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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급과의 비밀 페어

제로급과의 비밀 페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향신
작품등록일 :
2020.01.05 23:22
최근연재일 :
2020.03.24 21:00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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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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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9,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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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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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영원한 상처

DUMMY

13. [ 영원한 상처 ]






나는 박재원의 제안을 가볍게 거절했고, 원수나 다를 바 없는 호랑의 머리채를 여전히 한 손으로 쥐어뜯으며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 와중에 희린은 내 손과 오른쪽 다리 상처에 굉장히 신경을 쓰는 듯했지만, 그저 일을 키우기 싫은 나머지 괜찮다고 손사래를 쳤다.


물론 희린한테는 잘난 제로 트리플 씨. 아니, 정태하가 꾸며낸 시험에 본인도 동조한 것을 제대로 사과받은 참이었다. 아마도 박재원이 나를 죽인다, 어쩐다 말이 많았던 터라 그걸 달랠 힘이 없던 나머지 수긍했었다가 안되겠다 싶었고, 때마침 헐레벌떡 찾아온 호랑을 보고 굉장히 반가웠다고.


하긴, 호랑이 없었으면 난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런 상황을 단박에 해결한 호랑의 존재가 아니, 제로 급의 존재가 굉장하다는 것 또한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날 위험으로 내몰고 장난감처럼 조종하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쓸모없다 여기고 진짜로 죽일 셈이었을까?

아무리 그래도 사람인데, 무슨 동물 다루듯이 남을 판단해.

잘난 제로 트리플이라고 유세 떠는 거냐? 그래 난 고작 턱걸이니까? 아오 씨 진짜 재수가 없어도 이렇게 없으려니!


‘죽어도 정태하 그 새끼랑은 페어고 뭐고 안 해.’


호랑의 이야기로는 오랜만에 전투를 치렀다던 니스는 많이 피곤했는지 아직도 내 품에서 꼬물거리며 고단하게 잠을 청했다.


니스 녀석. 기특하게도 자기 할 몫을 다 하는 멋진 해커였다는 사실에 대단하다가도, 이렇게 아기처럼 품에 안겨 잠이 든 모습을 보니 한없이 안쓰럽고 사랑스러웠다.

솔직히 처음에는 니스가 무서웠는데, 지금 보면 이렇게나 소중하고 없으면 안 될 녀석이라고 느껴질 정도이니까. 너와 페어인 호랑이 정말이지 부럽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편하게 녀석을 쉬게 해줘야겠다 싶어서, 난 곤히 잠들어 있는 니스를 품에서 조심스럽게 떼어내어 따뜻한 담요 위에 올려놓았다.


“뀨웅”

“풋!”


뭔가 안 좋은 꿈을 꾸는 건가? 품에 떼어 놓자마자 인상을 팍 쓰는 니스의 얼굴이 제법 귀여워서 새어 나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았다.

아, 그러고 보니 나 뭔가 까먹은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찜찜한 기분이 들지? 뭐였을까. 뭘 까먹었지?


“아!”


망할! 긴 잠옷 바지!! 아이고, 이 정신 나간 놈아. 잊을 것이 따로 있지, 왜 하필 그걸 잊어 잊기를.

하긴 이번 일 때문에 정신이 없긴 했었다. 바지로 뭐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곤히 잠들어 버린 니스를 눕혀놓고 정신없는 오늘 하루 때문에 생각하기도 지친 나머지 멍이나 때렸다. 진짜 이렇게 살아야 할까. 자괴감 들고 참 괴롭네···


호랑은 아까 전에 희린이 걱정했던 내 오른쪽 다리 상처와, 퉁퉁 부어버린 팔 때문에 영 신경이 쓰였는지, 나와 니스를 집에 데려다 놓고 치료할 것을 사 오겠다고 나가서 아직까지 돌아올 생각이 없나 보다.

도대체 사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오나? 싶을 정도로 늦었지만, 그래도 녀석이 늦게 오는 탓에 나 나름대로 생각할 시간이 생긴 것 같아서 좀 다행이라는 기분도 들었다.


나는 그다지 행복한 삶을 산 기억은 없지만, 그렇다고 엄청 최악의 삶을 살지는 않았다고. 적어도 사람 구실을 할 수 있었고 남들 다 가지고 있는 가족 하나 없지만, 나름 외롭다는 생각 없이 살았던 기억이다. 게다가 날 생각해주는 호랑도 있고 그 정도면 꽤나 만족스러운 삶이라고 여겼다.


그래 그랬지.

