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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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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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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2
글자수 :
1,072,531

작성
19.04.1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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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이방인 -3-

DUMMY

26화. 이방인 -3-



“체력 훈련은 이대로 해도 될 것 같은데. 전투 훈련은 방식을 바꿔야겠어. 이대로라면 기술은 안 늘고 맷집만 늘어날 것 같아. 사실 그쪽도 나쁘지는 않지만.”


“연이 잘 싸우지 않아? 예전에 얼마나 멋있었는데. 언제나 날 위해 달려와 주고~.”


청소를 하던 소영이는 뒤에서 류연을 꽉 끌어안았다.


“아~ 하지 마. 부끄러워. 앞에 유리도 있는데.”


하지만 말과는 달리 푹신한 느낌이 아주 좋았는지 얼굴은 행복에 젖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유리는 픽하고 웃었다.


“잘 싸우긴 하지. 순간 대처 능력도 괜찮고. 류연 오빠는 지금도 충분이 한 사람 몫을 해낼 수 있어. 그런데 그 이상이 요구되는 싸움이니 문제지.”


다음에는 더 많은 수의 내공 수련자가 올 것이었다. 그전에 류연의 실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놔야 했다.


“아무튼 내일부터는 체력 훈련만 하고 점심 전에 돌아가. 대신 야간에 전투 훈련을 할 거야. 적당한 상대를 찾아줄 테니까 기대해.”


**


“갔다 올게. 블러드 골렘은 두고 가니까 혹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해.”


“알았어. 먼저 잔다. 둘 다 잘 갔다 와.”


대문을 나온 유리는 야간 훈련의 방식을 말해주었다.


“진짜 그런 식으로 한다고?”


“대련은 의미가 없어. 무조건 실전이야. 서북부 유흥가 쪽으로 가자.”



서북부의 유흥가는 D 구역 중에서도 위험한 곳이었다.


하루 일당을 전부 들고 온 사람들은 현실을 잊기 위해 취해가고 있었다. 둘은 먼지가 낀 네온 간판과 북적거리는 인파를 뚫고 뒷골목까지 갔다. 뒷골목은 싸구려 앰프의 시끄러운 음악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음침했다.


“여기서 기다리자. 곧 올 거야.”


미끼는 있어야 했다. 유리는 이공간에 수납해둔 오토바이를 꺼냈다. 흰색 오토바이는 주황색으로 도색이 되어 있었다.


“도색했네?”


“응. 흰색 오토바이는 도시전설이라 여겨져서.”


“왜?”


“잠금 장치에 저주를 걸어 놨거든. 그걸 건드리다가 병원 신세를 진 머저리들이 괴담을 만들어내더니 나중엔 도시전설로 여기더라.”

“잠깐. 저기 온다. 내공 쓰면 반칙이야. 시작.”


유리는 투명화 마법으로 몸을 숨겼다.



“제 오토바이인데 뭐하시는 건가요?”


류연은 양아치들에게 걸어갔다. 망을 보던 셋이 류연을 멀리서 둘러쌌다. 행동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아 이 일을 주업으로 삼는 패인 듯 했다.


“응? 그냥 가라. 이제 저건 우리 꺼야.”


“너 면허는 있냐? 경찰한테 훔친 거라 말 해줄까? x돼볼래?”


양아치들의 위협보다도 유리가 더 무서웠다.


‘오토바이 뺐기면 미개발지에서 집까지 걸어가게 할 거야. 알았지?’


류연은 잠금 장치를 만지고 있는 기술자를 먼저 무릎으로 찍었다.


“저 새끼 잡아!!”


양아치들은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들은 유리에 비해 너무 허술한 상대였다. 류연은 양아치들을 손쉽게 쓰러뜨렸다.


“조금 더 어려운 상대를 찾아 줘야 하나. 그리고 무기를 든 상대한테는 타격기보다 관절기가 나아.”


담벼락 위에서 구경하던 유리는 투명화 마법을 해제하고 폴짝하고 뛰어내렸다.


“이거 하나 제대로 못 뜯나. 손만 있으면 다 하는 건데. 흠집이 났잖아.”


오토바이에는 생채기가 나 있었다. 유리는 기절한 기술자를 발로 걷어찼다. 그리고 그의 주머니를 뒤져 돈을 꺼냈다.


“뭐하는 거야? 소영이가 이러는 거 알아?”


“모르지···. 근데 수리비는 받아야할 거 아냐. 남은 돈은 가계에 보탤 거야. 오빠도 도와줘.”


“···.”


**


“내가 잘못 계산했나?”


집의 재정 관리는 소영이가 도맡고 있었다. 지금까지 생활은 언제나 빠듯했다. 게다가 이번 달에는 류연도 있었다.


그러나 계좌에는 돈이 넉넉히 남아있었다.


“유리야. 잠시만 방으로 와 봐.”


소영이는 유리를 불렀다. 보던 만화책을 옆으로 치운 유리는 소영이에게 갔다.


“왜?”


“이 돈 어디서 난 거야?”


“류연 오빠랑 같이 번 돈이야. 가계에 보태 써.”


“어떻게?”


‘말하면 혼날 것 같은데. 에이 모르겠다. 엄마랑 나 사이에 비밀이 어디 있어.’


