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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원

늑대의 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서의시
그림/삽화
나그네
작품등록일 :
2022.05.24 15:57
최근연재일 :
2022.05.25 11:41
연재수 :
6 회
조회수 :
1,727
추천수 :
125
글자수 :
32,332

작성
22.05.24 16:46
조회
124
추천
9
글자
13쪽

5화情湮(뜻 정 잠길 인)정인

달은 늑대의 고통이다.




DUMMY

고요한 적막만이 둘 사이에 흐르고 있었다.

팽팽한 긴장감을 깨며 대호가 입을 열었다.



대호의 목소리는 무언가 비밀스러운 것을 말하려는 듯

낮고도 조용했다.

그리고 조금 떨리는 듯했다.



~밀서~



"뮤카야 너는 예전에 다 불태워 버린 밀서들을 본 적이 있느냐?

네가 태어나기 훨씬 전 어미들이 다 태워 너는 보지 못하였다!

네 어미 인후왕비가 왕과 혼인하던 날

내 어머니가 아주 오래된 밀서 한 권을 꺼내

내게 보여 주셨다."


뮤카는 이미 늑대가 되어 말을 할 수 없었다!

어머니 얘기를 꺼내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뮤카였다.


그러나 뮤카의 주둥이에 입마개도 채워져 울지도 못했다.

듣게만 하려 한 거다! 꼭! 듣고 명심하라는 거다!


거칠게 움직이는 뮤카의 등을 쓰다듬으며 대호는 말을 이어 갔다


"그 책에는

신의 선물을 받아 둔갑할 수 있게 된

늑대와 인간의 운명론적인 사랑 이야기


그리고 인간의 배신


전쟁


늑대국의 멸망


이 모든 이야기가 쓰여 있다!"




"왕은 인후왕비랑 혼인하려 그 책을

태워 버렸지만

내 어머니 태안후황비는 내가 크는 동안

많이도 들려주었다.

그 악연을...

그래서 나는

왕이 죽고 그 본성을 잠재우려고

인간을 몰살시켜 왔다!"


"그 자리에서 너와 월화를 베어 버리지 않은 게

아주 후회스러운 나다!

본성을 이기기가 이렇게 힘든 거였다니........

인후 왕비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던 아버지가 이해되더구나!

그리고 가엾기까지 했다.

월화의 마음이

네게 향해 있다는 걸 느낄 때마다

가슴을 도려 내고 싶을 만큼 아픈 통증이 날 괴롭히니까..."


가슴에 손을 대고 대호는 말을 이어갔다.


상상도 못 할 이 고통을 반인반수인 너는

반만 느낄 테지?

지금은 월화의 마음을 가져 알 리가 없을 테고...

신은 반만 인간인 너도 잊지 않는구나!



"어린 나였지만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냥 사랑 이야기라기보다 내겐 생존의 방법을 알려주는 듯한 이야기였기에...

꼭 우리에게 이런 날이 올 걸 안 것처럼.....

머리에 박혀 잊히질 않더니만 이유가 다 있었다니

내 어머니가 그토록 지켜서 내게 준 책

그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자알 듣거라!"




"인간을 사랑한 왕이 있었다.

인간의 요상한 마음은 끝내 왕의 친동생에게 향했다.

그리고 살을 도려 내는 듯한 고통이 시작 되었지

그 사랑의 갈증을 견디지 못 해

그 사랑을 베어 죽여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자신도 죽으려던 어느 날


저 멀리

베어 버린 사랑과 똑같이

생긴 소녀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늑대랑 사람의 시간이 달리 가는 건

가여운 늑대에게 허락된 단 하나의

신의 축복일지도...

동생과 그녀 사이에 몰래 낳은 여식이었다.


늑대는

결국 그녀는 아니지만,

그녀와 닮은 그녀 핏줄의 사랑을 얻고 말았다.

참 아름답고 신비로운 얘기이지 않으냐?"


뮤카가 울부짖었다.

얼굴은 벌써 증오의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충혈된 눈은 금방이라도 대호를 갈기갈기 찢고 있었다!


"죽여 버릴 거야! 꼭 형을 죽이고 말 거야!"


울부짖는 뮤카의 주둥이를 거칠게 잡아챈 대호가

무섭게 말했다.


