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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우몽 님의 서재입니다.

돈주머니 용사 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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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우몽
작품등록일 :
2019.04.01 10:32
최근연재일 :
2019.04.26 07:3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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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55
추천수 :
937
글자수 :
145,028

작성
19.04.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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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문답무용의 네클리스

DUMMY

마검을 부러뜨린 창고에 두 번째로 들어온 나는, 군단장들과 함께 어딘가에 박혀있을 마법 아이템을 찾아 헤맸다.

샤사룬이 가져온 음료수를 마시며 찾기를 1시간.


“찾았습니다!”


루카린이 널브러진 옷가지들 사이에서 물건을 꺼내들었다.

예상보다 빨리 찾아내 다행이다.

이번에는 부러지지도 않은 모양이고.

가까이 가서 아이템을 확인했다.

가운데에 보석이 세 개 박힌 아이템이었는데, 보석에서 미미한 푸른빛이 흐르고 있었다.


“목걸이네?”

“그렇습니다.”


확실히 소지하기에는 편해 보인다. 목에 걸고 다니면 되니까.

선물한 사람은 상대가 목에 걸어주기를 바랬던 걸까?

그리고 이게 정말 효력이 있기는 할까?

보석이 3개 박혀 있는 걸 제외하면 평범한 네클리스에 지나지 않아 보이는데.


“이게 뭔가를 물어보면 다 대답해주는 마도구가 정말 맞을까?”

[······어.]


응? 방금 내 혼잣말에 누군가가 대답하지 않았나?

주위를 두리번거려도 그럴 만한 사람이 없다.


“알퀴세르, 네가 말했어?”

[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흠. 이상하네.

확실히 알퀴세르 목소리랑도 다르긴 했다.

상당히 나이든 노인의 목소리랄까.


“저도 방금 그 말을 들었습니다.”

“저도요.”


보아하니 알퀴세르의 목소리가 나에게만 들리는 것에 비해 이번 목소리는 다른 마족들도 다 들은 것 같다.

모두의 시선이 네클리스로 향한다.

그런데 네클리스에 박혀있는 3개의 보석 중 하나가 빛을 잃고 검은색으로 변해있었다.


“네클리스가 대답한 거 같네.”


샤사룬이 목걸이를 빤히 쳐다본다.


“방금 그게 답이라고? 아니 그보다 무슨 대답이 이렇게 성의가 없는 거야?”


갑자기 짜증이 난다.

보석 3개 중에 하나가 빛을 잃었다는 건······


“······이게 설마 질문할 수 있는 개수인가?”

[어.]


또 한 개가 빛을 잃었다.


“이런 씨발!”


이걸 만든 현자의 면상을 보고 싶어진다.

거기 대고 주머니를 휘두르려면 면상을 봐야 하니까.

아니 지금 확 부러뜨려 버릴까?

주머니를 슬쩍 올려놓으려고 접근하자 샤사룬이 눈치채고 가로막는다.


“참아. 그래도 물어볼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았잖아.”


으으, 질문에 답하는 아이템이 아니었으면 당장 부숴버렸을 거다.


“보니까 대답이 하나밖에 안 남았는데, 뭘 묻는 게 효율적이지? 야, 이건 질문 아니야!”

[······.]


이 자식, 아쉬워하는 기운이 풍긴다.

방금도 냉큼 대답하려고 했던 것이 틀림없다.

진짜 열받네.

내가 열받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동안 샤사룬이 대신 나선다.


“음······ 일단 가장 중요한 걸 물어봐야겠지.”


네클리스를 들어 올린 샤사룬이 물어본다.


“마검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어?”


그러자 네클리스에서 대답이 흘러나왔다.


[아 네. 질문하셨군요? 흘흘흘······. 마검으로 말씀드리자면 마왕의 시조가 만든 4개의 검 중 하나로서 시원의 용광로에서 만들었고, 이 용광로는 지금은 매몰되어 찾아가실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마검 자체는 하나의 생명체와도 같아서 부러진 건 뭐랄까, 일종의 저주나 부상과 같은 상태로 치부됩니다. 그러니 저주를 치료할 수 있는, 그런 계열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을 고르는 것이 방법을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이 되십니다.]


······뭐냐 이 떠벌이는.


“그럼 그 저주를 치료할 수 있는 사람 중에 가장 뛰어난 사람은 누가 있을까나?”

[아 그거라면 아마 성녀를 찾아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도 분명 있을 테니까요.]

“아하. 고마워.”

