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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og감성 님의 서재입니다.

신령님이 보우하사 대한제국만세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Analog감성
작품등록일 :
2024.02.19 17:29
최근연재일 :
2024.05.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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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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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전쟁이다. 특수다

DUMMY

유럽대륙 내 전통의 강국 프랑스.

그리고 새롭게 떠오른 신흥강국 프로이센.

두 나라는 전쟁에 돌입했다.

그리고 프랑스는 전쟁에서 패했다.

전쟁에 승리한 프로이센은 독일제국이 되었고, 전쟁에서 패한 프랑스는 황제 나폴레옹 3세를 쫓아내고 프랑스 제3공화국이 되었다.

위대한 프랑스의 고난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알자스로렌 지역을 독일에게 할양해야만 했고, 프랑스 국가 예산의 두 배가 훌쩍 넘는 50억 프랑이라는 천문학적인 전쟁배상금을 물어주어야만 했다.

한데 그것에서 그쳤다면 고난이라 할 것도 아니었다.

유럽과 미국을 덮친 빌어먹을 장기불황.

전쟁의 상처를 채 회복하기도 전에 불황이 방점을 찍어버렸다.

프랑스는 보불전쟁의 상처를 제대로 치유할 수가 없었다.

그랬기에 전쟁이 끝난 1872년부터 불황이 진정되는 1879년에 이르기까지 다른 일에 눈을 돌릴 틈이 없었던 프랑스였다.

이는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식민지로 삼고자 침을 발라두었던 월남(越南), 즉 베트남을 어찌할 생각을 하지 못할 만큼 힘든 고난의 기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불황이 진정되며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프랑스였다.

그리고 그간 끝맺지 못했던 일을 끝맺고자 하는 프랑스였다.

침을 발라두었던 월남을 이제는 완전한 프랑스의 식민지로 삼을 것이었다.

월남을 프랑스의 식민지로 삼는다면 한숨 돌리는 정도가 아니라 보불전쟁과 장기불황의 여파를 완전히 회복하고도 남을 것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월남(越南)을 우리 대프랑스의 식민지로 삼아야 한다!”

“예!”

“전원! 상륙하라!”


그리하여 프랑스는 월남을 침공하였다.


***


건복제 응우옌푹응당.

그는 흔히들 월남으로 부르는 대남국(大南國)의 황제였다.

비록 인접한 나라인 청과 조공 책봉 관계를 맺고 있지만, 어쨌든 대남은 황제국이고 대남의 주인은 당당한 황제인 것이다.

한데 그런 당당한 황제인 건복제는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프랑스가 대대적으로 군대를 보내어 전력을 증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이미 대남의 남부 6개 성을 빼앗아 사실상 식민지로 삼은 그 프랑스였다.

한동안 잠잠했기에 ‘저 무도한 프랑스 놈들도 양심이 있기는 있나 보다.’ 하였지만, 저 무도한 놈들에게서 양심을 바라는 것은 무리였다.

프랑스의 대대적인 전력 증강, 이는 곧 대남 전체를 노리고 있음이 분명하였다.


“이를 어쩌면 좋겠소. 프랑스가 작정했나 보오. 우리 대남을 끝장내려나 보오.”

“폐하. 청에 이 사실을 알리고 지원을 청하시옵소서.”


어쨌든 대남은 월남으로서 조공을 바치고 책봉을 받는 청의 제후국이지 않은가.

대남이 도움을 바랄 곳이라고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오직 청나라뿐이었다.


***


청의 조정은 프랑스로부터 위협당하는 월남의 지원 요청을 받았다.

코친차이나라며 월남 남부 6개 성을 차지하고 사실상 해당 지역을 식민지로 삼았던 프랑스.

보불전쟁 이후 잠잠하던 프랑스가 다시금 월남을 노린다는 소식에 청의 조정은 강경파와 온건파로 의견이 나뉘어 대립하였다.


