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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님의 서재입니다.

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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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7.01.23 00:46
최근연재일 :
2017.03.27 20:42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5,201
추천수 :
18
글자수 :
238,752

작성
17.02.0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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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RW 2. 만남 - 2

DUMMY

"그런 좋은 자리라면······ 그냥 좋은 말로 하고 서로 제 갈 길 가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지?"


"이런, 그럴 수는 없지요."


역시 안 되겠지.

그렇다고 셋밖에 없는 스켈레톤 와이번을 함부로 소환했다가 교황에게 당하면······.


"당신이 품에 안고 있는 것을 돌려주신다면 생각은 해보겠습니다만."


"······."


"역시 안 되는가 보군요. 그러면 어쩔 수 없죠."


교황이 말을 마치자마자, 그의 손에는 흰 빛이 어리기 시작했다.

어찌나 흰지, 흰색의 구름 저리가라 할 정도였다.


"어쩔 수 없나."


"그렇죠. 서로 원하는 게 있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네가 정말로 원하는 건 내 목숨이겠지."


"······글쎄요."


이건 분명히 맞다고 인정하는 거다.

하지만 연기하는 모습은, 마치 정말로 아니라는 것 같은 모습.

혹시 이 교황은 연기까지 배운 건가.


"미안하지만, 새벽까마귀들은 대인 전투 능력은 그다지 좋지 않아서······. 내 능력만으로 싸우기는 힘들 것 같네."


"다 예상한 부분이죠. 애초에 여기까지 숨어들어왔다는 사실 자체부터가 무언가 방법이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엄청 당당하네?"


"그것이 무엇이든, 얼마나 대단한 것이든, 저의 신성력을 뛰어넘지는 못하리라는 것을 아니까요."


매우 오만한 발상이다.

하지만, 그게 그 누구도 아닌 신의 선택을 받은 교황이라면 오만하다고 할 수 없게 된다.

다른 누군가가 교황의 신성력과 비등한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것을 넘어서, 뼈를 갈아버리는 노력이 필요하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의 경지를 손에 넣는 자는 극히 일부에 속하니, 어찌 오만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나는 플레이어, 그는 NPC.

아무리 그 난이도가 어렵다지만, 결국 교황과의 전투로 죽을 일은 없다.

나에게는, 아이템이라는 존재가 있으니까.


"후우······. 교황."


"뭐죠?"


"날 너무 비겁하다 하지 말라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묻는 표정의 교황의 모습에 나는 빠르게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 안에 비축되어 있는 수많은 스크롤과 아티펙트들.

이 캐릭터, 라벤의 저택 주변에 있는 흑마법사들에게 부탁하거나 암시장에서 구해 모은 것들이었다.


"그럼······ 판을 짜볼까."


처음 사용한 스크롤은 다크 미스트, 안개를 만들어내는 흑마법이었다.


찢어진 스크롤에서 뭉게뭉게 피어나오는 검은 안개를 보며, 이번에는 [사자소생]을 사용하였다.

그에 따라, 하나씩 하나씩 뼈와 살점으로 된 언데드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마 교황도 그것을 느꼈을 터.

아마 보이지는 않더라도 느껴지는 마기의 기운으로 언데드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다음으로 사용한 스크롤들은 교황이 언데드들을 정화하지 못하도록 거슬리게 만드는 흑마법들이었다.


찢어진 스크롤들 위로 여러 개의 마법들이 둥실둥실 떠오르기 시작했다.

전격을 머금은 노랗고 검은 창, 활활 타오르는 불꽃의 구체, 바람을 휘감은 칼날.


이 모두 신경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들이었다.


"흐음······. 확실히 무슨 의도인지는 알겠습니다만, 이런 것들로 제 신경을 분산시킬 수는 없지요."


검은 안개 너머로 보이는 교황은, 새하얀 빛을 뿌리는 주먹에 힘을 주더니, 더 밝게 빛나는 빛으로 주변의 안개를 모두 날려버렸다.

그리고는 날아오는 창과, 구체와, 칼날을 모두 반대쪽 주먹으로 쳐내었다.

그러자 사라지는 흑마법들을 보며, 입술을 깨물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안 통한다는 건가."


"그렇지요. 그리고······ 이런 언데드들이라면 더더욱 그렇지요."


그 말과 함께 땅을 세차게 구른 그의 발에서부터 하얀 빛이 땅을 타고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그러자 언데들은 서서히 녹더니, 이내 모두 정화되어 사라져버렸다.


"끙. 너라면 이 상황에 어쩔 거지?"


"저야 당연히 항복하겠지요?"


이건 나보고 항복하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그래, 그 말을 하면서 주먹에 더 밝은 빛을 모으는 것으로 보아, 죽고 싶지 않으면 항복하라는 뜻이다.


······어쩔 수 없나.

이 방법은 정말로 쓰고 싶지 않았는데.


"후우. 좋아, 이 흑마법은 막을 수 있는지 한 번 해보자고."


마지막으로, 나는 인벤토리에서 하나의 스크롤을 꺼내었다.

교황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바라보더니, 좋다는 투로 한 번 해보라고 했다.


"단, 그것마저 실패하시면 항복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저는 같은 말을 두 번 하는 걸 싫어하거든요."


"좋아, 이것도 한 번 받아봐라!"


찌익-하는 소리를 내며 찢어지는 스크롤을 보며, 교황은 자신에게 날아오거나 주변에 퍼질 흑마법을 없앨 준비를 하였다.


하지만.


나는 교황을 공격하기 위한 흑마법 스크롤을 사용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닌······ 도망치기 위한 스크롤.


"미안하지만······ 나중에 보자고, 교황. 그때는 확실하게 너를 죽일 준비를 해두지······."