[별 말씀을요. 크흘흘흘······. 얼마든지 물어보십시오. 연관되는 다른 질문은 없으십니까? 그런 거라면 묶어서 질문 하나로 쳐드립니다.]


이 엄청난 서비스는 또 뭐냐.

거기에 나 때하고 달리 아양 부리는 듯한 말투.


“보석이 질문 하나씩이면······ 보석이 다시 빛나야 질문할 수 있는 모양이네. 어떻게 해야 보석의 힘이 다시 채워지지?”


이번에는 루카린이 물었다. 그래도 네클리스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크흘흘흘······ 멋진 질문이십니다. 과연 외할머님이신 루룬 님의 피를 이어받으셨군요. 이 네클리스를 목에 걸고 있으면 그 사람의 잔여 에너지를 받아서 보석의 힘이 차오르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거느냐에 따라 개인 차이는 있을 수 있다는 걸 유념하시고요. 크흘흘······. 부디 두 분께서 저를 목에 걸어주시길. 그럼 안녕히.]


그 말을 마지막으로 보석이 색을 잃었다.


“생각보다 쓸만하잖아? 이 네클리스.”


샤사룬이 감탄했다. 루카린도 동의했다.

나 빼고는 다들 동의하는 눈치다.

물론 나는 엄청 열받는다.

이 네클리스 사람 엄청 차별하잖아!


차별 목걸이의 정체가 궁금해져 주머니를 들고 [신안]을 사용했다.

정보가 띠링 하고 떠올랐다.


--------------

[요렌의 문답무용 네클리스]

모르는 것이 거의 없는 현자 요렌의 혼이 담겨 있으며 세 개의 질문에 답해준다. 휴대용 현자라고 보면 된다. 단, 한번 쓰면 마력의 충전에 시간이 걸린다. 추가로 착용자는 정신 마법 쪽의 친화력이 상승한다.


스킬

[질문1대답]S~D, [질문2대답]S~D, [질문3대답]S~D, [충전]A~E

------------


‘현자의 혼이 담겨있다고?’

이 자식 네클리스에 자신의 혼을 통째로 옮겼나?

그런데······ 뭔 스킬이 이래?

특히 네클리스의 ‘대답’ 스킬의 등급표시가 이상했다.

스킬을 자세히 확인했다.


-----------

[질문1대답]

- 질문에 답을 내려준다. 단, 사람에 따라 친절하지 않을 수 있다. (S or D)

-----------


S or D라고?

짐작하건데 아까처럼 뭔가 물으면 어떻게든 짧게 끝내버리는 걸 말하는 것 같다. 그게 D이고.

그리고 샤사룬이나 루카린이 물으면 엄청 친절하고. 이게 S일 거고.

그러면 [충전]은 또 왜 차이가 있어?

확인해보니 이러했다.


-----------

[충전]A~E

- 답을 내릴 수 있는 마석을 충전한다.

- 착용한 사람마다 충전 속도의 차이가 크다. (A or E)

-----------


“······.”


한 가지는 확실하군.

내가 목에 걸면 절대 충전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

어찌됐건 기분은 별로지만 마검을 고칠 단서를 찾긴 한 것 같다.

뭐 짜증나긴 하지만 제대로 기능만 하면 되지.


“이 네클리스가 성녀라고 했는데, 성녀가 어디 있지?”


내 질문에 제2군단장 요툰이 즉답했다.


“성녀라면 아마 로벨 왕국에 있을 겁니다. 이번 세대에는 로벨 왕국에 성녀가 있거든요. 수년 전, 마왕님께서 로벨 왕국의 군대와 싸웠을 때 나왔던 성녀가 있었습니다. 그 땐 꽤나 어렸습니다만.”

[아, 기억난다. 그 빨간 머리 어린애가 성녀였지.]


알퀴세르도 기억하는 모양이다.

그럼 틀림없네.


“음······ 로벨 왕국에 가는 수밖에 없겠네. 그럼 누가 갈 거지?”


나는 샤사룬이 준 음료를 쪼르륵 마시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응? 어째 다들 나를 보고 있다.

‘왜들 이러지? 이상하네.’

내가 결정해주길 바라는 건가?

내가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자 창고에 모인 마족들이 동시에 손가락을 올렸다. 그리고 나를 가리켰다.


“저닐이 가야지.”

“당연히 섭정님께서 가셔야죠.”

[그래도 네놈이 가야하지 않겠느냐?]


응?

에이 나?

하하하하. 이 사람들 진짜.

농담도 잘 해!


***


결국 내가 가기로 했다.