유리는 새로운 전투 훈련에 대해 말했다. 최근 미끼에 꼬여 류연의 상대가 된 양아치는 세 자리 수였다. 말을 끝까지 들은 소영이는 유리를 타일렀다.


“훈련 방식으로는 좋은데···. 돈에 손을 대면 어떡해. 앞으로는 그러지 마. 어떤 일이 좋은 결과를 낸다 하더라도 안 좋은 과정이 용서받을 수 있는 건 아니야.”

“그리고 어린 딸이 벌어온 돈을 생활비로 쓴다는 게 엄마는 좀 쪽팔려.”


“알았어. 앞으론 안 그럴게.”


“그래. 착하네. 오늘은 전에 약속했던 대로 쇼핑몰에 가자. 나갈 준비하고 연이도 깨워. 나도 준비해야겠다.”


**


“얼른 일어나. 쇼핑몰 간다고 했잖아.”


“오늘은 쉬는 날이라며. 좀 더 잘래.”


“쉬는 날이니까 놀러 가는 거지. 얼른 일어나.”


“나는 그냥 집에 있고 싶은데···.”


“그럴 수 있으면 그래 봐. 내가 다시 올 때까지 준비 안 끝내면, 알지?”



밖은 아직 쌀쌀했다. 셋은 버스를 타고 C 구역으로 향했다.


“어서 오십시오.”


아직도 C 구역 주민들은 D 구역 주민들에게 종종 텃세를 부렸다. 하지만 말끔하게 차려입은 셋에게 텃세를 부리는 이는 없었다.


“밥부터 먹자. 예약해 놨어.”


소영이가 예약한 곳은 고급 뷔페였다. 진열된 다양한 음식을 본 유리는 입맛을 다셨다.


“두 시간 동안은 여기 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어도 되는 거지?”


“응. 진열대 아래에 접시 있으니까 먹고 싶은 거 가지고 와서 먹어.”


점심을 먹고는 옷을 사러 가기로 했다. 비용을 지불한 소영이는 밖으로 나왔다.


“우리 유리 배가 볼록해졌네? 아유 귀여워라. 옷도 한 치수 큰 거 입혀야겠다.”


소영이는 유리를 안았다.


“엄마 팔 아프겠다. 내려줘.”


잠시 안겨 쇼핑몰 안을 구경하던 유리는 내려달라 말했다.


“조금 더 안고 싶은데? 곰인형 같아서.”


“얼른~.”


“그래. 알았어.”



의류 할인 매장은 맨 위층이었다.


“패션의 완성은 잘 알지?”


“잘 알지.”


“이번에는 차분한 옷도 좀 입어.”


“엄마도 화려한 거 안 입잖아.”


감추고 있었지만 유리의 등에는 날개가 있었다. 그래서 유리가 가장 선호하는 옷은 등이 파인 드레스였다. 소영이는 사시사철 등이 파인 드레스만 입으려는 유리를 못마땅해 했다.


“그럼 이번에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옷을 사는 거로 하자. 세 시간 있다 만나.”


유리와 소영이는 옷걸이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자매처럼 옥신각신하던 둘은 매장 안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류연은 매장 입구에 혼자 남겨졌다.


‘난 뭘 사야 하나.’


소영이가 며칠 전 개통해 준 휴대폰으로 검색해 둔 옷이 있긴 했다. 네오 메트로폴리스의 10~20대가 가장 많이 입는 옷들이었다.


하지만 막상 입어보니 스타일이 약간 부담스러웠다. 류연은 흉측한 동상의 흔적 때문에 더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안 되겠다.’


결국 류연은 몸을 최대한 많이 가려줄 수 있는 옷들을 선택했다. 류연은 짙은 색의 와이셔츠와 후드 티, 그리고 단색의 바지를 구매했다. 쇼핑몰 안을 좀 더 둘러보고 있자 유리가 먼저 왔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 방금 왔어. 저기 소영이도 온다.”


“엄마. 새로 산 옷 입고 가자. 확인도 할 겸.”


“집에 가서 입으면 안 될까? 여기서 입고 가기는 부끄러워···.”


“그래도. 나도 엄마가 원하는 종류의 옷 샀단 말이야.”


“그럼 셋 다 입고 나오는 거다.”


류연은 옅은 갈색 바지와 짙은 녹색 셔츠를 입고 나왔다. 유리는 주황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무슨 아저씨야? 취향하고는. 난 어때?”


“잘 어울리네. 주황색 옷은 소화하기 힘든데.”


“고마워. 저기 엄마 온다. 와.”


소영이가 고른 옷은 앞뒤가 깊게 파인 원피스였다. 원피스를 입으니 신체의 굴곡이 돋보였다. 소영이는 창피한지 쇼핑백으로 옅은 살구색의 맨살을 가리고 걸어왔다.


“와···.”


“엄마 너무 예뻐.”


“갈아입고 가면 안 될까. 밖에 추울 것 같은데···. 그리고 이런 옷은 평생 처음이라···.”


“추위는 마법으로 막아줄게. 이대로 가자. 쇼핑백도 이리 줘.”


유리는 쇼핑백을 가져가 버렸다. 겨울 저녁이라 길에 사람이 많이 없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소영이는 집까지 걸어서 돌아가기로 한 걸 후회했다.


유리의 마법과 만난 바람이 온풍이 되어 피부를 간지럽혔다. 소영이의 얼굴이 노을과 같은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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