“응당 월남에 대군을 파견해 그들을 구해야만 합니다. 월남은 우리 대청의 제후국이 아닙니까.”


그렇다.

어쨌든 월남은 청의 제후국이다.

물론 조선과는 다르게 자신들을 대남으로, 자신들의 국왕을 황제라 칭하는 태도는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월남 내부에 한해서일 뿐, 청을 대할 때면 스스로 알아서 엎드리는 월남이었다.

그렇기에 이를 알아도 그냥 내버려 두며 월남을 제후국으로 삼았던 청이었다.

어쨌든 월남이 대청에 조공을 바치며 책봉을 받아 제후국을 자처하고 있으니, 제후국의 위기를 손 놓고 방관할 수만은 없는 일일 것이었다.


“하지만 불란서, 아니 프랑스입니다.”


서구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강대국 프랑스.

프랑스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열강이었다.

월남을 구하겠다?

그것은 곧 프랑스와의 전쟁을 의미한다.


“프랑스는 독일과의 전쟁에서 패했습니다. 그리고 막대한 배상금과 함께 본국의 영토까지 빼앗길 만큼 큰 피해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곧장 이어진 불황으로 그 피해를 완전히 회복하지도 못했습니다. 반면 우리는 어떻습니까.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여 그간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또한 서쪽의 신강을 다시금 평정하여 안정시켰고, 시건방진 일본과의 전쟁에서도 승리하며 본때를 보여주었습니다. 예전의 프랑스가 아닙니다. 이미 기세가 꺾인 프랑스입니다. 그리고 다시금 부흥한 우리 대청이 프랑스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서쪽의 신강을 다시 평정하고, 일본마저 꺾으며 청 조정은 아세아(亞細亞) 최강이라는 자신감을 다시 회복할 수 있었다.

청의 백성들 역시 다시금 위용을 보이기 시작하는 자국의 위상에 감격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구의 열강마저 꺾는다면 명실상부한 열강으로 세계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으리라.

또한 백성들도 더욱 청의 황제와 조정에 충성을 바치리라.

더는 멸만흥한(滅滿興漢)이니 뭐니 하며 헛소리를 하는 일도 없으리라.

강건성세(康乾盛世).

강희제로부터 건륭제에 이르는 그 시기에 백성들이 어디 멸만흥한이니 뭐니 하는 헛소리를 내뱉었던가.

청이 서구의 열강을 꺾고 다시금 그 위세를 천하에 떨친다면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으리라.


“그래도 프랑스입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던 열강입니다. 기세가 꺾였다고는 하나, 프랑스를 일본 따위와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입니다.”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아무리 기세가 꺾였어도 프랑스를 일본 따위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조정의 대신들이 이에 대하여 논의하는 중에 마침내 공친왕 혁흔이 결단을 내렸다.


“그렇다고 하여도 서구 열강을 꺾기는 꺾어야만 하오. 설령 지금 당장 피한다고 하여도, 그것은 언젠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오. 그래야만 이 나라가 완전히 안정될 수 있소. 그래야만 이 나라를 야금야금 뜯어먹는 서구 열강들의 침탈 행위를 끝낼 수가 있소. 또한 프랑스와 싸우게 될 전장은 월남이니, 이 역시도 우리에게는 나은 일이라 할 것이오.”


청 조정의 수장인 공친왕 혁흔이 프랑스와 전쟁을 치르겠노라 결심하였다.


***


영국 공사가 나를 찾아왔다.


“청이 프랑스와의 전쟁을 선언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오? 청이요? 프랑스와요?”

“그렇습니다.”


청불전쟁이었다.

하지만 내가 알던 사실과는 조금 달랐다.

본래 청은 프랑스와의 전쟁을 반기지 않았다.

