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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머신 님의 서재입니다.

분식집 헌터에서 초월적 재벌까지 거침없이 달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존버머신
작품등록일 :
2023.02.05 00:31
최근연재일 :
2023.03.11 23:4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8,851
추천수 :
191
글자수 :
181,828

작성
23.02.05 14:40
조회
702
추천
13
글자
12쪽

1화. 어찌된 이유인지 모르지만 회귀를 했다.

DUMMY

“딸, 잘 있었어?”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딸에게 인사를 했다.

옷은 여기저기 찢겨 있었고, 복부에서는 피가 계속 흘러내리고 있지만, 강철은 딸의 사진을 보며 같이 웃었다.


주머니를 뒤져 나온 만 원짜리 세 장과, 오천 원짜리 한 장을 사진 옆에 올렸다.


“미안해. 아람아. 꼭 부자가 되겠다는 약속을 못 지켰네.”


딸이 잠들어 있는 백색의 도자기를 만지려다 피 묻은 손을 보고는 황급히 팔을 내렸다.

찢긴 옷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다시 자기를 어루만졌다.


“조금만 기다려. 곧 갈 테니. 그리고 아빠 만나면 왜 이렇게 빨리 왔냐고 화내지 말고, 예쁘게 웃어줘. 알겠지?”


강철은 그렇게 딸에게 곧 만날 것을 약속하고 뒤돌았다.

딸이 잠들어 있는 추모공원의 건물을 나오자 수많은 빨간 점이 강철의 몸을 물들였다.


“강철! 더 이상 반항하지 말고 체포에 응해라!”


완전 풀 무장을 한 특수대가 확성기를 통해 강철에게 투항을 권유했다.


“적당히들 해라.”


딸의 사진을 볼 때의 한없이 선한 얼굴과는 정반대의 성난 괴물의 얼굴을 한 채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마지막 경고다. 더 이상 다가오지 말고, 무릎을 꿇어!”


철컥. 철컥.


특수 탄환이 장착된 자동 소총에서 일제히 잠금쇠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강철. 이제 그만하자. 이 정도면 할 만큼 했잖아.”


확성기를 들었던 책임자가 힘겹게 손을 내리고 친구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눈물을 흘리며 애원을 했다.


“씨발. 좆까!”


강철의 몸이 빠르게 앞으로 튀어 나갔다.


타다탕!

타앙!

타앙!


수많은 총에서 불꽃이 튀며 탄환이 일제히 쏟아져 나왔다.

강철은 죽음의 공포보다 딸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 환한 웃음을 지었다.


“뭐지?”


세상이 정지된 듯 보였다.

아니, 실제 세상이 정지되었다. 강철 본인만 제외하고.


수십의 특수대는 사격 자세 그대로.

무기를 들고 공격 준비를 하던 가디언들의 움직임이 정지되었다.

총구에서 발사된 탄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허공에서 정지되었다.

심지어 나무도, 꽃도, 바람도 정지되었다.


모든 것이 정지되어버린 현상에 영문을 모른 표정을 짓다가 등 뒤에서 느껴지는 기이한 기운에 빠르게 몸을 돌렸다.


“누구야!”


백색의 옷에, 백색의 머릿결, 백색 수염의 노인이 입에서 피를 흘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아니, 천천히 걸어오는 듯 보였으나 어느새 강철의 눈앞까지 와 있었다.


“누구지?”


질문을 받은 신비의 인물은 대답 대신 옅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강철의 이마에 갖다 댔다.


털썩.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한 강철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며 정신을 잃었다.







*****






“아빠! 왜 안 깨웠어? 나 지각이야!”


누군가가 소리를 치며 세차게 흔들자 강철은 천천히 눈을 떴다.


“와아! 이제 이런 식으로 나오겠다. 이거지?”

“아...람?”


딸 아람의 얼굴을 보자 순간 천국에 왔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강철 본인은 지옥을 가야 마땅하다고 생각했지만, 천사같은 아람이 지옥에 있을 리가 없으니 자연스레 천국이라 생각했다.


“아람아!”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딸을 덥석 안았다.


“어. 어. 왜 이래? 이건 또 무슨 작전이지?”


강아람이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더듬었다.


“강아람. 내 딸. 아람이 맞지?”


바짝 안았다가 얼굴을 마주 보고는 딸의 뺨을 마구 문질렀다.


“아악. 왜 이래. 아저씨야!”


얼굴이 찌그러진 아람이 몸을 급히 뒤로 뺐다.


“아빠. 진정해. 일단 미안해. 내가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아빠를 힘들게 한 거 잘 알아. 이제 안 그럴게.”


오른팔을 앞으로 뻗으며 수비 자세를 취했다.


“괜찮아. 천국에 학교가 있는 것도 아닌데, 늦잠이 뭔 대수야. 근데 여기 천국 맞지?”


혹시 몰라서 확인 사살에 들어갔다.


“아빠. 왜 그래? 천국은 또 무슨 소리야? 나 무서워지려고 하잖아.”


아람의 표정이 울상이 되었다.