"다시 말하마!

월화와 네 사이에 자식을 만들지 말거라!

내게도 저 얘기는 비극이다!

만약 내 말을 어긴다면 네 핏줄을 세상 끝까지 쫓아 죽여 버리겠다!"


대호의 눈에 핏기가 번졌다!


"명심하거라"


잡아챈 주둥이를 집어 던지며 나가는 대호 뒤로

쓰러져 있는 늑대 뮤카가 한없이 초라했다.





대전으로 돌아온 대호

술을 잔에 따르다

술을 병째로 들고 마시기 시작했다.


어미가 된 인후왕비는 사랑을 묻고

어미만의 삶을 살았다.


철저히 거짓 된 사랑을 하며 사는 불행한 삶이

자신의 운명이라 여기고 결국 살아 낸

독하고 위대한 어미라는 이름


그 거짓 된 사랑을 알면서도 인후왕비를 버리지 못하고

지독한 통증을 홀로 견뎌 냈던 더 독하고 가여운 아버지


먼저 닿은 인연이지만 운명 앞에

힘없이 사랑을 보내고

아들을 곁에 두고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아버지란 이름의 토가



토가의 아들인 줄 알면서

뮤카를 죽이면 인후왕비도 죽을까

결국 내 손에 죽는 날까지도

뮤카는 죽이지 말아달라 내게 애걸했던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죽고도 비의 자리를 지킨 인후왕비는 의외였다.

내가 그녀를 죽이지 않은 건

토가를 그저 바라보며 불행히 사는 게 더 고통일거라 생각했기에....

하지만

인후왕비는 내 생각보다 더 강했다.

끝까지 토가가 아버지라고 뮤카에게 말하지 않았다.

토가에게도 절대 들키지 않았다.

죽는 날에 사랑했다고 고백도 하지 않은 그녀였다.

그저 손길로 눈물을 훔쳐줄 뿐


인간에게 사랑은 생애 여러 번 찾아오는 거라 했다.

사랑은 인간에게는 어쩌면 하찮은 어떤 것일지도...

아버지는 인후왕비의 무엇을 얻은 것일까?

왜인지 사랑을 얻은 토가가 더 초라 해 보였다!


아버지는 사랑보다 더 큰 것을 얻은 듯

죽은 뒤에도 인후왕비를 많이 울렸다.

사랑하는 토가를 곁에 두고

그리워한 아버지에 대한 맘이 도대체 무엇일까?"



먼 훗날 토가가 많이 늙어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았을 때

지는 해를 바라보며 말하는 걸 듣고 그게 무언지 알 수 있었다.


'왕이시여 당신이 이기셨소!

사랑보다 무서운 게 정인 것을......"


~왕이 죽던 날 ~


"왕비님 뮤카님과 저와 떠나셔야 합니다.

여긴 이제 위험하고 지켜 줄 왕도 죽었습니다.!"


"토가님 여기가 우리 집입니다. 죽어도 여기서 죽습니다.

왕과 약조했습니다!

평생 함께한다고 .......

삶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젠 처음부터 왕을 사랑할 것입니다!"


세월이 묵으면 정이 생긴다지...그건 사랑과 달라 오래 공들여야 생기는

쉽게 변하지 않는 귀한 마음...

왕은 인후왕비의 정인 情人(뜻정 잠길 인)입니다.


그래서 대호는 인후왕비를 끝내 죽이지 못했다.

끝내 뮤카도 죽이지 못한 대호이다



그 밤 대호도 뮤카도 술이 떡이 되도록 마셨다.


하지만

대호도 뮤카도 월화에게 가지 못했다.


그 이야기만으로도 월화에기 큰 죄를 지은 듯 했다


대호는 대호대로


뮤카는 뮤카대로


운명의 쇠사슬에 꽁꽁 묶여 있었다.



"운명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대호가 비웃듯 술에 취해 조용히 말했다!



사랑인 거야!사랑 모든 게 그것 때문이야!




비틀거리는 대호 옆으로 탄야가 부축을 했다.


"이것이 감히 어딜 "


탄야가 내동댕이쳐져 손에 피가 흘렀다.



