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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머신 님의 서재입니다.

분식집 헌터에서 초월적 재벌까지 거침없이 달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존버머신
작품등록일 :
2023.02.05 00:31
최근연재일 :
2023.03.1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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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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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1,828

작성
23.02.05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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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화. 오픈날

DUMMY

“왜?”

“안정적 수입을 위한 첫 발걸음.”

“응? 무슨 소리야?”


여전히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 표정을 지었다.


“아빠 소원이 뭔지 알지?”

“당연히 알지. 내 병 낫게 하는 거.”

“맞어. 거기에 두 개가 더 있어.”

“뭔데?”

“침식당한 내 능력의 회복.”


손가락으로 팔을 건드렸다.


“마지막은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

“오오. 좋아. 아빠 소원에 나도 찬성.”


아람이 숟가락을 높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 식당을 하겠다는 건, 세 가지 소원을 이루게 위한 첫 시작이야.”

“으음. 아직 무슨 말인지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난 아빠가 결정했다면 무조건 찬성.”

“고마워. 딸.”

“근데 어떤 걸 할거야? 고깃집? 호프?”

“분식. ‘매운 엄마’라고 들어봤어?”

“아니? 안 들어봤는데.”

“그래. 아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망은 좋아.”

“오케이. 그럼 언제 하는 거야?”

“오늘 면담을 하고 왔으니, 이제 자리도 알아보고, 교육도 받고, 시설 공사도 해야 하니 대략 한 달 정도.”

“흐흐. 그러면 한 달 뒤에는 아빠가 앞치마 입고 장사하는 걸 볼 수 있겠네.”

“그렇지.”

“집이나 우리 학교 근처면 좋겠다. 내가 친구들 데리고 맨날 갈 수 있는데.”

“어쩌다 한두 번은 좋은데 매일 먹으면 질릴 것 같은데.”

“그럼 매일 다른 얘들로 데리고 가지. 학교 애들 전부 데리고 갈거야.”


아람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너 진짜 일진, 뭐 이런 거 아니지?”

“아니라니깐!”

“혹시나 하는 말인데 학교에서 애들 괴롭힌다는 소리 들으면 진짜 혼난다.”

“아. 진짜. 나 그런 짓 안 해.”


아람이 정색을 하며 두 손을 흔들었다.


“알았어. 그래. 오늘 학교는 어땠어?”

“뭐 특별한 건 없었어. 그냥..”


가장 좋아하는 딸의 학교 생활을 들으며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다음날부터 장사를 시작하기 위한 자리를 알아보러 돌아다녔다.

시내 중심쪽은 보증금이나 권리금이 워낙 높아서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고, 학교나 아파트 단지 주변으로 빈 점포를 물색했다.


학교, 아파트 주변도 보증금이 약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예 변두리로 알아보면 유동 인구 자체가 많지 않기에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욕심은 부리기로 했다.

그리고 기존에 식당이나 요식업을 하던 자리는 권리금이나 시설비도 추가로 지출해야 하기에 웬만하면 빈 점포로 알아보고 있었다.


그렇게 2주 정도 빈 점포를 알아본 후 한 곳을 찾게 되었다.


“여기입니다.”

“오오. 어떻게 이런 곳을 찾으셨는지 대단하네요.”


김철수 팀장이 감탄을 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예전에 세탁소를 하던 자리인데 사장님이 갑자기 큰 병이 생기면서 나온 점포입니다. 위치는 제가 사는 집하고 아이 학교하고 중간 지점이라 이곳 지리도 잘 알고 있는 편이고요.”

“제가 봐도 꽤 괜찮은 자리입니다. 주변에 다른 분식집은 없고 일반 식당만 있으니 경쟁력도 있고. 그렇다고 학생들이나 젊은 층이 아예 다니지 않는 길도 아니고요.”

“그럼 괜찮은 자리라는 말이군요.”

“맞습니다. 장사 처음 하시는 분이 맞나요? ‘매운 엄마’ 컨셉과 딱 맞는 위치와 상권입니다.”

“다행이군요. 그럼 이곳으로 하겠습니다.”

“네. 이제 사무실로 가셔서 정식 계약서 작성하시죠.”

“그럼 인테리어 공사는 언제부터 시작하나요?”

“오늘 계약이 끝나면 이, 삼일 뒤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알겠습니다.”


장사를 시작할 점포 확보가 되자 바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15평 정도 규모였기에 투자금으로 오천만원 모두 투자가 되었다.

보증금과 운영비가 부족하기에 ‘소상공인 창업 지원 대출’을 통해 삼천만원을 대출받고, 마지막으로 전세보증금 대출을 받아 총 1억을 조금 넘는 비용 지출이 예상되었다.

