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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역대급 천재 락스타의 회귀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롤쿠니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2.20 14:51
최근연재일 :
2024.03.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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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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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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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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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0화

DUMMY

40화


JH 엔터테인먼트


“아, 아, 예. 감사드립니다. 예! 어휴! 저희 애들 완벽하게 준비시켜서 나가겠습니다! 네! 네! 감사합니다!”


주훈의 밝은 목소리가 사무실에 울려퍼졌다.

생방송 뮤직캠프 최현진 CP가 직접 건네 온 전화에 주훈은 보이지 않을 걸 알면서도 핸드폰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연신 허리를 숙였다.


“됐다······ 됐어.”


기쁜 소식이었다.

당장 몇 달 후에 편성될 생방송 뮤직캠프 <이노래 좋은가요>에 처음으로 발을 올릴 밴드가 ‘수라’라는 것.

그것만으로 엄청난 홍보 효과가 있을 거란 생각에 주훈은 쾌감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얘들이 그런 무대에 설 수만 있다면······.’


그런 생각과 함께 주훈은 자연스럽게 경재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야! 재현아! 완전 대박이야! 대박! 네 말대로 MBS에 새롭게 편성된 거에서! 너희가 거기 첫 무대 세워주겠단다! 그거 편성한 PD가 네 팬이래!”

-아, 네. 좋네요. 시간은 얼마나 남았죠?


하지만 전혀 좋아 보이지 않는 경재현의 말투.

그래도 알고 지낸 지 이제 몇 달이었기에, 그의 말투로 어느 정도 그의 감정을 판단할 수 있게 된 주훈이었다.


“어······ 한 두어 달? 뭐, 문제 있니······?”

-혹시 그 코너 편성한 PD님을 좀 만나 뵐 수 있을까요?

“응? PD님을 직접? 네가?”


애초에 경재현이 누군가 만나겠다고 이렇게 이야기한 건 처음.

피디에게 연락해보라고 한 것도 처음이었다만, 이렇게까지 적극적일 줄이야······.


-네. 따로 말씀드릴 게 있거든요.

“어······ 뭐······ 그래. 뭐 따로 문제 생길 일만 없으면 될 거야. 그 피디도 수라 팬인 거 같더라고. 오히려 좋아할 수도 있겠는데?”


이상하긴 했다만, 그래도 아마 담당 피디도 좋아할 거란 생각에 주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지금 바로 연락해보고, 다시 연락줄게.”

-네. 알겠습니다.


툭-.


“짜식. 욕심이 꽤 있는 편이구먼.”


원래 알고 있던 경재현과는 어울리지 않게 적극적이었지만, 그래도 그 모습조차 보기 좋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좋았다.

애초에 더 높게 올라갈 수 있는 가장 강한 원동력은 욕심이니까.


“그럼······.”


전화를 끊자마자 주훈은 최현진 CP가 보낸 고성훈PD의 번호로 전화했다.


-아, 안녕하세요! 주 대표님 맞으시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기대감 가득한 고성훈의 목소리.

그의 목소리에 주훈은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아, 네. 안녕하세요.”

-네! 하하! 연락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설렘 가득한 고성훈의 목소리에, 주훈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 다름이 아니라 수라의 보컬과 한번 자리를 가져보는 게 어떠실까 해서요. 아직 정규 편성으로 들어가려면 몇 달 남았지만······.”

-와, 저는 너무 좋죠. 요즘 수라 음악밖에 안 듣거든요. 4곡만 빙빙 돌리다 보면 질릴 법도 한데, 햐, 질리지 않는 거 있죠? 우리면 우릴수록 더 깊은 맛이 나요.


성훈의 칭찬에 주훈은 기분 좋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저희 애들 음악을 알아봐 주시니······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어휴, 아닙니다. 이런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주셔서 제가 오히려 감사하죠. 수라의 보컬이라면······ 경재현 씨 맞죠? 고스트 네이션에서 이해열 씨가 그렇게 칭찬하던······.

“아, 네. 맞습니다.”

-그럼 언제든 연락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서, 주훈은 의자에 몸을 누이며 계속해서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


며칠 후


고급 식당에서 고성훈은 손가락을 상을 톡톡 치며 수라의 경재현을 기다렸다.