지금도 난 만족스러운 삶이라고 생각할까? 싶었지만 글쎄. 솔직히 해커는 되고 싶지 않았고 평범한 삶을 꿈꿨는데 그런 삶이 이제는 어려워질 것 같아서 위가 쓰렸다.


“아··· 진짜 아파 죽겠네.”


희린한테는 괜찮다고 말했던 퉁퉁 부어버린 팔을 부여잡고 혼자서 하소연을 해봤다. 이래봤자 아파지는 것이 나아지지는 않았고 더욱 서러워지기만 했다.


“하하, 진짜 싫다, 해커 따위.”


괜히 짜증이 난다. 어정쩡한 내 모습이 정말이지 하찮게만 느껴져서 미칠 것만 같지만 어쩌겠어. 이렇게 살아있고 나름 정을 주고 있는 니스라는 녀석도 생겼는데. 그저 살아남은 만큼 내가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일을 해야 이 분이 풀릴 것만 같다.

호랑의 발목을 잡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서든지 미친놈처럼 노력해야지. 그래야지 오늘과 같은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거야.

뭐, 열심히 노력해도 발목 붙잡게 된다면 확실히 잡아버리면 그만이고.


한없이 무거워진 마음에 애꿎은 머리만 쥐어뜯어 본다. 그렇게 머리를 쥐어뜯는 순간에도 약을 사러 간다던 호랑이 열고나간 현관문은 굳게 닫혀 열릴 생각조차 없었다.



-



“야, 뭘 이렇게 많이 사 왔어.”

“혹시 몰라서 종류별로 샀는데 좀 많은가?”


좀이 아니잖아 이 자식아.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현관문이 열린지는 조금 더 내가 땅을 파고 있을 때 일이었다. 약을 사서 들어온 호랑은 양손 가득 주렁주렁 무엇인가를 달고 들어왔다. 그 모습에 놀라서 빤히 녀석을 쳐다보고 있자, 아무 말 없이 배시시 웃던 녀석의 얼굴이 꽤나 억지로 보여서 더 이상 구박은 할 수가 없었다.

웃어도 웃는 것 같지 않은 녀석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자, 가볍게 헛기침을 하던 호랑은, 방금 전에 주렁주렁 달고 온 비닐봉지에서 이것저것 꺼내더니 가장 먼저 커다란 부목 같은 것을 꺼내 들었다.


생각보다 큰 크기의 부목에 놀라 입을 떡 하니 벌리고 있는데, 호랑은 그런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퉁퉁 부어버린 한 쪽 팔을 걱정스럽게 쳐다봤다.

아··· 꼭 예전 같네.

내가 들개한테 물렸을 때 네가 이런 식으로 날 바라봤었지. 그것이 너와 친해진 계기가 되었다. 그전까지는 너나 나나 그저 아, 이런 애가 있었구나 하는 정도로 지냈었는데···


“윽!”

“우연오, 많이 아파?”

“어, 조금.”

“너 이거 꼭 병원 가봐. 너무 심하게 부었어. 근육이나 신경이 잘못되었거나 하면 꽤나 아플 건데, 왜 고집불통처럼 행동하냐?”

“그러게. 아프긴 한데 아프다고 하면 그냥 좀···”


아파서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있자, 호랑은 푹하고 한숨을 내쉰다.


“너 아직도 트라우마 못 고친 거야? 아직도 병원가기가 무서워? 같이 가줘?”


같이 가긴 뭘 같이 가.


“됐어. 안 가도 돼.”


내 대답에 호랑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

아··· 진짜 맘 약해지게 왜 그러냐.


“그래. 알겠어. 신경 써줘서 고맙다.”


자기가 만족하는 답을 들은 호랑은 배시시 웃는다.

참 속 편해서 좋겠다, 너는.


퉁퉁 부어버린 내 팔을 이리저리 살피던 호랑이 가볍게 쯧 하고 혀를 찼다. 계속 아파하는 기색을 보이자, 안되겠다 싶었는지 호랑은 이내 커다란 부목을 내 팔에 대고 붕대를 감으려고 각을 재고 있었다. 녀석의 심각한 표정에 괜히 미안하고 껄끄러운 마음이 들자 민망함을 없애고자 짙은 녀석의 갈색 머리카락을 헤집어 봤다.


북슬북슬 꼭 강아지 같은데. 아니, 외형이나 덩치나 둔하고 커다란 호랑이? 고양잇과 동물 같다고 해야 하나. 곧게 뻗은 코끝과 진하게 자리 잡힌 녀석의 치켜 올라간 굵은 눈썹을 빤히 바라봤다. 참 이런 잘생긴 녀석을 버린 부모는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야··· 어휴- 한숨을 쉬며 녀석의 얼굴을 살피니 황금빛 눈동자를 또르르 굴리던 호랑은 곧 어설프게 내 팔에 붕대를 감았다.


