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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변 님의 서재입니다.

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현대판타지

천사미키
작품등록일 :
2016.06.16 18:18
최근연재일 :
2016.08.01 07:11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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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83,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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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0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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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잠입 (2)

DUMMY

“침투 요원은 우리 씰 팀에서 뽑고 싶은데, 한국 측 의견은 어떠신지 궁금하군요.”


미 해군 잠수함 오하이오에서 한국 파견 팀과 네이비 씰 팀 사이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동맹관계인 한국군과 미국군은 노골적인 다툼은 할 수 없었지만, 각 국을 대표하여 나온 군인들이었기에 알력이 없을 수는 없었다.


한국군 내에서 한국은 미국의 종속국이 아니었기에, 한국의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는 분위기가 없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저는 씰 팀에서 침투 요원을 선발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준우는 씰 팀장의 말을 정면으로 반대하였다.


네이비 씰(Navy Seal), 미 해군의 최정예 특수부대를 의미한다. 잠입, 요인 암살, 시설 파괴 등 특수 작전에 특화된 부대로써, 2011년 5월 1일 9ㆍ11 테러의 배후이자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씰 6팀에 의해서 제거되었을 정도로 그 작전 능력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 씰 팀의 전투 능력을 무시하는 것입니까?, 제가 보기에 한국군의 빈약한 전투 능력으로는 이 작전을 감당할 수 없다고 봅니다만.......”


씰 팀장은 은근히 한국군의 전투능력을 무시하는 것 같은 발언을 하였다.


그의 행동은 다분히 의도된 것이었다. 한국군을 무시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준우를 도발하여 잠입 작전에서 씰 팀의 목소리를 높이려는 노련한 노림수였던 것이었다. 준우는 그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다.


“그럴 리가요. 저희가 이 잠수함에 타고 있는 식객인 이상, 작전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잠입 작전에 씰 팀을 넣을 수 없는 것은 보다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북한이기 때문에 한국군이 침투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북한이라서 한국군이 침투를 해야 한다? 미안하지만 우리 씰 팀은 유사시 북한의 수뇌부를 참수하는 참수작전 임무도 수행하고 있소. 그 말은 북한을 침투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 못해 넘치도록 갖고 있다는 말이요.”


준우의 차분한 반박에 흥분한 것은 씰 팀장 쪽이었다.


참수작전, 유사시 적의 수뇌부를 정밀 타격하는 작전으로 한미 연합군이 발표한 보도문에 의하면 작전 계획 5015에 의해서, 전쟁과 같은 비상시 한미 연합군은 북한 수뇌부에 대한 참수작전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구체적 작전 계획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네이비 씰이 북한 수뇌부의 참수작전에 동원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더 이상한 일이었다. 씰 팀장은 참수작전을 수행하는 병력인 자신들이 왜 북한에 투입되면 안 되는지를 준우에게 따져 물었다.


준우는 편안한 표정으로 씰 팀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북한에는 백인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팀장님. 이번 작전은 참수 작전과는 개념 자체가 다른 작전입니다.”


“뭐가 다르다는 겁니까? 참수 작전은 북한 내륙에 침투하여 적의 수뇌부를 타격하는 작전입니다. 이 작전을 수행하는 씰 팀이 북한에 들어갈 수 없다는 당신의 의견에는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씰 팀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준우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자신의 앞에 있던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는 잔잔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참수 작전의 경우에는 은밀성 보다는 신속하게 적의 중심부를 타격하는 작전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릅니까?”


참수작전은 미국의 압도적인 화력을 전제로 세운 작전이기 때문에, 작전 수행 팀이 은밀하게 작전을 수행을 하기 보다는 압도적 공중 지원을 받아 신속하게 적의 중심부를 타격하고 나온다는 성격이 강했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은밀하게 적의 수뇌를 타격한다는 것이 아니라 공중 지원으로 경호 요원들을 무력화 한 다음 적의 수뇌를 무력화 한다는 성격이 강한 작전이었다.


씰 팀장은 준우가 정곡을 찌르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준우는 템포를 조절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해 나갔다.


“그러나 이번 작전은 망명 신청자를 한국 영토로 데려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공중지원 보다는 은밀하게 목적지에 숨어들어서,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김 박사를 데려오는 것이 그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말이 틀렸습니까?”


준우는 강하게 씰 팀장에게 말했다. 씰 팀장은 준우의 논리에 압도되어 아무런 말을 꺼내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번 침투 작전에는 미군보다 우리 한국군이 더 강점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침투해서, 북한인처럼 행세하는 것이 미국군에게 가능할 리 없으니까 말입니다.”


준우의 말이 끝났지만 씰 팀장은 준우의 논리를 반박할 수 없었다.


