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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님의 서재입니다.

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유목
작품등록일 :
2018.09.27 12:43
최근연재일 :
2018.10.2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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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4,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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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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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DUMMY

촌락에서의 3년간의 생활.

그 덕분에 사람과 어울려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배웠다.류현은 그때부터 생각했다.

좀 더 큰 마을에 가고 싶다.

좀 더 많은 사람과 만나고, 대화하고 싶다.

그런 간절한 바람으로 촌락에서 마을로 그리고 국가와 국가를 넘나들며 이동을 시작했다.

완벽한 인간성을 되찾기 위해 시작된 이동 또한······.

노동의 연속이었다.

항구 도시에선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나서야 했다.

상업이 발달한 마을에서의 생활은 여관에 취직해 설거지와 홀서빙을 해야 했으며, 다른 마을로 이동하기 위해 상단으로 들어가 짐꾼으로 상행을 따라나서기도 했다.

몇 개월간의 상행을 따라 도착한 북 대륙의 볼리비아 왕국의 백작령.

류현은 백작령에 정착해 사람들의 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돈벌이가 좋다는 귀족의 사용인으로서 취직했다.

하지만!

류현이 겪은 노동 중 정말 구역질 나올 정도로 짜증이 나던 것은 가축의 똥을 푸는 것도 우리를 청소하는 것도 아닌 귀족들의 사용인으로서의 생활이었다.

귀족들은······.

정말로 제멋대로에 평민과 천민들은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을 무장하고 있었다.

류현은 그날도 어김없이 볼트너 백작의 저택에 있는 동상을 열심히 닦고 닦아 후광이 날 정도로 닦아댔었다.

그러나.

백작의 딸내미가 동상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말했다.

“이 먼지는 뭐야?, 똑바로 하란 말이야!”

“예, 아가씨 열심히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돈을 벌며 사회생활을 배워야 했기에 말도 안 되는 트집과 수모를 겪으면서도 꾹꾹 눌러 참았다.

그러던 중 일이 터졌다.

백작의 아들내미가 낮술을 퍼마신 것인지 붉게 달아오른 얼굴 다가와 꼬부라진 혀로 류현을 향해 말했다.

“야! 기오서 눼 가랭이를 툥과한 다움 뭉뭉 짖어뱌!”

수모도 이런 수모가 없었다.

저 미친 아들내미는 할 때까지 들들 볶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류현은 선택했다.

사용인을 때려치우기로!

결심했다면 행동은 신속하게 실행해야 하는 것이 원칙.

그래서 실천했다.

“귀족 나부랭이 따위가아!!”

분노의 일갈을 내뱉은 류현은 백작 아들내미의 이빨을 전부 뽑아버리다.

그리고 사지를 부러트려 반병신으로 만들어준 뒤 저택을 당당하게 빠져나갔다.

그 후, 류현은······.

귀족 모독죄로 현상금이 걸려 쫓기기 시작했다.

날 파리가 눈앞에서 얼쩡거릴 때나 느낄법한 귀찮음이 느껴질 정도의 추격.

하지만 류현은 사람들의 추격을 피해 다닐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귀찮아도 무차별적인 살인귀가 될 생각이 없었기에······.

류현은 파탄 나 버린, 북 대륙에서의 생활을 접고 다른 대륙으로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동, 서, 남, 중앙 대륙 어디로 가야 하나 결정을 짓지 못해 여러 가지를 시도했다.

나뭇가지를 세워 넘어지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나뭇가지는 북쪽으로 계속해서 넘어졌다.

‘저주인가?’

어처구니없는 결과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 시도했다.

왼손바닥에 많은 양의 침을 뱉어내었다.

물끄러미 자신의 침을 바라보며 오른손을 들어 왼손을 향해 힘껏 내리쳤다.


쫙!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튀는 침을 바라보며 인상을 쓰며 말했다.

‘어떤 고자 새끼가 침이 한쪽으로만 튄다고 말한 거야?’

사방으로 튄 침의 방향으로 간다면 중간계를 일주(一周)해야 하므로 포기했다.

사기당한 심정이 이러한 것인가?

물끄러미 더러워진 손을 바라보며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나뭇잎에 손을 ‘쓱쓱’ 문지르며 말했다.

“기가 찰 노릇이군.”

더러워진 손을 내려보며 한참을 생각하다 떠올렸다.

과거 여행 왕이라 불리던 자가 자신에게 한 말을······.


[여행이란. 더울 때는 추운 곳이요. 추울 땐 더운 곳이로다.]


명쾌하기 짝이 없는 명언이었다.

류현은 결정했다.

추위가 북쪽으로 올라와 따뜻해진 남쪽 쪽으로 가자고.

그리고 한가지 옵션을 추가했다.

‘노동은 적당히. 이번은 여행을 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려 보는 것이야.’

