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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변 님의 서재입니다.

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현대판타지

천사미키
작품등록일 :
2016.06.16 18:18
최근연재일 :
2016.08.01 07:11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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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83,187

작성
16.07.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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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3쪽

대기

DUMMY

“대박인데......, 여기는 열기가 하나도 안 들어오네.”


드미트리는 신기하다는 듯이 말했다.


드미트리가 신기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하 사격장 위의 안전 가옥은 지금 불바다였기 때문이다. 준우들이 뿌려놓은 연료들 덕분에 사격장 위의 온도는 최소 수백 도에 달할 정도로 뜨거웠다. 하지만 지하 사격장 안의 온도는 뜨겁기는 고사하고 서늘한 정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지하 사격장의 방음을 위해서 지하와 지상을 구분 짓는 벽에 상당한 공을 들였기 때문이었다.


지하 사격장의 벽의 시공에 방화 석재를 사용한 것은 물론, 방음 상태를 완벽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벽의 두께도 일반 두께의 2 ~ 3 배 정도로 설계를 하였기에, 지하 사격장의 단열 상태는 완벽했다.


즉 지하 사격장 위는 수백 도에 달했지만, 지하 사격장안은 일반 지하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서늘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쿠쿠쿠, 여기서 계속 눌러 있으면 된다는 거지?”


우 신호는 기분 좋다는 듯이 쌩글 거렸다. 주는 것 없이 그냥 미운 사람이 있는데 우 신호는 확실히 그 쪽 계열의 사람이었다.


“하여튼 머리가 나쁘면 평생 고생을 해요. 나를 잡으려고 그렇게 고생을 하더니만.......”


우 신호는 마치 자신이 암살범들에게 승리한 마냥 의기 양양 거렸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구석에 틀어박혀 불평만 해대던 우 신호가 모든 일을 다 한 것 마냥 으스대는 꼴은 정말 꼴불견이었다.


“너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밖에 있는 애들이 원하는 건 너야. 지금이라도 문 열고 밖으로 던질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


우 신호의 으스대는 꼴에 비위가 상한 준우는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워, 워, 릴렉스(Relax) 잊었나본데, 저 녀석은 러시아 자산이야. 네가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쳇, 자산 관리 좀 잘 해라. 저것 때문에 망하는 수가 생길지도 모르니까.”


준우는 불만이 있지만, 할 수 없다는 듯이 시선을 돌렸다. 잠깐이라도 우 신호를 보지는 않겠다는 준우의 의사표시였다. 준우의 기분을 알아챈 드미트리는 우 신호를 보며 몸서리 쳐지게 무서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이 꼴통 착각하지 마, 대통령께서 너를 생포해 오라는 것은 맞지만....... 온전하게 데려오라는 말은 없었어. 어디 하나 망가지고 싶다면 계속 깐족거려. 쟤들이 손을 쓰기 전에 나한테 당할 테니까 말이야. 알아들었어?”


“알았다고, 입 닫고 있으면 될 것 아니야.”


드미트리의 협박에 우 신호는 입을 다물었다.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그 표정 아래에는 드미트리에 대한 공포감이 가득한 것을 준우들도 눈치 채고 있었다.


“이 다음은 어떻게 할 생각이지? 그냥 이대로 기다리고 있으면 돼?”


“일단은, 그대로 있는 것이 좋아. 이 정도 화재라면 아무리 민가가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도 불길이 보일 거야. 그럼 소방서에 연락을 해주겠지. 소방서에 연락이 간다면 지원이 올 테니까 그때까지만 버티면 되는 거야.”


“그게 다야? 싱겁군.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이겠어.”


드미트리는 준우의 계획을 듣고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았다.


지원 요청을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안전 가옥 전체가 다 탈 정도의 큰 불을 내었으니 주위에서 화염을 목격할 확률이 높았다. 화염을 목격한 사람들이 소방서에 연락을 하면 많은 소방대원들이 집결할 것이고, 아무리 우 신호를 노리는 암살범들이라도 현장에 그대로 남아 있기는 힘들 것이었다.


즉 안전 가옥에서 발생한 화재는 암살범들의 접근을 막는 동시에, 지원을 부르는 봉화의 역할을 해줄 것이 틀림없었다. 이대로 버티기만 해도 준우들이 유리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자 이제 어느 정도 여유를 찾은 것 같으니까, 대화를 계속 진행해볼까?”


준우는 드미트리를 쳐다보았다. 마치 그가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준우는 그에게 대답을 요구하는 표정으로 드미트리를 잠시 동안 바라보았다.


“하하 이거 왜 이래? 이미 다 말해주었잖아. 그만하면 정 성훈에 대해서 충분히 알려준 것 같은데 말이야.”


“아니, 뭔가가 더 있어. 밖에 있는 녀석들이 왜 갑자기 우 신호를 내어 달라고 하는 거지? 메티스 M 미사일 거래라면 이미 끝났을 텐데 말이야. 그런데도 저 녀석들이 우 신호를 달라고 하는 건, 그 녀석에게 뭔가를 원하는 것이 있다는 거지. 추가 미사일이라던가? 아님 다른 물품이라던가?”