“천국이 아니야?”


그러고 보니 주변 환경이 모두 눈에 익었다.

침대, 가구, 낡은 벽지.. 모든 게 강철 자신의 방에 있는 것들이었다.


“여긴 대체 어디야?”

“아. 정신 차려! 아빠! 여기 아빠 방이지. 어디긴 어디야!”


아람이 거의 울기 직전의 표정이 되어 소리를 쳤다.

소리치는 딸의 얼굴을 다시 보자 갑자기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내가 잘못했어. 응? 다시는 늦잠 안 잔다. 아빠가 깨우기 전에 알아서 일어날 거니 이상한 짓 좀 그만해.”


아람이 두 손을 꼭 모았다.


“천국이 아니라 집이라고...?”

“응.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집이야 집. 현실이라고! 천국 아니고!”


털썩


다리가 풀려 그대로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물 줄까?”

“어? 어, 응.”

“알았어. 잠깐만.”


여전히 어리둥절한 채로 대답을 하자 아람이 가방을 맨 채 후다닥 나가 물 한 컵을 가지고 왔다.


벌컥. 벌컥.


“하아. 이거 몰래카메라 아니지?”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몰래카메라는 또 뭐야? 내가 진짜 묻고 싶은 말이야. 진짜 왜 이래?”


아람이 발을 동동 굴렀다.


“알았어. 일단 진정 좀 할게.”


아람이 너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자 일단 진정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물어보자. 여긴 천국도, 저세상도 아니고, 몰래카메라도 아니라는 거지?”

“응. 아냐.”

“그럼 지금이 몇 년도야?”

“20**년”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십 년 전이다.

추모공원에서 아람의 영정 사진에 35,000원을 두고 추격해 온 군인과 특수대와 맞닥뜨린 상황에서 정확히 십 년 전이다.


“그 노인..”


입가에 피를 흘리며 다가온 백색의 노인.

움직임의 속도가 빠른지, 느린지 구분이 안 되는 움직임으로 다가와 자신의 이마에 손을 댄 순백의 노인.

그가 이 일에 연관 있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들었다.


“괜찮아?”


아람이 조심스레 아빠의 표정을 살폈다.


“어? 어. 괜찮아.”

“하아. 대체 무슨 일이야? 왜 그런 거야?”


원래의 아빠로 돌아온 걸 확인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 너무 현실 같은 꿈을 꿔서 잠시 혼란스러웠어.”

“대체 무슨 꿈을 꿨길래.”


아람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근데, 아람아.”

“왜?”

“학교 많이 늦었네.”

“.....”


아빠의 얼굴을 피하며 먼 산을 봤다.


“지금이라도 가야지.”

“아, 몰라. 아빠 땜에 더 늦었잖아.”

“미안.”

“알았어. 갔다 올게.”


아람이 재빨리 대답을 하고 방을 나섰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고 할때,


“딸!”

“아, 왜 또?”

“엘리베이터로 가. 뛰어내릴 생각하지 말고.”

“... 알았어.”


뜨끔한 표정이 된 아람이 얼른 대답을 하고 현관문을 나섰다.


“후우우.”


아람이 나간 것을 확인하자 다시 침대에 털썩 앉았다.

마음 같아서는 다시 만난 딸과 하루 종일 같이 있고 싶었지만, 뭐가 어떻게 된 상황인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다.


아무리 세상이 게이트와 카오스가 열리고 괴수들이 튀어나오며 헌터, 각성자, 초월자가 생겨나는 시대라고 하지만, 이렇게 과거로 회귀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은 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었다.


한참을 침대에 앉아 있다가 베란다로 나갔다.

아파트 단지를 오고 가는 사람들,

도로에서 빠르게 달리는 차량들.

눈에 익은 건물들.


“진짜다. 모든 게 진짜야.”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깊은 생각의 시간은 오전을 지나 오후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날이 서서히 저물면서 노을빛이 베란다 창문을 통해 들어왔다.


“벌써 저녁이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생각에 잠겼던 강철이 상념에서 깨어났다.


“아람이와 새로 시작하는 첫날인데 이대로 보낼 순 없지.”


당장 진실을 알아낼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일단은 현재를 즐기기로 했다.

외투를 걸치고 집을 나섰다.

7층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내렸다.



“아람이 아빠.”


아파트 입구를 나오는데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낯익은 얼굴인데, 누구였지?’


4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웃으며 다가왔다.


“어휴. 요즘 일이 많은가 봐요. 얼굴 보기가 도통 힘드네.”

“아, 예.”


여전히 누군 인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


“장 보러 나오셨나?”


족집게네.


“네. 집에 반찬거리가 떨어져서.”

“그렇구나.”

“근데 무슨 용무라도?”

“아, 다름이 아니라..”


누군지 모르지만, 낯은 익은 아주머니의 말을 다 듣고난 후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 있는 할인 마트에 가니 저녁 준비를 위해 식재료를 사려고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강철은 장바구니를 들고 오늘 저녁 딸과의 만찬을 위한 재료를 하나씩 구입했다.