이는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지로 삼는 것보다도 빠르게 성장하는 일본이 청에 더 큰 위협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원래 프랑스가 이미 반쯤은 베트남을 식민지로 삼기도 하였으며, 썩어도 준치이니 프랑스가 두렵기도 하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렇기에 적당히 물러나고자 하는 청의 뒤통수를 먼저 갈겨버리는 프랑스의 행위로 청불전쟁이 시작되지만...

어쨌든 지금은 전혀 상황이 달랐다.

큰 위협이라 판단했었던 일본과는 수년 전에 이미 전쟁을 치러 승리한 청이었다.

일본으로부터의 위협을 제거하였고, 자신감도 생겼을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청은 프랑스와의 전쟁을 선택하고 제대로 싸워보고자 하는 것이리라.


“조선은 청의 속국이지 않습니까.”

“어허! 속국이라니요! 제후국이오! 제후국!”


속국과 제후국은 분명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

하지만 동양의 조공 책봉 관계에 대해 깊이 파악하지 못하는 서양인에게는 속국이나 제후국이나 마찬가지라 할 것이었다.


“예. 제후국이지요. 어쨌든 예전에 본국이 저하께 전한 내용을 기억하시지요?”

“기억하오.”


영국이 나에게 전한 내용.

그것은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그 이상으로 청이 강성해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그것을 어찌 잊겠는가.


“조선은 처신에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청을 도와 참전한다면 조선은 청과 함께 패전의 짐을 나누어 짊어지게 될 것이니까요.”


프랑스만 하여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열강이었다.

게다가 하는 짓을 보아하니 여차하면 영국이 프랑스를 도울 것이 분명하였다.

그리된다면 청이 프랑스를 꺾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럴 일은 없을 것이오.”

“그리 답해주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저하.”

“한데 말이오. 내 궁금한 것이 있는데 알려줄 수 있겠소?”

“말씀하십시오.”

“영국은 어디까지 개입할 생각이오? 만약 프랑스가 밀린다면 영국군이 출동하여 프랑스와 함께 싸울 것이오?”

“아무리 근래에 프랑스의 사정이 나빴어도 프랑스가 밀린다니요. 그럴 일은 없을 것입니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발생하여도 우리 영국의 군대가 직접 나서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청과의 관계가 있으니까요.”

“직접 나서는 일이 없다면, 은근슬쩍 돕기는 하겠다는 말이구려. 프랑스가 패하지 않게. 뭐, 영국의 뜻은 잘 알겠소.”


지금의 청은 아편전쟁으로 무너졌던 예전의 청이 아니다.

또한 지금의 프랑스는 보불전쟁 이후 힘든 시기를 겪으며 아직도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였다.

원래의 청불전쟁에서도 프랑스가 청을 쉽게 제압하지 못하였는데, 지금은 어떠할까.

전쟁이 길어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제발 장기화. 제발.’


21세기에야 아닌 일이 되었지만, 작금의 시대에서는 전쟁은 돈이 되었다.

전쟁에서 승리한 나라에게, 그리고 인근의 나라에게 모두 돈이 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전한 일본의 경제를 다시 살려준 것이 한국전쟁이었지 않은가.

한국전쟁과 함께 경제가 박살이 났던 가난한 한국이 다시 일어서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던 것이 베트남 전쟁이었고...


***


전쟁은 청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처음 프랑스와 청의 군대가 맞붙었을 때, 프랑스군은 청군을 상대로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었다.

청군은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패배를 연이어 당하였고, 프랑스군의 몇 배씩 사상자가 발생하며 후퇴를 거듭하였다.

그렇게 베트남의 대부분은 프랑스의 수중에 떨어졌다.

과연 썩어도 준치, 서구 열강 중에서도 수위에 손꼽히는 프랑스였다.

그리고 이제 프랑스는 청을 향한 북상마저 꾀하고 있었다.


“아... 유단(幼丹)이 살아있었다면...”


유단(幼丹) 심보정.

일본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가져다주었던 그가 이제는 죽고 없음이 참으로 뼈아픈 공친왕 혁흔이었다.