준우는 확실하지 않지만 드미트리의 반응을 떠보았다.


드미트리는 노련한 KGB 요원이지만, 몸 자체가 반응을 하는 것은 훈련된 요원이라도 쉽게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준우는 분명히 드미트리가 <다른 물품>이라는 단어에서 미세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눈치 채었다.


드미트리의 움직임은 평균적인 정보요원들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의 미세한 움직임이었지만, 드미트리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준우의 눈을 피해갈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추가 미사일? 다른 물품이라니? 무슨 소리야? 밖의 녀석들이 이 녀석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KGB는 뇌물을 먹은 변절자를 체포하는 것뿐이야. 다른 이유는 없어. 저 녀석들이 원하는 건 저 녀석들에게 물어봐야 하겠지?”


드미트리는 능숙한 솜씨로 시치미를 떼었다. 준우가 눈치를 챈 것은 알고 있었지만 KGB의 목적을 순순히 내비칠 수는 없는 드미트리였다. 드미트리가 말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준우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


“지민, 너는 왜 우 신호를 고문한 거야?”


드미트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준우는 지민에게 우 신호를 고문한 이유를 물었다. 지민이 이유를 알 것이라는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드미트리를 압박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대장이 원래 우 신호를 고문한 거고, 저는 보조만 했어요. 그러다가 대장이 밖으로 나가면서 저보고 비밀번호를 알아내라고 한 거예요. 무슨 금고 비밀번호 같은 건데........ 저도 그 이상은 잘 몰라요.”


지민은 준우들과 처음 만났던 날의 기억을 더듬었다. 하지만 정 성훈을 보조하는데 불과했던 지민에게 구체적인 사실을 알아내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민은 정 성훈이 우 신호로부터 비밀번호를 알아내라고 했다는 것 외에 별다른 것이 생각나지 않았다.


“비밀번호?”


“네. 금고의 비밀번호인지는 모르겠지만, 8자리 비밀번호를 알아내라고 했어요. 거래에 관련된 뭔가가 있다고 했거든요. 어렴풋이 들었지만 우 신호가 대장에게 뭔가를 건네주었어야 했는데 안 주었다고 했어요. 갑자기 가격을 올리면서 멋대로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우 신호가 정 성훈에게 뭔가를 건네주어야 했는데 건네주지 않았다. 그 이야기인거지?”


준우의 질문에 지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 성훈이 SST의 안전 가옥에 공격을 하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우 신호에게 받아야 할 물품이라면, 그 물품의 중요성은 낮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적어도 정 성훈의 행보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물건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거래 내역에 대해서 할 말 있나? 우 신호.”


우 신호는 준우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얼굴을 준우에게서 돌렸다. 하지만 준우는 우 신호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우 신호, 다시 한 번 말한다. 할 말 없어? 너랑 정 성훈이 거래하려고 한 물품이 뭐지?”


준우는 우 신호를 다그쳤다. 하지만 우 신호는 준우의 시선을 회피하려고 할 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마치 정 성훈과 거래하려고 한 물품에 관한 정보가 자신의 목숨 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었다.


“그만하지. 내가 지금은 너희들에게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어디까지나 우 신호는 KGB 관할이야. 더 이상은 자제해주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좋을 것 같은데 말이야.”


드미트리는 권총을 뽑을 태세를 하며 준우를 저지하였다. 준우가 우 신호에게 조금이라도 더 접근을 한다면 준우에게 총을 쏘는 것도 주저하지 않을 태세였다.


준우도 권총 홀더에 손을 가져갈 태세를 취하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둘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준우야. 그만 해. 나도 쟤네들이 뭔가 숨기고 있는 건 알겠지만, 지금 여기서 싸워봐야 위에 있는 애들만 좋은 일시키는 거야. 그리고 우리가 거래를 한 건 사실이었잖아. 일단은 이 상황을 타개하는 것만 생각하자.”


희수는 준우를 필사적으로 말렸다. 드미트리가 무엇인가 중요한 정보를 숨기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았지만, 그것은 거래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정보를 내어달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거래 위반이 될 소지가 다분했던 것이었다.


또한 애초부터 드미트리와 맺은 거래 관계 따위를 상관하지 않더라도, 암살범들이 위에 대기하고 있는 이상 불필요한 갈등은 만들지 않는 것이 좋았다. 괜히 갈등을 일으켜서 준우들과 드미트리 간의 싸움이라도 난다면 누구에게 손해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


“알았어.”


준우는 희수의 만류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드미트리도 준우의 마음을 알았는지 곤두세웠던 경계심을 풀고는 자리에 앉았다.


“..........”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지속되었다.


“어이 우 신호, 네가 입을 연다고 한다면, 너의 신변 보호를 생각해 볼게. 러시아로 강제 출국 당하지 않도록 한국 정부 차원에서 힘을 써보도록 하지. 어때?”