일부는 보증금으로, 일부는 여유 자금으로 사업용 계좌에 입금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어서 와요. 김 팀장.”

“여기는 이번에 새로 시작할 강철 사장님입니다.”

“안녕하세요.”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는 기간에 조리법과 매장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매운 엄마’ 1호점으로 왔다.


본사에서 1호점으로 지정한 곳이라 중심 시내에 위치해 있었다.

20평 정도 규모이지만 워낙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라 손님들의 회전율이 대단한 곳이었다.

일하는 알바생도 많았고, 음식을 만드는 직원도 세 명이나 있었다.


“메뉴가 많은 게 아니라서 배우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을거에요”


후덕한 인상의 중년 여성 사장님이 웃으며 자리를 안내했다.


“특별히 어려운 건 없습니다. 같은 일의 반복이라서 손에 빨리 익히기만 하면 돼요.”

“네.”

“일단 여기 앉으셔서 제가 하는 걸 보세요.”


중년 사장이 일반 김밥보다 1/4정도 크기의 김밥 하나를 순식간에 만들었다.


“알다시피 주력 메뉴는 빨간 국물의 어묵입니다. 김밥도 국물을 소스로 찍어 먹는 방식이에요. 그래서 속 재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기본재료만 들어갑니다.”

“그렇군요.”

“그럼 한 번 해보세요.”

“네.”


일반 김밥용 김보다 크기가 작은 김을 바닥에 깔고 밥을 얹었다.

속 재료를 조금씩 넣고 김밥 하나를 완성했다.


“와아. 잘하시네요. 평소에 요리에 관심이 있었나 봐요?”

“아닙니다. 아이 엄마가 없어서 제가 요리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늘게 되더군요.”

“어머.”


중년 사장이 살짝 입을 막았다.


“오늘은 김밥을 계속 만들면 되는 겁니까?”

“아, 예. 예. 원래는 그렇게 진행하는데, 금방 배우실 것 같으니 오후에는 포장까지 하는 법을 익히도록 하죠.”

“하하. 그럼 더 이상 저는 필요 없겠습니다.”


김철수 팀장이 쭉 지켜보다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저는 공사 진행 상황도 알아보고, 다른 업주님도 만나봐야 해서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김철수 팀장이 가고 나서도 강철은 김밥을 계속 말았다.

아람이 워낙 좋아하는 음식이라 시간만 되면 만들어 준 덕분에 김밥 만드는 법은 금세 배우게 되었다.

오후가 돼서는 음식 포장을 해서 손님에게 전달하며 입에 익지 않은 접대용 멘트도 연습을 했다.


다음날은 점포 오픈 시간에 맞춰 출근해 주력 메뉴인 빨간 국물 어묵 만드는 법을 배웠다.

소스와 물의 비율, 어묵의 투하 시간, 시간대별 어묵 양 조절하는 법을 배우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진행한 오 일간의 교육을 끝내고 공사 진행 상황도 점검을 했다.

보건소에서 건강검진도 다시 받고, 국가에서 하는 신규 창업자 교육도 이수를 끝냄으로써 모든 준비를 끝냈다.



‘이 집은 맛이 좀 더 진하네.’


정식 오픈까지 며칠 여유가 있어 타 점포는 어떻게 하는지 시장 조사를 했다.


교육을 받은 1호점은 말 그대로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서 어지간히 삽질을 하지 않고서는 손님이 없을 수가 없다.

그래서 아직 몇 개 없지만 타 점포는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일반 빌라가 밀집해 있는 가게를 먼저 방문했다.

이곳에서 음식을 시키고 맛을 보고 느낀 것은 맛이 진하게 베어 있다는 것이다.

음식을 다 먹고는 근처 커피솝에서 몇 시간 동안 점포를 지켜봤다.

확연히 다른 점은 재료 사용에 인색하지 않다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인지 시간대 구분 없이 손님이 꾸준히 오는 것이 보였다.




‘여긴 위치에 비해 찾아오는 손님이 적어.’


다음으로 지하철 환승 구간에 위치한 점포도 방문했다.

위치상으로 보면 1호점과 거의 비슷한 조건이라고 할 정도로 유동 인구도 많고, 학생들도 많이 오고 가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방문하는 손님은 이전에 확인한 빌라촌 점포와 손님수가 거의 같은 수였다.

지리적 이점이 전혀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묘하지만 맛이 조금 밍밍하다.’


한 번 정도 먹으면 모를 수도 있지만, 교육을 받으며 매일 먹어본 음식이라 미묘한 맛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역시 계속 지켜본 결과 소스나 재료 사용이 빌라촌 점포보다 사용량이 현격히 적었다.