경재현은 확실히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고스트 네이션에서 나왔던 그의 엄청난 자신감.

그리고 밴드 수라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내공까지!


‘그런데 심지어 어려! 이건 진짜 말이 안 된다고!’


이해열의 말처럼 스물셋이라는 어린 나이에 갖췄다기엔 말이 되지 않는 재능.

그리고 심지어 진짜 유명한 락스타처럼 싸가지도 없다!


“흐흐······.”


고성훈은 기분이 좋은 듯 실실 웃으며 경재현과의 첫 만남을 고대했고.

오히려 약간 늦어주길 바랐다.


왜냐고?

락스타는 원래 약속 시간에 정시에 나타나면 좀 아쉽거든.

약간 늦은 채로 선글라스를 벗으며 당당한 태도로 ‘나 정도면 늦을 수 있지.’라는 표정으로 나타나야 제맛이다.


“어?”


하지만 약속 시간까지 아직 5분 정도 남은 상황.

기대와는 다르게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경재현이었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십니까. 하하. 저 MBS 생방송 뮤직캠프 고성훈 피디라고 합니다.”

“네. 수라 경재현입니다.”

“하하! 네, 알고 있습니다. 와, 요즘 장난 없던데요? 쌈싸페에서 완전······ 크으. 녹화된 영상 보고 진짜 심장이 찌릿찌릿하더라고요. 크으······.”


자신도 모르는 사이 높아진 목소리 톤.

그 때문일까, 경재현은 약간 의아한 눈빛으로 고성훈을 바라봤다.


“아, 하하. 시장하시죠? 일단 좀 드시면서 이야기할까요?”

“네. 그러시죠.”


고성훈이 직접 예약한 고급 한정식.

아마 인디 밴드 보컬이라면 돈이 궁핍할 터.

생색을 내기 위함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맛있는 걸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에 무리를 좀 했다.


“입맛엔 좀 맞으세요?”

“뭐······ 네. 그럭저럭.”


그래! 저거지!

기본적으로 장착한 시큰둥한 표정, 그리고 락스타에 어울리는 적절한 ‘그럭저럭’이라는 표현까지!

진성 락빠였던 고성훈은 기대했던 모습이 보이자, 점차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LA메탈의 근원은 사실상 건방짐이라고 생각한 고성훈.

성훈은 그들의 미친 듯이 우뚝 솟은 자존감에 매료됐었다.


‘우리가 무슨 정신 나간 짓을 해도 우리 음악 좋으니 우리 음악 들어!’


LA 메탈의 머틀리 크루, 건즈 앤 로지스 등.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 그들의 자존감이 몸에 이식이라도 되는 듯 심장이 뛰곤 했다.

그리고 지금.

경재현을 눈앞에 둔 때, 어쩌면 그들과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그의 모습에서 또다시 고성훈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어, 하하.”


그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숨기기 위해 어색한 미소를 보인 고성훈.

그를 보며 경재현은 눈을 껌뻑였다.


“왜요?”

“아, 뭐······.”


사실 보자고 한 건 경재현.

하지만 아직 본론을 꺼내기 전이니,

일종의 아이스 브레이킹이 필요하다고 고성훈은 생각했다.


“그, 어. 궁금한 게 좀 있어서요.”

“네. 말씀하시죠.”


여유롭게 대답하는 경재현.

그의 태도에선 확실히 스물셋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여유로움일까, 아니면 당당함일까.

연륜은 말이 되질 않으니······ 둘 중 하나일 터.


“좋아하는 밴드 있나요? 뭐······ 모토로 한다든지. 대부분의 밴드들은 그런 워너비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흠······ 우상은 있어도, 굳이 음악적으로 닮고 싶은 밴드는 없습니다. 뭐 좋아하는 밴드는 너바나. 그리고 그 중 커트 코베인이 제 우상이었고요.”

“과거형이네요?”

“네. 지금도 뭐 좋아하긴 합니다.”


재현의 대답에 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락 중 메탈을 좋아했던 고성훈에게는 그다지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메탈 슬레이어(Metal Slayer)라고도 칭할 수 있는 하필 커트 코베인이 우상이었다니.