스스로 다짐하며 산을 따라 남부 대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눈에 보이는 건, 나무요 풀이며 바위들 천지였다.

간혹 산짐승과 오크가 보이면 잡아다가 구워 먹으며 이동했다.

한참을 이동하다 보니 사막에 도착했다.

모래 폭풍을 온몸으로 부대끼며 걷고 또 걷던 중 사막의 무법자인 도적단을 만나 폭력으로 인생을 가르쳐 주었다.

수강료로 약간의 돈을 챙기는 것 또한 까먹지 않았다.

득템이란 이러한 것인가를 느끼며 사막 전갈을 잡아 이동 수단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사막 전갈은 길치였는지 방향을 잘못 잡아 바다에 도착해버렸다.

류현은 멍청한 전갈의 엉덩이를 걷어 차주고 바다를 향해 뛰어들었다.

바다를 헤엄쳐 남쪽으로 가다 무인도나 섬이 보이면 50미터를 잠수해 거대한 덩치와 무시무시한 생김새의 바닷고기를 잡아다 즉석에서 회 쳐서 먹었다.

바닷속은 먹을 것들 천지였다.

이것이 진정한 여행이자 힐링인 것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개헤엄을 치며 전진했다.

‘이 맛에 여행이란 것을 하는가 봐?’

아무도 시도조차 하지 못할 여행을 홀로 하고서 도착한 남쪽 대륙은.

따스했다.

‘오! 낮잠 자기 딱 좋은데?’

다시 산을 오르며 걷고 또 걸어 사람이 사는 마을에 들어섰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인지 앙상한 뼈만 보일 정도로 마른 사람들이 헤진 천 옷을 입은 채로 제대로 씻지 못해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줄을 서 주먹밥을 배급받고 있었다.

류현이 도착한 마을은······.

도시와 마을에서 쫓겨난 가난함과 신분이 낮은 사람들 모여 만든 빈민촌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류현을 바라봤다.

입고 있던 옷은 찢어지다 못해 걸레가 따로 없었다.

머리칼과 수염은 자라나 빗자루로 사용해도 될 정도로 지저분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욱 심각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악취!

대량의 생선이 썩어서 나는 냄새보다 더한 악취를 풍기는 류현의 모습은······.

거지 중의 거지인 상거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 불쌍한 모습에도 사람들은 류현을 경계하며 멀어져만 갔다.

차가운 얼음처럼 쌀쌀한 사람들의 반응에 류현은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어째서······?’

환대는 아니더라도 처음 보는 사람이 있다면, 응당 인사는 주고받는 것이 예의가 아니겠는가?

‘다른 곳으로 가야 하나?’

류현은 넓적하고 평평한 바위에 앉아 한숨을 내쉬며 시름의 늪에 빠져있던 그때였다.

바람만 불어도 날아갈 것같이 작은 체구와 힘없어 보이는 작디작은 여아가 다가와 주먹밥을 반으로 가른 후 반쪽을 내밀며 말했다.

“아저씨는 불쌍한 거지니깐, 이거 먹어.”

류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반뿐인 주먹밥이었지만, 빈민촌에선 귀하디귀한 식량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내미는 손길에.

류현은 고마움에 인사를 하고자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충격에 휩싸였다.

“설아?”

눈과 머리카락의 색깔을 제외한 생김새와 분위기가 가슴속에 묻어둔 여동생을 너무나 닮았던 것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거지 아저씨 나는 쎨이가 아니라 리에야!”

여아, 리에는 배고픔에 미친 거지가 있다면 눈앞에 있는 사람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리에는 밥을 달라며 아우성치는 배를 달래기 위해 류현의 주둥이에 반쪽짜리 주먹밥을 욱여넣어 주었다.

류현은 이때부터 결심했다.

이 아이와 함께 살아가겠다고.

류현은 리에를 데리고 살기 좋다는 토도 마을로 들어가 그간 배워온 지식으로 집을 지었다.

또한 평민의 돈벌이가 가장 좋다는 용병 생활을 시작했다.

리에는 집안 살림을 도맡았다.

류현은 한 달에 2주는 그 어떠한 의뢰도 받지 않고 리에와 놀아주며 주위 계곡과 산으로 나들이 다니며 리에와의 시간을 보냈다.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리에는 류현에게서 가족의 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류현 또한 리에에게서 가족의 정을 느끼고 있었다.

‘좋구나.’

행복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서로를 존중하며 소중하게 여겼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5년이 지나 리에는 10살이 되었다.

리에는 긁을 배워 읽고 쓰기가 가능해져다.

가족을 잃는 슬픔을 잘 아는 리에는 쉽고 안전한 용병 의뢰만을 받아왔다.

리에의 덕분에 류현은 만년 F급 용병이라는 칭호도 생겼다.

리에는 그날도 어김없이 용병의뢰를 골라 찾던 중 하나의 의뢰서를 들고 기쁜 듯이 집으로 뛰어갔다.