가장 주효한 것은 물론 샤사룬의 눈빛 압력이었다.

샤사룬의 일명 ‘네가 부러뜨렸잖아’ 눈빛인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군단장들의 말이 나를 꼼짝도 하지 못하게 했다.


“아까 미래를 향한 진취적인 한걸음이 중요하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저희 모두 감명 깊게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섭정님께서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하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저 그 때 감동했습니다!”


레곤과 토야르가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인다.

큭. 이번에는 칭찬 공격이냐.

레곤 넌 또 왜 이래. 처음 만났을 때는 까칠했었잖아!

왜 변했어!


하지만 한 글자도 빼놓기 않고 몇 시간 전에 내가 한 이야기인 게 확실해서 금세 부정할 수는 없었다.


“내, 내가 로벨 왕국에서는 원한을 많이 사서, 함부로 갔다가는 맞아 죽을 것 같은데······.”


항변해봤지만 소용없었다.


“저희가 보호해드리겠습니다!”

“당연하지요. 그리고 섭정님의 힘이라면 로벨 왕국 따위가 뭐가 무섭겠습니까?”


이 사람들이······.

그렇게 나오기냐!


결국 내가 가기로 했다.

귀찮고 귀찮기 짝이 없지만 현재 마왕성의 방위기능을 생각하면 내가 여기에서 놀고 먹어봐야 어느날 드래곤이 한 마리 날아올지도 모른다.

그럼 일은 더 귀찮아지는 거다.

차라리 로벨 왕국에 가서 빨리 마검 문제를 수습하고 돌아와 놀고먹는 게 나을 것 같긴 하다.

생각해보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리하여 떠나긴 했지만 나 혼자 고생할 순 없다.

나는 1만의 병력 동원을 제안했다.

그게 아니면 결코 움직일 수 없다고 했다.


“너희들, 나 지켜준다고 했잖아? 그럼 그 정도는 있어야지.”

“아니 저희만 있어도 충분할 것 같은데······.”


그건 안 되지.

가능한 안전한 게 좋지.

그리고 나 혼자 고생할 순 없잖아.

궁극의 보신주의를 보여주마!


그런데 이게 또 늪으로 빠지는 길이었다.

병사들을 모으는 걸 시작으로 병장기, 식량, 각종 물자를 준비해야 했는데, 문제는 군단장들 그 누구도 이를 해본 녀석이 없다는 것이었다.

병사들을 불러 모으는 것조차도 안 된다.

심지어 알퀴세르 조차도.


[그동안 병사들을 딱히 불러 모을 일이 없어서······.]


이런다.

왜 그러냐 했더니 무슨 일이 있을 때 마왕이 나서면 대충 해결되었단다.

거기에 군단장까지 있으면 뭐 딱히 군사가 필요가 없다나?

아니 아무리 그래도 군대가 필요한 일이 있지 않나?

그럴 땐 누가 하느냐고 했더니 다들 이런다.


[자이렌이······]

“자이렌님께서······”


이 자식 힘들긴 엄청 힘들었겠구나.

반란을 일으킨 것도 이해는 된다.


참다못해서 군대를 준비하는 행정 쪽은 내가 맡았다.

주욱 살펴보니 완전 못할 일까진 아니었다. 안 해본 알바가 없다보니 대충 파악은 된다.

덕분에 보름 동안 엄청 바빴다. 젠장.


‘빨리 털어버리고 쉬고 싶다······.’


나는 초췌해진 모습으로 마왕성 앞에 모인 마족 군세 8천을 둘러봤다.

1만은 도저히 무리였다. 8천도 현실적인 한계에 가까웠다.

젠장.


피곤해 죽겠다.


“그럼 출발 지시를······”


요툰의 말에 힘없이 손을 들어올렸다.


“전군 출발······.”


그렇게 하여 로벨 왕국으로 출발했다.

그렇게 해서 지금 내가 이 마차에 있게 된 것이다.


여전히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는 야일, 그리고 눈을 빛내며 바깥 경치를 바라보는 샤사룬과 함께.


작가의말

오늘은 한시간 늦었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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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로벨 왕국 +1 19.04.15 1,607 18 13쪽
» 문답무용의 네클리스 +1 19.04.13 1,630 15 11쪽
13 마검 깔고 앉아 봤어? +1 19.04.12 1,703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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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마왕의 딸 +1 19.04.08 1,958 25 14쪽
8 마족지배 +1 19.04.06 2,016 2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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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황금의 산 +4 19.04.03 2,434 3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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