장사의 방향을 정하게 되었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정량으로 하며 지속적으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게 되고, 그러면 맛은 당연히 좀 더 좋아지게 된다.

요식업에서 가장 중요한 맛이 보장된다면 손님의 회전율도 좋아지게 되는 선순환을 할 수 있다.



오픈 전날.


짠.


“아빠의 첫 사업의 성공을 위하여!”

“위하여!”


강철의 맥주캔과 아람의 주스 잔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흐흐. 드디어 내일이네.”

“그러게. 시간이 금방 갔어.”

“학교 끝나면 애들 왕창 데리고 갈게. 준비 단단히 하고 있어.”

“알겠어. 몇 명이나 데리고 올거야?”

“일단 열 명.”

“뭐? 그렇게나 많이?”

“참나. 이것도 추리고 추린 거야. 애들이 서로 오겠다고 얼마나 난리를 피웠는데.”

“우리 아람이 인기가 많나 보네.”

“뛰어난 외모에, 활발한 성격, 거기에 각성자 능력까지. 인기가 없을 수가 없지.”


거만한 표정으로 주스 한 모금을 마셨다.


“거기에 성적만 조금 더 올라가면 딱인데.”

“푸훕, 아저씨, 잘 나가다가 갑자기 성적 얘기는 왜 나와? 언제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며.”

“그래도 일등은 너무 하잖아. 뒤에서 일등은.”

“아니, 그건. 내가 뒤에서 딱 버티고 있어 줘야 다른 애들이 전혀 걱정을 하지 않잖아.”


쪼그라든 표정으로 주스 한 모금을 마셨다.


“그래. 미안하다. 내가 너무 큰 걸 바라고 있어나 보다.”

“그렇지. 이렇게 기분 좋은 날에 우울한 얘기는 그만 하고. 내일 손님은 얼마나 올 것 같습니까?”

“모르지. 그냥 우울할 정도로 적게만 안 오면 좋을 거 같아.”

“아냐. 아냐. 예감이 딱 하고 왔는데. 엄청 올 거야. 두고 봐.”

“우리 아람이 똥 촉 아니었나?”

“아저씨! 똥 촉은 뽑기 할 때만 그런거고. 이번엔 진짜야. 진짜 예감이 좋아.”

“하하. 그래. 이번엔 믿어보지.”


그렇게 오픈 기념 조촐한 파티를 끝내고 방에 들어왔다.


‘이제 시작이다. 제발 실수하지 말고 제대로, 하나씩 하나씩 잘해보자.'


각성을 하고 처음 작전에 투입되었을 때처럼 두근대는 마음에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도 돌려보고 다짐을 하며 늦은 밤 겨우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드르륵.


이른 아침. 처음으로 가게 문을 열고 조용한 점포를 한번 둘러봤다.

전날 정리한 재료들을 셋팅하고,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출근하는 이들이 새로 생긴 점포를 한번 훑어보면서 잰 걸음으로 가던 길을 가고 있다.


“김밥 포장 되요?”

“그럼요.”

“두 줄 포장해주세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첫 손님이다.

물기가 덜 마른 머리를 한 채 출근을 하는 모양새다.

정성스럽게 김밥 두 줄을 만들어 포장을 하고 건넸다.


“오천원입니다.”

“여기.”


만원짜리 한 장을 받고 오천원을 거스름돈으로 건넸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 가게 첫 손님이십니다.”

“어머. 그래요. 호호. 영광이네요.”


잠깐의 덕담이 오고 간 후 첫 손님이 떠났다.

그리고 주위 점포 사장들이 와서 오픈 축하를 하며 음식을 조금씩 팔아주었다.


오후가 되자 본사에서 보낸 화환이 도착했고, 김철수 팀장이 와서 축하 인사를 했다.

그렇게 오후 두, 세시가 지나가자.


“여기 김밥 세 줄하고, 빨간 어묵 이인분요.”

“여기 떡뽁이하고 만두 삼인분씩 주세요.”

“빨간 어묵 오인분요.”


갑자기 손님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신기하게 어디에 숨어있다 나타나는 사람들처럼 찾아 오는게 너무 신기했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정신없이 손님을 맞고 있는데.


“아빠. 나 왔어!”

“안녕하세요!”


아람이 해맑게 웃으며 어제 약속한 열 명의 친구를 데리고 왔다.

테이블은 하나만 비어있는 상태에서 배달 주문까지 밀린 상태였는데.


“강아람!”

“왜?”

“얼른 와서 음식부터 서빙해!”


정신없는 와중에 아람이 나타나자 기쁨의 외침을 질렀다.


작가의말

내일부터는 매일 22:40에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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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화. 어찌된 이유인지 모르지만 회귀를 했다. 23.02.05 702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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