“연오야.”

“어.”

“우연오.”

“아, 왜.”

“너 꼭 그 기관에 들어가야 해?”

“무슨 말이 그래?”


무심히 멀쩡한 팔로 턱을 궤고 녀석의 짙은 눈썹을 쳐다보며 답했다. 내 대답에 약간 서운함이 묻어져 나오는 호랑의 얼굴이 참으로 불쌍해 보였다.


“너 거기 가면 또 위험해 질까 봐-“

“야. 내가 강해진다고, 노력한다고 했잖아.”

“그래도··· 아니, 그냥 우리 센터 쪽으로 지원하면 안 될까? 그리고 나랑 페어-“

“기호랑!”

“아, 미안.”


녀석의 보호는 너무나도 과보호였다. 정도가 없었고, 그 정도가 없는 행동 때문에 종종 내 자존심을 긁어내렸다. 물론 호랑의 입장에서 봤을 때에는, 현재 내가 못마땅해 보이는 것이 당연하겠지. 그걸 알기 때문에 더 심하게 녀석한테 뭐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후··· 그래 네가 날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러는 것을 아니까 그래서 더욱 나는 내 길을 가고 싶은 거야. 그래야지 너한테 뭐가 됐든 간에 당당하게 설 수 있으니까. 그저 내가 바라는 것은 내 주위에 믿고 서 있는 누군가가 날 자랑스러워하고 날 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날 그저 의지해줬으면 한다. 그 정도의 꿈은 꿀 수 있는 거잖아? 너 또한 그렇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대충 정리하고 나서, 난 그냥 피식- 호랑을 향해서 웃어 보였다.

최대한 괜찮은 척,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그렇게 모든 것이 조용히 지나가길 바랐다.


“걱정도 정도껏 해. 너만 어른이 아니라 나도 어른이고, 너한테 짐이 되고 싶지는 않아. 음··· 뭐 이번에는 짐이 된 것 같지만, 덕분에 내가 해야 할 일을 깨닫게 됐으니까 너한테는 진짜 고맙다.”

“연오야, 그래도 나랑 페어 맺으면 안 되냐? 나랑 함께-“

“어허- 기호랑. 그 말은 안 들은 거로 한다?”

“야아···”


한껏 울상이 된 녀석의 짙은 눈썹을 슬슬 어루만져 달래보았다. 하지만, 달래지긴커녕 더욱 미간에 주름을 잡은 호랑은 땅이 꺼질 듯이 한숨을 쉬어대었다.


“너 그러면 그 정태하라는 놈하고 페어 맺을 생각이야?”

“엥? 이야기가 왜 그렇게 되는데?”

“아니, 아까 희린 씨 말로는 너 들어가는 기관에 그 녀석이 총괄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어. 게다가 희린 씨 말로는 꽤나 까다롭고 냉정한 사람이라고 들어서 네가 그 녀석과 페어를 맺는 것은 싫어. 이번 테스트랍시고 했던 것도 마음에 안 들고.”

“음···”


너만 싫은 것이 아냐. 나도 싫어.

이 말을 정확히 호랑한테 전해야겠지만, 이상하게 선뜻 그 이야기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솔직히 제로 트리플 급과 페어를 맺으면 위험한 일도 금방 끝낼 수 있을 것이고, 나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그들 사이에서 강해질 기회가 있을까? 아니, 그럴 만할 것 같지가 않았다. 오히려 적당히 헬렐레~하다가 꿀이나 빨고 떡이나 챙길 것 같단 말이지. 나쁜 조건은 절대 아니었지만, 우선 그 잘난 제로 트리플 씨. 아니, 정태하. 그 사람이 날 죽음에 내 몰 정도로 거칠게 다뤘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을 믿고 백업을 한다는 것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일 거다.

내가 필요 없어지면 가차 없이 버릴 것 같은 그 무정한 행동이 선뜻 페어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하진 못했다.


필드 전투에서 내가 제 몫을 못한다면 언제든지 날 버리고 혼자 필드 밖을 나갈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으니까.


“나도 그 사람과 페어를 맺을 생각은 없어.”

“그러면, 우리 센터에-“

“아니, 그건 싫다. 절대 싫어!”

“아, 왜!”

“거긴 동물 천지잖아 이놈아!”

“동물이 뭐 어때서! 너 이제 니스라고 잘 지내잖아~ 응?”

“니스는 동물이 아니라 가족이고.”

