없을까.

아무리 그들이 겁에 질려있다 해도, 계속해서 용들이 하늘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금방 다시 날뛸 존재가 바로 그들, 몬스터다.

그런데 흔적조차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리헨, 혹시 모르니 딱 붙어있어."


"네? 네."


혹시 몰라 리헨에게 나와 딱 붙어있으라고 한 후, 주변의 마력을 느껴보고자 했다.

내 주변에 존재하는 마력과, 그 마력들의 흐름.

정상적인 상태라면, 마력은 주변으로 흐르며, 순환한다.

그것이 어떤 방향이 됐든, 일단 어딘가로 흐르게 되어 있다.

딱 한 가지, 마나, 마력, 마기, 신성력을 이용한 결계와 같은 것들이 아닌 이상에야.


내 주변의 마력은, 정지한 상태였다.

내가 마력을 끌어다 쓰면, 잠깐 유동이 일어났다가, 다른 곳에서 그 마력이 충당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간단하다, 누군가가 이 숲에 장난을 쳐놓았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매우 질 나쁜 장난을.


"리헨, 누군가가 숲에 장난을 쳤어."


"네?"


"결계 비슷한 무언가를 해놓은 것 같아. 조심하도록 해."


"네에? 언니가 해결하지 못하는 수준이에요?"


"······그런 것 같아."


이 정도의 수준이라면, 나도 오랜 시간을 들여야 깰 수 있을, 그런 수준이다.

하지만 이 장난을 친 자가 그때까지 기다리지는 않을 것 같으니, 그런 행위는 해봤자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이미 정해져있다.


"누군지 몰라도,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


확성 마법을 함께 사용해, 목소리가 울려 퍼지도록 한 나는, 큰 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확성 마법의 효과로 숲 전체로 퍼져나가는 커다란 소리.


······.


숲은 조용했다.

바람이 불어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나뭇잎 쓸리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바람?

결계 내에서라면 바람이 불 리가 없는데, 왜 바람이 불까.

무언가 바람을 불게 만드는 것이 있는 걸까.


생각해보면 구름도 이상하다.

이런 마법을 사용하면 그 마법 내에서는 환경이 모두 정지하는 것이 정상이다.

나, 또는 리헨과 같이 움직이는 것들에 의한 것이 아닌 경우라면, 당연하게도 환경은 숲에 들어서기 이전의 상태여야 한다.

하지만 숲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맑았었던 하늘이 회색 먹구름으로 가득 차있다.


거기다가, 밤낮 마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걸로 봐서는······.

엄청난 실력을 가진 존재인 걸까.

확실히, 나도 이 정도 마법을 펼치려면, 꽤나 힘들 것 같다.

드는 마력도 마력이지만, 각종 변수에 맞춰서 조절하는 데에도 머리도 상당히 아플 것 같다.


이런 잡생각을 하고 있으니, 안 그래도 어두웠던 하늘이, 더 어두워졌다.


"······[다크 라이트]."


내 말이 끝나자, 하얀 빛의 구체가 내 눈 높이의 공중에 나타났다.

그러자 주변이 밝아져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에 더 어두워진 건지 확인하기 위해 하늘을 올려다보니, 거대한 무언가가 회색 구름을 가리고 있었다.

회색인 구름과는 대비되게 반짝이는 은빛 비늘의 생명체.

거대한 날개를 펄럭-거리며 공중에 날고 있는 그것.

머리에는 두 개의 거대한 뿔이 달려있고, 몸의 끝부분에는 기다란 꼬리가 달려있는 바로 그 생물.


"용······."


은빛 비늘의 용이다.


그래, 용이라면 충분히 이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모든 몬스터들이 겁에 질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거대한 결계를 치는, 그러한 행위.

하지만, 용이 왜 굳이 이 숲에 나타난 걸까.

왜 굳이 나와 리헨의 앞에 나타난 걸까.

무엇이 목적일까.


-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어찌할 건가, 인간. 아니, 인간도 아니로군.


"······."


아무래도 용은 내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 같다.

하긴, 용의 눈을 속일 수는 없겠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용이니까.


- 내가 왜 네 앞에 나타났는지 알고 있느냐?


"그야 모르지."


- 거슬리는 말투로군. 하지만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너의 몸속에 스며든, 우리 용족의 몸이니까.


"그게 무슨······."