“야!!!! 서 준우.”


준우가 우 신호에게 신변 보호를 제안하자, 드미트리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아무리 러시아가 군사 강국이라고 해도 한국 내에서는 한국 정부의 힘이 더 강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정부가 허가하지 않는다면 드미트리와 우 신호가 한국을 빠져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따라서 거래를 깨려고 하는 준우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드미트리였다.


“드미트리, 마지막 제안이다. 나도 거래를 깨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분명히 너희는 뭔가를 숨기고 있어. 그것이 꽤 결정적인 정보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야. 따라서 너희가 숨긴 것을 오픈하지 않는 이상, 나는 거래를 깰 각오도 되어 있어.”


“어이, 어이. 그건 너무 심한 발상인데 말이야.”


“우리는 우 신호가 필요 없어. 단지 너와 우 신호가 가진 정보가 필요할 뿐이야. 정보를 넘기면 우 신호는 너에게 온전히 넘기겠어. 그러나 네가 정보를 넘기지 않겠다면, 그때는 할 수 없어. 나도 더 이상은 양보 못해.”


준우의 서슬 퍼런 발언에 드미트리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였다.


“정말 내가 말하면 나는 한국에 머무를 수 있는 거야?”


우 신호는 드미트리에게 선수를 빼앗길 수 없다는 듯이 재빠르게 치고 나왔다.


우 신호가 러시아로 추방된다면 그는 생명을 장담하기 힘들었다. 방산 비리에 연루되어 국영기업에 폐를 끼쳤을 뿐 아니라 최고 권력자에게 찍혀서 소환 명령을 받았으니, 최소한 남은 생을 감옥에서 보내거나 최악의 경우 사형을 당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에게 준우가 내민 신변 보호 카드는 하늘로부터 내려온 하나의 구원이나 다름없었다. 드미트리가 그 구원을 박살내기 전에 우 신호로서는 구원을 꽉 움켜질 필요가 있었다.


“약속한다. 네가 중요한 정보를 넘긴다면 한국 정부는 러시아를 포함한 그 어떤 세력으로부터도 너를 보호할거야. 어때 생각 있어?”


준우는 드미트리를 힐끗 보았다. 드미트리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였던 것이었다.


사실 준우도 거래를 깨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우 신호에게 지켜야 할 의리도 없었고, 오히려 그가 저지른 짓에 대해서 그의 조국 러시아가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우 신호를 러시아로 데려가는 것은 준우로서는 대찬성이었다.


하지만 준우에게는 정보가 필요했다. 그래서 우 신호를 회유하는 척 하면서 드미트리를 압박한 것이었다. 준우는 우 신호를 보호할 생각 따윈 조금도 하지 않았지만, 드미트리라는 대어를 낚기 위해서 미끼를 던진 것이었다.


이제 그 미끼가 효과가 있는지는 곧 판명이 날 것이었다.


준우는 우 신호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드미트리를 바라보았다. 드미트리도 준우의 의도를 이해했는지, 어처구니없다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알았다. 내가 졌다. 하지만 반드시 이번 빚은 네가 갚아야 할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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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알고트
    작성일
    16.07.16 22:00
    No. 1

    와우 준우의 결단력이 대단 한대요.
    KGB를 압박해서 정보를 알아내고.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천사미키
    작성일
    16.07.16 22:01
    No. 2

    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경은 써서 글은 쓰고 있지만 천성이 덜렁이고,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상한 점 있으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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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결말 그리고 새로운 시작 +1 16.07.29 1,116 19 15쪽
59 강습 +4 16.07.29 1,010 22 13쪽
58 추적 +4 16.07.28 1,064 24 14쪽
57 도주 +4 16.07.28 935 20 14쪽
56 전사의 죽음 +2 16.07.27 1,011 24 13쪽
55 대결 +6 16.07.27 1,022 19 14쪽
54 벗겨진 가면 +7 16.07.26 1,229 23 13쪽
53 지원군 +8 16.07.26 955 21 13쪽
52 무리수 16.07.25 870 15 13쪽
51 참호전 16.07.25 1,054 19 13쪽
50 대한민국의 의병(義兵) +3 16.07.23 1,059 21 12쪽
49 지원 요청 +2 16.07.23 963 20 14쪽
48 성동격서 16.07.22 1,064 19 14쪽
47 성동격서? 16.07.22 1,106 21 13쪽
46 충격 16.07.21 1,294 18 15쪽
45 혼란 16.07.21 1,022 22 13쪽
44 구조 +2 16.07.20 1,040 20 14쪽
43 사격장 안에서 (3) 16.07.20 927 20 14쪽
42 사격장 안에서 (2) 16.07.19 1,020 18 13쪽
41 사격장 안에서 (1) 16.07.19 1,194 19 12쪽
40 분노 +2 16.07.18 1,171 20 13쪽
39 벌레 +2 16.07.18 1,203 19 13쪽
» 대기 +2 16.07.16 1,174 18 13쪽
37 방화 16.07.16 1,495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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