“야아···”


어휴. 이 어린애같이 떼를 쓰는 녀석을 어찌하면 좋을까?

니스는 정말 이제 가족이라고 생각하니까 거부감 같은 것이 들지 않았지만, 다른 동물들한테는 면역력이 아직 없단 말이야.

솔직히 말하자면 좀 무섭기도 했고. 특히 개과는 예전 사건 때문에 볼 때마다 벌벌 떨릴 정도였다. 이런 내가 호랑이 소장으로 있는 동물 해커 센터로 들어간다고? 이게 진짜 말이 되는 소리를···.


난 호랑의 머리를 이해하라는 듯이 다시 한번 쓰다듬었다. 그런 내 쓰다듬을 얌전히 받고 있던 호랑이 말없이 굳은 입을 한 채, 부목을 댄 내 팔에 마저 붕대를 감았다.

엉성하긴 했지만, 나름 고정도 잘 된 것 같고 생각보다 안정감이 느껴져서 아 다행이다 싶었을 때.

호랑은 오른쪽 다리 상처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거 그 바이러스가 낸 상처야?”

“어. 그냥 살짝 긁힌 것뿐이야. 그다지 아프진 않아.”

“그다지 안 아프긴. 이거 흉터 남을 것 같은데?”

“아, 그래?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자 진짜 못 산다 못 살아, 하며 잔소리를 해대는 호랑의 눈은 깊게 그늘이 져있다. 하필 다친 다리가 예전에 들개한테 물렸던 다리와 같은 쪽이었으니까. 옛 생각을 하는 것인가 싶어, 뭐라 할 말이 없어져버린 나머지 난 조용히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내 다친 오른다리를 매만지는 호랑의 손길이 조심스럽다 못해 애처로워서 그저 굳게 입을 다물 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난 너한테 해줄 말이 없다. 내가 뭐라도 한마디 하면 녀석은 덩치 큰 몸을 한껏 웅크려서 풀이 죽어버리겠지. 그래서 난 암말도 하지 않을 거다. 나뿐만이 아닌, 너한테도 깊은 상처, 아니 그 이상의 트라우마로 자리 잡힌 그 기억이 이제는 바래질 때도 됐으려니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착각이었다. 그저 희망고문일 뿐인 그 착각은 가슴 한편이 시릴 정도로 깊게 박혀 있어서 언제 빠질지 알 수가 없다. 그냥 누르면 아프니까 누르지 않고 버티는 수밖에 없으려니 싶기도 했다.


벌써 시간은 새벽이 되었고, 어느새 하늘은 시릴 정도의 파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깊게 내려진 어둠에 하얀 눈이 보슬보슬 내리는 상상을 했다. 그러면 조금 환해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에서였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는 일이 많겠지. 그래도 이제 되돌릴 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다. 그저 앞으로 일어날 운명이 조금은 덜 괴롭기만을 바랄 뿐.

적막한 어둠에 고작 조명등 하나 킨 집안은 오랜만에 사뭇 이질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괜찮아. 당분간은 혼자도 아닐 것이고 앞으로도 혼자가 되지 않도록 내가 더 노력하고 붙잡아 두면 되니까.


“기호랑.”

“응.”

“고맙다. 오늘 나 때문에 고생 많았어.”

“응. 연오야, 너도 고생 많았다. 네가 내 발목 잡지 않겠다고 한 것도 무슨 뜻으로 그런지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더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한테 너는 친구 아니, 가족 그 이상이야.”

“너···”

“그러니까··· 서운하게 그런 말 하지 마라.”

“······.”


코끝이 시큰하게 아려온다. 감기에 걸렸나? 분명 그럴 거다. 연말의 겨울은 춥고 지독해서 누구나 감기에 쉽게 걸리니까, 나 또한 그런 것이다.

시큰하게 얼얼하던 코끝을 훔치자 호랑의 떨리는 목소리가 더 깊게 울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난 항상 네 곁에 있을 거고 그건 죽어도 변하지 않아. 힘들면 언제든지 도망쳐라 우연오.”


녀석의 말에 그 어느 때보다도 안심이 되어 활짝 웃어 보였다.

그새 얼마 지나지 않아, 창밖에는 그렇게 바라던 함박눈이 하얗게 쏟아지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 2020. 향신 All rights reserved.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향신입니다.

13편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후원금 보내주신 gravity647님 감사합니다.^^


*제로급과의 비밀 페어가 월요일부터 자유연재에서 일반연재로 바뀌었습니다.

앞으로도 성실하게 연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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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외전. 모란이 지다 +1 20.02.17 270 8 12쪽
» 영원한 상처 20.02.17 161 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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