용은 의미심장한 말을 날리고는, 내 반문을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땅을 향해 내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땅에 내려오는 것도 그냥 내려오지 않고, 빠른 속도로 운석이 낙하하듯 떨어져 내려왔다.


당연하지만 용의 발이 향하고 있는 곳은 나와 리헨이 있는 곳.

죽지 않기 위해서는, 저 발을 피해야만 한다.

막는 것은 소용이 없다.

용의 무게와, 힘을 버틸 수 있는 방어 마법은 내 수준으로는 아직 펼칠 수 없으니까.

······하지만 0.1초라도 시간은 벌 수 있겠지.


"[다크 윈드 스텝]. [트리플 다크 실드]."


리헨과 나에게 바람 계통의 흑마법을 걸어 발걸음을 빠르게 만든 후, 공중에 3개의 방어막을 형성했다.


리헨과 내가 발을 피하기 위해 뛸 동안, 용의 발은 방어막과 충돌하였고, 충돌한 순간 방어막들이 모두 깨져나갔다.

방어막이 깨지며 공중에는 투명한 실드 파편들이 날아다녔고, 땅과 부딪친 용의 발에 의해 흙먼지가 주변에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퍼져나갔다.


"리헨, 괜찮아?"


"네에······ 괜찮은 것 같아요······."


- 흐음, 순발력은 좋군. 이런 건 어떻게 대처하는지 한 번 봐야겠군. 나름 재밌을지도 모르겠어.


용은 나름 조용히 중얼거린다는 듯이 혼잣말을 중얼거렸지만, 애초에 인간과는 구조가 다른 용이 조용히 말한다는 것이 인간에게도 조용한 것은 아니었다.

매우 크게 들려오는 용의 혼잣말에, 나는 스태프를 고쳐 잡고 여러 가지 보호 마법과 보조 마법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용이 어떤 짓을 하든, 그것을 방해하고 시간을 벌어줄 수 있을 법한 마법들과, 보호 마법들이 벌어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마법들이었다.

그래, 이를테면 아까 전의 바람의 발걸음과도 같은······.


- 나름 준비하는 것 같다만, 그 정도로는 어려울 것 같다만.


용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비가 구름으로 가득 찬 하늘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숲의 나무에 가로막혀 땅에 닿지 못한 물방울은 나뭇잎들을 따라, 기둥을 따라 내려와 땅을 적셨고, 하늘은 점점 더 어두워져 갔다.


······그리고 순간 밝아지는 하늘.


······그리고 뒤늦게 들려오는 우렁찬 소리.


"벼락······."


- 그렇지. 아마도 머리와 몸이 벼락의 빠르기를 따라가지는 못할 터. 어떻게 할 거지?


용은 아무래도 나와 리헨을 살릴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그러니 이렇게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겠지.


하지만 용은 항상 중립적이고, 거룩한 존재라고 들어왔다.

그것은 옛날에도 그랬으며, 아마 현재까지도 그럴 것이다.

현재 내 앞에 있는 용의 모습과는······ 상당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다시 한 번 하늘이 번쩍였다.

또 다시 우렁찬 소리가 온 하늘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번개가 치고 소리가 들려오는 시간차가 줄어들었다.


- 아마 다음 번개는 너에게 닿겠군. 이제 어쩔 거지?


점점 번개는 나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번개를 피하거나 막을 수는 없다.

사람의 빠르기로는 피할 수 없으니까.


그렇다면 내가 번개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번개가 나를 피하게 만드는 건 어떨까.

그래, 자연의 번개든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번개든 결국 본질은 전기.

아마 금속을 따라갈 것이다.


금속.


금속을 어디서 구할까.

금속을 만들어내는 마법은······ 애초에 연금술이라는 옛날에 사라진 학문과 거의 같으니까.

현재 내게 금속을 연금 마법으로 만들어낼 재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방법이 없나.


자포자기하며 떨어질 벼락을 기다리려던 나는, 순간 등을 양 팔로 꼭- 껴안은 채로 덜덜 떠는 존재를 눈치 챘다.


리헨.

그래, 리헨은 살려야 한다.

괜히 내가 데리고 온 아이를, 더 살 수 있었던 아이를 이렇게 죽일 수는 없다.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리헨을 살리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마법을 떠올려 영창하기 시작했다.


단지, 그 순간 하늘이 밝아지고, 내 눈마저도 그 흰색의 빛에 휩싸이지 않았더라면.


작가의말

다들 즐감하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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