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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님의 서재입니다.

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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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7.0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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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3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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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2. 여행 - 9

DUMMY

리헨과 만나, 학교에서부터 리헨의 집까지 천천히 산책하듯이 걸어갔다.

걸어가는 동안, 리헨은 아무런 말도 없이, 묵묵히 발만 움직이고 있었다.

여행이, 그렇게나 고민되는 종류의 것인 건가.


리헨의 집에 도착하고서야, 리헨은 입을 살짝 열고 중얼거렸다.


"있잖아, 언니······."


"······."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리헨의 말을 듣고자 했다.

아마도, 여전히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는 거겠지.

이럴 때는, 내가 무언가 말을 해주는 것보다는 리헨이 혼자서 결정을 내리도록 해주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방법이다.

내가 그녀의 선택에 개입하는 것은, 이후의 일까지 생각한다면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그래야, 리헨이 여행을 떠나고서도 정말로 자신이 여행을 선택했다는 것을 깨닫고, 후회를 하지 않기에.


"나는, 어제부터 계속 고민했어. 얼마 남지 않은 학교생활을 그만두고, 언니를 따라갈지, 아니면 따라가지 말지."


"······."


"사실, 학교는 다니지 않아도 상관은 없거든. 단지, 학교를 다녀야 나라에서 도움도 주고, 나중에는 흑마법의 수준에 따라서 내 미래가 달라지니까, 학교를 다녔을 뿐이야······."


그런가.

그렇다면, 학교는 지원과 교육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 된다는 거다.

그런 말을 지금 내게 하고 있다는 것은······.


"근데, 올해가 지나면 학교가 끝나니 약간 불안했어. 내가 혼자서도 묵묵히 일도 하고, 사람들과 살아가면서 웃으며 지낼 수 있을지. 지금처럼 말이야."


"······."


"그런데, 그때 언니가 나타난 거지. 약간 차가운 느낌도 들지만······ 내 마음이 가는, 언니가 나타난 거지. 언니랑 대화를 하면서 깨달았어. 난 언니가 좋구나······하고. 그런데, 언니가 같이 여행을 떠나자고 하네? 그래서 고민했어."


"······."


"내가 태어났던, 여기를 떠나고 언니를 따라다닐지, 아니면 언젠가는 돌아올지도 모를 부모님을 기다릴지."


부모님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떨쳐버리지는 못한 거구나.

하긴, 4년 전부터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거라면, 11살까지는 같이 있었다는 뜻이 되니까.


"그리고, 방금 교문 앞에서 언니를 보면서 결정을 내렸어."


약간 근심이 있으면서도 기쁜 표정이 엿보였던 것은 그래서였나.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근심이 약간 가셨던 거였구나.


"언니를 따라가자고. 차라리 그게 나을 거라고."


"······그래."


"언니가 어디로 여행을 떠날지, 그게 신성제국이 될지, 저 머나먼 이종족의 땅이 될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


"언니를 따라가기로 했어. 언니는? 언니는 내 결정을 받아줄 거야?"


"응."


"그렇구나. 그럼 내일 학교에 가서 말해둘게. 빨리 떠나도록 하자."


"······."


미련을 버리기 위해서, 빨리 떠나자는 거겠지.

아마 이곳에 오래 있으면, 미련이 남을까봐, 떠나기 힘들어질까봐.

아마, 전에 같이 살았던 부모님들이 리헨에게 못되게 굴지는 않았을 것이다.

리헨을 잘 대해줬기에, 부모님에 대한 미련이 약간이나마 리헨에게 남아있는 거겠지.


"오늘은······ 네 집에 같이 있을게. 그래도 되지?"


"······응."


오늘만큼은, 리헨의 집에 같이 머물면서, 밤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리헨이, 집에서 미련을 버리도록 도와주고, 이때까지의 삶을 청산할 수 있도록.


이렇게, 나는 리헨이라는, 절대로 생기지 않을 줄 알았던 여행의 동반자가 생기게 되었다.


···

······


리헨의 집에서의 밤은 느리게 흘러갔다.


리헨 옆에 누워있으니, 리헨이 옆에 살짝 나있는 창문 틈으로 밖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창문 틈으로 얼핏 보이는 새하얀 달은, 이곳에서의 마지막 밤을 장식해주겠다는 듯이, 자신의 새하얀 피부를 빛내고 있었다.

아마 리헨은 그런 달에서 눈을 뗄 수 없으리라.

그 달은, 이곳에서 보는 마지막 달의 모습이기에 더더욱 예뻐 보여, 눈을 떼려야 뗄 수 없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들어있을 것이다.


저렇게 계속 달을 쳐다보며 깨어있으면, 내일 피곤하겠지만······ 그래야 리헨이 심란한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 같으니 내버려두기로 했다.

저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비로소 이곳을 떠날, 마지막 결심을 할 수 있으리라.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쉽게 변하는 것이기에, 마지막까지 변하지 않게 하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아마, 저 달은, 리헨의 결심을 바꿀 수 있는 것과 동시에, 결심을 굳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리헨이 저 달을 바라보며,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는, 실수를 하지 않기를.


나는 그런 내 생각을, 마음속으로만 빌 수밖에 없었다.


···

······


아침이 밝아왔다.


나무로 된 창문 틈으로 달이 아닌, 밝은 해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에 참새들은 화답이라도 하려는 듯, 짹짹- 울며, 사람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역시, 까마귀가 아닌 참새가 우는 소리가 아침에는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자고 일어났을 때의 풍경이, 어둑어둑한 숲이 아닌 도심이라면 더더욱.