“흠······ 그렇군요. 왜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게임 체인저니까요. 기존의 판을 뒤틀어버린 게 제일 마음에 듭니다. 음악 하는 이들 대부분의 로망 아닐까요? 기존의 판을 뒤엎으면서 영웅이 되는 거요.”


대답하며 싱긋 웃는 경재현.

고성훈은 자신도 모르게 그를 따라 미소를 짓고 있다는 걸 깨닫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흠······ 그럼 인간적인 커트 코베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상이라 하신다면······.”

“가까이하고 싶지 않을 것 같네요. 가사만 봐도······ 비관적이고 우울하니까요. 그리고 항상 마약에도 절어있었고 머리통을 샷건으로 날린 인간이죠. 닮고 싶은 인간은 아닙니다.”

“오.”


의외인 대답이었다.

그의 행동과 태도 그리고 외모 등 그 모든 것을 답습하려 노력하는 게 대부분 우상을 가진 자들의 행동.

하지만 경재현은 달랐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경재현은 자신의 색깔을 온전히 드러내며, 그 누구의 색깔도 들어있지 않았다.

아마 지금 눈에 보이는 자존감 역시 그 누구를 모사한 것이 아니라, 그저 그의 모습이었다.


“하, 재밌네요. 확실히 캐릭터가 딱 잡혀 있네요. 굳이 가면 쓸 생각도 없으실 거고요. 고스트 네이션 방송에 나오셨을 때처럼.”


고스트 네이션에 나왔던 경재현의 거만한 모습.

물론 멤버들이 두둔하긴 했다만, 고성훈은 그게 급히 꾸며진 상황이라는 건 쉽게 알 수 있었다.

당장 눈앞에 있는 경재현만 봐도, 그가 이해열의 칭찬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는 게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질 수준이었으니까.


“네. 전 연예인이 되고 싶은 게 아니니까요.”


경재현의 대답은 고성훈에게 쾌재를 불러일으켰다.

너무나도 완벽한 대답이었다.

너무나도 듣고 싶었던 대답이었다.


“좋다······.”

“네?”

“어?”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에 고성훈은 눈을 껌뻑였다.


“아, 아닙니다. 하하. 좋네요. 단지 유명한 연예인으로 사는 게 아니라면······ 자세히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이스브레이킹으로 끝날 줄 알았던 대화.

잠시 대화를 나누고, 경재현이 만나자고 한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점점 흥미로워지는 경재현의 말에 고성훈은 질문을 멈출 수 없었다.


“흠, 예를 들자면.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멤버에서 락커로 전직한 가수가 있겠네요.”

“어······ 문준희 씨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문준희.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중 하나의 멤버, 대한민국 최고의 춤꾼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

서지태의 락으로의 음악적 전향이 희망 편이었다면, 문준희의 선택은 절망 그 자체였다.


물론 2004년 지금은 조금 수그러들었지만,

2000년도 초반만 해도 그가 받아야만 했던 공격은 끔찍했다.

연예인으로서 대중이 원하는 걸 하지 않은 대가.

그런 대가치고도 문준희는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갚아야 했다.


“몇몇 사람들은 연예인들을 손으로 쥔 채 뒤흔들고 싶어 하죠. 좋아해 준 대가로, 그리고 돈을 들인 대가로 너는 내 말대로 움직여라. 사람을 대하는 게 아닌 마치 인형을 대하는 듯한 음흉한 의도를 가지고 말입니다.”

“흠······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몇몇이 곧 대중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기 마련이죠. 익명성의 단점이 거기에 있기도 하고요.”


고성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재현을 바라봤다.

그의 눈에 가득한 확신과 자신감.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그의 태도에, 그에 걸맞는 대답을 기다렸다.


“아직 확고한 대중성을 얻지 못했지만······ 만약 얻는다고 해도 저는 그런 쥐고 흔들리는 것에 당할 생각이 없습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하시겠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가히 아름다운 자신감.

짧고 굵은 대답에 고성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보내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아냈다.


“아이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네요. 어······ 하하. 제가 너무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저도 피디님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거든요.”


여태껏 자신이 질문에 답했으니.

이제 자신의 질문에 성훈 보고 답하라는 듯.

그렇게 매서운 눈길로 경재현이 입을 열었다.


“과거 섹스 피스톨즈의 방송 사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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