한국군의 가장 큰 장점은 북한인으로 완벽하게 위장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있었다. 북한 내에는 외국인이 거의 없는 이상 미국군이 북한에 침투했다가는 당장 그 위장이 탄로 날 수밖에 없었지만 한국군은 달랐다.


이런 준우의 논리에 씰 팀장은 따로 주장할 수 있는 논리가 마땅히 없었다.


“그래도...... 이건.......”


이미 논리적으로 논파된 씰 팀장이었지만, 못내 아쉬운 듯이 물러서지 못했다. 특히 김 성동 박사의 망명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처음에 김 박사를 만난 세력이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것은 누가 봐도 명백했기에 더 물러설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김 박사를 한국군이 구하게 된다면, 가뜩이나 한국으로의 정치적 망명 의사를 밝힌 김 박사의 마음은 한국으로 급속도로 기울어질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었다.


“팀장님, 작전의 성공 여부만 생각하기로 합시다. 지금 정치적인 문제까지 생각하면 작전 실패 확률은 비약적으로 높아질 겁니다.”


준우는 마지막 결정타를 날렸다. 준우의 말에 씰 팀장은 허탈한 듯이 웃으면서 말했다.


“하는 수 없군요. 하긴 우린 군인이지요. 정치적 문제는 정치가들에게 맡기도록 하고, 작전의 성공가능성이나 높여 봅시다.”


“침투 부대는 한국군이 맡는다고 해도, ASDS의 운용은 미군이 맡아주시기 바랍니다.”


준우는 씰 팀장에게 ASDS의 운용을 맡아달라고 요청하였다.


ASDS(Advanced SEAL Delivery System),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특수 잠수정 중의 하나이다. 북한 김책시로 침투하는 부대의 경우, 북한군과의 조우가 예상되기 때문에 한국군을 고집할 필요가 있었지만 ASDS의 경우에는 침투 지점에서 대기만 해도 되기 때문에 한국군을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


“마치 그 제안은 우리에게 운전사 역할만 해달라는 것으로 들립니다.”


씰 팀장은 준우의 말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씰 팀장은 준우의 말을 명확하게 거절하지는 않았다.


미군이 침투 부대로 선정되지 않는다면 김 박사와 첫 번째로 접촉을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준우의 제안대로 ASDS의 운용을 미군이 맡는다면 첫 번째는 아니더라도 망명 초기에 미군이 김 박사와 접촉을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즉 미군에게도 김 박사의 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씰 팀장은 준우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확실하게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알겠습니다.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하죠.”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던 씰 팀장은 준우의 제안을 못 이기는 척 받아들였다.


준우는 한국군이 ASDS를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미군에게 제안을 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ASDS의 운용능력에 대해서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미군이 한국군보다 우수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준우가 미군에게 ASDS의 운용을 제안한 핵심적인 이유는 단순히 미군의 운용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준우는 한미동맹을 위해서 미군에게 ASDS의 운용을 제안한 것이었다. 준우는 미국과 협상을 한 것이지, 논쟁을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논쟁의 경우에는 100 : 0의 일방적 승자가 나올 수 있다. 아니 어떻게 보면 논쟁의 결과 압도적인 우세로 승자가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협상은 다르다. 50 : 50으로 정확하게 나누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대체로 55 : 45 정도의 협상만 이끌어 내어도 훌륭한 협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협상이란 두 당사자 모두 테이블을 박차고 나갈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기 때문에 결코 100 : 0이라는 협상 결과가 나올 수가 없다. 즉 협상 당사자로서는 자신이 최대한 이익을 봐야 하지만, 상대가 협상 판을 뒤엎지 않도록 배려해야 하는 것이었다.


준우는 바로 그 점을 노려서 ASDS의 운용을 미군 측에서 맡아달라고 제안을 했던 것이었다.


“그럼 이번 작전에 미 해군의 지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번 작전, 두 나라가 힘을 합해서 잘 이끌어 보도록 하죠.”


준우는 씰 팀장과 악수를 나누고 선실을 나섰다. 준우는 조금은 맥이 빠진 듯이 격벽에 기대었다. 협상장은 무기를 들지 않았다 뿐이지, 웬만한 전쟁터 보다 더 긴장감이 넘치는 곳이었기에 준우는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후우....... 힘들다.”


“짜식, 애쓴다. 이거나 먹어.”


선실 밖에서 준우를 기다리고 있던 희수는 그에게 요구르트 한 병을 건네주었다. 준우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희수가 준 요구르트를 마셨다.


“이게 누구신가? 씰 팀의 전투력에 의문을 품으신 한국군 나으리가 아니신가?”


