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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님의 서재입니다.

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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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7.01.23 00:46
최근연재일 :
2017.03.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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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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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0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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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W 2. 만남 - 3

DUMMY

다음 날, 아침이 찾아왔을 때, 나는 느와르가 머물고 있는 방 앞에 도착했다.

밖에서는 까마귀가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침마다 이 숲에서 우는 저 까마귀들은 사람을 깨우는 묘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관용적 표현이 아닌, 정말로 마력을 가졌다는 뜻이다.

이곳, 네크로맨서의 숲에는 마력이 풍부해 이곳에서 사는 생물들은 마력을 대부분 지니고 태어나니까.

까마귀들은 단지 그 마력이, 우는 과정에서 퍼져, 사람을 깨울 뿐이다.


아마 까마귀들도 울었으니 느와르는 일어났을 것이다.

이제 슬슬 들어가도 되겠지.


하지만 그래도 형식적인 과정은 필요한 법.

손으로 방문을 약하게 두드려, 똑똑-하는 소리가 나게 했다.


······하지만 반응이 없다.

일어나지 않았을 리는 없는데.

그렇다면 무언가 생각하고 있는 건가.


다시 한 번 방문을 두드려 똑똑-하는 소리가 들리게 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세게 두드려, 소리가 이전보다 더 크게 울리도록 하였다.


그리고 덧붙여서 몇 마디 말을 하자, 드디어 반응이 돌아왔다.

아마도 깨긴 깼는데 뭔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거나, 아니면 막 깨어나서 정신이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이유가 어찌됐든, 무사히 식당까지 느와르를 데리고 오는데 성공한 나는, 잠시 후 음식들을 내왔다.

주로 그녀가 좋아했던 음식들로 맞춰놓은 메뉴.

물론 옛날 기억이 바로 연상될 정도로 과하게 준비하지는 않았다.

단지, 적당히 먹기 좋을 정도로만 기호에 맞춰주었다.


역시나 음식들을 보고 약간 의심스러워하는 표정이다.

이 정도라면 괜찮은 편인 것 같다.

차라리, 내가 도대체 뭐하는 놈인지 의심스러워하는 편이, 나에게도 훨씬 이득일 테니까.


식사는 조용히 이루어졌다.

옛날에 고아였었던 사실을 생각하면, 정말로 고아였었는지 의심스러워질 정도로 식탁 예절은 거의 완벽하다고 할 수 있었다.

불필요한 행동은 하지 않고, 소리마저도 거의 내지 않았다.

아마도 고아였었던 그녀를 데려갔던 옛 귀족, 스피온 익세트가 그녀에게 가르쳐 준 것이겠지.


식사가 끝나고 나서, 그녀는 무언가 묻고 싶은 것이 있는 눈치였다.

이럴 때에는, 내가 먼저 물어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 어떤 질문을 할지, 다 예상하고 있다는 듯.

너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어떻게 다 알고 있는 건지 알아내는 것을 포기하라는 듯.

이러한 태도는, 차라리 그녀가 질문하기 쉬운 분위기를 만들 것이다.


"묻고 싶으신 것이 있으신가요?"


정답이었던 듯, 그녀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하며, 약간의 뜸을 들인 후, 질문을 해왔다.

첫 번째는 자신이 다른 언데드들과 왜 다른지, 바로 그 문제였다.

하긴, 그녀는 다른 언데드들과 너무나도 달랐기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 질문을 시작으로, 나는 그녀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고, 그녀는 그 대답을 들은 후, 또 다른 질문들을 해왔다.

그녀의 질문은 꽤나 오래 지속되었다.

아침 8시 즈음에 시작된 식사가, 질문까지 끝난 후, 해가 중천을 약간 지나, 1시 즈음에 끝이 났으니.

물론 나의 설명이 길었던 것도 한 몫 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그녀가 궁금해 했던 것은 많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그녀에게 두 권의 책을 건네주었다.

역사책과 지도책이 바로 그 두 책들이었다.


그 책들을 받은 후, 그녀는 나에게 이름을 물어왔고, 나는 그녀에게 이 캐릭터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라벤.


내가 정한 이름이 아닌, 원래 이 캐릭터, 이 몸의 원주인이었던 자의 이름을.


까마귀.


라벤이라는 이름의 뜻은 까마귀다.

느와르는 내 이름을 듣고, 약간 깨달았다는 표정을 했다.

아마, 라벤이 뼛속까지 네크로맨서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겠지.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언제든지 캐릭터를 바꿀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존재, 유저, 또는 플레이어라고 불리는 존재니까.

그녀가 라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아마 다를 것이다.

단지, 내 목표는 네크로맨서의 비원인 네크로맨서들에 대한 세상과 사회의 인정이 아닌, 느와르의 공략이니까.


···

······


그 식사 이후부터의 생활은 지극히 간단했다.


비록 이 거대한 저택에는 나와, 느와르밖에 있지 않았지만 딱히 뭔가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물론 나의 목표는 그녀의 공략이기에 최대한 그녀와의 관계를 풀어보고자 했다.


그녀가 원하는 것들을 미리미리 캐치해내어 들어준다든가, 아니면 그녀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구해준다든가.

그것도 아니라면 그녀와 계속 대화를 나눠보고자 한다든가, 아니면 그녀가 궁금해 하는 것들을 바로바로 알려준다든가.


사실, 관계를 풀어나가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기본적으로 공략이 어려운 대상인데다가, 호감도가 감소한 상태로 시작하니, 말은 다했다고 봐도 된다.