리에는 류현에게 의뢰서를 내밀었다.

“르하스 왕국까지 상단 호위?”

“응응, 거리는 조금 멀지만, 보수 금액이 너무 좋으니까 갔다 와 오빠야.”

현재 정착한 포르바 왕국의 토도 마을과 의뢰서에 적힌 르하스 왕국까지의 거리는 한 달 정도 거리였다.

돌아오는 것이야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한 달간 리에를 놔두고 가기가 걱정된 류현이었다.

리에는 그런 류현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 오빠가 돌아올 동안 용병소에서 일하며 생활하기로 했어.”

류현은 그제야 마음을 놓고 상단에 합류해 르하스 왕국까지 호위 임무를 떠났다.

그렇게 한 달의 시간이 흘러 르하스 왕국까지 호위 임무를 마친 류현은 리에에게 줄 선물을 사러 왕국 장터로 나왔다.

아기자기한 이쁘고 귀여운 액세서리와 옷가지를 샀다.

그리고 르하스 명물 도마뱀 꼬지 구이를 사기 위해 음식점에 들렀다.

넓은 음식점의 내부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이 술과 음식을 먹고 있었다.

왕국 내 최고의 맛집이라더니 허언이 아니었다.

류현은 몇 가지 음식을 시켜 맛을 보았다.

하지만 맛집이라 해봐야 짜고 단 정도의 차이 뿐이었다.

‘미쳤군. 이런 게 맛있다고? 그냥 전부 설탕 범벅이잖아.’

판테아 세계의 음식은 거기서 거기였다.

아무래도 비싼 설탕이다 보니 그것의 영향이 큰듯했다.

그렇게 단 음식을 안주 삼아 술을 먹던 중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보게 라울. 포르바 왕국 이야기 들었는가?”

“이 사람이 또 나를 가지고 놀려는 건가? 당연히 알고 있지!”

‘음?’

류현은 포르바 왕국 이야기가 나오자 그들이 하는 대화를 엿듣기 시작했다.

“제국 놈들도 너무 하지 아무 힘 없는 변방의 작은 마을 몇 곳을 본보기로 사람들은 죽이고 마을을 전부 불태웠다고 하니 쯧쯧”

“그건, 그렇고 우리도 짐 싸서 도망쳐야 하는 것 아닌가?”

대낮 주정으로 흘려듣기에는 심상치 않은 대화 내용이었다.

류현은 그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방금 하신 말씀 자세하게 해줄 수 있나요?”

대화를 나누던 사내들은 류현을 경계를 하였다.

류현은 그들의 반응에 품에서 1실버를 꺼내 그들에게 내밀었다.

“이 정도면 목을 축이는 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사내들은 1실버를 잽싸게 챙긴 후 류현에게 자신들의 알고 있는 이야기를 설명했다.

“3주 전 레오라드 제국이 포르바 왕국에 전쟁을 일으켰는데······.”

사내들의 이야기를 한참을 듣던 류현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미친!”

그 말을 남기고 등을 돌리자 음식점에서 빠져나가는 류현은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


르하스 왕국에서 포르바 왕국의 토도 마을로 단 한걸음으로 넘어온 류현은 멍하니 걸었다.

몬스터 들로부터 마을을 지켜주던 작은 성벽과 리에와 손잡고 함께 걸어 다니던 마을의 풍경.

그 마을에서 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소중한 시간을 보내왔던 리에와의 생활.

류현은 눈앞에 있는 현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자리를 비운 것이 겨우 한 달, 한 달이었다.

그 한 달 만에 마을은 너무나도 달라져 있었다.

성벽은 무너져 내려 있었다.

마을을 불타버려 재와 타다남은 집의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류현은 그런 마을을 바라보며 본능적으로 용병소를 향해 걸어갔다.

용병소에 다다른 류현은 보았다.

평소 자신을 마년 F급 용병이라 놀리던 자.

‘오늘도 힘내라며 화이팅’을 외쳐주던 안내인과 마을 사람들의 사체를.

류현은 그들을 바라보며 멍하니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다.

없었다.

리에가.

류현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 멀리 보이는 집은 불타버린 마을의 상태와 다를 것이 없었다.

일말의 희망을 품고 무거운 발걸음을 집으로 옮겼다.

그리고 도착한 집에서 류현은······.

쓰러져 있는 리에를 보았다.

심장이 멈춰 모이 차갑게 식어있었다.

어깨에서 허리까지 베여 있는 등의 상처가 보였다.

무엇보다도 류현은 미치게 만드는 것이 있었다.

핏기없는 얼굴로 바보 같이 웃고 있는 리에의 얼굴이었다.

류현은 리에를 바라보며 무너져 내렸다.

“으아아아아!!”

한참을 목놓아 울부짖던 류현은 리에를 앉고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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