회색의 돌로 된 도로 위를 참새들이 날아가고, 일어난 사람들이 걸어 지나갈 때, 나와 리헨은 잠에서 깨어났다.


"일어났어?"


하고 내가 아침 인사를 해주자, 리헨 역시 배시시 웃으며 아침 인사를 해주었다.


"학교 가야지?"


"아, 오늘 학교에 가서······."


아마 학교에 가서 자퇴하겠다고 얘기한다는 것이겠지.


여전히 걱정이 아예 없는 건 아닌지, 약간 울상인 리헨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주었다.

아무 말 없이 쓰다듬어도, 리헨은 무슨 의미인지 다 아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금방 갖다올 거니까, 준비 다 해놓으셔야 돼요!"


"그래, 알았어."


리헨은 그 말을 하고는 빠르게 아침에 먹기 괜찮은 묽은 수프를 끓여 식사를 하고 약간 머리를 손질한 후, 학교에 갈 준비를 하였다.

비록 학교를 그만둔다고 말하기 위해 가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학교에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일 것이다.

아마 마지막인 만큼, 최대한 예의를 갖추겠다는, 그런 생각이기도 할 것이다.


"그럼, 잘 갔다 와. 난 준비하고 있을게."


"네!"


활기차게 웃으며 대답한 리헨은 학교로 향했고, 나는 그런 리헨을 바라보며 여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관에 방 열쇠를 돌려주고, 리헨이 여행해도 괜찮을, 그런 여건을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열쇠는 여기 있어요."


여관에 도착하고 여관 주인에게 열쇠를 돌려주자, 여관 주인은 알았다며 잘 가라고 했다.

그냥 봐도 매우 바빠 보였기 때문에, 나 역시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여관을 나섰다.


여관을 나서고 나니, 어디서 리헨을 기다려야 할까 고민되었다.

학교 교문 앞에서 기다릴까, 아니면 리헨의 집에서 기다릴까.


······하지만, 그 전에 일단 리헨을 위해 여러 가지 여행을 위한 물건들을 사야겠지.


무엇부터 사야 할지 우선순위를 생각해보았다.

여러 가지가 머릿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약, 간편한 옷, 호신용 무기, 비상용 음식 등등······.


그것들 중 옷과 약이 우선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에 도착한 나는 우선 약을 팔만한 곳과 옷을 팔고 있을 옷가게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약이 안 된다면 약초라도 팔고 있을 만한 곳을 찾아보았는데, 다행히도 약초 정도는 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곳에 들러 몸살과 열에 좋을 약초와, 상처에 바르면 좋은 약초들을 몇 가지 사고 나니, 문득 물건들을 담을 가방이 나에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태껏 스태프를 제외하곤 들고 있던 것이 없다보니 가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리헨 때문에라도 가방은 필요할 것 같아 잠깐 가게를 들러 간단한 주머니 두 개를 구매했다.

허리에 매달 수 있을 주머니 두 개를 구매한 후, 각각에 흑마법을 걸어주었다.

간단하게 걸었기 때문에, 공간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약간 정도밖에 늘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대충 평균 남성 성인의 주먹이 36개 정도 들어갈 크기랄까.

언뜻 듣기에는 꽤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얼마 들어가지 않는 양이다.


현재에는 리헨이 없어 주머니 두 개를 허리 양쪽에 달아둔 나는 다음으로 옷가게를 살펴보았다.

리헨의 사이즈는 어제 미리 눈으로 확인해두었기에, 옷을 쉽게 고를 수 있었다.


신체를 보호하는 것도 옷의 중요한 기능이기도 하지만, 치유 마법 역시 존재하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입었을 때 편하고 활동하기에 좋냐는 점이다.

그래서 활동하기에 좋을 천으로 된 옷과 바지를 여러 개 산 후, 그 옷들에 각각 강화 마법을 걸어주었다.

아마 이렇게 하면 쉽게 옷이 찢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 후에는 무기점에 들러서 간단한 단검을 샀고, 그 외에는 육포 같은, 주변에 음식이 없을 때를 위한 비상용 음식을 챙겨두었다.

그러고 나서 내가 산 것들을 확인하다 단검을 봤을 때, 리헨에게 완드나 스태프를 하나 사줘야 하지 않는지 고민이 되었다.

리헨 역시 본업은 흑마법사이기에, 마법의 위력을 증폭하고 마력을 쉽게 통제하게 해줄 매개체인 완드 하나 정도는 필요할 것 같았다.


그동안 리헨의 완드를 본 적은 없으니, 내가 하나 사줘도 되지 않을까.

아니면, 익숙지는 않지만 내가 직접 하나 만들어주는 방법도 있으니, 좋은 재료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력과의 친화도가 괜찮은 나무가 뭐가 있었지.

······마력을 많이 머금은 나무라면 라벤의 저택 주위의 나무들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거기까지 돌아가기에는 여행의 취지와 맞지 않았기에, 평범한 나무로라도 만드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더 좋은 거로 하나 만들어주면 좋아할 거라는 생각 역시.


일단은, 재료가 될 나무가 약간 필요할 것 같다.


작가의말

다들 재밌게 읽으셨기를.

학교 갔다오느라 이제 올립니다.

밤에 학원 갔다 와서 한 화 더 올릴지도 몰라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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