요구르트를 마시면서 긴장을 풀고 있던 준우에게 거구의 흑인 미군이 시비를 걸었다. 오하이오 원자력잠수함의 통로가 그렇게 작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흑인 미군이 들어오자 옆으로 피할 공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미군의 덩치는 컸다.


“보아하니 씰 팀인 것 같은데, 동맹국 사람에게 무례를 범하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무례 좋아하네. 북한에 침투하는 건 전투 능력이 좋은 우리 팀이지, 꼬마 한국군이 아니라고. 네가 어떻게 팀장을 구워삶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서 말이지.”


거구의 미군은 씰 팀이 침투부대로 선정되지 못한 것에 불만이 있는 것 같았다. 전투 능력으로 침투 부대를 선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미군은 씰 팀의 전투 능력이 과소평가 된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었다.


“전투 능력으로 선정......”


준우는 말을 끝맺지 못 했다.


미군이 주먹을 날렸기 때문이었다. 준우는 재빨리 몸을 틀어 간신히 미군의 주먹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군의 몸집이 워낙 거구였고 잠수함의 통로가 넓은 편은 아니었기에, 준우는 미군의 공격을 계속 피할 수만은 없었다.


“마지막 경고다. 더 이상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여기서 그만 둬라.”


준우는 중저음의 목소리로 미군에게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준우의 엄포는 미군에게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비웃음만 샀다고 하는 편이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미군이 보기에는 준우의 키는 자기보다 머리 하나는 작고, 무제한급의 체격을 가진 자신에 비해 준우의 체격은 아무리 잘 봐줘도 미들급 정도였다. 미군은 자신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준우의 엄포에 귀를 기울일 이유가 없었다.


“웃기는 군, 주둥이는 누구나가 놀릴 수 있는 거야.”


준우는 말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자신의 팔을 올려 얼굴을 가드하였다. 준우도 미군의 도발에 물러설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던 것이었다.


“그래, 그래야지. 이번 결투로 누가 북한에 침투하는지 결판을 내자고.”


“그건 잘 모르겠는데, 네가 여기에 고꾸라질 것은 잘 알겠네.”


준우는 미군의 말에 한 치도 지지 않고 응수를 하였다. 거구의 미군은 자신보다 체격이 작은 준우가 자신에게 조금도 위축되지 않는 모습에 헛웃음만 나왔다. 마치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준우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가 미군에게는 객기로 보일 정도였다.


“한국군 꼬맹아. 후회하지 마라.”


미군은 준우를 향해 맹렬한 기세로 주먹을 날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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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9 우왕좌왕
    작성일
    16.08.01 08:53
    No. 1

    ^^*
    저런 두뇌육들 꼭 있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천사미키
    작성일
    16.08.01 09:04
    No. 2

    제가 두뇌육이라는 말을 잘 몰라서..... ㅠㅠ
    딱히 리액션을..... 이럴땐 서둘러서..

    오늘 하루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국뽕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100% 자주 국방하는 국가는 없으니...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미국이 그 상대로
    가장 알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의 말처럼 무임승차하는 한국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한국의 자존심을 제 글에서나마 지키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어렵네요...
    그냥 적대국이면 앞뒤 안가리고 막 해댈텐데...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무더운데 오늘 하루 활기차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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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강습 +4 16.07.29 1,009 22 13쪽
58 추적 +4 16.07.28 1,064 24 14쪽
57 도주 +4 16.07.28 935 20 14쪽
56 전사의 죽음 +2 16.07.27 1,011 24 13쪽
55 대결 +6 16.07.27 1,021 19 14쪽
54 벗겨진 가면 +7 16.07.26 1,229 23 13쪽
53 지원군 +8 16.07.26 955 21 13쪽
52 무리수 16.07.25 870 15 13쪽
51 참호전 16.07.25 1,054 19 13쪽
50 대한민국의 의병(義兵) +3 16.07.23 1,059 21 12쪽
49 지원 요청 +2 16.07.23 963 20 14쪽
48 성동격서 16.07.22 1,064 19 14쪽
47 성동격서? 16.07.22 1,106 21 13쪽
46 충격 16.07.21 1,292 18 15쪽
45 혼란 16.07.21 1,022 22 13쪽
44 구조 +2 16.07.20 1,039 20 14쪽
43 사격장 안에서 (3) 16.07.20 927 20 14쪽
42 사격장 안에서 (2) 16.07.19 1,020 18 13쪽
41 사격장 안에서 (1) 16.07.19 1,194 19 12쪽
40 분노 +2 16.07.18 1,171 20 13쪽
39 벌레 +2 16.07.18 1,203 19 13쪽
38 대기 +2 16.07.16 1,174 18 13쪽
37 방화 16.07.16 1,495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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