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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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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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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39,231

작성
18.11.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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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화 목줄 채우기

DUMMY

16화 목줄 채우기


넓고 커다란 접견실, 원목으로 된 가구와 어디서 구한건지 모를 페르시안 양탄자가 깔려 있었다.

벽지는 깔끔한 흰색이고, 천장엔 고풍스런 등이 사방을 비추었다.


폐업한 호텔을 리모델링한 건물은 도머가 사용하는 본관이었다.


자민을 따라 안내받은 설헌이 자도성과 마주했다.


자도성은 생각보다 젊은 남자로 서른 중반쯤 되어 보였다.


자도성이 친근한 투로 말을 건넸다.


“자민 씨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위아래로 자도성을 살핀 설헌이 피식했다.


“이야기?”

“네.”

“어떤 이야기?”


어깨를 으쓱한 자도성이 말했다.


“여러 가지 이야기요.”


미소 짓는 자도성을 흘긴 설헌이 말했다.


“내 뒷조사를 했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자도성이 능글스럽게 웃으며 인정했다.


“눈치가 빠르시네요.”


설헌이 얼굴을 구겼다.


“왜 그런 거지?”

“설헌 씨가 우리 임무에 가장 위험한 존재라서?”

“날 무서워하는 자식들은 대부분 나쁜 놈들이었는데.”


자도성이 소파에 몸을 깊게 기대며 고개를 저었다.


“저흰 나쁜 놈들이 아닙니다.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행동하니까요.”

“개똥철학과 양심 없는 신념을 말하는 건가? 대부분 테러리스트들이 그렇게 말하지.”

“저희는 단지 최선을 바랄 뿐입니다. 최악은 면하자는 취지에서 이런 일을 계획한 거니까요. 아시지 않습니까?”


설헌이 눈을 가늘게 뜨자 자도성이 화재를 돌렸다.


“자자, 이런 잡담은 그만하죠. 혹시 제가 설헌 씨를 영입하려는 의도를 알고 계십니까?”

“글쎄?”


검지로 손에 낀 반지를 슬슬 문지른 자도성이 혀로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강한 때문입니다.”


설헌이 눈썹을 구겼다.


“강한?”

“네.”

“그 녀석을 왜?”


자도성이 몸을 당기며 대답했다.


“우릴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로 등극했으니까요.”


설헌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아직 제대로 된 헌팅조차 못한 초짜야. 경험도 부족하고. 장애물 정도는 아니라고.”


자도성이 냉랭한 미소를 띠며 물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마치 모든 걸 알고 있다는 투였다.


설헌이 짜증난다는 표정을 짓자 자도성이 얼마 전 소식을 전해주었다.


“훈련소에서 진행한 개인전, 거기서 강한이 우승을 했습니다.”

“우승?”


의외의 대답에 설헌이 눈썹을 꿈틀했다.

요사이 강한에게 신경 쓸 세가 없어 얼마나 성장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자도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아주 흥미로운 능력으로 우승을 쟁취했다더군요. 정보에 의하면.”

“확실한 건가?”

“내부자가 제공한 오피셜입니다. 그런데 믿기 힘들어 몇 번이고 확인했었죠.”


허공을 손으로 훑은 자도성이 물었다.


“혹시 설헌 씨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를 움직일 수 있습니까?”

“참나.”


설헌이 혀를 차며 대답했다.


“그건 불가능해. 액체 정도야 가능하지만.”


자도성이 다리를 꼬며 말했다.


“그런데 강한이 공기를 무기삼아 마지막 상대를 제압했답니다.”


설헌이 소파에서 반쯤 몸을 일으켰다.


“뭐?”


자도성이 재미있단 투로 말을 이었다.


“공기를 압축 파열시켜 꽝하고 상대를 날려버렸다더군요.”

“말도 안 돼. 기록에서만 확인되던 기술인데.”

“그런데 짜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죠. 덕분에 우린 새로운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하고요.”


설헌이 조심히 물었다.