“아! 부녀회장!”


장을 다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낯익은 아주머니의 정체가 생각났다.

잊혀졌던 과거의 사람들, 일들이 하나씩 머릿속에 기억나기 시작했다.

환상이나 사후세계가 아닌 실제 현실임을 자각할수록 기쁨이 좀 더 커지고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아침에 한바탕 소동을 하고 급하게 학교를 간 딸이 돌아왔다.


“왔어?”

“오오. 이 냄새는.”

“그래. 네가 좋아하는 스파게티다.”


가방도 벗지 않은 체 주방으로 달려온 아람에게 소스를 맛보게 했다.


“어때?”

“딱 좋아.”

“알았어. 얼른 씻고 와.”

“알았습니다.”


저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스파게티를 먹게 되자 신이 난 아람이 가벼운 걸음으로 방으로 갔다.

딸이 씻는 동안 탁자에 스파게티를 비롯해 마늘빵, 미트볼까지 완벽한 상차림을 끝냈다.


“잘 먹겠습니다.”

“아빠도 잘 먹겠습니다.”


식사 인사를 끝내고 포크에 스파게티를 말아 입에 쏙 넣었다.


“으음. 역시 스파게티는 아빠가 최고다.”


두 눈을 지그시 감으면 맛을 음미한 민서가 감탄을 쏟아냈다.


“많이 먹어. 아빠가 그동안 바빠서 많이 소홀했는데, 이제 자주 해줄게.”

“진짜 왜 이러지. 오늘 아침부터 사람이 이상해졌어.”

“이놈이 아빠보고 사람이 이상해졌다니.”

“진짜 이상했잖아. 오늘 아침은.”


너 같으면 안 그렇겠냐. 회귀를 했는데.


“그래. 인정. 오늘 아침은 내가 좀 이상했지.”

“진짜 왜 그런 거야? 정말 놀랬잖아. 나 울뻔했어.”


아람이 억지로 울상을 지었다.


“미안. 그동안 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아 잠시 그랬어. 이제 그럴 일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돼.”

“정말이지?”

“응. 너만 내 속을 안 긁으면.”

“뭐? 내가 왜?”

“마트에 가다가 부녀회장님 만났다.”

“푸웁!”


아람이 하마터면 입속에 든 스파게티를 뱉을 뻔했다.


“음음. 아빠. 그게 아니고. 아빠 때문에 학교가 많이 늦었잖아. 그래서.”

“그래서 내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던 7층에서 점프를 하셨다.”

“점프가 아니라 일종의 지름길.”


검지를 쫑긋 세웠다.


“부녀회장님이 있지도 않은 애가 떨어질 뻔했데.”

“아니, 그 아줌마는 꼭 내가 뛰어내릴 때마다 거기에 있을 게 뭐야.”

“내가 걱정 하는 건 부녀회장님이 아니야.”

“알아. 안다고.”

“안다는 놈이 쓸데없는 곳에 능력을 사용해?”

“알았어. 미안. 아빠. 아 해봐.”


미트볼 하나를 포크로 찍어 아빠 입에 갖다 댔다.

강철도 못 이기는 척 입을 벌려 미트볼을 먹었다.


“내일부터 아침에 약 먹는 거 검사한다.”

“왜? 내가 알아서 잘 먹고 있어.”

“약 잘 안 먹는 거 알고 있거든.”

“아니, 그건..”

“강아람.”


진지한 표정으로 딸의 눈을 바라봤다.


“넌 네 꿈만 생각해. 돈 걱정은 아빠인 내가 하는 거야.”

“하지만 나도 다 알아. 내 치료비나 약값으로 많은 돈이 들어 가는 거.”

“돈 걱정은 하지 말라니까. 아빠 그 정도 능력은 돼.”

“알아. 그래서 그러는 거야. 아빠가 그렇게 해서 버는 돈이 전부 내 약값이며 투석 비용으로 사라지잖아.”

“아니. 사라지지 않아. 그럼 이렇게 생각해 봐 ‘아빠는 지금 나한테 투자를 하고 있다’ 이렇게.”

“투자를 하고 있다고?”

“그래. 난 강아람의 꿈과 행복에 투자하고 있어.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할거야.”

“더 많은 투자를 하다니? 그건 또 무슨 말이야?”

“그런 게 있어.”


난 십 년 전 미래에서 왔어.

이 말은 앞으로 십년간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일을 알고 있다는 뜻이야.


강철이 환한 웃음을 보였다.


작가의말

새로운 글을 시작했습니다. 금일은 3회를 올리겠습니다. 2화는 18:40에 업로드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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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화. 매장을 양도하고 새로운 일을 준비하다. 23.02.07 428 10 12쪽
4 4화. 계절의 변화와 함께 장사도 번창하고. 23.02.06 430 15 12쪽
3 3화. 오픈날 23.02.05 457 12 12쪽
2 2화. 첫 사업 +2 23.02.05 578 13 12쪽
» 1화. 어찌된 이유인지 모르지만 회귀를 했다. 23.02.05 703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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