그래도 끊임없는 대화와, 내 노력 덕분인지, 호감도는 어느 정도 올릴 수 있었다.

그리 많이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하지만 딱히 걱정하지는 않았다.

공략 글 작성자 역시, 저택에 그녀가 머무는 동안 올릴 수 있는 호감도는 딱히 많지 않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저택을 나가 그녀가 여행을 떠날 때부터이다.

그녀는 여행을 떠났다가, 핀스터니스 제국을 벗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용의 습격을 받을 것이다.


핀스터니스 제국은 기본적으로 모든 흑마법사들이 모여 있는 곳.

그렇기에 그들로부터 자연적으로 빠져나오는 마력은 땅에 스며들어 기운을 탐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용들은 기운을 구별해내어, 용의 심장과 비늘로부터 흘러나오는 기운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 역시 모종의 조치를 취해, 그녀가 쉽게 구별되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마기를 이용한 조치이기 때문에, 핀스터니스 제국을 나가면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빠져나갈 북쪽 국경 쪽에 미리 조치를 취해뒀으니, 아마 그녀가 국경을 넘은 순간, 마기가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마기가 모두 사라지는 순간, 용들은 그녀를 찾아내고 습격을 감행하겠지.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올 때까지도 딱히 걱정하지 않았다.

오늘은 그녀가 여행을 떠나는 날, 4441년 2월 3일.


그녀의 생일이자, 죽은 날이자, 다시 한 번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날.


그런 날을 기념하고자, 나는 그녀를 위한 선물을 꺼내들었다.

물론 그녀가 부탁했었던 것이라서 선물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상징적인 의미는 될 수 있겠지.


스태프.


완드와 같이 마나, 마기, 마력 등의 기운을 통제하는 데에 더 용이하도록 만들어진 물건.

하지만 더 크기가 크고, 무거운 스태프는 완드보다 훨씬 높은 효율과 위력을 보여준다.


그녀의 스태프는 이곳, 네크로맨서의 숲에 있는 마력과 마기가 듬뿍 담긴 필레 나무로 만들어졌다.

거기다가 내가 알고 있는 흑마법사들 중 가장 실력이 높은, 6클래스 마스터의 흑마법사에게 가공을 부탁했기에 그 효용성은 더욱 더 증가한 상태.

그녀는 이 스태프에 필히 만족하리라.


"······괜찮은 스태프네. 마력과의 친화력도 괜찮은 것 같고."


역시나, 그녀는 내가 준비한 스태프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녀에게 말 몇 마디를 한 후, 작별인사를 하자, 그녀는 고맙다는 말을 하며, 발걸음을 떼었다.

이곳, 저택을 떠나는 그녀의 발걸음은, 약간 무거워 보이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무거운 짐을 떨쳐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런 생각도 잠시.

저택 안에서 나오는 빛으로 인해 생긴 그녀의 그림자를 슬쩍 쳐다보았다.


- [사자소생]을 사용합니까?


그래.


- 소환할 언데드들을 고르십시오.


······최상급 스켈레톤 메이지 셋, 최상급 스켈레톤 워리어 일곱.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 드래곤.


- 소환할 지점을 말씀해주십시오.


느와르의 그림자.


- 언데드들에게 명령을 내리시겠습니까?


느와르가 용들에게 공격을 받거나, 죽을 위험에 처하면 모습을 드러내 그녀를 지켜주고, 적들이 물러나면 그림자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메이지들의 경우, 너희들만으로는 해결이 안 될 것 같으면 나를 그곳으로 이동시켜라.


- 명령이 입력되었습니다.


그녀의 그림자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최강의 언데드들이 대부분 들어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만들기도 어려운 스켈레톤 메이지를 최상급으로 셋, 그리고 메이지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만들기 어려운 스켈레톤 워리어를 일곱, 그리고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고 이때까지 한 번도 만들어진 적이 없었던 본 드래곤 하나.

이 정도의 전력이라면, 잘하면 용 두 마리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셋을 넘어가면 승산을 점칠 수 없지만, 두 마리는 충분히 가능.


······그녀의 그림자로부터 시선을 떼어 그녀를 바라보니, 그녀는 흰색의 스태프를 오른손에 든 채, 숲을 향해 걸어가는 중이었다.

옆에 간단하게 매달 수 있는 주머니라든가, 여행에 필요한 이런 저런 물건들을 챙겨주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사양한 채 걸어가는 모습은, 뭐랄까, 약간 설명하기 힘든 느낌이 들게 했다.

약간 미련스럽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고집이 세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녀는 알까, 결국은 수도를 들렀을 때, 그러한 것들을 사게 될 것이라는 걸.

아마 그녀는 모르겠지.


하지만 굳이 그러한 사실을 말해줄 필요는 없기에, 그녀가 저 멀리 걸어가는 모습을 벽에 기댄 채 계속 바라보았다.

그녀의 모습과, 그림자마저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에서야 벽에서 몸을 뗀 나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용들의 습격으로 인해 내가 소환될 경우를 대비해놓을까.

한 번에 몇 마리의 용들이 습격을 하는지는 랜덤이라고 했으니, 미리 준비해놓는 편이 좋겠지.


······다시 언데드들을 만들러 가볼까.


우선은······ 만들기 어려운 스켈레톤 메이지를 만들자.


작가의말

다들 즐감하셨기를.

그나저나, 원래부터 마이너한 소설이기도 하고, 여주물이기도 해서 그런지 문피아에서는 선작수가 늘어날 생각을 않네요 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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