내동댕이쳐진 탄야가 화가 난 눈으로

한참 앉아 있다.



"월화가 죽어야 날 봐 주려나?"


무식하면 용감하다 했던가!


참 어리석은 탄야지만 살려는 의지는 그녀를 외면하지 않았다


신은 사람을 사랑하니까!


탄야! 베일을 벗어 보거라!

한껏 발정 난 천한 계집의 냄새라니...인간이라고 다 아름다운 건 아니지!

훗...!대호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탄야는 불쾌한 얼굴을 꾹 숨겼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감쪽같이 숨기는 재주가 뛰어나다!


하지만 사람은 마음 따라 얼굴도 변한다지?

적어도 인간의 눈에는 말이다.


듣자 하니 넌 추방 당해 온 악명 높은 공주라던데~~

내 너를 죽일까 하다 한번 기회를 주마!

뮤카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월화를 다치게 하는 일 말고는 다 허락하마!

어떻게든 그 마음을 훔쳐라!

그럼 내 너를 살려주고

너를 추방한 네 나라를 네 발아래 엎드리게 해줄 테니...


"네? 네! 어떻게든 그 마음을 빼앗아 보겠습니다.~"


"기대하마!"


~어느 뜨거운 여름~



"아야~아파~~"

탄야가 넘어졌는지 무릎에 피를 닦으려 하고 있었다.


"괜찮습니까? 베일은 벗으면 안 된다 일러드렸는데...!"



"너무 더워서 ........."

탄야는 필요 이상으로 치마를 걷어붙였고, 저고리를 뒤로 젖혔다.


"흐흠 어서 베일을 쓰십시요! 궁녀를 부르겠습니다!"


"싫어요!

궁녀들은 무섭습니다! 저번엔 할퀴기까지 해서 겨우 도망쳤어요! 이렇게 넓은 곳으로만 다니는 이유입니다!"


"일어서실 수 있겠습니까?"


일어서려던 탄야가 휘청한다


"아니요. 발이 삐었나 봐요!"


할 수 없이 탄야를 번쩍 안아 들었다.

그런 뮤카를 더 끌어당기는 탄야였다.


저 멀리 그런 둘을 월화가 바라본다.


"어디 다쳤..."달려가려던 월화가 멈칫했다.

탄야가 눈을 흘기며 눈치를 줬기 때문이다.


그런 탄야가 신경 쓰이면서

월화는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알게 됬다!


나라를 구하겠다고

대호님과 혼인하겠다고

굳게 결심하고 와서

내 맘 하나 어떻게 못 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고



"내 맘 하나 내 맘대로 못 하다니......

탄야도 저렇게나 애쓰는데.....나는......"


사랑

노력하면 될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져 ~

그냥 살다 보면 사랑이 생겨~


들었던 모든 말들이 시끄러이 맴돈다



몇달을 생각에 잠긴 월화였다.



모두가 행복해지려면

나는...


"네 맘 가는 대로 해!꼭

네가 행복하기만을 바래 난!"

뮤카의 말!


"나를 사랑하거라

난 이미 시작되었다!"

대호의 고백


월화는 알 수 있었다.

진정한 사랑을 누가 하고 있는지

운명이 너무 가혹하다.




뮤카를 위해서 월화는 결심했다.


뮤카만 무사할 수 있다면...

너만 행복할 수 있다면...



몇 달 째

뮤카를 피해 왔던 월화


대호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하지만 뮤카는 그녀가 피하는 모습

대호와 있는 월화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았다.


뮤카도 언젠가부터 분주했다.

고된 훈련이라도 하듯 어느 날은 상처투성이였으며

부하들과 은밀히 무언가를 만드는 뮤카였다.



대호는 역시나 모든 걸 눈치채고 있었다!


"탄야 아직도 뮤카의 맘을 얻지 못했느냐?

실망스럽군!"


"시... 시간을 더 주십시오!

사람은 본래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월화 공주님이 항상 눈에 보이시니

제가 들어갈 틈이 없사옵니다!"

태평국 성 짓는 곳에 저와 뮤카님을 보내 주신다면

타지에서의 외로움을 제가 조금이나마

채워볼 듯도......"


"태평국은 지금 인간을 지키려는 늑대무리들로 잦은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목숨이라도 걸고 가겠다는 것이냐?


