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대지가 불타오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대지가 불타오르는 냄새가 풍겨온다.
대지가 불타오르는 모습이 들어온다.
사람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사람들의 피눈물의 냄새가 풍겨온다.
사람들이 오열하는 모습이 들어온다.
아아,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이제는 나와는 상관도 없었어야 할 사람들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그건 먼 과거에 그들의 조상이 저지른 죄의 업보를 그들이 치르게 되었기 때문인 걸까.
그렇다면 그것은 공평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관여하지도, 심지어는 방관마저도 하지 않은 일의 대가를 치루는 것이니까.
그렇다면 그것은 공평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일생동안 지은 죄의 업보를 그들의 후손이 대신 치르게 될 테니까.
그렇다면 머나먼 옛날, 그들의 조상이 지은 죄의 값을 치르게 만든 나는 무얼 위해 이런 일을 벌인 걸까.
이것은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신이라는 존재가 그들을 벌하기 위해 나를 끌어들였기 때문인 걸까, 아니면 이것 역시 '그'가 나를 부활시킴으로 인해 정해진 나의 운명인 걸까. 역시 '그'는 나에게 소중했었던 것일까?
아아, 옛 기억이 떠오른다. 머나먼 옛날 그들의 조상이 나에게 했던 짓들이 떠오른다.
아아, 눈을 감으면 내 과거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 옛날 옛적 내가 꿈꾸었던 것들. 내가 사랑했었던 사람. 흑마법을 배워 높은 경지에 이루며 제국의 발전을 도왔던 것. 그런 사람과 제국이 나를 배신했던 것. 탐욕에 물든 교황이 내 마법력을 봉인하고 나를 처형대에 올리며 웃었던 것. 그런 나를 '마녀'라 부르며 돌을 던지던 무지한 사람들.
아아, 그들의 모습이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아른거린다.
어째서일까.
그들에게 복수할 마음을 잃은 지 오래인 지금, 왜 굳이 지금 그들의 모습이 아른거리는 것일까.
역시 이것은 운명이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운명은 참으로 얄궂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아, 과연 이 끝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아, 나에게도 평화는 다시 찾아오는 걸까.
아아, 왜 그들은 굳이 '그'를 죽여 이런 일을 벌이게 만들었을까.
아아, 다시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 작가의말
문피아가 뒤늦게 떠올라서... 이제 와서 올립니다. 하하; 대충 30화정도까지 써놓았으니, 매일 하나, 아니면 두 화 올려서 빠르게 따라잡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보고 아셨을지는 모르겠지만, 여주입니다...(여주라서 하차한다는 댓글을 많이 겪어봤는데 말이죠, 이 글도 그러려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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