나는 마지막으로 입 꼬리를 올려 웃어주며, 느와르의 시체를 가지고 저택으로 이동했다.


그래, 내가 사용한 스크롤은 다름 아닌 [다크 텔레포트]라는 스크롤.

수없이 많은 흑마법사들을 찾아가며 완성해낸 스크롤이, 바로 이 스크롤이었다.

간신히 찾아낸 높은 경지의 흑마법사에게 부탁하여 얻어낸 스크롤.

비록 수많은 부탁들을 들어줘야 했지만, 결국 가치가 있는 과정이었다.


···

······


그래, 그때에는 분명 그랬었지.

벌써 그때로부터 3년이나 지났는데.

아직까지도 교황은 여기까지 쫓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들리는 바에 의하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던데.

아마 이곳, 핀스터니스 제국으로 처들어오려는 거겠지.

적당한 명분도 있고, 바라트 제국 역시 동조해서 같이 공격을 할 테니.


하지만, 이제 그건 무리일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이 바로, 마녀 느와르의 부활이 이루어지는 날이니까.


내가 행동만 올바르게 한다면, 결국 신성제국과 바라트 제국은 느와르의 손에 무너질 것이다.

비록 그 사이에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기는 하겠지만, 결국은 그 사건들마저 이용하면 된다.

그래, 이제 [사자소생]을 사용하자.


- [사자소생]을 사용하시겠습니까?


그래.


- 대상을 선택해주십시오.


마녀 느와르.


- 아직 영혼이 환생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영혼을 불러오시겠습니까?


그래.


- [사자소생]을 사용할 때 같이 사용할 재료들을 선택해주십시오.


불사조의 깃털, 용의 비늘, 용의 심장.


- [사자소생]을 사용합니다.


···.

······.

·········.


막대한 양의 마기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나조차도 엄청나다고 느껴지는 양의 마기.

이 마기가 전부 이 캐릭터, 라벤이 활용할 수 있는 양이라는 것이, 몹시도 놀라웠다.


하늘에서 무언가가 내려왔다.

미세한 빛을 띈, 꼬리가 달린 하얀 무언가가 느와르의 가슴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스며들어가는 그것.


아마 영혼이 들어간 거겠지.


곧이어, 옆에 놓여있던 불사조의 깃털, 용의 비늘, 용의 심장이 하얀 빛이 되어 점점 그 크기를 불려가더니, 느와르의 몸 전체를 감싸안았다.

그리고는 점점 빨려들어가기 시작했고, 결국 빛 한 점 남기지 않고 모두 느와르에게 흡수되었다.


- [사자소생]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결국 사자소생을 무사히 마쳤다.

아마 곧 있으면 느와르가 깨어날 것이다.


주변을 둘러본다.

공략에 나온 것처럼, 옛날 느와르가 살았던 집을 토대로 리모델링한 방이었다.


준비는 완벽했다.

이 정도면, 호감도가 거의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곧이어 들려오는 한 줄기의 시스템 음성.


- 히든 루트, [마녀 느와르]의 조건 1을 만족하셨습니다.


그래, 히든 루트가 열렸다.

이것은 첫 번째 조건을 만족했다는, 히든 루트를 향해 가고 있다는 완벽한 증거.


자, 빨리 깨어나라.

정말로 호감도가 떨어지는 폭이 줄었는지, 확인해보아야 하니까.


내 소망을 하늘이 들은 것일까, 아니면 시스템이 들어준 것일까.

침대에 누워있는 느와르의 눈이 점차 뜨이기 시작했다.


살며시 떠진 그녀의 눈은, 주변을 느릿느릿 둘러보더니, 마지막에는 나에게 그 시선이 도착했을 때,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녀의 눈은, 내가 입고 있는 로브의 한 부분을 바라보고 있었다.

까마귀가 그려져 있는 문양.

내가 네크로맨서라는 증거.


그리고는 약간의 혼란이 눈에 담기는가 싶더니, 몸을 일으켜, 자신을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곧이어, 혼란스러운 눈을 한 채,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쉽게 입을 열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 내가 먼저 입을 여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좋을까.


공략 글을 떠올려보았다.

공략 글에서는, 상대를 전부 다 알고 있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이라 했다.

느와르의 성격 상, 그 편이 제일 좋을 것이라 하였다.


그래, 그러면······.


"뭔가 하실 말이 있으신가보네요."


"······도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지?"


그녀가 나에게 반문했다.

저런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기에, 실수로 얼빠진 소리가 나오고 말았다.


"예?"


"도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했기에, 내가 이 지긋지긋한 세상에 다시 돌아오게 된 거냐고!"


그녀는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상황을 생각하면, 저런 반응은 당연한 것이겠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금방 사과를 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제 어찌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좋을까.


그래, 일단은 쉬게 하자.

조금 더 안정된 상태가 되고 난다면, 공략도 쉬워지겠지.

미리 준비해둔 방이 있으니, 그곳으로 안내하면 충분할 것이다.

그래, 그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잠깐 휴식을 취하시지요. 미리 방은 준비해두었습니다. 바로 옆에는 욕실도 있으며, 되도록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느와르는 목욕을 즐겨했다기에, 붙인 말이었다.

아마, 이 정도면 마음이 동하리라.


"······."


그녀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어쩔 수 없나.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따라와달라는 말을 한 후, 먼저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따라오는 그녀.

그래, 이 방법은 틀린 방법이 아닐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호감도는 어떻게 되었으려나.


- 호감도가 약간 감소했습니다.


다행이다.

얼마 떨어지지는 않았구나.

'약간'이라는 말이 붙었으니, 그리 많이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번 공략은, 시작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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