“너, 무슨 꿍꿍이 인거지?”


자도성이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설헌 씨가 생각하는 그 꿍꿍이 일겁니다.”


설헌이 만류했다.


“그러지마. 어차피 강한은 들개 같은 녀석이라 어딘가에 목메지 않을 테니까.”


자도성이 팔짱을 끼며 고개를 절래절래 젓더니, 설헌을 사선으로 쳐다봤다.


“이번에도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시나요?”


설헌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헌터로 지내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어. 내 감은 정확해. 그런 눈을 지닌 자식은 절대로 허리를 굽히지 않아.”


자도성이 몸을 기울이고 팔꿈치를 무릎위에 걸쳤다. 그 상태로 한마디씩 똑바로 내뱉었다.


“설헌 씨, 이번에도 틀렸습니다. 땡!”

“뭐?”

“당신처럼 강한에게도 약점이 있습니다.”

“무슨 소리야?”

“시장이 강한의 어머니를 가지고 협박했다더군요. 협조하지 않으면 머리를 날려버리겠다고요. 아, 참고로 아버지는 머리와 몸이 분리돼 죽었답니다.”


자도성이 놀라는 설헌을 확인하며 말을 이었다.


“시장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기억하시죠?”

“그래.”

“유년기 버팀목이었던 어머니는 강한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죠. 강한은 어머니를 위해 시장에게 충성할 겁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가만히 있어야 하겠습니까?”


자도성이 하고자 하는 말을 이해한 설헌이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가만히 표정을 살핀 자도성이 말했다.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일이 도의에 어긋난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게 옳은지 잘 알고 있지 않나요? 설헌 씨?”


설헌은 대답하지 않았다.


자도성이 테이블을 돌아 설헌 옆으로 다가갔다.


“시장에겐 신의 눈이라는 마지막 카드가 있습니다. 폴리스 내부에서 반란 혹은 테러가 일어날 경우 주동자와 추종자를 일시에 제거해버리는 정밀 유도 무기죠.”


손을 어깨 위에 올린 자도성이 속삭이는 투로 말했다.


“아마도 지금 쯤 저를 포함해 대부분 도머 측 사람들 이름이 올라가 있을 겁니다. 강한은 이 무기에 정보를 업로드 하는 동안 시장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할 거고요. 아, 참고로 이건 신의 무기에 업로드 된 당신 이름입니다.”


설헌이 고개를 돌려 자도성이 건넨 파일을 보았다.

안에는 난설헌이라는 이름이 고딕체로 적혀 있었다. 수많은 이름 사이에 말이다.


자도성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선택을 하시죠. 우릴 돕는다면 새로운 역사를 쓰는데 동참하시는 겁니다.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히 사라지고 싶으신 건 아니죠?”


혼란스런 얼굴을 한 설헌이 처음으로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자도성이 슬쩍 반응을 확인하곤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침묵을 유지한 채 대답을 기다렸다.


“젠장.”


설헌이 오랜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합류하지.”


*


강한은 시장의 명령에 따라 헌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경기 도중 입은 부상이 심해 요양을 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물론 거짓말에 불과했지만 명분이 필요하기는 했다.


그래서 최무강이 팀을 꾸려 나가기로 했다.


그들 목표는 공기정화기에 사용되는 특수한 모터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주로 하늘고래 라고 불리는 키메라가 몸에 달고 다니는데, 거대한 덩치로 강하하며 거칠게 깔아뭉개는 공격이 유명했다.


강한은 내심 그들이 부러워 미칠 지경이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자괴감에 빠져 의욕을 잃어갔지만.


정말 말 그대로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냈다. 훈련은 빠지기 일쑤였고 주어진 순찰 임무나 설렁설렁 했다.


시장은 그런 강한이 아니꼬웠지만, 일단 신의 눈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 동안 눈엣 가시였던 인물을 입력하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워낙 절차가 복잡한데다, 시간이 오래 걸려 한명 씩 신중히 작업해야 했다.