"어차피 이렇게도 저렇게도 죽을 목숨!

뮤카님 마음을 얻는다면 저도 평생 사랑 받으며 살 수 있을 듯 하여..."


"후...훗"

대호가 비웃음을 참지 못한다.



"그래 뮤카 혼자 보내는 모양새가 영 아니었는데,

너와 함께라면 보기 좋게 보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대호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비겁하니까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듣고 만 월화


"아직도 불안하신 거구나!

내가 어떻게 해야 뮤카를 보내지 않을까?

내가 어떻게 해야!


무언가 결심한 듯!

한껏 치장한 월화가 대전으로 향했고

붉은 입술에 풍기는 향이

대호를 대전으로 끌었다.


마침 대전에 도착한 대호의 눈에

달 꽃이 피었다.


대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뛰는 심장 소리가 둘 사이에 흐르고 있었다.


월화가 대호 가까이 앉자

대호가 살짝 비켜주었다.

언제나 그랬든 그의 배려였다.

하지만 그날은 살짝 피한만큼 더 다가가

앉는 월화였다.


그는 그런 월화 맘을 조금은 눈치챘는지

조심스럽게 월화의 입에 입술을 가져갔다

피할 거라는 대호의 생각과 달리 한 참 입술을 맞닿은

둘이었다.


밖에는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고,

둘의 모습은 화양연화

모든 모습이 아름답고 완벽했다.

월화의 마음만이 망설이고 있을 뿐....


옷깃을 젖히는 대호의 손을 잠시 막는 월화였다.


"네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

내가 꼭 그렇게 해 줄게!"

뮤카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호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멈추지도 않았다.


찰나 같은 시간에

그때는 들리지 않던 뮤카의 말이 들렸다


"내 목숨 바쳐 그렇게 살게 해줄게!"


니가 목숨을 바쳐야 내가 ㅠㅠ

막아선 월화의 손에 힘이 풀렸다.



대호의 몸이 떨렸다.

그는 거침이 없었지만


금방 깨질 것 같은 유리를 어루 만지듯

조심스러웠다!


그는 정말 월화를 사랑했다


그의 모든 손길에 사랑이 전해졌다.


그리고 한 군데도 빠짐없이 그의 입술이 닿았다.


다른 후궁들과의 잠자리에서

볼 수 없었던 대호의 모습이었다.



대호의 숨소리가 절정에 달했을때


월화는 생각했다.

"늑대의 사랑이란 이런 거구나!

내 모든 게 소중히 여겨져 너무나 황홀한"


월화는 정신을 잃은 듯했다.

그냥 정신을 놓아 버렸는지도

황홀한 기분이 죄스러웠기 때문에...


얼마나 지났을까?



발개진 복사꽃 같은 월화의 얼굴이

달빛에 비쳤다!


뒤에서 월화를 앉고 있는 대호에게

폭 안긴 달 꽃 월화


월화의 인기척에

나지막이 속삭이는 대호의 고백


"사랑한다. 영원히!"



그날 밤 살짝 흐느끼는 그녀의 눈물을

대호는 평생 모른 체 했다.


마지막

작별 인사였기에......


뮤카는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월화가 왜 피하는지 생각에 잠겨

달빛에 그녀를 그리고 있었다.


"사람의 제일 무서운 무기는 거짓말!

사람은 거짓말을 참 잘해!

그게 누군가를 위하는 선의의 거짓말이라면 더더욱..


"대호도

그날 밤 정신을 잃은 월화에게

거짓말을 했다.


왜냐하면

월화를 정말 사랑했기에

그 맘까지 차마 취할 수 없었다.


월화만이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넜다

거짓꽃이 붉게 개화했다

bl-4.jpg




달은 늑대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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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대호의 사랑 +4 22.05.25 117 9 15쪽
» 5화情湮(뜻 정 잠길 인)정인 +4 22.05.24 125 9 13쪽
4 4화 이별 +8 22.05.24 137 12 9쪽
3 3화 목련화 향기 +4 22.05.24 143 12 9쪽
2 2화 운명 +9 22.05.24 172 14 12쪽
1 1화 인연 +32 22.05.24 362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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