“장군. 장군이 나서 주시오. 프랑스를 격퇴해주시오. 이 전쟁, 절대 패해서는 안 된단 말이오.”


청의 서쪽 땅, 신강을 평정하여 안정시킨 좌종당.

그는 누가 뭐래도 청 제일의 장군이었다.

또한 그의 군대는 명실상부한 청의 최정예군이라 할 수 있었다.

공친왕 혁흔은 황제에게 그를 흠차대신으로 추천하여 프랑스와의 전장으로 보내기로 하였다.

좌종당은 불평하지 않고 황명을 받들어 노구를 이끌고 전장으로 나서기로 하였다.

평생을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워온 늙은 장수를 머나먼 전장으로 보내는 것은 미안한 일이었으나 어쩔 도리가 없다.

이 전쟁, 패할 수 없었다.

결코 패해서는 안 되는 청이었다.


“전하.”

“말씀하시오. 장군.”

“소장은 목숨을 걸고 싸울 것입니다. 전장으로 나서는 우리 대청의 병사들 역시 목숨을 걸고 싸웁니다. 하지만 물자가 부족하면 싸우고자 하여도 싸울 수가 없는 일입니다. 소장, 야쿱 벡이라는 악종을 토벌하고 신강을 평정하는 일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이 부족한 물자를 확보하는 일이었습니다.”


베이징의 조정에서 보자면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변경의 전쟁이었다.

오죽하면 관리하느라 머리 아픈데 그냥 러시아에 팔아치우자는 이야기까지 나왔겠는가.

그렇기에 큰 관심과 지원을 받을 수 없었고, 섬감지역에서 자체적으로 물자를 조달하며 힘겹게 싸워왔던 좌종당이었다.


“걱정하지 마시오. 장군. 장군이 걱정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오.”


전장으로 떠나는 좌종당에게 아낌없이 물자를 보급해주겠노라 약속하는 혁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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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이토 히로부미는 행복할 수가 없어! +9 24.05.01 1,559 58 13쪽
52 행복 회로를 불태우는 일본이었다 +4 24.04.30 1,575 55 12쪽
51 위안스카이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3 24.04.29 1,578 5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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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교토(狡兔)는 삼굴(三窟)이라 했다 +7 24.04.25 1,667 49 12쪽
48 환장하는 이홍장이었다 +2 24.04.24 1,685 52 14쪽
47 청불전쟁의 똥물을 피하였다 +3 24.04.23 1,689 50 13쪽
46 파병하기엔 여력이 없을 예정이다 +5 24.04.22 1,723 53 12쪽
45 그저 영국하는 영국이었다 +5 24.04.19 1,863 54 13쪽
44 동양 평화를 위해 파이팅하는 청이었다 +4 24.04.18 1,889 54 13쪽
» 전쟁이다. 특수다 +3 24.04.17 1,904 55 12쪽
42 내 꿈은 국제결혼 +15 24.04.16 2,004 52 13쪽
41 산업사회로 걸음을 내딛다 +6 24.04.15 2,016 55 11쪽
40 믿을 것은 인적 자원 +5 24.04.12 2,176 59 12쪽
39 육조거리에 역도들의 목을 내걸다 +3 24.04.11 2,166 61 12쪽
38 자그마치 500년이다. 500년. 뭐 했냐? +8 24.04.10 2,165 55 13쪽
37 돌아왔다. 폭탄과 함께 +6 24.04.09 2,127 52 12쪽
36 조선의 세자는 규슈를 원한다 +3 24.04.08 2,161 59 13쪽
35 나는 그에게로 가서 신이 되었다 +9 24.04.05 2,237 61 12쪽
34 군주 아래에 만민이 평등한 법 +3 24.04.04 2,214 58 13쪽
33 내 돈 건드릴 생각 마라 +5 24.04.03 2,262 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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