심지어 가명을 쓰는 인물도 있어서, 일일이 얼굴을 컴퓨터 기록과 대조해 찾아내야 했다.


일부러 불편하도록 만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신의 눈을 가동하는 절차는 복잡하고 귀찮았다.


설계자들이 혹시 모를 비상사태를 염려해 비밀리에 개발한 만큼 한번만 사용가능하도록 설계 된 탓이다.


이 말을 달리하면, 시장이 사용한 후 다음 시장이 확정될 때까지 사용불가 하다는 뜻이었다.


신중하게 사용해야 하는데, 이번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 더군다나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하는 만큼 돔에 끼치는 부담도 높았다.


최대한 걸림돌이 될 만한 인물을 모두 넣어야 했다.


기회는 단 한번.


그리고 여기엔 설헌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미 전화를 받지 않은 순간부터 의심해 왔고 지금에 와서는 확신한 상태였다.


개가 주인을 물려한다.


시장을 배신자를 용서할 만큼 관대한 성격이 아니었다. 또한, 사냥이 끝나고 이용한 사냥개를 버릴 만큼 매정한 사람이었다.


*


설헌에겐 세 가지 선택이 있었다.


하나는 시장을 제거하는 방법이었다.

두 번째는 신의 눈을 박살내는 방법이었다.

세 번째는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하는 방법이었다.


웬만하면 두 번째 방법을 택하고 싶은 설헌이었지만 결코 쉬워 보이지 않았다.


강한이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니 빈민가 촌놈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엿한 헌터로 성장해 있었으며, 경험이 없다는 말도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천부적인 전투 감각과 사용 가능한 모든 능력을 이용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베테랑 헌터였다.


“어느새 이정도로 성장하다니.”


어쩌면 자신이 괴물을 키우는 데 일조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설헌이 성국을 떠올렸다.


그때, 성국이 강한을 죽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처럼 고민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단숨에 달려가 시장 목을 베면 끝날 일이니까.


만약은 없다고 하지만 그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강한이 이렇게 빨리 성장하리란 사실을 말이다.


“어렵군, 어려워.”


혼잣말을 한 설헌이 침대에 몸을 눕혔다. 현재 배신자로 낙인찍힌 탓에 은거중인 상태였다.


작전을 시작하기 전까지 어느 정도 시간도 남아돌고 말이다.


자도성은 신의 눈이 충분한 에너지를 모으고 모든 목표를 업로드 받으려면 일주일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작전은 시작을 이번 주 금요일로 정한 참이었다.


업로드 되기 이틀 전으로.


*


최무강과 팀원이 돌아왔다. 무사히 작전을 마친 이들은 하늘고래로부터 모터를 가져왔다.


관계자가 이를 수령했고, 서둘러 기존 공기정화시스템과 연결하기 위한 개조작업에 착수했다.


키메라 몸에서 나오는 부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효율을 보이곤 하는데, 하늘고래에게서 나오는 모터가 대표적이었다.


항공기 엔진만한 이 모터는 그보다 수십 배는 크고 무거운 공기정화기 팬을 아무런 무리 없이 돌린다.


물론, 한계시한이 정해져 있기는 하다.


그 이상 가동하면 서서히 효율이 떨어지고 이전처럼 멈춰 버리기도 한다.


시장은 모의전을 실전으로 대체한 셈이라며 최무강과 팀원을 피닉스 컴퍼니로 받아들였다. 동시에 강한과 팀을 짜도록 만들었다.


강한은 묵묵히 이를 따랐다.


강한, 최무강, 지정민, 민청하가 주축이 되었으며 이번 작전에 나가 돌아온 이재승과 레드 팀 및 다른 팀 인원을 포함 총 열 두 명이 11번 팀으로 편성되었다.


사실상 조기 졸업인 셈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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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반항아 +1 18.11.04 2,230 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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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화 개화 18.10.29 4,242 46 11쪽
4 4화 개화 18.10.29 4,647 4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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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빈민가 괴물 18.10.27 8,042 5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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